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MSCI 신흥국지수 퇴출…이거슨 호재?

2022.03.7 ㅣ 58호

님, 안녕하세요. 팀 코주부입니다.

요즘 주식시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의 긴축 정책이라는 양대 악재에 짓눌려 있습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관련 뉴스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일희일비하는 모습인데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야 시장에 미리 명확한 신호를 주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매드맨(미치광이)’ 전략은 도무지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주식시장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이미 고공행진 중인 유가와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을 더 끌어올리고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의 고삐를 더 강하게 죄는 것입니다. 이미 배럴당 110달러를 찍은 국제유가가 18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나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파월 의장이 밝힌 것처럼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당분간 국제유가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의 코주부

러시아 MSCI 신흥국 지수 퇴출…우리 증시엔 무슨 의미?
우크라 사태에 불똥튄 가상자산, 내 코인 괜찮겠지?
한줄상식 : 빅스텝

"러시아, MSCI 지수에서 퇴출"…이거슨 호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러시아를 신흥시장(이머징마켓) 지수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러시아 루블화 변동성 확대,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 등으로 러시아가 더 이상 투자 가능한 시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사실 한 국가의 증시가 아래 등급으로 하향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특히 러시아 증시는 개척시장(프론티어마켓) 지수도 아닌 독립시장(스탠드얼론마켓) 지수로 편입됐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청구서를 벌써부터 받고 있는 듯한 모습인데요. 우리 증시도 MSCI의 신흥국 지수에 속해있어 러시아의 퇴출에 신경을 많이 쓰는 듯한 모습입니다. 러시아의 지수 퇴출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지 <코부주 레터>에서 짚어봤습니다.

📈MSCI 신흥시장 지수 구성 국가

지난해 12월 20일 <코주부 레터>에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우리 선진국 아녔어?'라는 글을 보내드렸습니다. 그 때도 잠깐 설명하기는 했는데 MSCI는 70여개 국가의 증시를 선진시장, 신흥시장, 그리고 개척시장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이유가 있어 아무 곳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시장 지수가 있고요. 신흥시장 지수에는 원래 26개 국가가 속해 있었는데요. 지난해 아르헨티나가 자본 통제 심각성을 이유로 독립시장 지수로 재분류됐고, 이번에 러시아까지 퇴출되면서 현재 24개국만 남게 됐습니다.

💡신흥시장 지수 국가: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 체코, 이집트, 그리스, 헝가리, 폴란드,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UAE,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한국,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필리핀, 대만, 태국

신흥시장 지수를 구성하는 국가들의 비중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이달 1일 기준입니다. 중국이 31.9%로 가장 비중이 큽니다. 이어 대만이 16.2%, 인도가 12.3%, 한국이 12.2%, 브라질 5.0%, 사우디아라비아 4.0%, 남아공 3.8%, 멕시코 2.1%, 태국 1.9%, 인도네시아 1.7%, 그 다음이 러시아로 1.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정치적 영향력에 비해 증시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MSCI 신흥시장 지수 내 러시아 비중 1.5%

MSCI 지수는 글로벌 자본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글로벌 운용사들이 MSCI 지수를 바탕으로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 등을 만들어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죠. 분기별로 진행하는 MSCI 지수 변경 이벤트가 가끔 증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실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러시아가 빠졌는데 "그게 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MSCI 신흥시장 지수를 구성하는 각 국가 증시의 비중을 벤치마크해 투자를 하는 자금이 2000조원이 넘는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지수 변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패시브 자금만 3700억 달러, 한화로 444조원(1달러=1200원)에 달합니다.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러시아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1.5%라고 했죠. 즉, 2160조원의 1.5% 가량 되는 자금이 러시아 증시에서 빠져나갈 수 있게 됩니다. 보수적으로 패시브 자금만 생각하면 444조원의 1.5%, 약 6조6600억원 정도의 자금이 러시아 증시에서 빠질 수 있다는 겁니다.

📈MSCI 신흥시장 내 한국 비중 2%P 정도 오를 것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빠져나간 러시아 증시의 비중(1.5%)은 그대로 나머지 24개국이 나눠갖겠죠. 한국 증시의 비중이 12.2%니까 1.5%의 12.2%는 약 0.183%가 됩니다. 결국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한국 증시의 비중이 종전 12.2%에서 12.4% 정도로 늘어날 수 있게 됩니다.

0.183%가 적어 보이지만 MSCI 신흥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 2160조원, 이중 특히 패시브 자금(주가지수 등락에 따라 수익이 발생하는 펀드 등에 투자하는 자금) 444조원의 0.183%는 8125억원이나 됩니다. 이만한 새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겁니다. 러시아 증시 퇴출이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은 그래서 나오는 겁니다.

액티브 자금(종목이나 테마 등을 선택해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상품에 투자하는 자금)까지 포함한다면 국내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은 8000억원이 아니라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최대 4조원 수준이라고 전망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액티브 자금의 특성상 벤치마크 지수에 변경이 있더라도 그대로 따르지 않을 가능성도 크니 보수적으로 본다면 8000억원 정도라는 얘깁니다.

그렇다면 이 자금이 국내에 유입될 경우 우리 증시는 어떻게 될까요? 새로운 자금이 들어오니 긍정적인 것은 맞는 듯합니다. 반대의 사례이긴 하지만 과거 MSCI 신흥시장 지수 내 한국 증시 비중이 줄었을 때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단기적인 영향에 그쳤죠. 2019년 2월 MSCI 신흥시장 지수 변경이 있어 한국 비중이 0.14%포인트 정도 줄었을 때 해당 월 코스피 지수는 0.43% 하락했습니다.

📈호재이긴 한데…과도한 기대는 안돼

그런데 이 자금만으로 국내 시장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2년간(2020년 3월2일~2022년 3월2일) 외국인 투자가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날들의 평균 순매수 금액을 살펴봤습니다. 하루 2875억원 정도입니다. 8000억원이면 3일 정도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엄청난 자금처럼 보여도 3일이면 바닥이 보이는 자금이다" 너무 과도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러시아 증시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곧바로 한국 증시로 넘어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MSCI는 3월 9일 종가 기준으로 지수를 조정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금융거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러시아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돈을 빼 다른 국가 증시에 재투자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듯합니다. 그 사이에 러시아 증시가 더 하락한다면 러시아 증시 비중도 더 줄어 유입되는 자금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 물론 액티브 자금까지 포함한다면 규모가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자금이 코스피지수 전체를 끌어올리기 보다는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포함된 국내 개별 기업들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듯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입니다.

시장 전체에 베팅하는 레버리지ETF 같은 상품보다는 MSCI 신흥시장 지수를 구성하는 국내 개별 종목(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좀 더 유리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신한금융투자는 평균 거래대금보다 패시브 매수 비율이 높은 종목, 즉 패시브 자금이 좋아하는 종목이 유리하다는 투자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종목으로는 삼성전자우, LG화학우, 현대차우, KT&G, 현대차2우B, 코웨이, 삼성에스디에스, 에스원 등을 꼽았습니다.

우크라 사태에 불똥 튄 가상자산, 내 코인 괜찮겠지?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재무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FP 연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불똥이 튀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국제 정세 불안도 부족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가상자산 거래를 제재하겠다고 밝혔죠. 전쟁을 계기로 가상자산 규제가 강화돼 결국 ‘제도화 된 자산’이 될 것인지, 고유의 가치를 인정 받는 ‘디지털 금’이 될 것인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습니다. 가상자산의 운명, 과연 어디로 향할까요?

📈침공 8일째, 비트코인 어떻게 움직였나

전쟁 직전부터 지금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부터 살펴보시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월 23일, 전날 대비 0.68% 올랐던 비트코인은 침공이 일어난 24일 6.7% 급락합니다. 국제 정세 불안과 이로 인한 원자재 수급 불안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던 시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는 하루를 제외하고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심지어 이달 1일엔 9.39% 오르기도 했죠. 침공 직후 서방 사회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 재재가 잇달아 발표되던 기간인데요. 이러한 제재를 피해 러시아에서 암호화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은 3일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섭니다. 미국과 EU가 러시아의 가상자산 거래도 규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즉시 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거래소는 전면 규제 못한다는데…제재는 어떻게?

국제사회가 가상자산도 규제하겠다고 큰 소리는 쳤지만 제도권 금융과 달리 쉽지는 않아보입니다. 가장 손쉽고 또 강력한 방법은 거래소에서 러시아 국민들의 계좌를 동결하는 방식일텐데요. 문제는 글로벌 대형 거래소에선 러시아 계좌 동결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세계 1위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일부 러시아 정치인들의 계좌는 동결할 수 있지만 수백만 명에 달하는 죄 없는 이용자들의 계정은 동결할 수 없다며 전면 차단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코인베이스도 러시아 국적을 가진 회원들의 계좌를 동결하는 것이 러시아 국민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고, 크라켄 역시 "충분한 법적 근거 없이 러시아 회원들의 계좌를 막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물론 제재에 동참한 거래소들도 있습니다. 국내 5대 거래소도 러시아 제재에 이미 뛰어들었는데요. 고팍스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입니다. 러시아 IP를 통한 접속을 차단하고 계정을 동결하며 러시아 국적을 가진 회원들의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그러나 국제 암호화폐 거래에서 우리나라의 비중은 매우 낮습니다. 실질적인 제재 효과를 내려면 앞서 언급한 글로벌 대형 거래소를 반드시 설득해야하는 상황입니다.

현재로선 설득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암호화폐는 ‘탈 중앙화된 화폐’라고도 하죠. 규제하는 정부도 없고 중앙은행도 필요없는 시스템인데요. 만일 이번 우크라 사태를 계기로 각국 정부의 제재를 받아들이게 된다면 암호화폐의 정체성이 위협받게 됩니다.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암호화폐를 규제하려는 정부의 시도가 더욱 강해질 우려도 있기에 대형 거래소들이 전면 제재에 동참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쟁이 암호화폐 가치 입증했다” 희망적 시각도

가격은 출렁이고, 규제에 직면했지만 이번 전쟁으로 인해 암호화폐의 가치가 입증됐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습니다. 국제 사회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자 러시아의 암호화폐 거래가 급증했다는 게 그 근거인데요. 침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도 전 세계에서 암호화폐 기부금이 쏟아져 화제가 됐죠. 이렇듯 전쟁이라는 거대한 위기에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거래할 수 있는 수단으로 암호화폐가 선호됐다는 것은 암호화폐, 특히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암호화폐 예찬론자들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현상입니다. 지금의 위기가 지나면 암호화폐는 과연 어떤 지위에 오르게 될까요. 독자님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빅스텝(Big Step)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이상 큰 폭으로 올리거나 내리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포인트 소폭 변경하는 것은 ‘베이비스텝(Baby Step)’이라고 합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리 조정이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베이비스텝 전략을 주로 취합니다. 하지만 금융위기나 물가 폭등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시장에 다소 충격을 주더라도 통화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빅스텝 전략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하겠다”고 밝히며 3월 빅스텝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연준이 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물가를 잡기 위해 빅스텝 인상을 단행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잦아들자 이날 미국 증시는 일제히 올랐습니다.

오늘의 코주부 레터는 여기까지

팀 코주부가 당신의 성투를 빕니다. 다음 호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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