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5 12시, 보신각 앞, 친족성폭력 생존기념축제 집회 수 신 각 언론사 법조.여성.사회 담당
발 신 (사)한국성폭력상담소
문 의 동은 02-6383-6602 / f.culture@sisters.or.kr
제 목 제3회 친족성폭력 생존기념축제 <좋지 아니한家: '정상가족'바깥의 우리들, 연결되자!>보도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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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친족성폭력피해자 생존기념축제
<좋지 아니한家: '정상가족' 바깥의 우리들, 연결되자!>
2023년 11월 25일(토) 12시, 서울 보신각 앞에서
제3회 친족성폭력피해자 생존기념축제
<좋지 아니한家:'정상가족'바깥의 우리들, 연결되자!>열려
멕시코 망자의 날 '칼라베라 카트리나'로 분장한
친족성폭력피해생존자와 연대자 50여 명 참여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 및 생존자 주거권을 외치며 행진 이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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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1월 25일(토) 오후 12시 서울 보신각 앞에서 제3회 친족성폭력피해자 생존기념축제 <좋지 아니한家 : ‘정상가족’ 바깥의 우리들, 연결되자!>가 열렸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친족성폭력피해생존자와 연대자 약 50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습니다. 참여자는 모두 멕시코 망자의 날 주요 인물인 '칼라베라 카트리나'를 구현하는 해골 가면을 착용하고 화려한 의상과 꽃, 장식으로 치장했습니다.
- 이날 집회는 2021년 3월부터 매월 마지막 토요일마다 진행해온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위한 매마토 정기 시위'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친족성폭력 피해생존자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내며 친족성폭력에 대한 인식 개선, 피해자 인권 보장, 공소시효 폐지, 성폭력 생존자 주거권 등을 외쳤습니다.
- 12시에 시작한 본 집회는 성폭력 생존자 풀의 환영의 말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어서 성폭력생존자인 하윤님을 포함한 성폭력생존자 4명의 발언과 한국여성노동자회 레나 활동가, 한국여성의전화의 예림 활동가, 가족구성권연구소의 타리 활동가의 자유발언이 있었습니다.
레나님은 성별임금격차가 존재하는 현실, 불안정한 일자리 등 탈가정한 청년여성이 자립하기 어려운 한국사회의 노동구조에 대해 이야기하며 "돌봄을 가족에게 전가하고 개인의 삶에서 유일한 비빌 언덕이 되는게 정상가족인 구조부터 바꿔내야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예림님은 "정상가족 유지"를 기조로 하는 가정폭력처벌법 목적조항을 지적하며 "현재 통용되는 '가족'의 의미를 되묻고, 폭력의 원인이 되는 성차별적 구조를 타파하는 활동"을 지속해오며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습니다.
물고기님은 "성폭력 피해자가 온전히 마음을 쉬고 치유 회복을 할 수 있는 성인 성폭력 단독 1인 쉼터"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친족성폭력 생존자가 가족보다 더 안전한 시설에서 머물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주키(대독)님은 성폭력 피해의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받지 않고 성폭력 피해 사실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고 보호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타리님은 친족성폭력이 "가족제도와 가족규범이 발생시키는 억압과 아동청소년에 대한 차별"이 겹친다는 점에서 가족구성권 운동과 만나는 지점을 이야기하며 "폭력을 피해 몸과 마음이 가족을 떠난 이들이 문제라고 규정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문제를 정의하고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을 그려내면 좋겠다"라고 발언했습니다.
하윤님은 11월 25일, 세계여성폭력추방의 날을 맞아 아동권리협약을 인용하여 <친족성폭력 피해 아동과 아동기를 공유하는 피해 경험자의 권리선언>을 힘차게 외쳤습니다.
루나님은 성폭력 피해 경험 이후, 과거에 2차 피해와 그로 인한 고통을 겪었지만, 한편으로 "'좋은 가족' 인형 놀이에서 나와, 징역형을 탄원할 수 있는 지금"에 감사하며 "희망의 변화에 더 주목"하는 현재에 대해 발언했습니다.
- "정상가족 해체현장" 퍼포먼스는 나레이션과 함께 "정상가족"을 형상화하는 집모양 판넬에 붙어있는 벽돌과 창문, 대문을 부수는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벽돌에는 사전에 참여자들이 작성한 "정상가족 이름 아래 은폐되는 폭력, 정상가족이 유지되도록 만드는 것"에 대한 말들이 적혀있었습니다. "정상가족" 집을 해체한 뒤, "정상가족 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문제라고 규정하는 사회에 맞서 "서로 연결될 권리", "상호 돌볼 수 있는 사회"를 요구하며 사람들이 집모양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지은님의 지지공연이 진행되며 본집회가 마무리되었습니다.
- 행진에서는 "친족성폭력 일상 속 어디에나 일어난다", "'정상가족' 강요 마라 내 가족은 내가 정해", "생존자 주거권 국가가 보장하라", "친족 성폭력 공소시효 폐지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보신각에서 출발해 서울공예박물관, 아트선재센터, 국립현대미술관, 광화문을 지나 교보문고 광화문점 칭경비 앞으로 돌아왔습니다.
- 정리 집회에서는 3명의 성폭력 생존자가 발언을 하였습니다.
라온님은 "본인에게 맞는 방법"으로 "어떻게든 살아가는"생존자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친족성폭력 피해자 분들이 조금 더 쉽게 용기를 내어 신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달라는 것을 사회에 촉구했습니다.
니케님은 친족에 의한 성폭력과 2차 피해로 집을 나와 처음으로 "괴롭히는 가족들이 곁에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느낀 편안함과 일상을 살아갔던 이야기, 공소시효 때문에 무리해서 혼자 신고를 이어나간 이야기를 하며 공소시효 폐지를 촉구했습니다. 무명님은 "안전지대"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해 "내게 정말 필요한 건 안전 그 자체라기보다 "안심""이었다는 것에 대해 발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민 1명의 자유발언을 끝으로 집회를 마무리했습니다.
- 프로그램 안내와 발언문 전문을 보내드리오니 많은 보도 바랍니다.
[붙임] 1. 프로그램
2. 발언문
3. 집회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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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1. 집회 개요
■ 제3회 친족성폭력피해자 생존기념축제 <좋지 아니한家 : ‘정상가족’ 바깥의 우리들, 연결되자!>
□ 일시_ 2023년 11월 25일(토) 오후 12시-2시 30분
□ 장소_ 서울 보신각 앞
□ 드레스코드_ '칼라베라 카트리나'를 구현하는 화려한 의상과 장식
□ 참여 방법_ 별도 신청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 가능
■ 진행 순서(안)
□ 11시 사전 부스 오픈
□ 12시 본 집회(보신각 앞)
- 사회 : 민지(친족성폭력을 말하고 공소시효를 외치는 단단한 사람들의 모임 공폐단단 활동가)
- 환영의 말
- 발언 1: 레나(한국여성노동자회)
- 발언 2: 박예림(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 발언 3: 물고기
- 발언 4: 주키
- 발언 5: 타리 (가족구성권연구소 정책팀장)
- 발언 6: 하윤
- 발언 7: 루나
- 퍼포먼스
- 지지공연 (오지은)
□ 13시 행진
- 보신각 - 서울공예박물관 - 아트선재센터 - 국립현대미술관 - 광화문 - 교보문고 광화문점
□ 14시 마무리 집회(교보문고 광화문점 칭경비 앞)
- 생존자 및 연대자의 자유발언 (라온, 니케, 무명)
■ 공동주최_ 가족구성권연구소,기독교반성폭력센터,부천여성의전화,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성소수자부모모임,정치하는엄마들,차별에 저항하는 교회준비모임 숨,틈, 친족성폭력을 말하고 공소시효를 외치는 단단한 사람들의 모임 공폐단단,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의전화 (총 11개)
■ 주관_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위한 공폐단단, 한국성폭력상담소
■ 문의_ 02-6383-6602 또는 f.culture@sisters.or.kr (한국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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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집이 없었다. 집이라 불리던 그곳은 감옥이었고, 전쟁터였고, 무덤이었다. 모두가 이상한 나라에 ‘정상 가족’이라는 가짜 이름으로 살고 있었다.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간신히, 피해사실을 말하면 가족을 지켜야 한다며, 오히려 가해자 편에 서서 피해자를 문제 삼는 그들에게 이제, 묻는다. 나는 가족이 아닌가? 당신이 지키려는 가족 안에 나는 왜 없는가? 우리는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법과 제도, 문화가 ‘정상가족’ 중심으로 짜여진 이 사회에서, 당신들이 그토록 원하는 ‘정상가족’의 바깥에서, 우리는 자기 몫의 삶을 개척해 폭력을 증언하고 폭력에서 벗어나 스스로 선택한 관계와 삶을 구성해왔다. 우리에게는 서로 돌볼 권리, 서로 연결되고 목소리를 낼 권리, 우리가 안전할 수 있는 집을 구축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국가는 가해자 처벌은 물론, 이 모든 권리에 대해 방임해왔다. 국가는 이를 인정하고 이 모든 권리를 보장하라. ‘정상가족’이라는 제도를 유지하면서 폭력을 은폐하고, ‘정상가족’을 강제하며 ‘정상가족’ 밖에는 삶의 기반도, 자원도 마련해두지 않아온 국가는 각성하라.
이성애중심적인 가족제도 안에서 정체성을 존중받지 못하는 성소수자, 가부장적 정상가족 안에서 존재가 지워지는 가정폭력, 아동폭력 피해자, ‘허락없이’ 국경을 넘었다는 이유로 불법시민으로 낙인찍히는 이주민. 집이 폭력과 배제의 공간과 구분되지 않았던 모든 바깥의 존재들. 모두는 좋지 아니한 집(家)을 벗어나 오롯이 새로운 삶을 구축해온 개척자들이다.
비새는 지붕 밑에서 한 번도 존재로서 손잡지 못하던 날들, 서로 다른 모습으로 고립되었던 우리들, 나를 닮은 당신. 오늘, 우리는 당신이라는 세계와 만나고자 한다, 우리 스스로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재정의하고 새로운 가족을 경험하고 실천하여 새롭게 연결되자. 오늘 하루만큼은 서로가 서로의 집이 되자. 이제 내 가족은 내가 정한다.
죽음 같은 시간에서 돌아온 우리, 함께 웃고, 함께 울고, 함께 소리치고, 함께 행진하자. 당신의 생존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오늘까지 살아낸 당신, 당신을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해체 현장'에 초대하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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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족 성폭력 / 일상 속 어디에나 일어난다 - 가정폭력 아동학대 / 평범한 가정에서 일어난다 - 사랑,돌봄,훈육 아닌 / 가족 내 폭력이다 - 가부장적 ‘정상가족’ / 폭력을 은폐한다 - 이성애 ’정상가족’ / 배제,차별 양산한다
- 학대,폭력 휘두르는 / 가족이 ‘정상’이냐 - 억압,협박,방관,은폐 / 이것이 ‘정상’이냐 - 가족을 고발한다 / ‘이상한 정상가족’ 필요없다 - 가족을 고발한다 / 국가는 대답하라 - 국가는 대답하라 / 생존자가 여기있다
- 친족 성폭력 공소시효 / 폐지하라 - 생존자 주거권 / 국가가 보장하라 - ‘정상 가족’ 강요마라 / 내 가족은 내가 정해 - 우리의 연결됨을 축하하고 / 서로의 곁이 되자 - 오늘 하루 우리 / 서로의 집이 되어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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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1. 레나 (한국여성노동자회)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여성노동자회에서 활동하는 레나라고 합니다. 저는 오늘 탈가정한 청년여성이 자립하기 어려운 한국사회의 노동 구조에 대해 발언 하려고 합니다. 여러분 혹시 정상가족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비빌언덕’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그렇다면 탈가정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일까요? 저는 ‘빈곤’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비빌언덕’과 ‘빈곤’, 너무나도 큰 격차이지 않습니까?
빨래와 청소가 다 되어있는 깨끗한 집, 반찬이 시시때때로 바뀌는 밥상은 사실 누구나에게 당연한 것은 아닙니다. 탈가정한 여성들이 가장 먼저 직면하게 되는 현실은 돌봄의 부재와 빈곤한 여성노동의 현실입니다.
저는 가정폭력으로 인해 20대 초반 탈가정을 했는데요. 탈가정을 하고 나서 가장 먼저 닥친 문제는 생계를 해결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당장 구할 수 있는 직업은 비정규직에 불안정한 일자리였습니다.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여성노동자의 절반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현실이기에 당연한 수순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노동현장에는 성별임금격차가 존재합니다. 여성노동자들은 남성노동자에 비해 31.3%적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성별임금격차는 한국이 OECD에 가입한 이래로 단 한 번도 1위를 놓친적이 없습니다.
비정규직, 불안정한 일자리, 성차별적인 노동환경으로 인해 임금은 항상 생활비보다 부족했고, 안정적인 주거환경과 안온한 삶을 꾸리기에 어려웠습니다. 저는 그 과정에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실존하고 상호돌봄을 줄 수 있는 관계망 속에서 여지껏 받아본 적 없던 돌봄을 받고 다른 관계망을 상상하며 자립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사적관계망 안에서 돌봄을 받고 지원을 받으며 회복의 과정을 거쳐나갔던 것은 천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단지 과거의 내가 불행한 상황에 놓여있었고, 지금은 괜찮다고 이야기 하고 싶지 않습니다. 탈가정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거쳐갈 수 있는 문제이기에, 외면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비빌 언덕’이 존재하길 바랍니다. 가족이 가해자인 환경에서 가족이 안전망이 되어 줄 수 없다면 국가가, 정책이 안전망의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돌봄을 가족에게 전가하고 개인의 삶에서 유일한 비빌언덕이 되는게 정상가족인 구조부터 바꿔내야 합니다.
탈가정 당사자들이 누구보다 존엄하고 주체적으로 살 수 있길 바랍니다. 각자 경험한 피해와 고통으로 인해 더 괴로워지는 사회가 아니라 소수자들의 노동이 평등하게 존중받는 세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국여성노동자회도 그 길에 함께하며 탈가정 당사자들에게 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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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2. 예림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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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박예림 활동가입니다.
<죽은 자가 돌아왔다!>, <생존자랑대회>에 이어 <좋지 아니한家 : ‘정상가족’ 바깥의 우리들, 연결되자!>까지 3회째를 맞이한 친족성폭력피해자 생존기념축제에 함께 하게 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저는 저희 단체에서 진행하는 상담원 교육 생존자 말하기 강의를 진행하며 친족성폭력생존자 모임과 활동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는데요. 함께 말하고 듣는 것만으로도 생존의 의미와 연대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온라인을 넘어, 이렇게 밖에서 보니 더욱 힘이 나고 반가운 마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올해 <생존기념축제>의 초대 글에서 ‘집’의 의미를 다시 묻는 좋은 구절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집’은 일상적 폭력과 위협의 공간이었다.”, “좋지 아니한 집에서 살아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함께 모이자.”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누군가를 억압하고 배제하는 ‘가족’이라면 언제든지 해체되어야 한다, 가부장제를 타파하고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구성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집’, 혹은 ‘가족’에 대해서는 폭력이 있더라도 피해자가 참고, 가족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상식과 믿음이 틀렸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정상가족 유지’에 대한 끈질긴 집착은 가정폭력처벌법의 목적조항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가정폭력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한 법임에도 가정폭력처벌법은 ‘가정폭력범죄로 파괴된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가꾸’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법 제정 이후 30여 년 동안 해당 조항의 개정 운동이 진행되고 있으나 국가는 여전히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국가가 나서서 가정폭력을 조장하고 발생 구조를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가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강한 가정의 평화’란 무엇입니까. 가정폭력을 대하는 국가의 행태를 볼 때 국가가 유지하고 싶은 것은 ‘건강한 가정’이 아닌 가부장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떠한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 막막한 벽 앞에서 우리는 현재 통용되는 ‘가족’의 의미를 되묻고, 폭력의 원인이 되는 성차별적 구조를 타파하는 활동을 포기하지 않고 해왔습니다. 매주 토요일 거리에 나서서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외치고, 다양한 여성폭력 사안에 함께 연대하며,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외면하는 정부에 맞서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변화를 위한 우리의 움직임은 나와 우리의 존재를 확인하고 경험을 나누는 그 순간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거리에서, SNS에서, 여성단체에서 자기 경험을 용기 있게 발화한 모든 사람에게 응원을 전합니다. 오늘의 자리는 보이지 않는 구조를 찾아내며 지금까지 싸워온 우리들을 위한 자리입니다.
최근에는 무거운 마음으로 외부 활동을 진행할 때가 많았는데요. 오늘만큼은 무거운 마음을 잠시 뒤로하고, 함께 하는 우리를 즐길 수 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의 경험을 바탕으로 또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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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3. 물고기
은폐된 폭력.. 감추어야만 했던 아픔. 생존자로서 온전히 쉴곳이 없는 공간 속에서.. 저희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은. 나다운 공간을 찾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습니다.
마음 따듯하게 기댈 수 있는 공간이 ‘집’이라는 말. 세상에 믿을 것은 가족뿐이라는 의례적인 말은 저희 친족 성폭력 당사자들에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남들처럼 사랑받지 못해 상처만 받은 우리들, 스스로의 상처를 온전하게 드러내기엔 사람들의 냉소적인 시선과 상투적인 위로와 편견을 감내할 자신이 없었고, 일반인들에게 받는 2차가해가 두려워.. 피해자들이 가해자들보다 조용히 은신하면서 살아야만 했습니다.
가족으로부터 버려지고 성폭력 피해를 받은 사람들은 특히 갈 곳이 없었습니다.
저 역시 원 가족으로 부터 탈출하기 위해 어렸을 때 가출을 감행했었고, 직장생활을 하다 자취를 하다 집근처에서 성폭력을 당했었고, 집을 잃고 난후 쉼터에서 7개월을 견디며, 지금의 주거자립시설에 이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쉼터는 피해자를 보호하는 공간 이라기보다는 베일 속에 덮은 진실들이 많았습니다. 쉼터에 겪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누설할 시 민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압박이 있었고, 보살핌을 기대했던 쉼터에서도, 쫓겨났으니까요. 가족으로부터 버려지고 성폭력으로 인해 집을 잃은 저로서는 쉼터밖에 갈 수 없었는데도. 쉼터에서까지 버림받고 퇴소를 결정한 사실은 저에게 아직도 깊은 상처와 앙금으로 남아있습니다. 피해자 한명씩 공정하게 대하는 것보다, 운영사실에 대해서 질문했을때도 집단의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너한테 보고할 이유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으니까요. 정말로 관리자로서 책임을 다하셨는지 다시한번 질문하고 싶습니다.
피해당한 집을 잃은 저는 결국 주거자립 시설밖에 희망이 없었고, 바램 끝에 온전히 머물수 있는 시설로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성폭력 피해자가 온전히 마음을 쉬고 치유 회복을 할 수 있는 성인 성폭력 단독 1인 쉼터가 없습니다. 보호받을 곳에서도 서로의 깊은 상처와 예민함으로 인해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현재 정부에서 운영비 예산삭감으로 인해, 피해자 오피스텔은 증원이 되지 않는 상태이고, 성인 여성은 특히 경제적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가해자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없습니다. 쉼터로 갈려면 가해자 위치추적을 문제로 핸드폰을 반납해야하고, 대체할수 있는 휴대폰을 다른사람 명으로 개통하며 사용해야하는 제약등, 직장인 가입자는 직장을 포기하고 입소를 해야하기 때문이죠.
여성 스토킹 범죄가 나날이 늘어나고, 칼부림 사건이 있는 세상에서 정부는 스토킹 범죄예방 예산을 대폭 삭감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피해자들은 낡은 제도속에 보호받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저희의 간절함은 성인성폭력 1인 단독 보호시설이 생기는 그날까지 투쟁을 하는 것입니다. 친족성폭력 생존자가 가족보다 더 안전한 시설에서 머물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을 위해 외침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저희는 현재를 위해 싸우기도 하지만 미래 세대를 위해 더 안전한 세상이 올수 있도록 투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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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4. 주키 (대독: 한국성폭력상담소 감이)
흔히들 성폭력은 죄질이 나쁘기는 해도 살인 보다는 가벼운 범죄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도 과거에는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저의 생각은 다릅니다 성폭력은 결코 살인보다 그 죄질이 가볍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성폭력은 육체는 살아있지만 영혼이 파괴되어 죽은거나 다름없는 영혼 살인 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성폭력 처벌 형량이 가벼운 나라 중 하나 인데요 영혼이 파괴되어 많은 피해자는 평생 고통스러운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형량이 겨우 몇년 살고 나오는게 다 인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심지어 어떤 피해자들은 집에서 가족에게 혹은 친구에게 그러게 거기 왜 가서 그런일을 당해 왜 반항 하지 않고 가만히 당하고 있었어 등의 말들로 2차 피해를 받기도 합니다 더 이상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받지 않고 성폭력 피해 사실을 당당하게 말할수 있고 보호 받을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여러분 혹시 집의 사전의 정의가 무엇 인지 아시나요 사전에서 집이란 사람 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비바람,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 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집은 추위 더위 비바람등을 막아주는 우리가 의문을 제기 하지 않는 안전한곳 이자 피난처인데 친족 성폭력 생존자들 에게는 안전곳도 피난처도 아닌 일상적 폭력으로 영혼이 파괴되는 위협의 공간 이었습니다 이처럼 좋지 아니한 집에서 살아낼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과 우리함께 좋지 아니한가 축제에서 서로가 서로의 집이 되어주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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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5. 타리 (가족구성권연구소 정책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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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가족구성권연구소에서 정책팀장으로 활동하는 나영정이라고 합니다. 친족성폭력피해자 생존기념축제 <좋지 아니한家 : ‘정상가족’ 바깥의 우리들, 연결되자!>에 함께 할 수 있어서 무척 영광입니다. 친족성폭력피해자와 함께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비판하고, 정상가족 바깥의 존재들이 연결되는 오늘 이곳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서로의 외로움이 좀더 옅어지고 만남을 통해서 새로운 힘이 생겨나는 것을 느낍니다.
가족구성권연구소는 오늘 이자리에서 여러분들과 이미 주어진 가족을 바깥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가족 바깥에 있다는 것은 가족과 아무런 관계도 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제도는 한국사회에서 신분을 증명하는 제도와 한몸이기 때문에 누구도 자유롭게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가족제도가 다 통제하고 포함할 수 없는 사람들의 존재와 관계와 실천이 있습니다. 우리는 가족 제도 바깥의 존재와, 관계와, 장소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종종 혹은 자주 거기에 진짜의 삶이 있다는 것을 이미 경험하고 있습니다. 가족구성권 운동은 가족 ‘밖’에서 새로운 시민적 유대와 친밀적 결속에 기반한 사회를 구성하고, 기존 가족질서를 넘어선 새로운 가족 실천을 모색하는 이들의 삶에 주목하며, 가족제도 불평등을 다른 사회적 차별들과 교차적으로 다루며 해결해나가려는 것입니다.
오늘 이자리에 오면서 가족구성권운동이 친족성폭력생존자와 더 단단히 엮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을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친족성폭력피해자가 겪는 어려움은 상당부분 가족제도와 가족규범이 발생시키는 억업과 아동청소년에 대한 차별이 함께 겹쳐있습니다. 친권자가 자녀를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다는 인식, 가족구성원들의 삶을 보장하는 것이 가족밖에 없다고 믿게 하고 그게 정상가족이라고 규정하는 것, 정상가족을 갖지 못하면 여타의 사회적 관계에서도 차별과 낙인의 대상이 되는 상황, 법적 보호자를 스스로 떠나면 위험하고 문제있는 아동청소년으로 규정하는 제도, 아동청소년이 스스로 누구와 함께 살아갈 것인가를 결정할 수 없는 구조, 보호의 대상이기때문에 오히려 생존을 위한 노동과 주거가 취약해지는 상황…. 이 모든 것들이 친족성폭력을 유지시키고 이 모든 것들이 친족성폭력 피해자를 침묵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성폭력 피해자를 괴롭히고 잘살 수 없게 만드는 구조라는 점에서 지금의 가족제도와 정상가족 규범은 그 구조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혈연과 이성애 혼인만이 가족을 구성하는 방식이라고 강요하는 국가제도에 맞서 우리는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이미 살아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제도와 불화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답게 살아갈 것인가를 선택할 수 없도록 강요하는 것입니다. 그 제도와 불화하는 사람들을 비정상으로 낙인찍고 정상성에 부합하라고 강요합니다. 가족밖에서 출산한 여성이, 시설밖에서 살아가는 장애인이, 허락없이 국경을 넘은 이주민이, 자신의 성별정체성을 다시 정의하고 살아가는 트랜스퀴어가, 성폭력 피해를 입었지만 피해자다움을 거부한 이들이 국가가 그어놓은 정상성 안쪽에서 살아가기를 거부할때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막막하게 만들었습니다. 명령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국가가 한 것은 이들이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만들것이라고 보면서 보호를 철회하고, 차별하고, 감금하고, 추방하는 것이었습니다. 제도와 불화하고 제도의 명령을 거부하는 이들을 처벌하고 낙인찍는 것이 지금의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고 이것을 통해 이득을 얻는 권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족바깥에서 연결되는 것은 이러한 명령을 거부한 삶들이 더이상 은폐되고 사라지지 않도록 서로의 보호방이 되는 것을 지향합니다. 제도와 맞지 않는 이들을 억지로 제도로 밀어넣지 않고도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바깥의 공간을 살만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제도가 질서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삶을 존중하고 옹호하는 역할을 하도록 성격을 바꾸는 것입니다. 폭력을 피해서 탈가정한 이들은 서로의 보호자와 지원자로서 이미 그러한 보호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폭력을 피해 몸과 마음이 가족을 떠난 이들이 문제라고 규정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문제를 정의하고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을 그려내면 좋겠습니다. 가족구성권연구소도 연결망을 촘촘하고 튼튼하고 유연하게 만드는 일에 계속 함께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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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6. 하윤
11월25일인 오늘은 세계여성폭력추방의날입니다.
우리의 권리를 위해 이 날을 함께 축하하고 기념할 수 있음에 대단히 감사하고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마음이 아픕니다. 아직까지 이 세상에는 여성폭력의 심각성을 감각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어 여성이 겪은 취약함을 설명하고자 인간의 생존권을 잘 설명한 아동인권을 같이 이야기 해보고자합니다.
누구나 아동의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아동기에 겪는 생존권에 대해서 공감하실 것입니다. 100년전인 1923년 아동권리선언에 대한 다섯 가지 조항의 초안이 작성되었고 49개국 국제연맹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습니다. 아동시기에 피해를 경험한 친족성폭력생존자와 100년전의 제네바 어린이 권리선언을 떠올리며 나를 지켜주지 않았던 국가와 사회와 어른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100년전부터 권리가 박탈되어 착취당했던 소녀들의 삶이 지금은 얼마나 달라져있나요?
전쟁터와 같았던 집안에 갇혀 매일 매일 생존을 위해 싸워왔었던 우리가 이제는 성인이 되어 이 자리에 걸어나왔습니다. 함께 세상밖으로 나오지 못한 이들을 위해 바뀌지 않는 세상속에서 친족성폭력 피해아동과 아동기를 공유하는 피해경험자의 권리를 위해 아동권리협약을 인용하여 오늘 이 자리에서 아무도 찾아주지 않았던 친족성폭력피해자인 우리의 권리를 낭독하겠습니다.
<친족성폭력 피해아동과 아동기를 공유하는 피해경험자의 권리선언>
제1조. 친족성폭력 피해아동과 아동기의 피해를 인지하는 친족성폭력피해경험자, 아동과 같이 취약한 상태에 놓였던 피해경험자는 모두 이에 해당한다. 이들을 친족성폭력 피해아동이라 지칭한다.
제2조.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은 모든 종류의 차별로부터 보호받으며,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
제3조. 친족성폭력피해아동에 관한 모든 결정에 있어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의 최상의 이익이 우선되어야 한다.
제4조. 국가는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제5조.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은 생명에 대한 고유한 권리가 있으며, 국가는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의 생존과 발달을 보장해야 한다.
제6조. 부모/가족과의 분리가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의 최상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은 부모/가족으로부터 분리되어야하며, 분리된 경우 부모/가족과 연락을 지속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제7조.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은 자신들과 관련된 문제 상황에 대해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으며,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의 의견은 존중되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제8조.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은 사생활과 가족, 집, 통신 등에 불법적 간섭이나 공격을 받지 않아야 한다.
제9조. 부모는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의 양육과 발달에 일차적 책임을 가지며, 국가는 부모가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의 양육에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제10조.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은 모든 형태의 학대, 방임, 착취로부터 보호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로부터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도움과 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
제11조. 부모가 없거나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 아동에게 안전하지 않아 부모와 헤어져 살아야 하는 경우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은 국가로부터 특별한 돌봄과 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다.
제12조.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이 보호 치료의 목적으로 시설에서 생활하게 된 경우, 정부는 친족성폭력피해아동에게 제공되는 치료 및 환경에 대해 정기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제13조. 교육은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의 인격, 재능, 정신적, 신체적 능력을 최대한으로 계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교육을 통해 인권과 자유, 평화 정신을 배우고 다른 문화 존중, 관용, 성(性)평등 및 우정의 정신에 입각하여 책임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준비하여야 한다.
제14조.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은 경제적 착취와 노동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또한 교육에 방해가 되거나 몸과 마음에 해로운 상황에서 일하지 않도록 보호받아야 한다.
제15조.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은 모든 형태의 성매매, 성착취, 성학대로부터 보호받고 도움 받을 권리가 있다.
제16조.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은 자신들의 복지를 해치는 모든 형태의 착취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제17조. 모든 친족성폭력피해아동을 비롯한 아동과 성인은 본 협약의 권리들을 알아야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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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7. 루나
안녕하세요? 루나입니다.
3회째를 맞는 본 축제는,
성폭력가해자인 제 친부에 대한 선고일과 3년째 비슷한 시기에 있어왔습니다.
공소시효가 지나 성범죄를 처벌 할 수 없으나,
가해자인 제 부모는 저와, 제 남편가족원에 대한 협박 유죄를 받았고,
2심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협박은 성폭력을 발설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발설하면, 온 동네에 부모를 교도소 넣으려는 악독한 년으로 소문나 손가락질 받고,
양가 친인척, 친구, 직장동료 등에게 제가 거짓말을 했다고 말해 제가 비난받고 고립될 것이라고, 인간관계와 사회생활도 못하게 될 것이고,제 남편과 남편부모님도 무사하지 못하고, 되려 이들이 나를 학대할 것이라고, 많은 협박을 들어왔습니다.
직장에 찾아와 깽판치겠다는 말을, 제 남편과 시부모님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말을, 부모가 합니다.깽판치는 부모와, 이들의 저에 대한 모욕이 밖으로 알려지면, 버림받고 매장당하는 것은 제가 될 것이라고 제 부모가 말합니다.
과거에는 부모의 갖은 폭력이 공기처럼 저를 둘러싸,
이들이 얼마나 내 영혼을 갉아먹고 내 목줄을 틀어막는지,
미처 다 알지 못했습니다.
압도되는 슬픔에, 오히려 그 슬픔을 잘 느낄 수 없었습니다.
감정은 얼어붙었고, 기억은 해리되었고, 자아는 찢겨졌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저는 비로소, 살아있습니다.
이제라도, 진실된 공기를 마실 수 있음에, 안도합니다.
‘좋은 가족’ 인형놀이에서 나와,
징역형을 탄원할 수 있는 지금에 감사합니다.
물론 몇 년 간 겪어낸 법의 민낯은 참담할 때가 많았습니다.
왜 많은 이들이 법정에 오기 전 죽음을 택하는지, 이해될 수 밖에 없습니다.
참담함과 감격스러움을 같이 느낍니다.
연대와 지지를 내어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검찰과 법원에서 만난 감사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조금이나마 희망의 변화에 더 주목합니다.
이 모두는 이곳에 마음으로 함께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가능합니다.
우리가 반짝반짝 빛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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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8. 라온 (대독: 푸른나비)
안녕하세요 라온입니다.제가 아직 앞에서 직접적으로 서서 읽을 용기가 없어 푸른나비 님의 목소리를 빌려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선 제가 이자리를 빌려 제일 하고 싶었던 이야기부터 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 친족성폭력이 어느정도 발생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매년 15프로 정도 발생한다고 합니다. 분명 여러분들의 주변에도 한명씩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부디 주위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외면 하지 마시고 함께해주세요. 진심으로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말한 이의 모든 상황에 맞게 해결책을 함께 고민해주세요. 저는 저에게 이모부와, 사촌오빠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해결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머니가 있었고, 이에 비해 이제는 제가 어느정도 치유가 되었다고 믿는가족들의 모습을 볼수있었습니다. 그때의 저와 지금의 저는 많이 성장하고세상과 이렇게 바라보려 노력하는 중입니다만 여러분 이 상처는 치료를 한다해서 이 기억이 사라지는것도 이 아픔이 치유되는 것도 아닙니다. 착각하지마세요. 그냥 살아가야하니까 어떻게든 살아가는겁니다. 그게 어떤 방식이든 본인에게 맞는 방법으로요. "그때가 언젠데 이제와서 해결이 될거같아?" "언제까지 어둠에 갇혀있을건데?" 이런말들은 본인에게 가장 비수를 꽃는 말들입니다.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은 본인입니다. 가장 어둠 안에서 나오고 싶은 사람들인데 반복되서 핍박과 억지로 끌고나오려하지마세요. 그게 더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어떠한 사람에겐 괴롭고 힘든 길이 되기도 하니까요. 저 또한 겪지 않아야 할 것들이 연속되어 일어나다보니 피폐해지고 매일매일이 괴롭고 나라는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지 잃어버리며 하루하루를 버텨가며, 다양한 사람들에게 2차가해를 느꼈지만, 수많은 상담사를 만나고 스스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하나하나 깨달으면서 가장 먼저 했던 것이 개명이였습니다.
개명하면서 상처 받은 저와 그렇지 않은 저로 나뉘며 여지껏 하지 못했던 셀프위로를 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한 말이 미안해라는 말이였습니다. 그러면서 상처받은 아이를 천천히 들여다 보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저의 삶은 조금씩 트라우마라는 어둠 속에서 조금씩 나와 일상을 지낼 수 있었습니다. 전 제 스스로 하나하나 계단을 올라갔지만 사회에 간곡히 부탁드릴 게 하나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괴로워하고 있을 분들이 생겨나고 버티고 있을것입니다. 친족 성폭력 피해자 분들이 조금 더 쉽게 용기를 내어 신고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주세요. 물론 그 신고 또한 익명으로 신고 내용을 듣고 그 사람에게 맞는 안전한 방법을 제시하고 접수 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주셨으면 합니다. 더 나아가 가능하다면 부모가 2차가해를 하지 않도록 분리공간으로 잠시 생활 할 수 있는 곳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성폭력 피해자 분들을 위한 제도와 방법들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따로 가족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한 방법들이 좀 더 세세하게 생겨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 피해를 입고 계시는 모든 분들 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자신을 너무 가해하지마세요.. 보이지 않아도 저는 여러분들을 위하고 소중합니다. 어둠의 흙안에서 언젠가 빛을 보며,싹을 피우리라 믿습니다.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 지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누가 뭐라하든 여러분들의 속도에 맞춰 피우시기를 빌겠습니다. 눈물이 당신의 비가 되어 흙이 젓고 양분이 되어 자신만의 자원의 힘이 생기시길 바라겠습니다.긴 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라온이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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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9. 니케 (대독: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현진)
저는 친족 성폭력 피해자이자 시각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17학번 니케라고 합니다. 저는 대학교에 막 입학하기 전 2017년 2월에 친족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사건 이후 가족에게 말했지만 가해자가 가족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그 상처는 제 안에 계속 남아있어 삶에 영향을 주었고,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신고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21년에 신고할 수 있었습니다. 졸업전시와 취업을 준비하던 해와 같은 해였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교수님께 차마 “지금 재판을 준비하고 있어 영향이 있다.”라고 말하지 못해 그냥 게으르고,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이 된 채로 졸업작품과 취업 준비를 마무리했습니다. 집안에서는 가족들의 도움과 보호는커녕 “어떻게 감히 신고하느냐”, “조상님께 부끄럽다.”, “가해자의 자존심이 얼마나 센데 그 사과를 안 받느냐”라는 말을 들었고, 심지어 아버지에게는 “가해자가 가족이니 신고를 철회하라”라는 말을 들었고 저는 더 이상 제 입을 열 수 없었습니다.
저의 20대 초중반 절반은 그 사건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밖에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저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혹여 제 사건이 상대방에게 부담될까 봐 염려스러운 마음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고립되었고, 너무 힘든 마음에 여성의 전화라는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다행히 기관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가족들의 가해도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취업 1개월 차,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동안 모은 돈으로 하루라도 빨리 집을 구했고, 2023년 드디어 가족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내 나이보다 오래된 집, 뜨거운 물이 안 나오는 주방이 있고 방음이 하나도 안 돼 아랫집이 어떤 영화를 보는지 알 수 있는 집이었지만 저를 괴롭히는 가족들이 곁에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편안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고 운동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작은 말하기’라는 모임에도 참여해 다른 피해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피해를 직접 입 밖으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내가 나여도 괜찮구나 하는 큰 위안도 얻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취업해야 할 시기에 무리해서 혼자 신고한 이유는 공소시효 때문이었습니다. 사건 직후 피해를 인지하지 못해 신고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 치료를 받으며 사건의 위중함을 인지하며 신고라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공소시효라는 사각지대에 부딪혀 신고라도 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13세 이후 피해에는 공소시효가 있어 시도라도 하지 못한 겁니다. 제가 직접 신고하고 재판을 받으며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도 가해자를 벌하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가 되었기에, 그 기회조차 얻지 못한 분들의 상처는 제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깊다고 생각합니다.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진정 용서하고 망각하는 유일한 방법은 응징 혹은 정당한 징벌을 가하는 것이다. 죄인이 적절하게 징벌 되고 나서야 나는 앞으로 움직일 수 있고 그 모든 일과 작별할 수 있다.” 이 말처럼 피해자들이 더 이상 피해자로 남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존하는 피해자와 혹시 미래에 있을지 모르는 피해자를 위해 공소시효를 폐지하길 사회에 간곡히 부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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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10. 무명 (대독: 한국성폭력상담소 란)
그저 마음이 편안할 수 있다면 - 무명 -
나에게 안전지대란 무엇일까. <<우리>> 에게는 안전지대가 어디일까. 누군가 내게 “무명님의 안전은 무엇이고 안전한 장소는 어디에요?” 라고 물었을 때까지 나는 단 한 번도 ‘안전’이란 개념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건 또 다른 누군가가 비슷한 질문을 했을 때, 그제서야 나는 내게 중요한 문제란 걸 인식하기 시작했다.
집이라는 곳이 찰나의 순간이라도 안전 <<과>> 안심을 줄 수 있다면, 적어도 안전 <<이나>> 안심의 공간과 관련한 개념이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보았다. 편안 휴식의 공간, 온전히 쉴 수 있는 장소, 잠을 자거나 먹는 본능에 충실한 곳, 그저 ‘있기’처럼 존재만 해도 충전되는 그 어떤 물리적인 무언가. 다들 그 무언가를 갖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그런 곳이 있었다는 것이 내게는 참 낯설었다. 더 낯선 건, 나에게도 그런 적이 있었다는 점이었다. 아, 내가 처음부터 없었던 건 아니었지. 나도 그런 공간이 있었었지.
그래서 이상했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공간에서 일어났던 일로 인해 (이상할 지도 모르지만 그건 내 집이 아니다.) 나는 언제나 어느 곳에 있든지 불안했고, 무서웠다. 그건 “또 그런 일이 생길까봐”라는 미래 때문이 아니라, “내가 도움을 요청할 수 없을 것 같아서”라는 따위의 종류의 것이 아니라, 그냥 / 웃겨보일지도 모르지만 / 그저 / 단지 “그런 일이 있었다.”라는 과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것들이, 그게, 그저 과거일 뿐이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모든 일들이 과거인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었다. 그건 언제나 현재였고, 지금이었고, 여기에서 일어나는 것들이었으니까. 흘러가는 시간을 거스르는 나는 현재도, 미래도 아닌 과거를 살아간다. 내게 미래는 과거이고, 과거는 현재이고, 현재는..... 없다. 그냥 내가 살아가는 그 자체, 그 것 뿐이다.
어떤 문서에서 “성범죄 생존자들은 세상에서 안전한 곳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라는 글을 보았을 때가 생각난다. 나는 뭐가 달랐을까. 나도 그랬다. 공간이 위협적이거나 세상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저 내가 성폭행 생존자이고 내게 성폭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나는 충분히 힘들었다. 특히 끝나지 않는 플래시백은 내 모든 순간에 나를 따라다녀서, 그건 공간을 떠나서 존재하는 유령 같은 실체였다. 존재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있는 실제 같은 실체.
그렇기에 내게 정말 필요한 건 안전 그 자체라기 보단 “안심”이었다. 이제야 나는, 내가 무엇을 가져야할지 조금이라도 궁금해서, 알게 되어서, 그래서 내가 가진 언어들로 글을 쓴다. 벗어나고 싶어서. 안심하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해보고 싶어서.
성범죄 생존자란 사실이 더 이상 불안함과 갖가지 자책감을 주지 않는 그 날을, 내가 안심하고 내 인생을 버리거나 포기하지 않을 그 날을 상상해본다. 언제쯤이면 그 단어가 힘을 잃게 될지 모르지만 나 무명의 끝이 아니라, 그 단어의 끝이 되길 희망해본다.
그리고 그 끝이 당신에게도 향하기를, 끝끝내 자신을 쟁취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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