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슈가맨』 기억하시나요? 언젠가 유명했지만 지금은 잊힌 노래를 시작으로 그 노래를 불렀던 가수가 직접 무대에 등장하는 기획으로 굉장히 화제였습니다. 저는 추억의 노래랄 것이 특별히 없어서 이 예능을 즐겨 보지는 않았지만 예능의 제목만큼은 머리에 맴돌았어요. 지금 소개드릴 다큐멘터리 영화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슈가맨』은 이 영화에서 제목을 따 온 것 같아요.
끝이 보이지 않는 도로, 언뜻 사막을 연상시키는 풍광에 기타 소리가 얹히고 "슈가맨, 어서 와줘. 이 풍경은 지겨워"라는 가사가 시작되자 저는 이 노래를 끝까지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수의 목소리가 어딘지 쓸쓸하면서도 애달팠거든요. 차를 운전하는 한 남자가 말합니다. 이 노래는 70년대 남아공에서 무척 인기였는데 아무도 가수에 대해 모른다고. 유일하게 알려진 사실은 그가 무대에서 자살했다는 것, 그것도 아주 극적인 자살이었다는 것뿐이라고.
영화는 그렇게 이 노래를 부른 가수 "로드리게즈"가 어떻게 죽었는지 추적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아무 단서도 없이 그저 노래 가사 속 지명만을 손에 쥔 채 말이죠. 끝도 없이 막막한 여정에서 그들은 영화보다 더 극적인 장면을 마주합니다.
이 영화를 본 이후로 저는 슈가맨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언가 뜨거운 기운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듯한 흥분에 휩싸입니다. 그 기분을 님과 나누고 싶어요.
감독 : 말릭 벤젤룰
러닝타임 : 1시간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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