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엔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글로벌한 변화가 있습니다. 메타가 뉴스레터 서비스를 운영하고, 서브스택 등 기존 뉴스레터 운영 플랫폼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보여준 시장 가능성은, 한국에서도 새로운 화두를 제시합니다. 스킴이 뉴닉을 자극하고, 아마존이 쿠팡을 자극했듯 말이죠. 그렇기에 이 시장 전체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몇 년 전부터 뉴스레터를 운영하던 사업자들도 투자자들에게 숫자를 보여줘야 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우선 뉴스레터 사업자들은 규모를 키워야 합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영향력을 키우고자 하는 미디어 사업자는 항상 오리지널 혹은 익스클루시브 콘텐츠를 필요로 합니다. 전자는 직접 제작하는 콘텐츠이며, 후자는 직접 제작하지 않더라도 자사 채널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의미합니다.
규모가 크지 않다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넷플릭스가 이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콘텐츠 하나에 들어가는 제작비는 크지만, 전체 구독자의 숫자로 나누면 사용자당 생산비는 오히려 적어지죠. 그렇기에 무조건 규모는 커야 합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비즈니스모델입니다. 단순 콘텐츠만 전달해서는 타 뉴스레터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뉴스레터라는 채널은 수단이며, 그 끝단에 무엇을 둘지가 중요합니다. 유료 구독을 넣을 수 있으며, 타 서비스와 묶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으며 혹은 무료로 운영하되 광고를 할 수도 있습니다. 커머스로 이어질 수도 있죠.
이 두 가지 문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플랫폼이 뉴스레터를 인수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플랫폼은 콘텐츠 소비 플랫폼(카카오 등) 일 수도 있고, 뉴스레터 제작 플랫폼(스티비) 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뉴스레터가 훌륭한 콘텐츠 제작자이자 파급력 있는 채널이라는 판단이 서면, 콘텐츠 확보 내지 채널 확보라는 명목으로 인수가 가능합니다.
플랫폼이 뉴스레터를 인수하면 규모와 비즈니스모델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거대 플랫폼이 인수하고 마케팅하는 만큼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집니다. 존재의 목적이 달라지기에 비즈니스모델도 달라집니다. 이런 시나리오가 발생할 경우,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야 합니다.
규모를 키우기 위해 뉴스레터가 뉴스레터를 인수할 수도 있습니다. 대마불사(大馬不死)는 시장의 오래된 격언입니다. 구독자가 적은 뉴스레터는 쓰러질 수 있으나, 구독자가 많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하나의 우산 하에 다양한 매체가 있고 총 구독자가 많다면, 해당 기업의 협상력은 향상됩니다. 다양한 성향의 구독자가 있기에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받을 수 있고, 전체 구독자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시사 뉴스레터를 운영하던 뉴욕타임즈가 와이어커터와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을 인수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다양한 독자를 확보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할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번들링 및 플랫폼화도 가능성 중 하나입니다. 문자 그대로 다양한 뉴스레터를 묶고, 한 번의 구독으로 해당 뉴스레터 모두를 발송해주는 유료구독서비스입니다. 각자 다른 분야의 뉴스레터가 하나로 묶이기에 독자 입장에선 전체 비용을 낮출 수 있고, 뉴스레터 사업자 입장에선 더 많은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에브리' 라는 뉴스레터 번들링 서비스는 기존 서브스택에서 운영하던 뉴스레터들을 독립시켜 하나로 묶어 유료 구독을 받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