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8일  (No. 563)
왜 부장들은 CEO 앞에서 아무말 못할까?

여러분 조직의 중간관리자들, 그러니까 부장이나 임원들은 CEO와 회의를 할 때 얼마나 많이, 얼마나 자주 발언을 합니까? 혹시 CEO가 의견을 물어도 꿀먹은 벙어리처럼 그저 웃거나 못본 척하지는 않나요? 

돌이켜 보면 그들이 실무자일 때는 발언도 많이 하고 CEO에게 도전적인 의견도 개진했는데, 왜 승진을 하고 나서는 갑자기 말수가 줄어드는 걸까요? 속칭 '예스맨'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애초에 그 자리에 오르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을 승진시킨 탓일까요?

전 세계 1,160명의 관리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연구 결과에서 중간관리자들의 침묵은 '낮은 심리적 안전감' 때문임이 드러났습니다. 5만 명 이상 규모의 기업들을 중심으로 서비스, 금융, 제조, 유틸리티 등 다양한 산업군을 조사한 이 연구에서 중간관리자들의 심리적 안전감 점수는 100점 만점에 68.0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최고경영진의 72.7점보다 4.7점이나 낮은 수치죠. 더 놀라운 건, 중간관리자들이 자신의 부하직원들보다도 심리적 안전감이 평균 4.2점 낮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중간관리자로 승진한 지 3년 미만인 신임 관리자들의 경우, 경력이 많은 동료들보다 심리적 안전감이 거의 5점이나 낮게 나타났는데요, 이것은 승진 초기가 가장 외롭고 위험한 시기라는 증거죠.


그렇다면 왜 승진을 하면 심리적 안전감이 낮아지는 걸까요? 왜 말수가 적어지는 걸까요? 중간관리자로 올라서는 순간, 가시성(visibility)과 책임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실패의 대가가 커지고 말죠. 일반직원일 때는 작은 실수도 솔직히 말할 수 있었지만, 그보다 높은 자리에 오르면 작은 실수 하나가 경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특히 실패를 인정한 동료들이 해고되거나 불이익을 받는 모습을 목격하면 이런 두려움은 더욱 강화되죠.

부장이나 임원들이 침묵하면 피드백 흐름이 멈추고 맙니다. 중요한 정보가 위로 올라가지 않고, 문제는 진단조차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조직의 시스템 전체가 흔들려서 경쟁사에 뒤쳐지고 말겠죠.

중간관리자들이 편하게 발언하고 CEO에게 도전적인 의견을 개진토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실수나 실패의 의도를 잘 살펴서 그에 따라 벌을 주거나 오히려 격려하고 상을 주는 문화가 조성돼야 합니다. 규칙을 어기거나 반복적으로 태만하여 발생한 실패엔 책임을 강하게 묻되,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정당한 실패에는 낙인부터 찍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실패는 성장의 기회, 학습의 기회로 삼아야 하죠. 스포티파이는 실패를 공개적으로 공유하는 플랫폼을 운영해서 부서 간 학습을 독려했는데, 이런 조치가 실수에 낙인을 찍은 문화를 없앴다고 합니다. 

가장 말을 많이 해야 할 중간관리자들이 최고의사결정자 눈치를 보며 입을 닫는다면 그것은 그들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심리적 안전감 조성에 실패한 CEO의 무관심 때문입니다. (끝)

*참고기사
Harvard Business Review, "Middle Managers Feel the Least Psychological Safety at Work" (https://hbr.org/2025/10/middle-managers-feel-the-least-psychological-safety-a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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