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가 문제죠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안녕하세요. 오늘의 에디터 구현모 입니다.


오늘은 지난 몇 년 동안 주목받은 뉴스레터 산업에 대한 전망을 뉴스레터 입장에서 탐구해보고자 합니다

👋  오늘의 에디터 : 구현모
미디어도 좋고 뉴스레터도 좋지만 돈이 더 좋습니다
오늘의 이야기
1. 뉴스레터라는 재발견
2. 바깥에선 쉬워보이지만 속은 복잡해요
3. 뉴스레터에는 이런 변화가 있을 듯해요
4.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상상하기
👩‍⚖️ 뉴스레터라는 재발견
(출처- Mobilizing Expertise)

지난 몇 년은 재발견의 연속이었습니다. 노래할 거면 전국노래자랑에 가라는 수준의 비아냥을 듣던 싱잉랩은 거부할 수 없는 트렌드가 됐죠. 


뉴스레터도 마찬가지입니다. 2018년부터 주목받던 뉴스레터는 항상 우리 곁에 있었습니다. 이메일 없이는 회원가입도 불가한 현대 사회에서 이메일은 자주 쓰지 않을지언정 안 쓰는 사람은 없는 매체였습니다. 직장인들에게 이메일은 항상 필수품이었으며, 이젠 네이버와 구글 이메일 계정 없이는 인터넷 생활이 불가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가장 소외받았습니다. 우리 콘텐츠 소비 생활이 유튜브, 페이스북이라는 거대 플랫폼에 종속됐기 때문이죠. 하지만 유튜브와 페이스북이 레드오션이 되며, 공급자들은 새로운 매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꾸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하며, 사용자에게 친밀감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 교집합의 매체가 뉴스레터입니다. 이 뉴스레터라는 매체는 미국 퍼블리셔들이 먼저 찾았습니다.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등 전통 매체는 원래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이에 기반한 미디어 스타트업 스킴이 있었죠. 


한국에서는 뉴닉, 어피티 등 뉴스레터를 주 채널로 활용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이 각광받으며 재발견됐다. “그게 돼?” 라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 많은 언론사들이 진행했으나, 실패했기 때문이죠. 


뉴닉과 어피티는 각각 수십만 명을 모았으니, 이제 단순히 '그들만의 시장'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누가 보고 구매하느냐던 이메일 마케팅은 모두가 공부해야 할 옵션이 됐습니다. 


2000년대 초반 실패의 역사에 갇혀있던 언론사들도 하나둘씩 뉴스레터를 만들고 있습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 주요 언론사는 자사 취재력을 바탕으로 전문화된 뉴스레터를 기획 및 발행하고 있습니다. 포털 등에서 독립을 희망하는 언론사에게 자사 기사를 직접 유통하는 뉴스레터라는 채널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조선일보중앙일보가 아닌 다른 이름의 뉴스레터로 새로운 독자를 만나고, 이분들을 자사 홈페이지로 연결시킵니다. 포탈에서 독립해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 바깥에선 쉬워보이지만 속은 복잡해요
(출처- 슬로워크)

뉴스레터 시장은 복잡합니다. 뉴닉과 어피티 등 미디어 스타트업이 성장하며 재발견됐습니다. 이후 여러 기업이 자사 PR 혹은 제품 마케팅용으로 뉴스레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배달의민족 부터 매거진 B까지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개인이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빵을 추천하는 뉴스레터, 에세이와 소설을 보내주는 뉴스레터 등 시장의 다양성이 높아졌습니다. 


국내 뉴스레터 시장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는 없습니다. 더듬대어 추론할 뿐입니다. 한국 뉴스레터 제작 플랫폼 중 1위인 스티비에 따르면 매년 2배씩 플랫폼 매출이 오른다고 합니다. 그만큼 뉴스레터 제작자도 많아졌고, 구독자도 많다는 방증입니다. 시장 규모에 대한 판단은 불가해도, 잠재력이 있는 어엿한 이 시대 미디어 채널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뉴스레터 시장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서비스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입니다. 네이버판 유료 구독 플랫폼인데요, 순살브리핑과 코인데스크코리아 그리고 커넥트레터 등 여러 뉴스레터 사업자가 이 플랫폼을 통해 유료 구독자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9개월 동안 시범 운영한 결과, 거래액은 4.8억이었으며 전체 채널 중 10% 이상이 월 매출 100만 원 이상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초거대 플랫폼인 네이버가 만들어낸 성과라고 하기엔 아쉬운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서비스 자체가 출범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무조건 실패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정식 출범 이후의 성장세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 뉴스레터에는 이런 변화가 있을 듯해요

2022년엔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글로벌한 변화가 있습니다. 메타가 뉴스레터 서비스를 운영하고, 서브스택 등 기존 뉴스레터 운영 플랫폼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보여준 시장 가능성은, 한국에서도 새로운 화두를 제시합니다. 스킴이 뉴닉을 자극하고, 아마존이 쿠팡을 자극했듯 말이죠. 그렇기에 이 시장 전체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몇 년 전부터 뉴스레터를 운영하던 사업자들도 투자자들에게 숫자를 보여줘야 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우선 뉴스레터 사업자들은 규모를 키워야 합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영향력을 키우고자 하는 미디어 사업자는 항상 오리지널 혹은 익스클루시브 콘텐츠를 필요로 합니다. 전자는 직접 제작하는 콘텐츠이며, 후자는 직접 제작하지 않더라도 자사 채널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의미합니다. 


규모가 크지 않다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넷플릭스가 이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콘텐츠 하나에 들어가는 제작비는 크지만, 전체 구독자의 숫자로 나누면 사용자당 생산비는 오히려 적어지죠. 그렇기에 무조건 규모는 커야 합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비즈니스모델입니다. 단순 콘텐츠만 전달해서는 타 뉴스레터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뉴스레터라는 채널은 수단이며, 그 끝단에 무엇을 둘지가 중요합니다. 유료 구독을 넣을 수 있으며, 타 서비스와 묶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으며 혹은 무료로 운영하되 광고를 할 수도 있습니다. 커머스로 이어질 수도 있죠. 


이 두 가지 문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플랫폼이 뉴스레터를 인수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플랫폼은 콘텐츠 소비 플랫폼(카카오 등) 일 수도 있고, 뉴스레터 제작 플랫폼(스티비) 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뉴스레터가 훌륭한 콘텐츠 제작자이자 파급력 있는 채널이라는 판단이 서면, 콘텐츠 확보 내지 채널 확보라는 명목으로 인수가 가능합니다. 


플랫폼이 뉴스레터를 인수하면 규모와 비즈니스모델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거대 플랫폼이 인수하고 마케팅하는 만큼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집니다. 존재의 목적이 달라지기에 비즈니스모델도 달라집니다. 이런 시나리오가 발생할 경우,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야 합니다. 


규모를 키우기 위해 뉴스레터가 뉴스레터를 인수할 수도 있습니다. 대마불사(大馬不死)는 시장의 오래된 격언입니다. 구독자가 적은 뉴스레터는 쓰러질 수 있으나, 구독자가 많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하나의 우산 하에 다양한 매체가 있고 총 구독자가 많다면, 해당 기업의 협상력은 향상됩니다. 다양한 성향의 구독자가 있기에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받을 수 있고, 전체 구독자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시사 뉴스레터를 운영하던 뉴욕타임즈가 와이어커터와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을 인수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다양한 독자를 확보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할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번들링 및 플랫폼화도 가능성 중 하나입니다. 문자 그대로 다양한 뉴스레터를 묶고, 한 번의 구독으로 해당 뉴스레터 모두를 발송해주는 유료구독서비스입니다. 각자 다른 분야의 뉴스레터가 하나로 묶이기에 독자 입장에선 전체 비용을 낮출 수 있고, 뉴스레터 사업자 입장에선 더 많은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에브리' 라는 뉴스레터 번들링 서비스는 기존 서브스택에서 운영하던 뉴스레터들을 독립시켜 하나로 묶어 유료 구독을 받고 있습니다.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상상하기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는 매체입니다. 독자를 만나는 통로이기 때문에 이 매체의 끝단에 무엇을 담아 고객과 연결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오프라인 세미나가 될 수 있고, 큐레이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썸원님의 프로젝트 썸원과 엄지용님의 커넥트레터가 여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뉴스레터는 통로일뿐입니다. 탈출에는 통로보다 도착지가 중요합니다. 그 도착지가 낙원이 될지 혹은 실낙원이 될지는 설계자에게 달려있습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정보라면 유료 콘텐츠 소비 차원에서, 브랜드라면 브랜드 마케팅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이 본질에 맞춘 스케일업 전략이 필요합니다. 브랜딩 목적 뉴스레터는 유료 구독과 번들링을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거스트는 무엇을 희망하느냐고요? 어거스트는 휘발되지 않고 솔직한 시사점을 전달하는 뉴스레터를 지망합니다. 이 점에서 저희는 인사이트 전달에 가까우며, 저희는 뉴욕타임즈의 뉴스레터와 같은 사분면에 있겠죠. 배달의 민족이나 매거진 B가 운영하는 뉴스레터와는 다른 사분면에 있을 겁니다. 


뉴스레터가 돈이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겐 돈이 되고, 누군가에겐 돈이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목표입니다. 이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목적이 무엇이며,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에 따라 성공을 논할 수 있습니다. 


2018년 이래로 올해까지가 뉴스레터라는 채널의 재발견이었다면, 2022년부터는 새로운 차원의 사업화가 필요합니다. 유료 구독이라는 심플한 사업모델부터 브랜드 IP 전략이라는 고차원적인 전략까지 선택지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뉴스레터라는 트렌드가 끝나지 않았을 때 움직여야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뉴스레터 시장이 시도와 재발견이었다면, 내년부터는 지속가능성이 제고되고 숫자로 증명하는 사업자가 나타나길 바랍니다. 


어거스트요? 투자자와 파트너 모두 언제든 연락주세요. 한국의 디지데이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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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구현모>의 코멘트
제가 요즘 가장 즐겨보는 지식 유튜브 채널입니다. 어떻게 이 모든 것을 아실까 싶을 정도로 정말 폭 넓은 지식을 자랑하십니다. 자기 전에 틀어두고 자면 잠도 잘 오고, 지식도 쌓이는 듯한 근거 없는 자신감이 뿜뿜합니다. 이미 대형 채널이지만, 혹시 모르고 계신 분들이 있으실까봐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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