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쇼피파이 실적 분석 2.주 7일 배송 시대
01 쇼피파이의 반등, 네이버에게 기회 혹은 위기
02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으로 달라질 것들
03 뉴스 TOP5 - '완전 자본 잠식 제대로 해석하려면'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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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에서도 빛난 쇼피파이
쇼피파이가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2분기 실적에서 시장의 기대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엔데믹 이후 이커머스 시장이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소비 둔화까지 겹쳐 성장이 결코 쉽지 않았을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피파이의 매출은 20억 달러(약 2조 8천억 원)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무려 113%나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주목할 점은 쇼피파이 플랫폼을 통해 판매된 총거래액이 22% 증가하면서, 매출과 거래액이 동시에 늘어났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시장 환경 악화에 대응해 수수료 인상 등을 통해 매출을 늘리려 했지만, 거래액은 그대로 둔 채 매출만 늘리면 결국 셀러와 브랜드의 부담만 증가하게 되죠. 반면 쇼피파이는 매출과 거래액이 함께 증가하며, 건전한 성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쇼피파이의 이러한 성공 비결은 스스로를 단순 이커머스가 아닌 옴니채널 솔루션으로 재정의하고, 사업을 오프라인까지 확장한 데 있었습니다. 현재 중소 브랜드들도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까지 통합 운영하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는데요. 대형 브랜드가 아닌 이상 이러한 통합 운영은 어려웠지만, 쇼피파이는 이 빈틈을 공략하여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사업을 다각화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쇼피파이는 북미를 넘어 유럽, 중동, 아시아 등지로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기도 한데요. 특히나 이번 실적의 성공에는 유럽 시장의 선전이 큰 기여를 했는데, 이 지역에서의 거래액이 전년 대비 32%나 성장했다고 합니다.
또한 쇼피파이는 물류 투자를 축소하면서 손익을 크게 개선시켰는데요. 이러한 물류의 빈자리는 결제 사업이 성공적으로 메우고 있습니다. 특히 쇼피파이의 결제 서비스인 Shop Pay를 이용하면 구매자들이 추가로 캐시를 적립할 수 있게 한 것이 인상 깊었는데요. 이는 새로운 구매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경쟁자들의 진입을 막는 '경제적 해자'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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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계에 부딪힌 네이버
국내에서 쿠팡이 흔히 아마존에 비교되었다면, 네이버는 종종 쇼피파이와 유사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앞서 전해 드린 것처럼 쇼피파이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견하며 도약하고 있는 반면,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은 점차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물론 겉으로 드러나는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네이버의 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으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거래액입니다. 거래액 증가율은 4.1%에 그쳐, 동기간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 평균 성장률인 8.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는 네이버의 시장 내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쿠팡과의 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더욱이 거래액과 매출 증가율 사이의 격차가 커진다는 것은 셀러와 브랜드의 수익이 줄어들고 있음을 뜻하는데요. 이는 장기적으로 네이버 쇼핑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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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좋지 않은 신호들이 계속 들려오는 건 시장 전체가 쿠팡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네이버 쇼핑을 통해 가격 비교 후 구매하는 고객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에 대한 대책이 언급되기도 했는데요. 네이버는 일용 소비재(FMCG) 판매에서 특히 약세를 보이고 있어, 도착 배송을 중심으로 물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는 네이버가 지향하는 ‘에셋 라이트 모델', 즉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효율을 추구하는 전략과는 상충될 수 있습니다. 또한 물류에 대한 투자 규모가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이미 탄탄한 인프라를 구축한 쿠팡과의 경쟁에서 네이버는 열세에 처할 가능성이 크고요.
이러한 상황에서 쇼피파이의 성공 사례는 네이버에게 중요한 참고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이미 네이버 페이를 통해 결제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네이버 플러스라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도 운영 중입니다. 네이버가 오프라인 결제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POS 시스템을 결합한 옴니채널 솔루션으로 발전시킨다면, 셀러들에게 더 큰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네이버의 거래액 하락세를 반등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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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회가 사라져 갑니다
하지만 네이버가 쇼피파이의 성공을 단순히 좋은 선례로만 볼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쇼피파이의 적극적인 글로벌 확장은 네이버에게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쇼피파이가 국내에 진출한다 해도, 이미 수없이 존재하는 스마트스토어의 대안 중 하나로 여겨질 거고요. 더욱이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자체가 네이버 쇼핑 검색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결국 쇼피파이가 카페24와 같은 호스팅 서비스를 통해 구축된 수많은 쇼핑몰들처럼, 네이버 쇼핑과 공생 관계를 맺을 가능성도 큽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쇼피파이는 최근 일본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이는 네이버에게 특히 아쉬운 소식일 것입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마이스마트스토어'라는 야심 찬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지난 7월부로 철수한 바 있으니까요. 이처럼 네이버는 포시마크 같은 플랫폼을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 중이지만, 동시에 스마트스토어 서비스를 해외 시장에 선보이고 싶은 마음도 클 겁니다. 그러나 쇼피파이가 해당 시장을 장악한다면, 네이버의 해외 진출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최근 쇼피파이의 반등은 네이버에게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동시에, 또 하나의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 것을 뜻하는데요. 네이버가 슬기롭게 헤쳐나가며 더 건전한 성장을 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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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함이 만들어 낸 '매일 오네'
CJ대한통운이 내년부터 주 7일 배송 시스템과 택배기사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원래 쿠팡이 처음 시도한 것이며, 빠른 배송뿐만 아니라 휴일 없이 배송되는 점이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었죠. 하지만 CJ대한통운은 택배 기사를 직접 고용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도입할 수 없었던 서비스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택배사, 대리점, 택배 노조 간의 대타협을 통해 이를 성사시킨 것입니다. 물론 세부적인 협의가 아직 남아 있지만, 이미 언론에 발표된 만큼 실현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처럼 파격적인 변화를 만들어낸 배경에는 '절실함'이 있었습니다. 쿠팡이 택배 물량뿐만 아니라 숙련된 택배 기사들까지 흡수하면서 업계 전체에 위기감이 고조되어 갔고요. 또한, 쿠팡의 근무 조건에 불만을 품은 택배 노조도 쿠팡 외에 일감을 줄 대안을 찾고 있었죠. 결국, 이들 모두가 공통의 적인 쿠팡과 경쟁하기 위해 양보하면서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렇게 도입된 주 7일 배송은 앞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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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더 팍팍해질 겁니다
쿠팡의 로켓배송이 이룬 가장 큰 성과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할 때 네이버에서 가격 비교를 통해 최저가를 찾던 방식에서, 로켓배송 내에서 최저가와 적합한 상품을 찾는 방식으로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입니다. 무료 배송인데 오늘 주문하면 내일 도착하는 빠른 속도, 그리고 주말과 휴일에도 쉬지 않는 배송은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나마 약점이라면 로켓배송 상품이 제한적이었다는 것뿐이었는데, 최근에는 직매입 상품 수를 늘리는 데 더해, 로켓그로스를 통해 판매자 상품까지 취급하며 이제 상품 구색까지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CJ대한통운의 '매일 오네' 서비스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입니다. 주 7일 배송을 제공하지 않는 셀러와 브랜드는 이제 경쟁의 출발선에 서지 못하게 될 것이고, 이들 중 대부분은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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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문제는 주 7일 배송 시스템의 비용이 더 비싸다는 점입니다. 쿠팡이 택배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하자, CJ대한통운은 2023년 3월 통합 배송 서비스 '오네(O-NE)'를 선보이며 서비스 개선에 나섰습니다. 그 과정에서 평균 단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인데요. 주 7일 배송 옵션이 추가되면 이 비용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 비용을 그대로 가격에 전가할 경우, 이미 저렴한 가격에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팡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어쩔 수 없이 마진을 줄이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주 7일 배송을 도입하려는 셀러와 브랜드들이 늘어날 겁니다. 이러한 상황은 시장 내에서 옥석 가리기를 더욱 가속화할 거고요. 결국, 더 팍팍해진 경쟁 환경 속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뛰어난 운영 역량을 보유했거나, 고객에게 더 높은 가격을 받아도 될 만큼의 브랜드 가치를 쌓아온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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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번 더 대타협이 필요합니다
물론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 서비스가 도입되더라도, 변화가 단번에 일어나지는 않을 겁니다. 점진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거고요. 따라서 쿠팡의 입지가 단기간에 흔들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CJ대한통운을 비롯한 경쟁 기업들은 쿠팡의 지배력이 더 강화되기 전에 경쟁 구도를 뒤흔들고 싶겠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실 쿠팡이 로켓배송을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초기부터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며 상품을 직접 매입하고, 배송까지 전담하는 ‘계획된 적자’ 전략 덕분이었는데요. 현재는 그때만큼 투자를 받을 수 없기에 그 누구도 쿠팡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CJ대한통운은 배송만 담당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초기 물량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현재 네이버의 도착 보장 물량만으로는 쿠팡과 동등한 수준의 규모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이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신세계 그룹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G마켓의 트래픽과 이마트의 상품, 그리고 CJ대한통운의 빠른 배송이 결합된다면 단기간 내에 로켓배송과 경쟁할 만한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할 초기 운영 손실을 누가 부담할지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매일 오네'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또 한 번의 대타협이 필요합니다. 어렵겠지만 만약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양보하고 주 7일 배송의 확산에 집중한다면, 이번에야말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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