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는 이상한 힘이 있습니다. 여행에는 이상한 힘이 있습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풍경도 오래 바라보게 되고, 중심지에서 한참 떨어진 작은 빵집 하나를 찾아가는 일도 기꺼이 즐기게 되죠. 그렇게 낯선 곳을 천천히 둘러보다 보면,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는 것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는 스페인에서 만난 맛과 풍경, 그리고 여행이 일상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만든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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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페인 여행에 다녀왔어요. 여행을 하면서 유난히 자주 했던 일이 있는데요. 숙소 창밖을 한참 바라보고, 골목을 걷다가도 발걸음을 멈춰 풍경을 구경하는 일이에요. 창문 사이로 보이는 오래된 건물이나 골목 끝으로 들어오는 햇살도 괜히 오래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특별한 장소가 아니어도 낯선 풍경이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좋았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왜 여행에서는 평범한 풍경도 더 예쁘게 보일까. 그리고 익숙한 동네를 여행지처럼 바라보는 방법은 없을까. 여행을 다녀온다는 건 새로운 곳을 보고 오는 일인 동시에, 내가 살고 있는 일상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행이 끝난 뒤에도 가끔은 익숙한 길을 천천히 걸어보고, 창밖 풍경을 한 번 더 바라보려고 해요. 달라진 건 풍경이 아니라, 그걸 바라보는 제 시선일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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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 이번 주 기쁨을 수집할 수 있는 곳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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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프만 베이커리 📌링크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면 꼭 한 번쯤은 이름을 듣게 되는 호프만 베이커리. 저도 현지에 갔을 때 직접 들러 마스카포네 크루아상을 맛봤던 곳인데요. 반가운 건, 그 호프만 베이커리가 최근 서울에도 문을 열었다는 사실이에요. 현지에서 맛봤던 메뉴들을 그대로 만날 수 있어, 여행지에서만 간직했던 맛을 이제는 훨씬 가까운 곳에서 즐길 수 있게 됐어요.
주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8길 10 1~2층
2. 라 타르타 📌링크
세비야의 대표 치즈케이크, 라타르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저도 현지 사람들처럼 길가에 앉아 이 치즈케이크를 먹었던 기억이 선명한데요. 꾸밈없는 풍경 속에서 먹었던 진하고 부드러운 치즈케이크는 여행이 끝난 뒤에도 오래 생각나는 맛이었습니다. 이제 그 라타르타를 서울 안국에서도 만날 수 있어요. 푸딩같은 식감에 크림치즈 풍미가 진하게 퍼지는 스타일이라, 진한 치즈 디저트를 좋아한다면 분명 만족할 만한 맛입니다. 한 조각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는 곳이에요.
주소: 서울 종로구 창덕궁1길 39 1층
3. 마사마드레 📌링크
서촌의 베이커리 마사마드레에서는 스페인 사람들이 즐겨 먹는 판 콘 토마테를 판매해요. 보기에는 단순한 토스트 같지만, 한입 먹어보면 토마토의 산뜻함과 올리브오일, 담백한 빵이 어우러져 "이게 왜 이렇게 맛있지?"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메뉴예요. 판 콘 토마테는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어요. 바게트나 사워도우를 노릇하게 구운 뒤 잘 익은 토마토를 문질러 과육을 올리고, 올리브오일과 소금만 더하면 끝. 여기에 하몽이나 치즈를 곁들이면 집에서도 스페인의 여유로운 아침 한 끼를 즐길 수 있어요.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7길 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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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장은교 작가, <오늘의 나, 오늘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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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을 지운 뒤 나는 ‘빈틈’을 돌려받았다.
잠깐의 멈춤,
멍한 순간,
공백,
아무것도 하지 않음,
아무 생각도 하려 하지 않음.
이 텅 빈 느낌이 낯설면서도 반가웠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순간들이 필요했구나. 그리운 줄도 몰랐던 것을 돌려받은 느낌이었다.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아 남은 시간들에 다른 무엇을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유가 좋았다. 나의 완벽한 빈틈.
[…]
인스타그램을 쉬는 지금, 그리운 얼굴들이 생각난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피드 속에서가 아니라. 마음속에 저장된 얼굴들. 쉼표 속에서도 떠오른 사람들. 나이도 직업도 사는 곳도 정체성도 다르지만, 취향으로 연결된 존재들. 그들은 알지 못할 하트를 누른다. 안부를 묻는다. 오프라인의 관계들도 떠올려 본다. 목적 없이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외로움도 불안도 잠시 저 너머로 보내둔다. 사람들 속에 있어도 외로움과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은 원래 외롭고 불안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한다. 잠시의 공백이 관계의 끝이 아님을 믿는다. 돌아간다면 더 깊은 다정함을 건네리라 다짐한다. 어제의 우리도 내일의 우리도 대신할 수 없을 ‘오늘의 우리’에게 천천히 또박또박, 길고 느린 편지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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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랑 안 맞을지도 모르는 일들에 가볍게 다가가서 새로운 기쁨을 느끼고 싶네요!”
🧑🏻: “창경궁 야간개장이 오면 '여름이 시작됐구나!' 생각하는 궁 덕후로서 너무 반가웠습니당! 여러분 계절별로 매력이 팡팡 터지는 궁 놀러오세요!”
👩🏻: “이번 뉴스레터는 ‘관계의 확장’이 부담이 되기 쉬운 요즘, 오히려 작은 만남이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결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줘서 인상 깊었어요. 무주산골영화제에서의 에피소드처럼 좋아하는 것 하나로 낯선 사람이 친구가 되는 순간이 요즘 더 귀하게 느껴지고요. 큐레이션도 “괜찮은 척”에 익숙한 마음을 정확히 짚어줘서, 잠깐 멈춰서 내 상태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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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막 100일 된 조카가 제 티셔츠 속 키티를 만지작 거렸던 작고 귀여운 손이 떠올라요”
👩🏻: “화분에서 새순이 올라왔어요!”
🧑🏻: “오래 연락 없던 사람과 별 의미 없는 안부를 주고받았던 순간, 예상보다 맛있었던 한 끼 식사, 그리고 바쁜 와중에도 잠깐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본 짧은 시간 같은 것들이요. 그런 순간들은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때는 분명 하루의 분위기를 바꿔주는 힘이 있었던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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