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우울증 갤러리 수사에 착수하게 된 계기는 언론 보도와 온라인 게시글이었습니다.
재판 기록 : 온라인 게시물과 당사자의 기억


안녕하세요. 김주형 기자입니다.


저는 지난 9월부터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 관련 사건 재판을 방청했습니다.


경찰이 우울증 갤러리 수사에 착수하게 된 계기는 언론 보도와 온라인 게시글이었습니다.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에는 '신대방팸'이 불법을 일삼는 조직임을 폭로하는 글들이 몇 차례 게시됐습니다. 경찰은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마약, 성착취, 폭력 등 혐의를 좁힌 뒤 실제로 발생한 일이 맞는지 증거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2023년 4월, 그들이 모인다는 자취방 앞에 경찰 수사관 20명이 도착했습니다. 디지털 포렌식을 담당하는 수사관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집을 수색했고, 전자기기를 압수했습니다. 혐의자들을 입건해 조사했습니다.


수사관은 피해자 중 한 명인 A의 지인, 가족과 접촉했습니다. 수소문 끝에 A의 친구 B, C를 만났고 “A가 신대방팸을 통해 만난 남자친구로부터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받았습니다. 


A의 어머니도 만났습니다. 어머니는 말을 아꼈습니다. 수사관이 사건에 대해 묻자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표했습니다.




20대 남성 3명이 기소됐습니다. A의 남자친구였던 D만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자친구(D)가 자신을 때린 적이 있다’는 A의 글이 남아 있었습니다. B와 C가 A로부터 들었다는 표현과 동일한 설명도 있었습니다. “남자친구(D)가 자신을 발로 차 벽까지 굴러간 적이 있다.”


A와 D의 메신저 대화 내역에는 “그때 내가 때려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이 메시지에 대해 D는 아래와 같이 설명했습니다.


“A에게 양극성장애 등 정신질환이 있었다. 자신이 상상한 것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믿었다. A는 내가 자신을 때렸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A의 말을 인정하지 않으면 계속 싸움이 일어났기 때문에 그냥 '때린 적 있다'고 A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사실은 때린 적이 없지만 A와 싸우고 싶지 않았다. 저 메시지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거다.”


신대방팸의 일원이었던 한 증인은 'D가 A를 때렸다는 건 오해'라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A의 측근으로 수사를 받았던 B는 법정에 출석해 “수사관에게 그런 말(A가 폭력을 당했다)을 한 적이 없다”며 진술 내용을 번복했습니다.




D의 변호인은 언론 보도와 익명 게시물의 내용만 믿고 수사를 시작한 경찰이 무리하게 (신대방팸에) 혐의를 제기했고, 이로 인해 피고인들의 일상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재판장과 주심판사, 검사는 증인을 신문하면서 같은 질문을 세 번씩 반복했습니다. “A가 D와 무슨 일이 있었다고 하던가요?”, “A가 증인을 만났을 때 뭐라고 하던가요?”, “A와 나눴던 대화를 그대로 이야기해보세요.” 증인은 같은 질문을 세 번째 들었을 때 짜증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A는 사건이 있던 2022년 당시 17살이었고, 그해 4월 정신병원 입원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했습니다.


D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에 나옵니다. 재판부는 증거 자료와 법정에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진실을 가려내 처벌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생명과 신체에 위험이 임박하거나 진행 중, 직후인 경우'에 해당하는 112 신고를 '긴급신고'로 분류합니다.

참사 1주기 다음 날이었던 10월 30일 재판에서는 참사 당일 용산경찰서 상황실에 '긴급신고 접수' 알람이 여러 차례 울렸음에도 11시까지 사고 발생을 몰랐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참사 당일 11시 45분. 이태원파출소장과 용산경찰서 간부들은 이태원파출소에 모여 있었습니다. 최OO 경위가 그들 사이에 앉아 '허위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11월 20일 재판에서는 그날의 CCTV 화면이 공개됐습니다. 재판장은 '긴박한 상황에 간부급이 다 모여 있었던 이유'를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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