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사회를 설계하는 실험. 랩2050의 뉴스레터입니다. 뉴스레터는 시민성에 기반한 정책 발현과 구현을 목표로 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소통하는 장입니다.  

☕️ [편집주] 현재 랩레터는 격주 단위로 발행합니다. 
🌿 기술은 진화하는데, 사람은 왜 더 불안해질까요?
🌿 지난 2주간의 정책 연구 흐름[아래 어젠다뉴스 발행 '한국의 정책연구 동향'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은 하나의 공통된 질문으로 수렴합니다. AI와 로봇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산업 경쟁력은 강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은 더 어려워지고, 고립과 박탈감은 더 깊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이를 ‘효율의 역설’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시스템의 성능은 개선되는데, 시민의 삶의 감각은 오히려 악화되는 현상입니다.

국책 연구들은 AI 도입이 제조업 고용과 임금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청년 채용이 줄고, 신규 인력의 진입 사다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경고도 내놓습니다. 생산성은 오르는데, 첫 일자리를 얻는 문턱은 더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기술이 인간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진입 기회를 선별하는 장치로 작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사회 지표는 더욱 냉정합니다. ‘은둔형 외톨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5조 원을 넘고, 1인 가구의 조기 사망률이 더 높다는 분석은 고립이 더 이상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청년층의 영양 결핍 증가, 수급 가구 아동의 자해 시도율 급증은 ‘마음과 몸의 빈곤’이 구조화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과잉 소비와 과잉 정보의 시대에, 정작 삶을 지탱하는 기본적 안정은 결핍되고 있습니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예산을 늘려도 아동 재학대가 줄지 않고, 소득 지원을 확대해도 자산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는 현실입니다. 이는 단순한 재정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 설계의 전제 자체가 여전히 ‘희소성의 논리’에 갇혀 있음을 시사합니다. 투입을 늘리면 해결될 것이라는 가정, 개인의 노력과 선택에 맡기면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는 기대가 한계에 도달한 것입니다.

랩2050은 그간 의제화에 천착한 주제인 ‘탈희소성 여유사회’가 시의적절하며 우리 시대의 모순을 관통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절감합니다. 이는 무한한 풍요를 약속하는 유토피아적 선언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미 상당한 기술적 풍요에 도달한 사회에서, 왜 우리는 여전히 경쟁과 결핍의 프레임으로 삶을 조직하고 있는가를 묻는 문제 제기입니다. 탈희소성은 자원의 절대적 부족을 부정하는 개념이 아니라, 불안을 동력으로 사람을 몰아붙이는 사회 시스템에서 벗어나자는 제안입니다.

탈희소성 여유사회가 지향하는 정책적 함의를 아래와 같이 상정해 봅니다.

첫째, 노동 진입로의 재설계입니다. 기술이 대체한 일자리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이 사회적 역할을 획득할 수 있는 경로가 열려 있는가입니다. 단기적 고용 보조가 아니라, 평생학습과 지역 기반 일 경험을 연결하는 구조적 진입 사다리가 필요합니다.

둘째, 심리·신체적 안전망의 확장입니다. 고립과 우울은 개인의 질병이 아니라 사회적 전염병에 가깝습니다. 생계 지원을 넘어, 공동체적 연결망과 치유 공간, 관계 회복 프로그램을 제도권 정책의 일부로 통합해야 합니다.

셋째, 자산 형성 구조의 개편입니다. 소득 지원만으로는 격차를 줄일 수 없습니다. 사회적 상속, 청년 자산 형성 계좌, 공공 신탁 모델 등 세대 간 자산 이동의 새로운 경로를 설계해야 합니다.

넷째, 정책의 성능을 ‘투입’이 아닌 ‘체감 여유’로 평가하는 전환입니다. 성장률과 고용률뿐 아니라, 시민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재도전할 수 있는지, 정치적 갈등이 숙의로 전환되는지와 같은 질적 지표가 정책 평가의 중심에 놓여야 합니다.

우리는 AI 3대 강국을 말합니다. 그러나 방 안에 갇힌 청년이 연간 5조 원의 사회적 비용으로 계산되는 사회라면, 그것은 기술 강국일지언정 인간의 사회라 부르기 어렵습니다. 생산성의 증가를 경쟁의 압박이 아니라, 삶의 여유로 전환하는 사회. 그것이 탈희소성 여유사회가 제안하는 방향입니다.

여러분들의 날카로운 비판과 더 나은 제안을 기다립니다.

🔹 더 나은 K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시론: 메타 공론장 실험

― 불편한 대화를 다시 가능하게 하자


랩2050은 탈희소성 여유사회 비전의 모색과 함께 우리 사회 민주주의 토대를 재건하기 위한 '메타 공론장' 실험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공론장’이라는 말은 이제 ‘자유’만큼이나 쉽게 소비되고, 동시에 쉽게 오해받는 단어가 된 듯합니다. 어떤 이들은 이를 특정 진영의 이해를 대변하는 장치로 폄훼합니다. 그 비판이 모두 악의적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습니다. 공론장을 자임해온 이들 역시 성찰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많은 시민이 공론장을 떠올릴 때 느끼는 감정은 기대가 아니라 피로입니다. 끝없는 주장과 반박, 결론으로 나아가기엔 멀어 보이는 과정, 그리고 남는 것은 요약본 몇 줄뿐인 경험. “이야기는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는 기억이 반복되며, 공론장은 점점 의무적 형식으로 굳어졌습니다.

그러나 다원화 사회에 접어든 오늘의 한국에서, 어느 일방의 주장만으로 공동체를 운영하는 방식은 더 이상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갈등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문제는 갈등의 존재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입니다.

최근의 계엄·탄핵 사태는 이를 극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선거로 권력은 교체되었지만, 시민의 판단이 선거 이후의 정책과 권력 운영에 지속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는 취약했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투표의 순간’으로 압축해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필요한 것은 참여–숙의–정책화–집행–피드백으로 이어지는 폐루프 구조입니다. 이 고리가 작동하지 않으면 공론은 소환되었다가 소진되고, 시민에게 남는 것은 냉소뿐입니다.

문제는 공론의 필요성이 아니라, 공론의 형식입니다.

2017년 Heineken이 진행한 ‘Worlds Apart’ 실험은 이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서로 정반대의 견해를 가진 낯선 사람들을 한 공간에 초대했습니다. 신우익과 좌파, 반(反)페미니스트와 페미니스트, 트랜스젠더에 비판적인 사람과 트랜스젠더 당사자.

그러나 이들은 처음부터 토론하지 않았습니다. 함께 가구를 조립하고, 바를 설치하며 협력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최소한의 유대가 형성된 뒤에야 서로의 입장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리고 선택이 주어졌습니다. “지금 떠날 것인가, 아니면 남아 이야기할 것인가.”

대부분은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 실험이 보여준 것은 입장의 차이가 아니라 순서의 힘이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입장 → 충돌 → 단절’의 경로를 밟습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관계 → 협력 → 충돌 직면 → 선택’이라는 다른 경로를 설계했습니다. 갈등을 없앤 것이 아니라, 갈등을 견딜 수 있는 형식을 먼저 만든 것입니다.
공론장이 피곤해지는 이유는 갈등 때문이 아닙니다. 갈등을 다루는 방식이 단선적이고 예측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더 깊은 구조적 원인도 존재합니다. 정당은 갈등을 제도권으로 번역하는 공간이어야 하지만, 의사결정은 소수에 집중되며 숙의 기능은 약화되었습니다. 플랫폼 저널리즘은 속도와 분노를 보상하고 맥락을 밀어냅니다. 알고리즘은 동질적 집단을 강화하며 이견을 적대화합니다. 지식 중개자의 약화로 참여는 늘었지만 정책으로의 번역 경로는 좁아졌습니다. 공론은 사건으로 소비되고, 축적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회의가 아니라, 다른 설계입니다.

저는 이를 ‘메타 공론장’이라 부르고, 그 실험적 모델로 ‘살롱’을 제안합니다. 살롱은 합의를 전제로 한 온건한 토론장이 아닙니다. 오히려 안전한 싸움터(Ring)에 가깝습니다. 적을 제거하는 공간이 아니라, 서로를 적수로 인정하고 논쟁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갈등을 피하지 않되, 참여자가 다치지 않도록 규칙을 세우는 공간입니다.

그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관계를 논쟁에 앞세웁니다. 처음부터 입장을 충돌시키지 않고, 협력 과제나 역할 기반 토론을 통해 최소한의 상호 이해를 형성한 뒤 갈등을 직면합니다.

둘째, 입장이 아니라 논점을 구조화합니다. 참가자는 자신의 주장을 반복하기보다, 상대의 논리를 요약·재현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토론은 감정의 충돌이 아니라 논리의 정확성을 겨루는 장이 됩니다.

셋째, AI 시뮬레이션을 활용합니다. 현실에서 대화가 단절된 극단적 입장을 AI 페르소나로 재현해, 감정 소모 없이 논리를 분석하고 검증합니다. 기술을 분열의 가속기가 아니라 숙의의 보조 장치로 전환하는 시도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과를 남깁니다. 논의는 영상으로 휘발되지 않습니다. 논점 맵과 정책 전환 과제로 구조화해 기록하고, 반복 가능한 모델로 축적합니다. 공론장은 이벤트가 아니라 자산이 되어야 합니다.

결국 문제는 공론장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닙니다. 어떤 형식의 공론장을 반복 가능하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살롱은 완성된 답이 아닙니다. 하나의 실험입니다. 그러나 합의 없이도 다시 만날 수 있는 ‘링’을 복원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다시 평화로운 확인 토론만 반복하다 좌절할 가능성이 큽니다.

불편한 대화를 견딜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

그것이 더 나은 K민주주의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믿습니다.
유튜브 영상에서 갈무리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lEUmKrxwZ0  
🎙 지난 2주 간 연구 흐름은 기술적 효율성은 높아지는데 반해, 사회 구성원들의 고립과 박탈감은 깊어지는 ‘효율의 역설’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 국책연구기관들은 AI와 로봇 도입이 생산성을 높이고 제조업 고용을 늘리는 긍정적 효과가 있음에도, 정작 청년층의 채용은 줄이고 노동시장 진입 장벽을 높이는 이중적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사회 지표에서는 ‘은둔형 외톨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5조 원을 넘어서고, 청년들의 영양 결핍과 아동의 자해 시도율이 급증하는 등, ‘마음과 몸의 빈곤’이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되었습니다.
► 국회입법조사처와 국회미래연구원은 예산을 늘려도 아동 재학대가 증가하고 소득 지원만으로는 자산 격차를 좁힐 수 없는 현실을 지적하며, 기존의 ‘투입 중심’ 복지·재정 정책의 한계를 명확히 했습니다.
🧩 ‘기술은 진화하고, 사람은 고립된다’: AI 시대의 그늘
✔︎ 이번 기간의 연구들은 첨단 기술의 도입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동안, 청년과 취약계층은 오히려 사회적 연결망에서 탈락하거나 건강권을 위협받는 ‘단절의 가속화’에 주목합니다.

◼︎ 생산성은 오르는데, 청년의 자리는 좁아진다
✔︎ AI 도입으로 생산성이 높아진 직업군에서 오히려 청년 채용을 줄이고 있으며, 한국인은 AI를 참고는 하되 일은 맡기지 않는다는 분석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기술이 인간을 보조하는 단계를 넘어, 신규 인력의 진입 사다리를 걷어차는 기제로 작동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 방에 갇힌 청년, 병들어가는 아이들
✔︎ ‘집콕’ 은둔 청년의 사회적 비용이 연간 5.3조 원에 달하고, 1인 가구가 다인 가구보다 빨리 사망한다는 보고는 고립이 개인의 불행을 넘어 막대한 사회적 채무가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청년층의 영양 결핍 증가와 수급 가구 아동의 자해 시도율 급증은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가 끊어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 돈으로 메울 수 없는 ‘격차의 벽’
✔︎ 소득을 지원해도 자산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예산을 늘려도 아동 재학대는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이는 단순히 ‘돈(재정)’의 문제가 아니라,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부서지고 보호 시스템이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구조적 결함’임을 의미합니다.,

💊 이번 연구들은 묻습니다. 연간 5조 원의 비용을 치르며 청년들을 방 안에 가둬두는 사회가, 과연 ‘AI 3대 강국’이 될 자격이 있는가?

🔹 주요 정책 의제별 흐름

① 경제·노동: ‘반도체는 맑음, 청년 고용은 흐림’
► 상반기 일자리 전망에서 반도체는 ‘맑음’이지만 섬유는 ‘흐림’으로 나타나 산업 간 양극화가 뚜렷합니다. 로봇 도입이 제조업 고용과 임금에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AI 확산이 청년 채용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경고가 공존합니다.
► 90년대생 여성들의 출산 기피와 중고령자의 정년 연장 희망(66.3세)은 노동시장의 세대 간 엇박자를 보여줍니다.
💊 기술 혁신이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동 진입로를 넓히는 ‘사회적 타협’이 절실합니다.

② 사회·건강: ‘몸과 마음이 무너지는 세대’
► 과잉 섭취 시대라지만 청년들은 ‘영양 결핍’에 시달리고, 정신건강 위험을 낮추기 위해 ‘숲’과 같은 치유 공간이 처방되는 현실입니다.
► 특히 저소득층 아동의 높은 자해 시도율과 ‘건강할 권리’를 뺏긴 청년들의 현실은, 복지 정책이 단순 생계 지원을 넘어 ‘심리·신체적 안전망’ 구축으로 진화해야 함을 역설합니다.
💊 고립과 우울은 이제 개인의 질병이 아니라, 국가가 개입해야 할 ‘사회적 전염병’입니다.

③ 교육·미래: ‘학생은 수학을 싫어하고, 제도는 현장을 겉돈다’
► 중학생들이 가장 흥미 없어 하는 과목이 ‘수학’이라는 결과는 AI·과학 기술 인재 양성 목표와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국민들은 대입에서 ‘수능’ 비중 확대를 원하지만, 고교학점제 등 제도는 현장의 인식과 괴리된 채 표류하고 있습니다.
► 국회미래연구원은 지역 대학을 성인 대상 평생직업교육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 교육 개혁은 입시 제도의 변경이 아니라, 학생의 흥미와 미래 산업 수요를 연결하는 ‘콘텐츠의 혁신’에서 시작돼야 합니다.

④ 정치·행정: ‘갈등은 최고조, 시스템은 오작동’
► 국민들이 꼽은 가장 심각한 갈등은 ‘진보-보수 갈등’이며, 이는 사회적 합의 비용을 급격히 높이고 있습니다.
► 아동학대 예산 확대에도 재학대 비율이 늘어난다는 국회입법조사처의 지적은, 행정 시스템이 현장의 디테일을 놓치고 있음을 뼈아프게 지적합니다.
💊 예산 투입이 성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행정은 ‘집행의 구멍’을 메우는 현장 중심형으로 재편되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각 기관의 보고서 혹은 관련 보도는 아래 어젠다뉴스 콘텐츠 링크를 통해 추가로 확인 가능합니다.]
LAB2050
hello@lab2050.org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대로74길 20. 709호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