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9일  (No. 678)
'사람 손절'은 두려움 때문

어떤 팀원이 두 달 동안 제대로 된 성과를 보이지 않는데다 업무 시간에 딴짓을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머릿속에는 이런 말이 스쳐 지나가겠죠.

'저 친구는 구제 불능이군. 이제 더 이상 신경 끄자.'
'팀을 망치려는 무능한 사람이네. 앞으로 깊이 관여하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타인과의 관계를 마음 속에서 단절하는 것을 혹시 '나는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야'라며 자부하지는 않나요? 사람을 빨리 포기하거나 손절하는 행동의 기저에는 냉철함은커녕 불안과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요즘처럼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AI 때문에 변화의 속도가 무척이나 빠른 시대에는 리더들의 조급증이 극에 달랍니다. 이 조급함이 두려움을 낳고 두려움은 사람을 너무 일찍 포기하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손절 결정이 냉철한 판단인지, 아니면 두려움에 의한 것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의외로 간단합니다.

- 상황을 개선하려는 시도보다 '그 사람은 원래 그래'라는 라벨링이 앞설 때

- 반대 의견을 들었을 때 논리적인 반박보다 '저 사람이 나를 깎아내리려 한다'는 방어 기제가 올라올 때

- 갈등 상황에서 내 감정이 폭발할까 봐 아예 대화 자체를 회피해 버릴 때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그것은 합리적 판단이 아니라 내면의 두려움에 의해 손절 결정을 내렸다고 봐야 합니다. 


임원 코치인 샨탈 로리 빌로우(Chantal Laurie Below)가 전해주는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여러분도 비슷한 경험을 한 번 이상은 했을 겁니다.

모 스타트업의 영업 담당 부사장인 테드는 실적은 못 내면서 회사 휴게실에서 탁구만 치는 신입사원을 당장 해고하고 싶어 했습니다. 여러분도 그런 마음이 들 겁니다. 다른 팀원들이 그 모습을 보고 태만해지면 조직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될까 두려울 테니까요. 

하지만 다행히도 테드는 그런 두려움을 억누르고 신입사원에게 명확한 기대치를 피드백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신입사원은 회사의 수평적이고 캐주얼한 문화가 '결과에 대해서도 관대하다'는 뜻으로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진지한 대화를 통해 신입사원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하네요.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제품 총괄 부사장인 제이는 심혈을 기울여 만든 로드맵을 임원진에게 발표했습니다. 그때 인사 총괄(CPO)이 방향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제이는 크게 분노했습니다. CPO가 자신의 계획을 방해한다고 생각해 속으로 그를 '바보'로 치부했죠. 이는 자신이 무능해 보일까 봐 두려워하는 전형적인 방어 기제였습니다.

다행히 제이는 방어 기제를 억누르고 "어떤 점이 우려되는지 자세히 말씀해 줄 수 있나요?"라고 질문했습니다. 그랬더니 CPO는 제이의 계획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목표가 너무 원대해서 제이의 업무량이 과도해질까 봐 염려했다고 합니다.

사람을 서둘러 포기하고 선을 긋는 행위는 겉보기엔 단호한 결단력 같지만 실상은 자신의 취약함을 감추려는 두려움의 가면일 뿐입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불편함을 회피하거나 사람을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그 불편함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질문하는 데서 나옵니다. 두려움에 굴복해 방어하지 말고, 왜 그런지 상대방에게 질문해 보세요. 답을 듣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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