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영부영 못 만나게 된 친구보다 어릴 때 싸우고 절교한 친구가 기억에 남는 건, 저만 그런게 아니겠죠?  
  
드라마나 영화 시리즈도 그래요. 드라마 시즌이 계속 되면 어느 순간부터 주인공이 감옥을 가도 안 궁금해지고 어느 날 더 이상 안 보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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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끝내야 할때 놓지 못하고 이어지는 시리즈가 많이 보여서 아쉬워요. 그럴수록 제대로 된 이별이 그리운 법이죠.  
  
화려하게 등장해 엉망진창 후속작으로 망가졌지만, 마지막 한 번으로 시리즈 전체를 추억 보정해버린 울버린의 <로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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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기억 속 울버린과 달리, 로건은 나이가 너무 들고 지쳐 버렸어요. 돈을 벌기 위해 리무진 운전기사를 하고 있죠. 치매가 와서 언제 터질지 모를 대량살상무기가 된 프로페서X와 떠나기 위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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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지켜야 할 어린 뮤턴트 로라를 만나고, 계획이 모두 틀어지죠. 이제 로건은 적들을 피해 로라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야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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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는 엑스맨 시리즈와 다르게 청불이에요. 본격적으로 찌르고 썰죠. 하긴 울버린이 그 발톱을 가지고 12세 시청가의 싸움을 할 수 있었던 게 신기하긴 해요. 이 영화는 멕시코의 황량한 사막에서 거침없이 고어한 액션을 펼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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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잔인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지친 로건의 안간힘과 멕시코 모래 바람, 그리고 낭자한 피가 느와르나 서부 영화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줘요. 그러다보니 나도 몰래 주먹에 힘을 꽉 쥐고 이 여정을 따라가게 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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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반을 볼 때 전 견딜 수 없게 무기력했어요.  
  
로건도 프로페서X도 그냥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 같거든요. 치매 노인을 둔 가정을 묘사한 것 같은 장면도 있고요. 세상 무서울게 없던 <엑스맨> 1편을 생각하게 해서 서글퍼지게 하죠. 마치 노년에 대해 그리는 영화 같기도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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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로라가 나타나면서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져요. 치매 노인 가정의 축 쳐짐은 이제 마치 손녀를 지키려는 이들의 처절한 여정으로 바뀌거든요. 조용히 죽음을 기다리던 로건이 어떻게 바뀌면서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지를 같이 지켜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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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작 잔치로 미리 이별해버렸다면, 
<로건>으로 다시 울버린과 인사하는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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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맨   #히어로   #Circle of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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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unning tIme : 2h 17min 
✷ Directed by : 제임스 맨골드 
✷ Starring  : 휴잭맨/패트릭 스튜어트/다프네 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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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이 좀 흘렀지만, 히어로 영화치곤 느와르 느낌 덕에 촌스럽지 않아요. 
✦ 흔히 따지는 방대한 설정들은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한 편의 새로운 영화에요. 
✦ 흑백판이 개봉했었다는데, 볼 방법이 없어서 아쉬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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