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는 너무 급격한 변동이 일어나서 주식시장이 갑자기 무너져 버리는 걸 막기 위해 도입한 장치예요.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의 여파를 겪던 1998년에 도입했어요. 아주 위험한 특정 상황이 일어나면, 자동으로 주식 거래를 모두 멈춰버리는 제도인데요. 우리나라에선 20분간 모든 거래를 중단하고, 이후 10분간 주식 주문을 미리 받은 뒤 거래를 재개해요. 상황이 너무 위험하니까 ‘일단 얼음!’이라고 외치는 셈이에요. 서킷 브레이커는 우리말로는 과부하나 누전 등을 차단하는 ‘회로 차단기(두꺼비집)’를 뜻해요.

우리나라에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조건은 코스피 등 주가지수가 전날보다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는 거예요. 서킷 브레이커 발동으로 주식 거래가 중단된 후에도 하락이 이어져서 하락 폭이 15%를 넘기면 다시 서킷 브레이커(2단계)가 발동돼요. 만약 하락 폭이 20%까지 넘기는 경우 3단계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고, 그날 주식시장은 아예 문을 닫게 돼요. 아직 우리나라에서 2단계와 3단계가 발동된 적은 없어요.

이렇게 하는 건 투자자들이 잠시 숨을 고르고 냉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예요. 갑자기 시장이 무너져 내리면, 누구라도 주식을 팔아치우고 싶을 수 있잖아요. 서킷 브레이커는 투자자들에게 20분간 ‘정말 이렇게까지 폭락할 일일까?’ ‘지금 파는 건 성급한 결정 아닐까?’라고 생각해 볼 기회를 줘요. 물론 진짜 심각한 위기가 발생했다면, 근본적으로 폭락을 막을 수는 없겠죠.
사이드카

서킷 브레이커와 비슷한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로는 ‘사이드카’도 있어요. 서킷 브레이커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비교적 자주 발동되는 안정화 장치예요.


사이드카(Side car)는 ‘선물’ 시장의 움직임이 급격할 때 일어나요. 선물이란 ‘미래 시점의 가격’에 투자하게 만든 시장인데요. 조금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우리가 보통 사고파는 주식이 ‘현물’이고, 이 주식을 직접 사지 않고도 이 주식의 미래에 베팅할 수 있게 만든 게 ‘선물’이라고 보시면 돼요.

투기적 성격이 강한 선물시장은 금융 시장이 잘 굴러가게 하는 역할도 해요. 대표적인 게 미래 가격에 관한 정보 제공이에요. 예를 들어 1개월 후의 주식 가격을 예상한 선물 거래 정보를 보면 ‘아, 선물 투자자들은 이 정도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있구나’라는 정보를 알 수 있고, 주식 투자자들은 적정 가격을 판단할 때 이를 활용할 수 있죠.

이쯤 되면 선물이 뭔지는 헷갈려도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겠구나’라는 점은 감을 잡으셨을 거예요. 사이드카는 선물시장의 급격한 움직임이 현물시장으로 과도하게 번지지 않게 하는 장치예요. 코스피 시장에서 사이드카는 선물 가격이 전날보다 5% 이상 급등하거나 급락하고, 이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면 발동돼요. 발동 후 거래 중단 시간은 5분이에요. 급등 시에는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매수’가 금지되고, 급락 시에는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매도’가 금지돼요.

사이드카가 특이한 점은 서킷 브레이커처럼 모든 거래를 멈추는 게 아니라 ‘프로그램 매매’만 중단한다는 점이에요. 프로그램 매매는 기관투자자나 외국 투자회사들이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파는 자동 거래 방식이에요. 사이드카가 프로그램 매매만을 일시적으로 막는 건, 선물 가격과 현물 가격의 차이를 이용해서 수익을 내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조금 어렵게 들릴 수도 있는데요. 그냥 ‘투자회사들이 하는 프로그램 매매는 선물-현물 가격의 차이와 관련이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시면 충분해요. 선물 가격 급등락으로 현물 가격과의 차이가 벌어지면, 이걸 이용하려는 프로그램 매매도 급하게 늘어나서 현물 가격을 빠르게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 거죠. 이걸 잠시나마 막는 게 사이드카의 역할이고요. 물론 프로그램 매매만을 막기에, 서킷 브레이커만큼 효과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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