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일랜드> & 연극 <결투>

▲ 영화 <아일랜드>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저건 제품이죠, 인간이 아닙니다. 🤖


지구상 일어난 생태적 재앙으로 자신들을 종말의 생존자라 믿고 있는 링컨6-에코와 조던2-델타, 그리고 수백 명의 주민들은 바깥세상과는 격리된 채 엄격한 통제를 받으며 살아요. 복권에서 당첨된 소수만이 갈 수 있다는 지상의 오염되지 않은 유일한 땅, ‘아일랜드’가 그들의 가장 큰 꿈이죠. 링컨6은 지구의 오염으로 멸종됐다던 외부의 벌레를 우연히 발견하고 제한된 이 곳의 생활과 반복되는 악몽에 의문을 품은 채 격리시설 곳곳을 살펴봐요. 그러던 와중 아일랜드로 갔다고 알려진 사람들이 잔혹하게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보게 되죠. 이 과정에서 링컨6은 자신이 인간이 아닌, 장기 추출용으로 만들어진 복제인간이라는 것을 깨닫는데요. 사실 아일랜드로 간다는 것은 본체의 필요에 의해 복제인간의 장기를 빼낸다는 의미였어요.


'지금의 내가 사실은 누군가의 복제품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영화 <아일랜드>에서 링컨6는 아일랜드로 떠날 준비를 하던 조던2와 함께 살아남기 위해 탈주를 감행해요. 자신의 스폰서(본체)를 찾아간 링컨6는 복제인간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스폰서는 자신의 복제인간을 속여 다시 잡아들이려 하죠. 꿍꿍이를 알아챈 링컨6은 자신이 끼고 있던 복제인간용 팔찌를 스폰서에게 끼우고 자신이 진짜라고 주장하는데요. 복제인간이라 착각한 회사직원은 스폰서를 죽이게 되고, 본체인 척 재검사를 받기 위해 기지에 잠입한 링컨6는 모든 복제인간들을 구출해내게 되죠. 복제인간들은 생애 처음으로 바깥 세상에 나오게 된다고.

👻: 자신이 누군가의 복제인간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 주인공들의 심경이 어떨지 상상조차 가지 않아령… 복제인간처럼 둘로 분열하는 사람들의 본체와 분리체가 서로 싸우는 연극이 있다는데령?

▲ 연극 <결투> 연습 사진, 극단 제공

친구가 되어주세요. 아니면 저 애는 계속 분열할 거예요. 🤝


어느 날부터 사람들이 본체와 분리체로 분열하는 세상 속에서 정부는 체육관과 강당, 극장을 결투장으로 지정했어요. 그리고 결투에서 이기는 쪽을 본체이자 인간인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죠. 결투진행요원인 ‘나’는 무기를 관리하고 사체를 치우는 일을 하면서 자신이 하는 일을 묵묵히 견디지만, 그 일을 좋아하는 건 아니었죠. 어느 날, 대기실에서 유독 ‘나’의 눈길을 끄는 참가자, 최은효가 나타나는데요. 최은효의 본체와 분리체는 1년 간 함께 살았지만, 분리체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보여요. 샴푸 하나를 사려고 해도 잔인한 동물실험을 하는 회사 제품이라고 말리는 등 사소한 것 하나하나 옳고 그른지 따지며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했죠. 얼핏 하고 지나갔던 생각들을 붙들고 놓지 못하는 분리체를, 본체 최은효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게 돼요. 결국 결투를 하게 된 날, 대기실에서 분리체 최은효는 ‘나’에게 본체의 전화번호를 건네며 본체와 친구가 되어 달라고 부탁해요. 아무도 친구가 되어주지 않으면 자신의 본체는 계속 분열할 것이라며 말이죠.


연극 <결투>는 완전한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닌 채 폭력에 연루되어버린 사람들이 분열을 일으키지 않고는 견디기 힘든 감각들을 담은 작품이라고 해요. 결투에서 살아남는 쪽만이 인간으로 인정된다는 설정이 매우 강렬하지만 '구조'의 폭력을 재현하기보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입는 내상에 주의를 기울이고자 했다고 하죠. 우리는 모두 '나'의 안정과 생존을 위한 방어기제를 갖추고 살아가지만, 견고한 방어를 허물고 낯선 타자를 내 안으로 받아들이는 순간의 두려움과 황홀감을 느꼈으면 한다고.

👻: 유령이 플로터가 분열한다면 과연 어떤 분리체가 나올 것 같나령? 작품을 보면서 주목해야 할 관극 포인트가 있을까령?

▲ 연극 <결투> 연습 사진, 극단 제공

너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


연극 <결투>는 윤이형 작가의 원작 소설 <결투>를 연극화 했다고 해요. 감정묘사가 내밀한 소설과는 달리 연극 <결투>에선 두 배우의 표정과 호흡, 움직임을 통해 두 인물의 삶의 질감까지 여실히 느낄 수 있다고 하죠. 2인극이지만 ‘나’와 최은효가 혼자 말하는 장면이 많은데요. 독백이라고 하기엔 누군가에게 절실하게 건네고 있는 말들을 통해 어디에서도 노출하지 못했던 곤란한 마음을 휘저으며 갈등하는 두 인물을 볼 수 있다고 해요. 또한, 관객 분들이 마치 결투를 관전하듯 긴 무대의 양쪽 객석에 마주앉아 극을 관람할 수 있죠. 연극을 통해 모두에게 남을 상처 입힐 수 있는 힘과 상처받기 쉬운 연약함이 혼재되어 있음을 돌아보게 하고자 했다고.

👻: 연극 무대를 결투장으로 활용한 게 정말 흥미로워령!! 오직 연극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새로움도 존재하는 것 같아령~

[공연 정보]

✔ 날짜: 6/30(금) ~ 7/9(일)

           *월요일 공연 없음

✔ 시간: 평일 오후 8시 / 주말 오후 4시

✔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 러닝타임: 80분


[무료 초대권 이벤트]

✔ 초대 날짜: 6/30(금) ~ 7/5(수)

                 *7/3(월) 제외

✔ 초대권 증정: 총 5팀 (1인 2매)

✔ 신청 기간: ~ 5월 19일(금) 15시

   *당첨결과는 6/28(수) 13시부터 순차적으로 안내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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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결투> 배우들 사진, 극단 제공

👻: 연극을 준비할 때 우선시하는 가치나 지향하고자 하는 방향성이 있으신가요?


🗣: 낯선 존재를 마주하고, 시간을 들여서 깊게 만날 수 있는 연극을 지향합니다. 때로는 그 낯선 존재가 자기 자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 극단 <지금아카이브> 팀은 어떻게 모이고 시작하게 되셨나요?


🗣: 2019년의 <결투> 초연이 극단 <지금아카이브>의 창단작이었습니다. 김진아 연출의 1인 극단으로 시작했으나, “선희와진아가 프로젝트” 등에서 협업한 배선희 배우, 지구 작가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관점과 취향이 조금씩 다른 세 창작자이기에 연극에 새롭게 반할 수 있도록 서로 환기해주고 있습니다.


👻: 극단 <지금아카이브>의 2023년 목표 혹은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 9월 중순에는 지구 작가가 고등학교 스쿨미투 경험을 바탕으로 쓴 <허우적>이 상연됩니다. 12월에는 “코미디캠프”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2023 코미디캠프: 관찰>이 상연될 예정입니다. 저희는 건강을 너무 해치지 않고, 즐겁게 연극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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