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8
2024.06.12.
6월입니다. 차이콥스키의 〈사계〉 중 〈6월〉을 가장 좋아해요. 더위💦에 약해서 여름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임윤찬😍 님이 연주하는 〈사계〉를 들으며 여름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어요. 님도 꼭 들어보시길요.🎹

앞으로 위픽 연재는 격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연재를 시작하고 1년 반 동안 매주 쉼 없이 달려왔는데요, 남은 시간은 조금 여유 있게 가보려고 합니다. 천천히 달리면서(여전히 숨 가쁘지만😂) 위픽 이후의 그림🌈도 그려보려고 해요!

김보영 작가님의 〈헤픈 것이다〉가 오늘까지 공개됩니다. 암 투병을 하던 어머니를 떠나보낸 ‘주은’은 장례식장에 앉아 여행 한 번 제대로 가보지 못했던 지난날을 후회합니다. 미신을 신봉하는 사람이었다면 병원을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요. 상갓집에 모여든 친척들은 제각기 기이한 경험담을 털어놓는데요, 혼자만의 특별한 경험이라고 믿었던 기이들은 너무나 헤프고,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주은 역시 현실의 몸이 잠들어 있는 동안, 정신은 저 멀리 환상적인 세계로 마음껏 떠나곤 합니다. 소설과 함께 이상하고 아름다운 여행을 떠나보세요!


“유리의 글을 빼놓고는 사랑도 정의도 말할 수 없다”(이슬아) “쉽게 희망적이지 않지만 함부로 절망하지도 않는 유리의 이 비장하고도 웃긴 얘기를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읽고 싶었다”(권김현영)는 산문집 《눈물에는 체력에 녹아있어》와 인터뷰집 《엄살원(공저)》을 쓴 작가이자 반성폭력 활동가 한유리의 첫 소설 〈불멸의 인절미〉를 공개합니다.

‘유리’와 ‘여름’은 신림동 반지하 쓰리룸에 방 하나씩을 나눠 가진 사이입니다. 두 사람은 일을 그만두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도, 그래서 푹 쉬고 싶어도 “사표가 수리된 순간 인생 구독 서비스 종료까지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늘 일을 하느라 바빠요. 유리는 월세와 식비, 운동을 하는 데 필요한 약소한 금액(“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요가를 하기 위해 사이비 종교에서 운영하는 센터를 찾아가는데도!)에 더해 기니피그 ‘인절미’의 병원비를 감당해야 합니다.

미나리를 손질해주면 “기쁨에 겨워 펄쩍 뛰어오르”고, 함께 살았던 다른 기니피그인 “티라미수보다 용기 있”으며 갈색 털가죽 위에 단추 같은 두 눈이 콕콕 박힌 인절미. 유리는 이 아픈 인절미가 유리에게 살고 싶다는 뜻을 전해온 날을 기억하므로 인절미가 영원히 죽지 않는 존재가 되는 이야기를 쓰기 시작합니다. 소설은 강단에 선 외계인의 선언에서 시작돼요.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인절미는 위대한 삶을 살았습니다…….”
「동물병원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한다는 절망적인 진단을 들었던 날, 유리는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더 치료할 것이냐, 이대로 죽게 할 것이냐. 그는 형식적으로라도 인절미의 의사를 묻기 위해 이동용 케이지 문을 열고 그 앞에 무릎을 굽혀 인절미와 눈높이를 맞춘 채 말했습니다.
  “인절미, 엄마 왔어.”
  네, 여기서부터는 그날의 기록을 그대로 읽어드리겠습니다.
  “그러자 인절미가 구석에 웅크려 있던 몸을 돌려 나를 봤다.”」
  한숨과도 같은 정적. 강단에 선 외계인이 적막 한가운데에서 비스듬히 몸을 기울여 강단 구조물에 신체 일부를 기댄다.
  「“그렇게 나는 알았다. 나를 본 인절미가 울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람이 이런 앎을 가질 수 있다는 게 현실 같지가 않았다. 우주에서 온 운석 같은 장면이 내 앞에 도착하자 슬픔이나 기쁨보다는 당황스러운 감정이 먼저 일어났다. 지금껏 인절미는 단 한 번도 나를 원한 적 없었고, 나 또한 맡은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으로만 그를 대했다. 인절미의 눈가에 글썽이는 액체, 저건 어쩌면 내 존재와 상관없이 생겨난 물질일지도 모른다.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이유 때문에 나타난 현상일지도 모른다. 동물들은 인간이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다양한 이유로 눈물을 흘리니까. 내 착각일 수도 있다는 의심과 함께 인절미의 뺨에 떨리는 손가락을 가져가 지그시 대었다. 그러자 그 애는 순순히 내 손가락에 얼굴을 폭 기대고 울었다. 살고 싶다는 뜻이었다. 그러면 어쩔 수 없지. 살아야지. 너는 내 새끼니까.”」


🥐 레아 : 1016쪽짜리 《도시전설의 모든 것》을 만드는 동안 유보했던 작가님 미팅을 다녀왔어요. 언젠가 나올 장편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길게 나누었고요. 원고 얘기 30분, 사랑 얘기 1시간 반쯤 됐지만 말이에요. 구질구질한 삼각관계와 첫사랑, 옛 남자(!)에 〈돌싱글즈〉가 발견해준 숨은 취향까지……. 어떤 소설일지 감이 오시나요? 일단 전 너무 재밌을 것 같은데요🥰 “소름 돋는 체험. 김보영 작가님 작품 중 손가락에 꼽는 작품이었다” “너무너무 좋다. 마지막 장면에서 마음이 따뜻하게 울렁거림. 더 보고 싶어요!” 위픽 〈헤픈 것이다〉 연재 페이지에 비공개로 남겨주신 후기들을 읽으며 남몰래 웃고 있어요. 이 엄청난 작품은 오늘까지만 읽으실 수 있다는 거!👻 아직 안 읽으셨다면 지금 바로 달려가세요!


🍙 서니 : 《우연한 불행》 2쇄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카프카 사후 100주기를 기념하는 책들이 워낙 많다 보니 2쇄 찍을 수 있을까? 못 찍을 것 같으니(죄송…) 2쇄 때는 표지 유광으로 바꾸자고 해야지😝 했는데 3주 만에 1쇄가 동나고 진짜 유광으로 찍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알라딘 이북 카프카 기획전에 우리 ‘쥐프카’가 당당히 얼굴을 올렸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아직 못 보신 분들은 알라딘 이북 탭에서 꼭 확인해주시길……. (그리고 꼭 PC 버전으로 봐주시길…….)


🐿️ 소연 : 요즘 설치류🐭가 트렌드인가요? 장안의 화제 《우연한 불행》의 ‘쥐프카’에 이어 오늘 연재되는 한유리 작가님의 기니피그🐹 ‘인절미’까지, 🍙서니 님이 추천해주신 《창작과비평》 여름호에 실린 구병모 작가님 단편소설에도 쥐가 등장.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친구들이 눈에 띄어 반가워요. 시즌 2 출간도 마감 임박입니다. 오래 기다리셨죠? 작품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궁금해하실 독자님들을 위해 인터뷰를 추가했어요. 훨씬 더 풍성해질 위픽의 이야기들 기대해주세요!


🐯 엘라 : 《출근길 지하철》 알라딘 북펀드는 기원대로 오픈 당일에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북토크 티켓도 당일에 매진이 되어서요, 두 번째 만남을 부지런히 준비하고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마감이 얼마 안 남아서 긴장되는 와중에 경석 샘을 아는 분들로부터 “책에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더라”는 말씀을 전해 들어 힘이 되었어요. 제가 맨날 천재라고 노래를 부르고 다니는 창조 샘이 애써주신 덕분!🥰 지난 주말엔 김원영 작가님이 참여하신 연극 〈인정투쟁; 예술가 편〉도 보고 왔답니다. 배우님들이 객석 바로 앞까지 와서 눈이 똑바로 마주쳤는데요, 뿜어내는 에너지가 대단해서 마주 볼 수도, 눈을 피할 수 없는 곤란한 기분을 느꼈던 게 짜릿해요. 응시의 권력👀이 뒤집히는 순간이랄까요. 원영 샘 목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채울 땐 《우리의 클라이밍》 완독회를 떠올리기도 했죠. ‘맞아, 저런 목소리로 현오의 대사를 읽어주셨지’ 하고요. 작가님들이 글을 쓰실 때도 정말 좋지만, 다른 활동을 하시는 모습을 보러 가는 것도 참 좋아해요. 바쁘다는 핑계로 문화생활을 미루기가 쉬운데 작가님들 덕분에 제 세계가 조금씩 넓어지거든요. 좋아하는 사람이 반겨주니까 몸을 움직이기 쉽기도 하고요. 연극 〈인정투쟁; 예술가 편〉은 이번 주 토요일까지, 《출근길 지하철》 알라딘 북펀드는 이번 주 일요일까지입니다. 관심이 생기셨다면 둘러봐 주세요.


🌷 은혜 : 곧 마감하게 될 위픽 단행본에는 작가님들의 인터뷰 질문들이 실릴 예정이에요.🔖 저는 현찬양 작가님와 《인현왕후의 회빙환을 위하여》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는데요, #회빙환#순정만화#인현왕후#장옥정 등 여러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가님께서 이번 작품을 두고 고민하셨던 부분들을 풀어주셨어요. 📢단행본 출간 기념 특별 인터뷰! 책으로 확인해주세요.🤓 지난주에는 7월에 출간될 박솔뫼 작가의 도서 제목을 정했습니다. 솔뫼 작가님과는 위픽 《극동의 여자 친구들》 이후 오랜만이에요. 다정하며서도, 개성 있으면서도, 멋진 제목으로 정해졌어요.🥰 신작 에세이의 작업 상황 종종 풀어놓을게요!



📚 위픽 리와인드
🌈 테오 : 어쩌면 모든 이야기가 기억일 테니, 이 작품이 특별히 기억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하는 게 별무소용일지도 모르겠으나, “기억은 형태도 없고 기원도 없어요. 어디선가 흘러들어와 머릿속에 자리를 잡고, 그렇게 되면 우린 그게 사실이라고 믿어버리는 것뿐”이라면, 김희선 작가의 위픽 《삼척, 불멸》은 저에게 강렬한 ‘기억의 이야기’로 기억될 게 확실합니다.

이유는 우연처럼 연결된 작가의 두 이야기 때문인데요. 마침 얼마 전에 출간된 김희선 작가의 장편소설 《247의 모든 것》을 앞서 읽었고, 위픽 리와인드를 준비하느라 《삼척, 불멸》을 연달아 다시 읽었거든요. 신작이 ‘팬데믹 시대의 관한 가장 탁월한 후일담’으로, 어느새 까맣게 잊은 코로나19 시절의 감각, 예를 들면 혐오와 낙인과 배제 등 너무나 압도적이고 명확했지만 어쩌면 잊고 싶어 잊은 듯 감춰둔 기억이라면, 《삼척, 불멸》은 흐릿하고 모호해서 구체적으로 닿거나 알아차리기는 어렵지만, 짐작으로 그럴 법하겠다며 애써 기억의 공간에 다가가는 노력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과연 이 사람들, 신랑과 신부 말이다, 어떤 걸 진짜라고 기억하게 될까? 내가 만들어준 이 비디오 속 모습을 진짜라고 믿게 될까? 아니면 실제로 일어났던 결혼식 장면들을 기억하게 될까? 때론 내가 그들에게 기억을 선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구나.” 기억이란 믿는 것일까요 남는 것일까요. 어느 쪽이든 불멸의 기억은 '삼척'에서 시작될 겁니다. “그러니 당신도 삼척에 가장 좋아하는 것을 가져다 놓으세요. 사랑하는 것, 애틋한 것, 절대로 잃고 싶지 않은 것. 그러면 그것은 불멸이 될 겁니다.” 믿으시고 남기시기 바랍니다.


  
😱[속보] “도시전설은 진짜다”……사촌의 룸메이트의 친구가 밝혀
🥐 레아 : 지난 호 미션은 “🚇《출근길 지하철》을 응원하는 한마디”였어요. 꾹꾹 눌러 적어주신 응원의 메시지를 읽으며 오늘도 마감을 향해 (저 말고 🐯 엘라 님이) 달려갑니다.🏃🏻‍♀️ 응원을 보내주신 구독자님들께는 따로 연락드릴게요. “시민이 되게 해주십시오.” 같은 말을 하고 또 하고, 계속 말해왔으나 한 번도 제대로 들린 적 없던 박경석의 말 곁에서 끝까지 함께해주세요!
오늘의 주인공은 “도시전설”👀입니다. 도시전설은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났고, 그 일을 겪은 사람을 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잔뜩(!) 있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들을 말해요. 그리고 이런 도시전설들은 우리 인생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널리 퍼져 있어요. 학창 시절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자정에 움직이는 석상🗿, 화장실 3번 칸의 하나코🚪, 빨간 마스크👄 같은 것들도 모두 도시전설이거든요.
견고한 양장 책을 감싼 《도시전설의 모든 것》 띠지 겸 재킷에는 그 유명한 〈뒷좌석의 살인자〉(176쪽)를 실었어요. “손님 차 뒷좌석에 고기 써는 칼을 든 남자가 숨어 있어요!” 이 도시전설, 실화인 줄 아셨던 분들도 꽤 계시던데요?
귀신이 나오는 무서운 이야기만 도시전설인 건 아니에요. 《도시전설의 모든 것》에서는 좀 더 현실적이고 그럴듯해서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어지는, 유혹적인 이야기 270편을 소개해요.📚 구연, 인터뷰, 녹취록, 뉴스 기사, 편지, 인터넷 게시글 등등 이야기가 오가는 무대라면 어디에서든 박박 긁어모은 이야기를 다 눌러 담자면 1000쪽도 가뿐히 넘어버리죠!😤
 ‘도시전설의 보고’ 뉴스 매체의 사랑을 받았답니다.
이번 주 미션은 “아는 도시전설 이야기하기”입니다. 님도 아는 도시전설, 하나쯤은 있으실걸요? 기억 안 나신다고요? 그렇담 《도시전설의 모든 것》 읽고 한 편 슬쩍 훔치기 권유드립니다. 전자책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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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위픽, 재밌게 읽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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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픽을 만드는 사람들
    🥐 레아, 🐬 도리, 🍙 서니, 🐿️ 소연, 🐣 쎄오리, 🐯 엘라, 🌷 은혜, 🌈 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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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아 : 누워서 아이돌 유튜브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도리 : 당신의 가슴에 위픽 새기는 마케터.

    🍙 서니 : 매일 야외 록 페스티벌(의 생맥주)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소연 : 책과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종종거립니다.

    🐣 쎄오리 : 친절한 세호 씨.

    🐯 엘라 : 이다음에 커서 웃긴 사람이 되는 게 꿈입니다.

    🌷 은혜 : 제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는 사람은 오직 저뿐입니다.

    🌈 테오 : 10년 단위로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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