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수업을 마무리하는 한 주네요. 이와 더불어 새해맞이를 준비하는 중입니다. 연희동 요리교실, 책 작업, 팝업 행사, ‘히데코의 사적인 일상’ 유튜브 채널, 여행, 그리고 이 히데코레터를 어떻게 기획하고 진행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함께 꾸려가고 있는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앞으로 2주 정도는 내년 수업에 대해 좀 더 고민하고 12월 중순쯤 2023년 수업 계획을 공유하려고 해요. 대기중이신 분들에게도 되도록 많이 연락할 수 있게 시간표를 짜보려고요. 그리고 연말과 겨울 방학을 앞둔 가정에 어울리는 음식인 햄버그스테이크를 만들며 요리에 대해 소통하는 <온라인 라이브 쿠킹 클럽 지글지글>에서 여러분을 만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말에 어울리는

햄버그스테이크 레시피를

함께 나눌 생각에 들뜬 히데코 올림


  요리 수업 후 만든 음식을 시식할 때 ‘건배’로 시작하곤 합니다. 두어 시간 동안 애쓴 수강생들과의 식사는 늘 즐겁지요. 좋은 점이 하나 더 있어요. 다음 수업에 대한 기대를 나누는 것입니다. 장기 수강생들이 많다 보니 다음 수업에 대한 아이디어도 수강생으로부터 나옵니다. 늘 진행하는 스페인/지중해/일본 요리와 제 관심사로 구성된 수업 외에 수강생들이 요청하는 수업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것이 바로 <세계의 조식 수업>이에요. ‘영국식 전통 조식을 배우고 싶다’라는 얘기에 힌트를 얻어 구상한 수업이 벌써 1년이나 되었어요. 이번 주는 프랑스의 ‘Rose bakery’ 콘셉트로 브런치 메뉴를 만들었어요. 다음 달엔 남미로 떠날 거예요! 
수업후기📝
<세계의 조식 수업> 덕분에 배운 대로 차려먹으니 대충 때울 수 없게 되었어요! 익숙했던 재료들의 새로운 변신, 히데코 선생님 레시피의 매력입니다! 😍 달콤하면서도 건강한 맛! 시간 가는 줄도 모를 만큼 재미있었어요! 감사합니다 😘 선생님 덕분에 우리 집 아침 식사가 디너만큼 풍성해졌답니다!
(히데코 요리교실의 수강생분들이 찍어주신 사진들입니다)
"대기자가 많아서, 시간 내기 어려워서… 그간 '구르메 레브쿠헨' 수업을 듣지 못해 아쉬우셨다면, 지글지글의 <히데코의 도쿄 그 맛>과 함께해보세요! 셀럽의 셀럽, 히데코 선생님과 소중한 추억을 쌓으실 수 있을 거예요." - 지글지글 소개 페이지에서
Q1. 한동안 함박스테이크는 수업 메뉴에 없었다고 들었어요.

쿠킹클래스 초반에는 일본 정통 요리, 특히 햄버그스테이크를 많이 만들었어요. 그런데 같은 수강생이 5년, 10년을 연이어 수업을 들으니까, 새로운 메뉴나 세계 요리 위주로 커리큘럼을 짜게 됐어요. 어느 날 불현듯 아버지가 집에서 해주시던 햄버그스테이크가 먹고 싶어서 만들어서 나눠 먹었는데, 수강생들이 ‘집에서 하면 이 맛이 안 난다’며 다시 가르쳐주면 안 되겠냐는 거예요. 맨날 해 먹던 대로 한 것뿐인데 말이죠. 수업을 통해 다시 한 번 이 요리와 레시피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진 : 출판사 이봄, <아버지의 레시피> 에서

Q2. 온라인 쿠킹클래스를 해야겠다고 결심하신 계기는요.  

사실 SNS와 뉴스레터를 통해 전국의 많은 이들과 소통을 하고 있는데요, 한 번은 경남 사천에 사는 분이, 클래스 등록만 된다면 숙소를 예약해, KTX를 타고 올라오겠다고 하더라고요. 그건 너무 힘든 일이잖아요. 연희동까지 오실 수 없는 분들을 위해 클래스를 열 수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지글지글클럽을 만나게 됐어요. 온라인 쿠킹클래스인데, 실시간 라이브를 한다고 하니 연희동 수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게다가 각자 자기 주방에서 자신의 주방 집기로 요리하고, 온 가족이 나눠 먹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었고요. 


- 중앙일보 ZGZG 인터뷰(클릭) 에서 

지글지글클럽의 사전 테스트 수업을 통해 수강생들을 만나고 있는 나카가와 히데코. (사진 : 지글지글클럽)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올 때마다 그 책의 출간일이 생일처럼 느껴집니다. 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 우연이 아니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듯 책 한 권도 그런 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하니 함께 작업하신 분들에게 더없이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래서, 매년 생일을 축하하듯, 저도 저의 책들이 세상에 나온 것을 기념하고 싶어졌어요! 많은 노력을 쏟은 그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기도 하고요!

11월, 올해로 일곱 번째 생일을 맞이한 책이 세 권이나 있네요! 
<음식과 문장>의 '책도 인연,  사람도 인연' 편에 <셰프의 딸>이 나오게 된 사연이 담겨있어요.

내 생에 첫 번째 책, <셰프의 딸>


  “그냥 편하게 조금씩 써보세요~”

  연희동 동네 친구로 만나 초창기 제 수업의 수강생이었던 선현경 작가의 남편인 이우일 작가의 전시에 타파스 케이터링을 하고 있었어요. 그곳에서 처음 만난 '마음산책' 정은숙 대표님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저에게 했던 말씀이었어요. 당시에는 현장에서 케이터링 준비로 바빠서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지만, 집에 돌아와 생각해 보니 그동안 제 마음 속에 묻어 두고 잠시 잊고 있던 제 꿈 하나를 탁! 건드려주셨던 거죠. 22세에 일본을 떠나 당시 40대가 된 그때까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경험한 것들을 글로 쓰고 싶었거든요. 이렇게 해서 쓰게 된 첫 번째 책이 바로 <세프의 딸>입니다. 그날 정은숙 대표님이 저의 어떤 점을 보시고 글을 써보라고 하셨는지 문득 궁금해 이번에 여쭤봤어요. 


"이우일 전시회의 케이터링이 예사롭지 않았어요. 음식 종류, 모양이 사랑스럽고 정성이 보였어요. 누가 맡으셨을까 궁금했죠. 전시회를 많이 다니는 편이라 오프닝 케이터링을 유심히 보는 편이거든요. 히데코 선생님을 소개 받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 짧은 시간에 한국에서 요리 선생을 하시는 스토리가 너무도 흥미진진한 거예요. 히데코 선생님 화법 아시죠? 솔직하고 에피소드가 풍성한 말씀. 와, 이거 책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의 삶이 궁금하고 이렇게 끌리는데 독자도 그러지 않을까 싶었어요. 문제는 원고죠. 책을 내고 싶지 않으시거나, 말씀만큼 재미없는 글일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모험하는 마음으로 제안드렸는데, 다행히 책을 내고 싶다는 의욕이 있으셨고, 조금씩 보내주신 원고가 좋았습니다. 제가 바라던 콘셉트의 원고였어요. 매력적인 인물의 독특한 삶이 곧 책이 될 것 같았어요."


  저의 가능성을 봐주시고 기회를 주신 정은숙 대표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누구나 살면서 인생에 큰 영향을 주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정은숙 대표님은 제게 바로 그런 분입니다. 

마음산책 <셰프의 딸> 2011년 11월 20일 출간.


셰프의 딸에게 필요했던 <아버지의 레시피>

  <셰프의 딸>은 첫 번째 책이자, 그동안 불안했던 제 정체성에 확신을 준 책이라면 <아버지의 레시피>는 셰프의 딸로서 삶 내내 영향을 받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일본을 떠나 여러 도시에 살았음에도 큰 영향을 끼친 분은 바로 셰프였던 아버지였어요. 책을 출간하기로 한 후 친정집에 갈 때마다 손수 쓰신 레시피 노트를 읽었어요. 한 장 한 장 넘기며 아버지와 함께 나눈 대화는 지금도 소중한 추억입니다. 


<아버지의 레시피>와 <셰프의 딸>에 소개된 레시피 노트 / 출판사 이봄, <아버지의 레시피> 2020년 11월 23일 출간.

  "아버지는 손님에 대한 마음을 요리 안에 담아내는 프로 요리사였다. 주방에서의 아버지는 엄격했지만, 홀에 나와 손님을 접대할 때의 아버지는 언제나 따뜻했다. 요리교실과 같은 수업을 통해 전해진 아버지의 레시피는 많은 사람들의 기운을 북돋아주었다. 나는 아버지 같은 프로 요리사가 아니다. 하지만 특별한 자격이 없어도 상대방을 생각하며 마음을 담아 음식을 만든다면, 먹는 이에게 행복한 기분을전해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 <아버지의 레시피> 에서"


  2020년, 해외여행이 어려울 때 출간된 터라 아버지께 직접 전해드리지 못했죠. 곧 일본에 가서 직접 아버지께 사인해드릴 생각을 하니, 그동안 떠돌아다니며 효도하지 못했던 무거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거 같아요! 책을 보신 소감도 궁금합니다! 아버지와 제게 의미 있는 책을 출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이봄' 출판사 고미영 대표님께 감사드려요! 

모두를 위한 <모두의 카레>
 "'어떤 카레를 좋아하는가' 하고 질문을 받으면 우선 프랑스 요리 셰프였던 아버지가 만들어준 비프 카레와 그 대칭에 있을 법한 어머니의 돼지고기 카레라이스가 떠오릅니다. 제 카레의 기억은 모두 거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일본을 떠난 지 30년 가까이 지났으니 점점 추억의 맛이라기보다 제 자신의 정체성이 깃든, 부모님이 만들어 주시던 카레의 맛부터 재현해보자는 마음으로 이번 요리책을 시작했습니다." - <모두의 카레> 프롤로그 에서

  부모님의 맛으로 시작하는 <모두의 카레>에는 요리교실 제자와 함께한 특별한 추억이 담겨 있어요. 서울시 재생 프로젝트의 하나로 아티스트와 그 작품을 즐기러 온 관객을 위해 카레 100인분을 만들었는데요, 어린 시절 먹던 카레의 맛이 모두에게 전달된 행사였어요. 그날을 함께 기억해주는 친구같은 제자가 곁에 있는 것도 고마운 일입니다.
지난 주 레터(클릭)를 보고 제자가 <모두의 카레> 중 함께 만든 추억이 있는 레시피를 손글씨로 써서 보내줬어요.
출판사 맛있는책방 <모두의 카레> 2020년 11월 1일 출간, 책 생일을 기념하는 멋진 필사네요!
  11월의 책 생일로 살펴본 세 권의 책은 '아버지'로 연결되어 있네요. 요리 작가의 시작을 열어주신 분,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는지를 확인시켜주신 분, 그리고 부모님의 맛이 담긴 요리를 모두의 추억으로 만들어준 이벤트까지, 돌아보니 새삼 놀랍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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