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50 October 17, 2023
시간은 누구에게나 어떤 환경에서나 예외 없이 동일하게 흐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다'는 이치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각자의 몫입니다. 그렇기에 시간이 지나간 자리마다 남겨진 변화의 흔적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는 단서가 되기도 하죠. 어쩌면 피부에서부터 주변 환경에 이르기까지, 흐르는 시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연마하며 우리는 비로소 건강한 자아를 찾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자연스러움을 누구보다 꾸준히 추구해 온 브랜드가 이솝 Aēsop입니다. 매거진 <B>는 2013년에 이어 2022년 개정판을 발행하며 이솝의 브랜드 에센스와 진화 과정을 두루 살펴보았죠.
지난 9월에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크로노스: 스킨 오디세이'에 참여해 이솝이 추구하는 일상성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효율적인 루틴을 통해 균형 잡힌 일상을 꾸려가는 방법을 고민해 온 이솝의 진심이 느껴지는 자리였습니다. 스킨 케어 워크숍 현장을 비롯해 지속가능성을 담아낸 설치물(installation)과 이솝 싱가포르 매장들까지, 스프비(SPREAD by B)가 다녀온 현장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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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RONOS: AESOP SKIN ODYSSEY
이솝과 함께한 스킨 케어 워크숍

BEHIND
매거진 <B> 에디터의 출장 후기

AESOP IN SINGAPORE
이솝 싱가포르 매장들

📸 © AESOP, HANSEUL KIM
KHRONOS: AESOP SKIN ODYSSEY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 '크로노스'를 주제로 한 이번 트립은 피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는데요. 이솝의 공동 창립자이자 글로벌 최고 고객 책임자인 수잔 산토스의 말부터 스킨 케어 철학을 은유적으로 담아낸 워크숍까지, 이솝이 초대한 자리에서 이들이 추구하는 스킨 케어 가치관에 대해 엿볼 수 있었습니다.
"스킨 케어에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지우는 게 우선입니다. 예를 들면 피부에 붙이기 위해 오이를 깎거나, 넷플릭스를 틀고 누워 있을 시간이 주어져야 제대로 피부를 관리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 같은 것 말이죠. 스킨 케어도 일상 속 가벼운 루틴으로 자리 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이솝이 지향하는 바입니다."
- 수잔 산토스 Suzanne Santos, CCO of Aēsop
STEP 1. 자연을 거닐며 나에게 집중하기
"빼곡한 빌딩의 숲에서 벗어나 푸릇한 정원을 거니는 작은 의식을 통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가 자연스럽게 생겨납니다."
이솝의 '크로노스: 스킨 오디세이'는 여러 유적과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포트 캐닝 공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포트 캐닝 공원 내 위치한 호텔에서 메인 인스톨레이션을 볼 수 있는 래플스 하우스 Raffles House까지 걸어가는 과정부터가 스킨 오디세이의 시작이었죠. 본격적인 운동 전 가벼운 스트레칭이 필요하듯, 약 20분의 그리너리한 경험을 통해 복잡한 생각을 뒤로한 채 나만의 호흡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특정한 방식을 강요하지 않고, 고객 스스로가 브랜드 경험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이솝의 은유적인 환대가 느껴지는 시간이었죠.
STEP 2. 피부 세포를 닮은 감각적인 공간 경험하기
"안팎을 구별할 수 없는 수학적 개념인 '클라인 병 Klein Bottle' 원리와 피부 세포(skin cell) 구조를 접목한 콘셉트의 설치물은 마치 현미경으로 피부를 들여다보는 듯한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합니다."
작은 언덕을 오르내리며 도달한 곳은 이솝의 인스톨레이션 공간이었습니다. 나무 판자에 1,500개의 구멍을 뚫어 길이가 다른 작은 원형 튜브를 꼽은 구조물 자체가 또 다른 통로가 되어 입구와 출구를 형성했는데요. 몸을 감싸는 피부 세포를 '확대'와 '연속'이라는 연출 아래 감각적으로 묘사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곳에 사용된 카드보드 튜브(cardboard cylinders)는 내년 상반기에 오픈할 이솝 스토어에서 재사용할 예정이라는 안내를 들으며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이솝의 행보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STEP 3. 단순한 루틴 속에서 이솝의 철학 발견하기
"이솝이 추구하는 스킨 케어의 핵심은 '복잡하지 않은' 루틴에 있습니다. 이번 워크숍에서 이를 경험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다다른 공간에서는 본격적인 스킨 케어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물 없이 간편히 사용할 수 있는 '이솝 제라늄 리프 린스프리 핸드워시'로 손을 닦고 들어선 공간에는 이솝의 CCO 수잔 산토스, 이솝 트레이닝과 리테일팀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싱가포르의 덥고 습한 기후를 고려하여 이솝에서 선택한 제품들을 각자의 피부 타입에 맞춰 조합할 수 있었는데요. 준비된 머리 집게와 따뜻한 수건으로 매무새를 정리한 후, 이솝의 설명과 함께 45분간의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클렌징-토닝-하이드레이팅을 기본으로 하는 3단계에, 스페셜 케어를 더한 총 7단계 속 핵심은 '적당함의 미학'에 있었습니다. 이솝은 이번 워크숍을 통해 단계를 최소화하여 부담 없는 마음으로 피부를 대할 것을 강조했죠. 각자에게 적당한 정도가 곧 더할 것 없는 균형을 이룬 상태이며, 꾸준할 수 있는 비결임을 강조하는 '이솝식 완벽주의'를 몸소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 이솝이 제안하는 7단계 스킨 케어
1단계: 메이크업을 부드럽고 깨끗하게 닦아내기
with 파슬리 씨드 페이셜 클렌징 오일

2단계: 위클리 케어 아이템으로 수분을 공급해 피부 밸런싱 맞추기
with 파슬리 씨드 페이셜 클렌징 마스크(낮)
서블라임 리플레니싱 나이트 마스크(밤)

3단계: 클렌징 단계를 마무리하며 피부를 진정시키기
with 파슬리 씨드 안티 옥시던트 페이셜 토너(건성 피부)
인투 마인즈 페이셜 토너(복합성 피부)

4단계: 틈틈이 민감한 부위 피부 보습 유지하기
with 이그절티드 아이 세럼, 시더 & 시트러스 립 살브

5단계: 비타민이 풍부한 세럼으로 피부에 영양 공급하기
with 루센트 페이셜 컨센트레이트(가볍게 레이어링 시)
파슬리 씨드 안티 옥시던트 인텐스 세럼(항산화 효과)

6단계: 야외 활동 중 피부 손상 막기
with 프로텍티브 페이셜 로션 에스피에프 30, 이미디에이트 모이스처 페이셜 하이드로졸

7단계: 현재의 무드에 어울리는 향수 고르기
with 카르스트 오 드 퍼퓸
"처음 메이크업을 닦아낼 때는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도록 강하게 얼굴을 마사지해주세요. 눈 주위와 입술처럼 민감한 부위를 보습할 때는 자극이 덜 가도록 약지를 사용해 미끄러지듯 바르면 좋습니다. 야외 활동 중에는 얼굴과 목, 그리고 귀까지 신경 써서 4시간에 한 번씩 발라 피부 손상을 막아주세요. 마지막 단계에서는 기분에 따라 이솝의 아더토피아 향수 컬렉션 6종 중 하나를 골라보기를 추천합니다."
- 수잔 산토스 Suzanne Santos, CCO of Aēsop
BEHIND
일 년간의 아이데이션을 통해 기획된 만큼, 이틀 동안 이솝과 함께 방문한 싱가포르의 파트너십 공간과 다이닝에서의 경험은 스킨 케어 워크숍만큼이나 큰 영감을 주었는데요. 브랜드의 세심한 배려와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글로 옮겼습니다.
🏛️ 다정하고 은은했던 이솝의 초대
이솝과 함께하는 자리이니 다정한 분위기에서 많은 걸 배워올 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해준 선배 에디터의 한 마디가 이번 출장을 향한 마음을 더욱 들뜨게 만들었다. 호텔에 도착한 순간부터 이솝이 전개하는 은유적인 환대를 느낄 수 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이솝 핸드워시, 핸드밤 그리고 '어라이벌 여행 키트'로 구성된 호텔 어메니티를 사용하며, 공식적인 일정 시작 전부터 이번 트립의 마무리까지 모두 이솝의 제품을 가까이에 둘 수 있었다.
가장 기대가 되었던 일정은 공동 창립자 수잔 산토스와의 저녁 식사 자리였다. 프라이빗한 장소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수잔과의 시간은 다른 손님이 자리한 테이블과 어우러진, 비교적 캐주얼한 공간에서 진행되었다. 으레 연출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느껴지는 자리라 오히려 편안하고 인상적이었다. 이 외에도 각 아시아 지부의 이솝 담당자들, 초청 받은 아시아 매체 기자들과 나누었던 대화 속에서 그들의 이솝을 향한 진심 어린 마음도 느낄 수 있었다. 이솝의 '크로노스: 스킨 오디세이'는 모든 순간이 자연스럽고 평화로웠다. 그 기저에 브랜드가 지닌 단단하고 올곧은 철학이 자리해 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느껴지는 출장이었다.
- 김한슬, 매거진 <B> 디지털 에디터
AESOP STORE IN SINGAPORE
일 년 내내 습하고 더운 기온으로 몰 mall 문화가 발달한 싱가포르 지역답게, 싱가포르 이솝 스토어 역시 대부분 쇼핑몰 내부에 자리합니다. 출장 중에 방문한 이솝 싱가포르 스토어 세 곳은 브랜드가 해석한 현지의 지역성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MARINA BAY SANDS
📍2 Bayfront Avenue, The Shoppes at Marina Bay Sands, Singapore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 쇼핑몰에 있으며, 현지 인테리어 디자인 에이전시 어사일럼 Asylum과의 협업으로 2019년에 처음으로 오픈했다. 마리나 베이 토지 간척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되었으며, 항만 공사를 위해 필요한 수중 구조물인 '케이슨 Caisson'의 각진 구조에 착안하여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싱크와 계산대를 제작했다. 여기에 구운 흙을 뜻하는 테라코타 Terra cotta 재질로 만들어진 벽과 안락한 무드의 조명이 매장의 분위기를 균형 있게 잡아준다.
TAMPINES
📍Tampines Mall 4 Tampines Central 5, Singapore
근처에 주거 단지가 있는 '탬피니스 몰' 1층에 자리하고 있다. 인근에 국립 도서관, 창이 국제공항, 파리스 리스 공원 등이 있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은 편이며, 아이들을 위한 낮은 싱크와 창밖을 볼 수 있는 소파가 마련되어 있는 등 이를 고려한 세심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전통 주택의 비비드한 색감에서 가져온 노란색 벽과 놀이터 주변 거리의 소재에서 영감을 얻어 바닥 재질을 결정했다. 이 외에도 <파리 리뷰(The Paris Review)>와 함께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이 놓여 있다는 점과 남녀노소 모두 쉽게 관심을 가질 만한 독특한 구조의 프래그런스 라이브러리가 특색을 더한다.
VIVO CITY
📍1 HarbourFront Walk, #01-13/14 VivoCity, Singapore
새롭게 단장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매장으로 차분한 무드의 진한 청록색 외부와 무채색 계열을 배경으로 한 녹색 모자이크 바닥이 특징이다. 비보 시티가 위치한 하버프론트 지역이 과거 싱가포르 원주민들이 어업을 했던 공간인 점을 고려해 '피싱 트랩 fishing trap'을 매장의 메인 콘셉트로 잡았다. 긁히지 않는 라미네이트 소재의 카운터와 싱크를 제작한 첫 공간이며 '우드 올 패널' 재질로 벽을 구성해 소음이 차단되어 고요하다. 공간 내부의 작은 방에는 전용 세면대와 프래그런스 아르무아가 있는데, 이곳에서 프라이빗한 컨설팅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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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Daesagwan-Ro
Yongsan-Gu, Seoul, Korea, 0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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