안녕하세요, 금주의 에세이 당번 파주입니다.

요즘 <가시나무>라는 노래의 가사를 볼 때마다 감탄하곤 합니다. 모르실 분을 위해 가사의 일부를 옮겨보면 이렇습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세상에나, 1988년에 이 노래를 발매한 시인과 촌장은 2021년에 부캐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예상이라도 한 걸까요?

얼마 전에 야망백수님과 나눈 대화에서 부캐시대에 대한 신선한 통찰을 얻었습니다. 풀칠러 여러분은 대-부캐시대를 어떻게 살고 계신가요? 저마다의 부캐를 하나씩 가지고 계신가요?

N잡, 퍼스널 브랜딩, 사이드프로젝트...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끈 영상을 보고 있으니 스스로가 나태한 인간처럼 느껴졌다. MZ세대의 일원이면서 제대로 된 부캐 하나가 가지지 못해 생긴 자격지심일까. "퇴사해야지, 유튜브 해야지"라는 지켜지지 못할 직장인의 선언처럼 부캐를 만들겠다는 나의 다짐은 매번 유예됐다. N잡러, 사이드잡... 다이어리 언제 적어둔 지 모를 바래진 글씨를 보니 몇 달째 미뤄둔 업무를 끊임없이 쳐박아두는 듯 찝찝한 기분만 들었다.

부캐라는 단어를 자꾸 두드려 대니 얼마 전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갑자기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뭐 그리 많이 만드냐며 "부캐시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거야?"라는 놀림에 "그러는 너의 노션 워크스페이스는 열다섯 개쯤 되지 않니?"라고 받아쳤던 그 일화가. 유독 이 괴짜 후배와의 대화가 길어질 때면 이야기가 산으로 가곤 하는데, 이날의 부캐 이야기도 결국 언덕을 하나 넘고 말았다.

"회사용 부캐를 잔뜩 만들다가 그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잖아요. 직장인의 자아가 늘어날 수록 생겨나는 자아 간의 불화는 어쩐대요? 자아분열 생기면, 그거도 산재처리해 주나요?"
"글쎄, 이런 건 압박면접에서도 받아본 적 없는 질문인데..."

본캐도 망했다고 생각한, 그래서 부캐고 나발이고 게임을 접고 싶은 심정이던 우리는 부캐가 능력자들의 전유물이라는 오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회사일 하나 하는 것만으로도 초죽음이 되는 우리와 달리, 부캐를 끊임없이 만들어 일하고 또 일하는 이들이 꼭 능력이 강화된 신인류처럼 느껴졌다. 우리가 생각하는 신인류, 그러니까 트윈헤드-휴먼이 보여주는 '성공하는 부캐의 서사'란 아래와 같다.

1. 일찌감치 회사일을 끝내고도 여력이 남은 일잘러들은
2. 시간을 들여 자아를 탐구하기 시작하는데...
3. 그 결과 부캐를 만들어 사이드 프로젝트에 착수하고
4. 결국에 북토크까지 해내는 유명하고 유능한 트윈헤드-휴먼이 된다.

하루를 30시간 쓰는 듯한 체력과 헤르미온느 뺨 치는 업무 처리능력. 그것도 모자라 두 개의 머리로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뽐내는 트윈헤드-휴먼들이 대단하게만 보였다. 본캐 하나만으로도 허덕이는 나는, 부캐를 가진 이들이 부러우면서도 미웠다. 가지고 싶은 걸 가지지 못한 골룸의 심정이랄까. 누가 나에게 부캐를 앗아간 것도, 누가 부캐를 키우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닌데도 유능한 트윈헤드-휴먼들이 '파이프라인, 퍼스널 브랜딩' 같은 말을 운운하며 부캐 키우기를 종용할 때마다 괜히 마음이 심란해졌다.

우연찮게도 부캐에 대한 해답을 얻은 건 한 아티스트의 공연, 정확히는 이날 공연의 호스트인 윤석철이 남겼던 '부캐는 또 다른 인격이 아닌 일종의 공간'이라는 한마디 덕분이었다. 부캐시대가 도래하기 전부터 윤석철은 자신의 넘치는 재능을 아끼지 않고 뽐내는 성실한 아티스트였다. 본캐인 재즈피아니스트 윤석철은 솔로와 트리오로 부지런히 활동했고, 밴드 안녕의 온도의 보컬일 때는 수줍게 노래를 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스스로를 재단사에 비유하며 <Tailor>라는 프로듀서 앨범을 발매하기까지 했으니, 그가 소유한 부캐의 머리수를 헤아리면 히드라 쯤은 될 법했다.

이렇게 한 사람의 본캐와 부캐를 나열하고 나자 '부캐는 또 다른 인격이 아니라 일종의 공간'이라는 표현이 꽤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석철의 부캐가 만드는 음악이 분명 본캐의 재즈와 닿아있으면서도 결코 동일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 나부터도 그의 본캐와 부캐를 같은 듯 다른, 각각의 독립된 아티스트처럼 소비하고 있었으니까.

부캐라는 게 새로운 자아가 아니라 다른 공간을 두는 것이라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부캐가 별게 아니라 그냥 노션 워크스페이스 하나를 새로 파는 일과 비슷하다는 거니까. 그러면 트윈 헤드 휴먼이 되려고 없던 머리를 하나 더 뽑아내야 하는 고통도 없을 테고. 더이상 부캐 생성을 닦달하며 스스로를 박해하고 괴로워 하는 일도 없을 테니까.

결심이 선 날 '파주의 주머니'라는 이름의 워크스페이스를 생성했다. 머리를 하나 더 뽑아내는 대신, 공간을 만드는 방식으로 부캐 생성을 우회시도한 셈이다. 고작 마우스 클릭을 몇 번 했을 뿐인데도 부캐가 생겼다는 은근한 성취감이 들었다. '파주의 주머니'에 새로운 글감과 쓰던 글, 쓰다 만 것들을 한껏 쟁여 넣으면서 새로운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는 묘한 만족감도 함께 찾아왔다. 나만의 공간에서 사부작사부작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행위 자체가 나에게는 큰 위안이 됐다.

그간 부캐 만드는 방법을 하염없이 고민하며 축낸 시간이 아까웠다. 이제는 스널 브랜딩이나 파이프라인 같은, 여러 번 들어도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쫓는 대신 개썅마이웨이를 택하기로 했다. 트윈헤드-휴먼들이 말하는 부캐가 고작 이런 것 따위는 아니겠지만, 될 대로 되라지! 까짓 거 망하면 워크스페이스 하나 더 파면 될 것을.
부캐는 또 다른 인격이 아닌 일종의 공간, 이라는 말 인상 깊네요. 또 하나의 방, 또 하나의 워크스페이스 등등. 뭐가 됐건 이 복닥복닥한 작은 방 말고 또 하나의 공간이 생긴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참 넉넉해지는 거 같아요. 마치 단칸방 원룸에 살고 있는데 방이 하나 더 생기는 기분이랄까요. 방이 하나 더 생기면 지인들을 맘껏 초대하고 싶어요. 지금은 생활을 위한 잡동사니와 생필품이 가득하다면 그 방에는 제 취향을 드러내는 소품과 장비들을 차곡차곡 담아두고 싶어요.

아, 생각해보니 저한테는 이미 '마감도비'라는 방이 하나 있었네요. 천장에는 눈물이 떨어지고 벽에 금이 간... 흠, 그럼 투룸이 필요하겠네요. 본캐가 건강을 찾고 부캐1이 멘탈을 되찾으면 그땐 파주님도 풀칠러님들도 제대로 초대하고 싶어요! 

카카오 브런치의 목적은 모든 이들에게 ‘글쓰는 자아’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정확하진 않음). 글쓰는 마케터, 글쓰는 디자이너, 글쓰는 개발자, 글쓰는 요리사 등등등. 글쓰기는 허들이 낮은 행위이고 따라서 글쓰는 자아는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부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캐 부자 치고 작가 타이틀 없는 이 하나 없다는 건 우연이 아닐 거예요. 

가능성의 시대인 것 같아요. 작은 실패를 반복함으로써 더 큰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것이죠. 인스타그램 계정 만들고, 노션 워크스페이스 파는 데 큰 리소스가 드는 것도 아니고 실패한다고 큰 손해 보는 것도 아니잖아요? 이것저것 해보는 거죠. 물론 가능성은 암만 커봤자 가능성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성과라도 그것의 시작은 분명 가능성이었을 테니까요.

노션 워크스페이스 및 인스타그램 계정 다수 보유자 야망백수입니다. 이것저것 벌려놓은 일이 많긴 하지만 저는 제가 부캐를 키우고 있다곤 생각하지 않아요. 본캐도 없는 마당에 부캐라니 당치도 않죠. 저는 그냥 질리지 않고 풀칠하면서 살 수 있는 일을 찾고 있을 뿐입니다.

사실 저는 ‘부캐 메타’에 은근한 경계심도 품고 있답니다. 회사에선 마케터도 되었다가 에디터도 되었다가 영업도 하는 만능 멀티플레이어 ‘일잘러’(관점에 따라 ‘갈린다’고 표현할 수도 있죠)로, 퇴근 후엔 ‘부캐’로 ‘사이드프로젝트’에 달려드는 ‘갓생’이 삶의 표준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피곤하거든요. 분명 열심히 사는데도 표준에 미치지 못함을 자책할 수 많은 마음을 생각하면 서글퍼지기도 하구요.

저는 그냥 제가 사랑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몸과 마음을 쉬어줘야하는 시간엔 걱정 없이 쉬면서 살고 싶어요. 이걸 위해 오늘도 이것 저것 궁리하고 시도하며 부산을 떱니다. 본캐 하나만 잘 키우고 싶어요.

지난주 50호를 축하해 주시는 풀칠품앗이가 풍년이네요. 분량 문제로 고정 코너 <주간 짤방 토크>와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생략합니다.

풀칠러분들의 진심 어린 응원에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여러분께 작은 위안이 될 수 있도록, 모쪼록 힘을 내어 연재해 보겠습니다😁

풀칠러A
저는 현재 직장에서 1년 4개월 차로 갓 신입 딱지를 벗어났답니다. 근데 돌아보니 이제 팀에서 저만 야근을 하고 있더라고요. 작년 이맘때같이 야근하던 직원들은 퇴사했거나(혹은 당했거나) 얌체가 되었거나. 일은 늘어나는데 배울 점은 점점 사라진다면 저는 또다시 이직을 바라봐야 할까요?(사실 이직해도 똑같을 것 같은데.)
마감도비
현 직장생활 1년차 마감도비입니다. 저는 돌아볼 것도 없이 제가 항상 사무실 문을 닫고 경비 시스템을 켜고 퇴근한답니다. 저 또한 같이 야근하고 주말근무 하던 후배들이 모두 퇴사했거나 혹은 당했어요. 일이 늘어나는 것도 배울 점이 사라지는 것도 모두 위기사황이지만 무엇보다 사람을, 결국은 풀칠러님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조직이라면 더 나은 곳으로 시선을 옮기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우리 모두 힘내봐요!
풀칠러B
"풀칠 요즘 시말서가 잦네요. 이거이거 안되겠어요. 응원으로 혼쭐내줘야지!!!!
파주
응원을 받고 싶었던 걸까요.. 오늘도 구구절절한 시말서를 보내고 말았네요.. 송구 또 송구합니다. 오늘 지각의 주범인 저를 욕해주세요ㅠㅠ
풀칠러C
1주년 축하 🥳 하고 앞으로도 화이팅입니다~~ 일 하면서 무언가를 동시에 한다는게 참 쉽지 않다는걸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인데,,, 풀칠 받아보면서 매번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정말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들여서 더 막막한데 풀칠 보면서 그래 나만 이런 생각 하는 거 아니지… 라는 공감과 위로와 재미를 잔뜩 얻어갑니다. 많이 힘들때면 쉬어도 전혀 뭐라 안 할테니 이왕 시말서 낸 거 여름휴가도 쓰세요~~~^•^ 오늘도 해피 풀칠~~~ "
아매오
구독 중인 뉴스레터 발행인이 100호 기념으로 보낸 글은 이렇게 끝납니다. "제가 뭐라도 읽을 만한 걸 썼다면 아매오님이 독자로 계신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저희도 그래요. 풀칠러 님들과 함께 커리어를 쌓아나가며 비슷한 연차에 느낄 수 있는 비슷한 슬픔과 기쁨을 나누는 <풀칠>이 되고 싶습니다. 흐흐흐. 감사합니다.
풀칠러D
너무 축하드려요 ♥ 10년, 20년 쭉 해주세욧           
야망백수
만국의 풀칠러들이 full-chill하는 그날까지..풀칠은 멈추지 않습니다..
풀칠러E
풀칠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감사의 뜻으로 <풀칠> 이행시 놓고감니다..@>~
풀 - 풀빌라에서
칠 - 칠리새우 먹고싶다
야망백수
이행시가 제 스타일이군요. 저도 <풀칠>이행시 한수 읊겠습니다.
풀 - 풀썩
칠 - 칠칠맞기는~
풀칠러F
처음 풀칠을 읽었을 때는 장기 취업준비생이어서 부러워하며 읽었는데 1년 사이 저도 직장인이 되어 입에 풀칠하며 살게 되었네요. 오전 시간 소극적인 월루를 위해 이런 저런 뉴스레터를 보이는대로 구독하기 시작했는데, 매번 풀칠을 가장 기다리는 것 같아요. 빈말 아님!! 읽으며 늘 공감하고 깨닫고 있습니다. 이 '나의 풀칠 이야기'를 한참 고민해서 쓰고는 보내지 못한 날이 많았지만(쓰다보면 너무 구구절절이더라고요) 오늘은 보내봅니다. 1주년 축하드려요! 앞으로도 재밌게 행복하게 글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매오
저도 꽤 오래 취업을 준비했답니다. 전체 커리어가 취업 준비 기간을 앞지른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준비하던 쪽으로 취업하지는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없지는 않지만 ‘취준생’보다는 ‘직장인’이 압도적으로 좋은 신분이라는 것만은 분명히 느끼고 있는데, 풀칠러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크크.
풀칠러G
"오늘 레터를 읽는데 눈물이 날 것 같더라구요. 이 감정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는데 동지의식..? 나 말고도 이렇게 힘겹지만 열심히 존버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싶어 괜시리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힘이납니다. 괜히 풀칠 1주년에 제 회사생활도 대입해 보았어요. 사실 이런 레터에 답글을 다는게 처음이라 횡설수설하고 있는것 같은데 ㅋㅋㅋ 저도 이직하고나서 일년오개월차입니다. 풀칠이 버티면서 꾸준히 레터를 써온것처럼 저도 일년반 이곳에서 버텼구나 싶어 뭔가 찡한 마음이에요.. 암튼 하고 싶은 말은 다들 고생하셨어요! 오늘 저녁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퇴근푸드로 드시길!! 적게 일하고 많이 버시길 바래봅니다.내일은 금요일이잖아요 하하하하" 너무너무너무 축하합니다! 1년이라는 꾸준함이 앞으로 계속 이어지는 힘이 되길 응원할게요!                 
마감도비
존버 동지! 반가워요! 일단 일주년 축하와 응원도 정말 감사해요. 그리고 앞으로도 부탁해요. 버틴다는 말은 하루하루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았다는 말과 동의어인 거 같아요. 마치 운동으로 따지면 근육에 힘이 붙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꾸준함이라는 힘을 얻은 우리들, 앞으로도 잘 이겨내 보아요. 

풀칠러H
풀칠과 함께 저도 입사 1년이 되었어요! 출근해서 마감도비 글을 보는데, 울컥! 했어요. 그간 다닌 회사 중 역대급으로 힘든 1년이었는데요. 1년을 버티고 퇴직금을 보유하게 된 저 자신에게 정말 잘 버텼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풀칠.. 전 너무 좋네요! 앞으로 계속 널리널리 퍼져나가소서! 레터 기다릴게요 ; -)
마감도비
1년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ㅠㅠ 회사에서 비록 알아주지 않더라도.. 우리에겐 퇴직금이 생겼어요! 작고 귀여운 통장이 우리의 마음을 토닥여주기를. 그리고 풀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홍익인간의 자세로 직장인의 애환을 널리 알리겠습니다ㅎㅎ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풀칠러I
다른 레터보다 풀칠이 반가운 이유는 당신들의 인간미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문가스럽고 부담스러운 다른 레터에 비해 풀칠은 편안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거든요. 매일 거창하고 멋진 사람들의 얘기들만 보다보면 내 현실에 신세한탄만 커질 뿐이거든요. 반면 풀칠을 읽으면 '그래. 이게 우리의 현실이지. 혼자가 아닌 나. 기 죽지 말자'라는 생각이 드는거죠. 그냥 시작해봤는데 벌써 1년에 많은 사랑까지 받고 계시다니.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계셔요. 부디 꾸준히 하셔서 희망을 보여주쎄요!
야망백수
다른 뉴스레터에 소개될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질문지에 <풀칠>은 어떤 뉴스레터가 되고 싶냐는 질문이 있었어요. 화려하지 않은 삶의 리얼리티를 전하는 뉴스레터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의도를 알아봐주는 독자의 메세지를 읽는 건 정말 기쁘네요. 고맙습니다.
풀칠러I
직장 6년차인데 회사에서 이렇다 할 직급도 없고, 인정받고 있지않는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너무 낮아졌어요. 나는 내 주어진 일만 잘하자, 내 가치는 내가 알아주면 돼라는 마음이지만, 가끔은 칭찬도 위로도 받고 싶은게 사람이니까요. 이런 고민을 얘기했지만 지금 공석에 없으니까라고 답변을 들었는데, 오늘 회사에서 채용공고를 냈네요. 정이 뚝 떨어져서 인터넷 창에 ‘퇴사’, ‘회사에 정 떨어졌을 때.’이런거나 검색하고 있었네요. 정작 퇴사할 용기는 없으면서 말이에요. 풀칠 레터를 구독한지 얼마 안됐는데, 처음 레터 이름을 보고 한 꼭지를 읽자마자 바로 구독 시작했습니다. 50호 역시 마음을 훅 치고 가네요. 500호까지 쭉 응원하겠습니다.      
야망백수
우리는 모두 밥벌이 하며 사는 풀칠러잖아요.!. 풀칠러님의 지난 6년을 폄하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닷. 풀칠러님이 마땅히 받아야할 존중에 작은 마음을 보탭니다.

오늘 저희가 보내드린 이야기들, 어떠셨나요? 저희는 여러분의 이야기도 궁금해요.
일하면서 겪은 일, 늘상 끌어안고 있는 고민, 오늘 편지에 대한 피드백, 무엇이든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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