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1일  (No. 483)
카메라가 기자들을 향하는 까닭은?


조직문화를 바꾸는 일은 아주 어렵다고 느낍니까? 원하는 방향으로 구성원들을 움직이게 하려면 제도를 새로 만들고 교육을 반복해야 할까요? 무언가 거대한 프로그램을 실행해야 조직문화가 바뀔 수 있다고 지레 겁을 먹지는 않는지요?


하지만 아주 작은 변화 하나만으로 조직문화가 긍정적으로 바뀌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마세요.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기내 방송에 유머를 섞어도 된다”는 단순한 원칙 하나로 항공업계의 문화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산소 마스크는 옆사람이 잘생겼을 경우에만 도와주세요”, “이륙 후 심장이 뜨거워지는 것은 비행기 때문이 아니라 승객 여러분 덕분입니다.” 같은 위트 있는 멘트! 직원이 자율적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자 고객들은 아주 재미있어 했는데요, 이 작은 허용은 단순한 ‘펀(Fun) 경영’ 이상의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고객들은 사우스웨스트라는 브랜드에 정서적인 연대를 느꼈고, 일터에는 통제 대신 신뢰의 문화가 자리잡았기 때문이죠.


국내 모 대기업 팀장은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회의에 문제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회의를 끝내기 5분 동안,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하기로 했는지’를 딱 5줄 이내로 정리해서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별것 아닌듯한 이 루틴이 회의의 질과 구성원들의 책임감을 높였다고 합니다. 일방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만 하는 회의에서 실행을 촉진하는 회의 문화가 자리를 잡았던 것이죠.



전부는 아니지만 대개 IT 직원들은 독립적으로 일하는 성향이 있어서 다른 직원들을 칭찬하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고마움을 느껴도 그걸 잘 표현하지 않는 경향이 있죠. 구글도 그랬답니다. 그래서 구글은 ‘Thanks!’라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동료에게 고맙다는 말을 이메일로 간단히 보낼 수 있도록 만든 것이죠. 특별한 프로세스를 시행하지 않않고서도 이렇게 짧은 메시지 하나로 회사 전체에 감사의 문화가 퍼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실 브리핑룸에 기자의 질문 장면을 비추는 카메라 설치를 지시했습니다. 겉으로는 단순한 조치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것은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구조 자체를 뒤흔드는 결정이 될 수도 있어요. 기존에는 대변인만 카메라에 잡히고, 기자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질문만 던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기자도 ‘모두에게 보이는 존재’가 되는 것인데요, 이는 정보 전달의 양방향성, 권력 감시의 투명성, 여론 형성의 신뢰 기반을 근본적으로 바꿀지 모릅니다.


기자는 국민을 대신한 감시자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국민에게서 감시받는 자도 되는 것인데요, 이로 인해 질문의 내용, 표현, 태도까지 국민이 직접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기자는 자신이 던지는 질문의 무게와 방향, 의미를 보다 신중하게 고민하겠죠. 그에 따라 대변인(혹은 정부 관계자)의 브리핑 품질이 올라갈 것이고, 맥락을 왜곡하는 보도와 편향적 시각의 기사가 나올 가능성이 줄어들 거라 예상됩니다. 그리고 ‘받아쓰기’만 했던 기자들이 경쟁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그래서 국민을 대신 감시자 역할에 충실하게 임하지 않을까요? 기대해 봅니다.


변화는 거창한 정책보다는 아주 작은 습관에서 시작되고 그 습관을 꾸준히 실천할 때 이루어집니다. 그 ‘작은 조치’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세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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