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국내 상륙 D+3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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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Zoe입니다.


여러분, 드디어 애플페이가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 소식에 저도 참지 못하고 바로 애플페이를 구동했어요. 애플페이가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던지요! 다양한 논란이 있던 애플페이, 과연 앞으로 한국시장에 ‘잘’ 정착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애플페이를 둘러싼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알아봅니다.

출처: Unsplash
👋 오늘의 에디터 : Zoe
아이폰 7년, 갤럭시 5년! 양쪽 다 공평하게 써본 평등주의자입니다.
오늘의 이야기
1. 애플페이(Apple Pay), 너만 기다렸다
2. 왜 이제야 애플페이가 가능해진 거지?
3. 애플페이의 미래는 어디로 갈까

애플페이(Apple Pay), 너만 기다렸다

바로 이번주 화요일이었죠. 3월 21일 애플은 공식 발표를 통해 한국에서도 애플페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애플페이는 아이폰,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 등 애플의 기기를 활용해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인데요. 모바일 기기만 있으면 실물 카드나 별도 인증 없이 결제를 할 수 있는 비접촉식 간편결제 서비스로, 이용자가 보유하고 있는 카드를 애플페이에 추가하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수백만 개의 가맹점에서 온·오프라인 및 인앱 결제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출처: Apple

결제 방법이 아주 간편하고 빠르다는 것도 애플페이의 장점입니다. 측면 버튼(터치ID 기기의 경우 홈 버튼)을 2번 누른 뒤 모바일 기기를 NFC 결제 단말기에 가까이 대면 자동으로 결제가 진행됩니다. 사파리 혹은 인앱 결제를 진행할 때에도 별도의 정보기입 절차 없이 애플페이 이용이 가능하고, 모든 애플페이 결제는 사용자의 페이스ID나 터치ID 또는 기기 내 비밀번호를 통해 인증되어 안전하게 결제된다는 것이 애플 쪽의 설명이죠. 


사용자가 애플페이를 통해 신용 카드, 체크 카드 또는 선불 카드를 사용할 경우 애플은 사용자를 추적할 수 있는 거래 정보를 보관하지 않고, 거래는 사용자, 가맹점 또는 개발자, 은행 또는 카드 발급처 간에만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때문에 개인정보에 대한 보안 걱정 없이 애플페이를 사용해도 된다는 게 애플의 설명입니다. 

출처: Apple

현재 국내에서는 현대카드 이용자만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데요. 현대카드에서 발행한 비자, 마스터카드 브랜드 신용카드부터 국내 전용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을 보유하고 있다면 아이폰,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대카드 외 다른 카드사는 애플페이와의 제휴가 이뤄지지 않아 아직 사용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애플페이 서비스가 런칭된 21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이날 서비스를 시작한 지 2시간만에 총 17만명이 넘는 인원이 애플페이에 현대카드를 등록했다고 밝혔는데요. 짧은 시간에 이용자가 몰리면서 잠시 거래 승인 거절 등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외려 이런 오류 덕에 사용자들의 관심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증명해 준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왜 이제야 애플페이가 가능해진 거지?

그동안 OECD 국가 중 애플페이를 쓸 수 없는 곳은 한국과 튀르키예 뿐이었는데요. 국내에서 애플페이 사용이 어려웠던 이유는 NFC라는 기술이 일반화되지 않았던 이슈 때문입니다.


애플페이는 비접촉 결제를 위해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무선통신)라는 기술을 사용하는데요. NFC를 쉽게 설명하자면, 특정한 주파수 대역 전파를 활용해 특정 칩이 내장된 장치들끼리 정보를 주고받게 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칩이 내장된 장치들끼리 충분히 가까워지면 별도의 접촉 없이도 서로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거죠. 10cm 이하의 거리에서만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안 이슈에서도 걱정이 덜한 편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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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과 편리성 때문에 해외에서는 NFC 단말기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더욱 더 빠르게 보급이 된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죠.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는 NFC를 중심으로 간편결제 시스템이 보급되어, 애플페이가 빠르게 세를 확장할 수 있는 인프라 자체가 잘 갖춰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국내 대부분 카드 결제 가맹점에서 사용하는 단말기는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 마그네틱 보안 전송) 방식과 IC칩 방식이라는 게 문제였어요. MST 방식은 신용카드를 긁어서 결제하고, IC칩은 카드를 꽂아서 사용하는 방법인데요. NFC와는 달리 접촉식 결제 방식이라고 이해하시면 구분이 조금 쉬울 것 같습니다. NFC와는 다른 방식의 결제 시스템이 보급화된 탓에, 단말기 구입을 위해 추가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NFC는 상대적으로 보급이 늦어진 겁니다. 


현재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 미만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삼성페이는 MST와 NFC 방식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사용하는 단말기를 활용해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애플페이는 NFC 방식만을 차용하기 때문에 그동안 국내 도입이 어려웠던 거죠.

21년~22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출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그렇다면 왜 이제 와서 애플페이가 국내 도입을 꾀한 걸까요? 간편결제 서비스 유저 확장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아이폰 이용자수 확대를 위한 방편이라고 보는 의견이 많습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애플페이 도입으로 기존 아이폰 유저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결제 간편성을 이유로 교체를 주저했던 갤럭시 유저 흡수가 목적이라 인터넷 업체들과는 간편결제 서비스 마케팅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시 말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을 늘리려는 포부가 작용했다는 겁니다. 


현재 애플은 다른 주요 국가들 대비 한국 내에서 유독 시장 점유율이 낮은 편입니다. 일본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50% 수준이지만, 지난해 마지막 분기 애플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34%로 같은 기간 삼성 갤럭시의 점유율이 63%로 나타났던 것에 비하면 거의 반 밖에 되지 않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애플의 점유율이 삼성을 앞지르고 있는데도 말이죠. 

출처: 비누랩스

이런 계산 때문에 애플이 이제라도 국내 시장에 애플페이를 도입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기존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가져오려는 심산 뿐 아니라,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 애플페이 서비스가 크게 일조할 거라는 계산이 컸는데요.


실제로 대학생활 정보 공유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개발사 비누랩스가 최근 전국 20대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애플페이가 Z세대의 스마트폰 구매 의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2%가 애플페이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갤럭시 사용자들에게 애플페이 서비스에 대해 설명했을 때 아이폰으로 기기를 바꿀 것이라고 밝힌 비율은 설명 전 대비 26%에서 36%로 10%포인트 증가했고요.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Z세대의 아이폰 재구매 의향은 애플페이 서비스 설명 이후 설명 전보다 3% 늘어난 98%를 기록해 높은 충성도를 보였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이 애플의 시장 지배적 위치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하고, 결국 모바일 결제 시장까지 독점적 형태로 지배하게 될 거라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합니다. 실제로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애플이 시장 지위를 남용한 혐의가 있으며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예비 견해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 등 자사 모바일 기기에서 애플페이 외 타사 지갑 앱이 NFC 기능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자신들의 결제 솔루션인 애플페이에 특혜를 주기 위해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했다고 볼 수 있다는 거죠. 


애플은 지난 2019년부터 앱 개발자들이 NFC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일부 개방했지만, 결제 관련 앱은 핵심 NFC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예외를 뒀는데요. 어찌보면 그동안 애플이 국내에서 그동안 교통카드 기능 등을 지원하지 않은 것 역시 ‘애플페이’ 말고는 다른 간편결제 앱들이 NFC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았던 것도 이유라고 볼 수도 있는 지점입니다. 

애플페이의 미래는 어디로 갈까

그렇다면 애플페이, 정말로 잘 정착할 수 있을까요?

출처: Apple

서비스가 출시되자마자 사용해본 입장으로서, 저는 개인적으로 애플페이에 아주 만족합니다. 일전에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했을 때 삼성페이를 사용해본 적이 있는데요. 지갑을 따로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게 얼마나 큰 자유로움을 주는지 사용해본 사람만 알 수 있을 거에요. 집 앞을 나설 때나, 가볍게 편의점만 다녀오고 싶을 때, 스마트폰만 들고 가도 결제를 편리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아주 큰 장점이죠.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이 기능이 이제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까지 열린 겁니다. (이건 정말, 사용하기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종류의 편리함입니다…!) 


다만 아직 교통카드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크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교통카드로 사용하려면 교통카드서비스를 제공하는 티머니, 캐시비와의 제휴가 되어야 하는데 현재 그 부분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교통카드 뿐 아니라 타사 카드들이 막혀있다는 점도 한동안 제한적인 요소로 작용할 듯 합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의 한국 첫 파트너사로 서비스 우선권을 갖고 있어, 타 카드사들은 아직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타 카드사들은 당분간 진행되는 시장 흐름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데요. 우선 수수료 등 상세 계약 조건이 공개된 상황도 아닌데다, 향후 보급과 관련해 알려진 사항이 없어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거죠.  


아직 전국적으로 NFC 단말기 보급률이 10%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일부 대형마트와 대형 커피전문점, 전국 주요 편의점 등 일부 사용처가 한정되어 있다는 점도 아직 아쉬운 부분입니다. 애플페이를 쓰려면 각 매장이 전용 단말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한 대당 비용이 10~15만 원 정도 발생하는 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죠.

출처: 클리앙

이런 인프라 구축과 관련된 부분들 때문에 애플페이의 상륙에 대해 꽤 많은 기사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내는 중입니다. 대부분의 기사들이 ‘등록 폭주’, ‘승인 오류’, ‘사용처 제한’ 등의 키워드를 활용해 애플페이가 국내 사용에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일제히 지적하고 있어요.


그런데 말이죠. 오히려 사용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쪽으로 쏠리고 있다는 게 보여서 그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참 흥미롭습니다. 이미 온라인에서는 이용자들의 사용 후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의 SNS는 물론이고 클리앙 등 커뮤니티에서도 애플페이를 사용해본 후기들이 ‘간증글’이라는 형태로 퍼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후기 내용을 살펴보면 편하게 사용했다는 사람 반, 아쉽다는 사람 반 정도로 의견이 갈리고 있더라고요. 키오스크가 이미 활성화된 매장들 중에는 NFC 기능이 탑재된 단말기가 없는 곳이 많아서, 실제로 사용처라고 적혀 있어도 사용이 어려운 곳들이 아직 많아서 불편했다는 리뷰도 있었고요. 그러나 이런 불편감을 해소하기 위해 사용법에 대한 후기를 서로 주고받으며 빠르게 서비스가 정착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출처: 페이어블 (아이폰 앱스토어)

게다가 애플페이 사용 가능한 매장만 표시한 지도를 앱으로 만들어, 해당 매장들만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일반 이용자가 직접 보급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데요. 클리앙 내 아이포니앙 소모임에 올라온 이 게시글을 보시면, 실제 개발자로 활동 중인 일반인들이 만든 애플페이 지도앱 ‘페이어블’을 홍보하는 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본업이 따로 있는 분들이 진행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하는데, 향후 서비스를 더 확장해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어요.


이런 이용자들의 활발한 교류 속에서 향후 애플페이가 어떤 생명력을 얻어 어디까지 확장하게 될지 개인적으로는 정말 기대가 됩니다. 일부러 애플페이가 가능한 매장들만 찾아가는 고객들이 점차 늘어간다면, 단말기 보급 등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여러분들은 애플페이의 생명력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과연 이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활용될 수 있을지, 아니면 수많은 간편결제 시스템 중 하나로 잠시 화제가 되었다 조용히 사라지게 될지, 상상은 자유이니 오늘부터 저는 꿈을 꿔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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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Zoe>의 코멘트
이번 레터는 현대카드에서 제작한 CF 영상을 공유해드리며 마무리하려 합니다. 기능의 편리함을 설명하는 데 이런 위트를 곁들이다니, 역시 센스 있는 CF 만들기로 유명한 애플과 현대카드의 만남은 기대할 만 했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상 아이폰과 갤럭시를 고루 써보고 결국 아이폰으로 정착해 애플 생태계에 흠뻑 빠져 있던 에디터의 애플페이에 대한 소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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