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덕후가 아니더라도, 쇼츠 피드에, 홈화면에 어느샌가 아이돌 짤이 스며들어 있지 않나요? 그게 다~ 비결이 있는데요! 요즘 4세대 아이돌이 '마케팅 맛집'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있죠. 이제는 무대만 잘해서는 팬을 모을 수 없어요. '무대 밖' 모습까지 철저하게 공들여야 하는데요. (a.k.a. 무대 밖 마케팅) 팬들은 항상 더 많은 떡밥을 원해요. 비하인드력 최강자인 K-아이돌들의 '무대 밖 마케팅' 팁을 알아볼게요.

4세대 아이돌은 새 앨범 나오면 유튜브에 '비하인드' 푸는 게 필수 코스입니다. 팬들은 최종 버전뿐 아니라 데모버전, 중간버전, 리허설까지 모두 보고 싶어 하니까요. 이때 중요한 건, 그냥 미공개 영상 푼다고 저절로 '영업' 되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팬심 저격 포인트가 명확합니다. 뉴진스는 '음색', (여자)아이들은 '전소연의 프로듀싱 능력', 에스파는 'SMP 세계관과 선배들의 코칭', 아이브는 '훈훈한 팀워크' 등을 강조해요. 특히 발 빠른 SM은 아예 비하인드 전용 계정(SMP FLOOR)을 만들어, 댄스팀의 안무 시안, 카메라 가이드, 무대 패션 등 제작진끼리 공유하던 정보를 팬들에게도 오픈했어요.

BTS나 블랙핑크 같은 K-POP 선봉장의 대서사가 아니어도, 이제 막 데뷔한 걸그룹(ex. 르세라핌, 베이비몬스터)도 다큐멘터리를 냅니다. 영상을 보면, '예쁘고 멋진 우리들'보다는 'K-고생, K-열심'🔥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읽혀요. 데뷔 과정에서 흘리는 눈물, 연습하다 혼나는 모습, 심지어 팀에서 방출되는 멤버까지. 이보다 솔직할 수가 없습니다. 장점은, 멤버별 자연스러운 '얼굴도장'과 '서사 부여'고요. (데뷔 전부터 '내새끼' 픽 가능) 재밌는 점은, K-열정이 외국인 팬심을 흔들었다는 거예요. 수많은 해외 팬이 댓글 창에서 울고 있습니다. 😂

아이돌 뒤 '진짜 설계자' 제작진의 존재, 이젠 숨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드러내요. 아이돌은 기획력이 한껏 들어간 작품이자 'IP'고, 소비자들은 그 뒤편 제작자의 역량을 본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거죠. (뉴진스에서 민희진을 보고 에스파에서 유영진을 보듯이요.) 당사자만 등장했던 기존 '자컨'들과 달리, 보컬/안무 코치, 앨범 스토리텔링 담당자, 레코딩 프로듀서 등 다양한 기획자가 전반에 나서서 얼마나 'IP'에 공을 들였는지 설명합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무대 위'와 '무대 밖'을 구분하는 데 거부감이 없으니까요.

'무대 밖 마케팅'은 아이돌에만 해당하는 얘기일까요? 사실 우리는 이미 드라마에서도 '비하인드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는데요. 바로 <더 글로리> 얘기예요. <더 글로리>는 콘텐츠 그 뒤편의 얘기를 건드리면서 화제성 발굴의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드라마 공개 전에는 팬피셜로 본편 공개에 앞서 떡밥 회수의 빌드업을 마련했고요. 공개 후에는 본편 그 너머의 이야기를 직접 끄집어내서 썰을 풀었어요. 이런 스릴러/추리물은 결말 공개와 동시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식을 수 밖에 없는데요. 직접 '시청자 피셜'들을 다루고, 여기에 제작자의 코멘트를 더하면서 만들어 낸 '보고 또 보는 재미'는 이를 방지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컨셉력으로 가격 저항감을 넘어버리는 자동차나 가전과 같은 내구재와 달리 식품은 ‘먹어오던 습관’ 즉, 익숙함과 가격으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는 저관여 제품의 한계에 부딪히곤 했는데요. 하지만 몇 년 사이 외식은 물론 외식을 내식에서 즐길 수 있는 HMR 제품과 집에서 즐기는 배달음식의 다양화까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먹거리의 상향 평준화’와 함께 MZ세대를 중심으로 SNS를 통해 이런 먹거리들이 빠르게 공유되고, ‘먹는 즐거움’을 찾는 사람이 보편화되면서 ‘먹거리’도 저관여가 아닌 고관여 카테고리가 되었어요.

이런 관점에서...! 서로 다른 컨셉을 가진 3개의 ‘햄 통조림’ 제품을 비교해 보았는데요. 정확한 비교를 위해 각사에서 발표한 판매가와 함께 공식적으로 배포하는 상품의 설명 문구, 영양정보,를 제공하며 선호도를 파악해 보았어요.

각 제품의 영양정보도 보여줬는데요. 칼로리는 스팸>리챔>런천미트 순이었고

나트륨은 스팸>런천미트>리챔 순이었어요. 무엇보다 브랜드는 미리 오픈한 상태에서 컨셉력과 가격에 대한 비교를 위해 정보를 순차적으로 제시했어요. 

1.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브랜드/제품명을 보고 가장 구매하고 싶은 제품을 선택하고
2. 각 제품들의 컨셉>가격>영양정보 순으로 하나씩 제품별 정보를 오픈하면서 최선호 제품을 선택하게 했습니다.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은 인식상에서는 스팸이 64%로 압도적인 선호 우위를 보였지만, 궁극적으로 스팸을 포함해 3개 제품의 구매 선호는 비등한 수준이 되었어요. 왜일까요?

• 리챔 오리지널
  - 나트륨과 포화지방을 보고 스팸에서 리챔으로 선호도가 바뀜
  - 리챔의 성분표를 수치로 보니 가장 좋은 것 같아 마음이 움직임
  - 스팸을 원래 선호했는데 영양성분을 보고 리챔으로 바꿈
• 풀무원 런천미트
  - 영양정보를 보니 콜레스테롤과 나트륨 함량 차이가 너무 커서 런천미트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 나트륨 함량도 스팸보다 적어 건강에 좋을 것 같고, 가격도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합리적이라 생각했기 때문
  - 스팸을 자주 먹었는데 맛도 좋고 식감도 좋다면 더 건강식으로 먹고 싶음

• 스팸 클래식
  - 그래도 근본 스팸이 가장 맛있다.
  - 유명하고 고기 함유량이 제일 높다.
  - 색다른 것을 도전해 봤다가 맛이 없을까 봐 그냥 스팸을 계속 고름
  - 가장 익숙한 맛이라 굳이 모함하고 싶지 않아요!
  - 스팸, 클래식의 가치
  - 스팸이 그래도 제일 맛있어요.
  - 아직까지 다른 제품이 스팸의 맛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아서

• 로컬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건 바람직하지만, 지금처럼 로컬이 단순한 풍경이나 이미지로만 소비된다면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누군가가 로컬에 살면서 지속적으로 콘텐츠나 비즈니스를 제공해야 로컬 상권도 지속가능한 건데, 도시에 비해 낙후된 로컬의 의료, 교통, 문화, 육아 등 인프라에 대한 관심은 너무도 부족한 게 현실이니까요. 진정으로 로컬 문화와 상권에 애정을 가지고 있고, 로컬만의 고유함을 계속 누리기를 바란다면, 로컬을 그저 낭만적인 곳으로만 여기거나 단순한 소비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함께 고민하고 지켜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로컬에서의 삶이 불편함 없이 이어지도록 말이죠. (밀크티님)
• 노티드 월드에 소비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결국 치밀한 설계가 내재되어있기 때문임을 느꼈어요. 돈을 지불해야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노티드 월드는 특정 공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그 이유를 잘 제시한 것 같아요. (모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