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감독 윤재호)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53 〈파이터〉
4월 7일 오늘의 큐 💡
Q. 자네..복싱에 관심있나? 🥊

요새 떠오르는 여가 스포츠, 복싱! 복싱의 매력에 빠져 체육관에서 줄넘기 삼매경인 분들이 많다던데요. 님도 혹시 복싱에 관심있으세요? 아니면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어요. "복싱? 그거 맞고 때리는 거잖아😵"

<파이터>의 주인공 진아(임성미)도 마찬가지였답니다. 식당일 하나로는 모자란 수입 때문에 체육관 청소일도 하게 된 북한이탈주민 진아. 어느날, 체육관의 코치 태수(백서빈)로부터 권투를 해보라는 제안을 받습니다. 권투를 '쌈박질'로만 생각했던 진아의 마음 속에 하루하루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쌓이기 시작하는데요. 사실 주먹이 오가는 링 위의 세계는 진아가 마주한 사회의 모습보다 훨씬 정정당당하고, 안전한 곳일지도 모르겠어요.🏅

이 영화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거머쥔 임성미 배우! 또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옴니버스 영화 <오늘, 우리> 속 <연애다큐>도 만나보세요. 그리고 우리가 생각해보지 않은 새터민의 삶, 단편영화 <은서>에도 담겨있습니다. 미디어로 숱하게 전해지는 이미지 너머의 실제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같이 소개해드리니 첵첵!✔️

<파이터>를 만든 윤재호 감독은 언제나 경계에 서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해왔습니다. 프랑스에서 긴 시간 살아온 감독 본인의 삶이 '정체성'과 '가족'에 대한 관심으로 반영되었다고 하는데요. 4월 7일, 오늘은 보궐선거 날이에요! 더 많은 사람이 '나'로 살아갈 수 있도록, 더 다양한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선거구에 계신 분들은 소중한 한 표 행사하시길 바라요💛 

진아의 싸움이 끝날 때까지
〈파이터〉

‘극복’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고 있었다. 미디어 속에서 누군가가 환경과 장애를 극복하는 서사는 얼마나 흔한가. 우리는 그렇게 모든 걸 극복해야만 하나. 뭔가를 극복하고 회복한다고 할 때, 우리가 획득하려는 상태는 무엇일까. 그러던 와중에 진아를 만났다. ‘영화 〈파이터〉를 봤다’는 말은 한참 모자라고 ‘〈파이터〉의 진아가 눈에 들어왔다’로는 충분치 않다. 나는 진아를 만났다.
리진아(임성미 역)는 탈북민이다. 사람들은 진아의 말투에서 그의 출신을 파악한다. 진아에게 셋방을 소개해준 부동산중개인은 그의 말투에서 ‘결핍’을 읽어내는 무례를 범한다.심지어 그 결핍을 약점으로 오독하기까지 한다. 때론 위협처럼 느껴지는 타인의 오지랖과 오독을, 진아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응수한다. 그 방식은 잽(jab)보다는 훅(hook)과 닮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훅의 대가는 인간적으로 너무 비쌌다.
(...)
진아는 복싱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모든 걸 내려놓고 처음으로 지키는 것이 아닌 이기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심지어 선수 보호를 위해 착용하는 마우스피스는 사람들이 온갖 선입견을 갖게 만들었던 진아의 말투마저 불분명하게 만든다. 진아는 드디어 그 무엇도 아닌 자신으로서 주먹을 뻗는다. 이기기 위한 진아의 싸움은 역설적이지만, 져도 괜찮다. 패배는 패배일 뿐 상실을 의미하지 않는다. 진아가 링 위에서 다시 일어서는 것은 패배에 굴복하지 않는 개인적 경험이지 환경이나 상황을 극복하는 탈북민의 서사가 아니다.
 
사랑이야말로 우리의 진정한 운명이다. 혼자서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삶의 의미는 다른 이들과 함께할 때 찾아지는 것이다.
-토머스 머튼-
 
〈파이터〉 도입부에 삽입된 문구가 진아에게 하는 말인 줄로만 알았다. 진아는 줄곧 혼자 싸우고 있었으니까. 마지막까지 진아가 편견을 딛고 일어서서 다른 사람들에게 한 방 먹이길 바라는 나의 또 다른 편견을 마주하고서야 나 역시 링 밖의 진아에게 응원이라는 형태로 색을 덧입히던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깨달음은 요즘의 봄 같아서 왔는가 하면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나는 또 다른 진아를 만나 말투나 행동에서 그를 읽어내려 애쓰고, 앎의 공백을 동정과 조롱으로 채울지 모른다. 경험하지 못한 삶을 편견으로 채우는 일은 나와 다른 삶을 사는 타인에게 극복을 권하는 것만큼이나 쉽고 익숙하다. 그러니 남은 계절엔 ‘삶의 의미’를 찾아보려 한다. 진아의 싸움이 끝나지 않듯이, 봄이 진 뒤에도 우리에게 삶의 의미는 여전할 필요할 테니 말이다.

인디즈 16기 은다강
우리 진아 행복하게 해주세요 😢
<파이터>에서 압도적인 연기를 보여준 진아 역의 임성미 배우!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가 영화를 가득 채우는데요. 하지만...우리 진아 웃는 모습도 보게 해달라!😢 그럴 땐 임성미 배우의 또 다른 얼굴, 뻔뻔하고 능청스러운 '하나'의 모습을 만나보세요. 옴니버스영화 <오늘영화> 속 세 번째 에피소드, <연애다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라이징스타 구교환 배우와 이옥섭 감독, 임성미 배우의 환상의 티키타카✨ <백역사>와 <뇌물>까지 쏠쏠한 재미가 있으니 <연애다큐>까지 쭉-이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연애다큐>(감독 구교환, 이옥섭)
구교환과 이하나는 연인이다. 돈벌이가 변변치 않은 이 연인은 사전제작지원금 500만원에 눈멀어 자신들의 셀프연애다큐멘터리 <프로젝트명 : 러브(LOVE)>를 기획한다! 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사전제작지원 1차 통과! 2차 피칭심사까지 마쳐놓고는 돌연 성격과 예술성 취향 등의 차이로 헤어지게 된다. 이별 후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중 자신들의 작품이 제작지원에 합격하여 지원금 500만원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교환은 전화를 받고 좋아하지만 다시 돌려주기는 아깝고, 하나를 보고픈 마음도 살짝 드는 교환은 전화를 걸어 연애 다큐를 찍자고 제안한다.

낯선 곳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삶
〈은서〉

‘북한’. 익숙하지만 참으로 낯선 단어다. 그들에게 ‘대한민국’도 마찬가지 일 테다. 목숨을 걸고 도착한 낯선 곳에서 온전히 혼자 시작해야 하는 삶을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 <파이터>의 진아와 <은서>의 은서는 그 삶을 시작했다.
<파이터> 속 진아의 모습을 보며, 은서가 막 한국에 도착했을 때의 모습이 아닐까 상상해본다. 어느덧 한국에 산 지 20년, 열일곱의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온 은서는 직장에서 인정도 받고 결혼도 하고 예쁜 아이도 낳았다. 그렇게 살기 위해 은서는 얼마나 많은 벽을 마주했을까, 마음이 아파온다.

“싫다기보다 피곤해”
은서는 20년 만에 남한으로 탈북하게 된 엄마를 만난다. 행복함도 잠시, 매 순간 자신이 새터민임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는 순간들에 은서는 너무 피곤할 뿐이다. 다를 것이 없다고, 다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고 그렇게 말하는 순간들이 싫은 게 아니라 피곤하다. 이 당연함이 여전히 당연하지 않아서 말이다. 엄마가 잡아주는 손에 은서는 그동안 누르고 참아왔음 서러움을 터트린다.
낯선 곳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삶. 누군가는 희망이기도, 누군가는 두려움이기도 할 것이다. 혹은 두 가지가 다 공존할 테다. 은서에게는 지금까지 너무 잘 살아왔다고, 진아에게는 앞으로도 응원한다고 전해주고 싶다. 
 
 인디즈 16기 이호진
<은서>(감독 박준호)
탈북한지 20년이 된 은서는 남한 사회에 완전히 적응해 살아간다. 어느 날 은서는 20년 만에 탈북한 엄마를 만나 함께 살게 되고, 그러면서 탈북자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한다.평창국제평화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진아처럼, 경계에 선 사람들
영화 <파이터>는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섹션에서 상영된 작품이기도 해요. 다양한 국가를 기반으로 작품활동을 이어가며 '코리안 뉴 시네아스트'로 손꼽히는 윤재호 감독!🥳 이렇게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된 건 그간 윤재호 감독이 국경과 정체성, 가족에 대해 꾸준히 작업을 이어왔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인디즈의 윤재호 감독 인터뷰 기사로 만나보세요! 인터뷰와 함께 전작들을 보시면 윤재호 감독의 세계에 대해 조금 더 잘 아실 수 있을 거예요.😎

Q. 한국과 프랑스에서 각각 오래 살아왔기 때문인지 전작 <약속>(2010), <히치하이커>(2016), <레터스>(2017) 등을 통해 꾸준히 디아스포라적인, 경계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왔다. 특히 탈북자의 이야기가 많아 보이는데.

A. 내 지금 나이의 절반은 한국, 절반은 프랑스에 있었으니까 영향이 없지는 않다. 탈북을 포함해 경계에 선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파리에서 음악 하는 불법체류자, 대만의 소외계층을 다룬 작업들이 그렇다. 그리고 실제로 관심 가지는 것은 ‘경계에 서 있다’는 것 자체보다는 ‘가족’이라는 주제다.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하려다 보니 분단으로 연결이 되기도 한 것이다. 생계를 위해 국경을 넘는 사람들 중에서는 여성이 더 많고, 그러다보니 여성, 또 엄마인 여성도 많이 이야기하게 된다. 지금 돌이켜 보면 전작들에서도 기둥이 되는 주제는 가족, 그 중에서도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마담 B>, 2016
‘마담 B'는 생계를 위해 중국으로 월경한 북한 여성이다. 하지만 그녀는 브로커에게 속았고 가난한 중국 농부 ‘진씨’에게 팔려가고 만다. 그렇게 흐른 10여년. ‘마담 B'는 월경 전에도 남편이 있었지만 어째선지 지금 생활이 더 행복한 듯하다. ‘진씨’는 북한의 가족들을 빼내기 위해 브로커가 된 그녀를 이해하는 사람,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사랑하는 배필이 되어 버렸다.
‘마담 B'는 기어코 가족들을 탈북 시키는 데 성공하고, 가족들을 따라 얼마간의 한국행을 택한다. 언젠가, 가족들을 설득시켜 ‘진씨’와 진짜 부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이름을 밝힐 수 없는 그녀 ‘마담 B'. 과연 그녀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뷰티풀 데이즈>, 2018
중국의 조선족 대학생 젠첸(장동윤)은 병든 아버지의 부탁으로 오래 전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엄마(이나영)를 찾아 한국에 온다. 술집을 운영하며 한국인 남자와 살고 있는 엄마는 가뜩이나 원망을 가지고 자랐던 젠첸에게 더 큰 실망을 주고, 게다가 14년만에 나타난 아들을 예상외로 무심하게 대한다. 하지만, 짧은 만남 후 중국으로 돌아간 젠첸은 오랫동안 숨겨온 엄마의 놀라운 과거를 알게 되는데… 

💡 <뷰티풀 데이즈>는 넷플릭스에서도 보실 수 있어요!
안전한 관람을 위해, 함께 해주세요!
극장은 오늘도 안심방역중! 보다 안전한 영화관람을 위해 방역지침을 지켜주세요.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 등의 출입자 기록은 국가 방역수칙의 필수사항입니다😷 방역수칙 위반시 방문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영화 관람 시 주의사항
1. 인디스페이스는 음식물 반입 금지 영화관입니다. 음료 섭취 또한 가능한 자제 부탁드립니다.
2. 영화 관람시에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세요.
3. 티켓 발권시 전자출입명부 QR코드 등록 혹은 수기명부작성은 필수입니다. (매회차 발권마다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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