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하기    |    👀 지난 뉴스레터 모아보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 

지난주 살짝 쉬어가는 뉴스레터 이후, 2주 만에 다시 인사드려요. 잘 지내셨나요?  연말이라 그런지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지난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돌이켜보면, 감정은 요동치지만, 몸은 한없이 정적이었던, 참 묘한 일 년이었던 것 같아요. 

‘가치관’이라고 하죠? 나이가 들수록 어떤 것을 더 중요시하고 어떤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터득하게 될 것 같았는데, 여전히 헤매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단단한 심지를 가진 멋진 여성 아티스트 이야기를 하면서 저 자신도 한번 반성해보려 해요. 💪
☀ 𝗟𝗢𝗥𝗗𝗘
빌리 아일리시 이전, 팝 씬에 강렬하게 등장한 여성 아티스트가 있다면 단연 로드(Lorde)일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로드라 하면, 오래전 어느 음반 회사의 임원이 했던 말이 떠올라요. 대략 이런 이야기였죠.

“음반 업계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아티스트를 띄우기 위해 어마어마한 경쟁을 한다. 하지만 솔직히 우리는 기본적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꼭 자신과 연관된 아티스트가 아니어도 가치 있는 음악이 널리 알려지는 것이 우리의 공통된 바램일 거다. 로드가 그 예 중 하나라 생각한다. 음반 회사, 미디어 등 관련 업계 사람들이 한뜻이 되어 로드를 알리는 데 힘을 실었다. 많은 이들이 로드는 더 주목받을 가치가 있는 아티스트이며 뉴질랜드를 벗어나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요.

생각해보면 로드가 메이저 데뷔를 했던 2013년은 지금보다 사운드클라우드,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바이럴 효과가 크지 않던 시기였어요. 여전히 라디오 플레이 등 고전적인 홍보 비중이 컸죠. 그리고 로드의 등장은 메인스트림 팝 씬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 “𝙏𝙝𝙚 𝙛𝙪𝙩𝙪𝙧𝙚 𝙤𝙛 𝙢𝙪𝙨𝙞𝙘” 
로드, 본명 Ella Marija Lani Yelich-O’Connor는 등장부터 큰 화제를 모았어요. 만 16세에 싱글 ‘Royals’로 9주간 빌보드 Hot 100 1위를 차지했고, 1987년 이후 미국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한 최연소 아티스트로 기록됩니다.
그래미 어워즈 '최우수 팝 솔로 퍼포먼스',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를 수상하며 데뷔 앨범 Pure Heroine 한 장으로 바로 톱 아티스트 반열에 오르죠. 👑

개성 있는 창법과 음색, 카리스마 있는 표현력이 빛나는 로드. 그녀는 화려한 프로덕션 없이 보컬 만으로 곡을 압도하는 힘을 지녔어요. 싱글 ‘Royals’를 들어보셨나요? 요즘은 이런 비슷한 분위기의 음악이 익숙하지만, 당시에는 꽤나 신선했죠. 묵직하면서도 간결한 구성에 ‘부나 명예 따위 관심 없고 우리 방식대로 세상을 지배할 거야’라는 선언이 담긴 곡입니다. 
로드가 등장하기 전, 여성 팝 아티스트 씬은 ‘맥스 마틴’ 같은 프로듀서가 주도하는 달콤한 멜로디와 러브송 위주의 팝송이 주를 이뤘어요. 칼리 래 잽슨, 켈리 클락슨, 케이티 페리 등이 차트를 장식하는 주요 아티스트였죠.  ‘Royals’의 히트는 당시 전형적인 팝 사운드가 가득했던 씬이 얼터너티브 팝 쪽으로 기우는 기회를 제공했어요. ‘비주류’적인 사운드가 ‘주류’로 전환될 수 있었던 거죠.

이후 2016년, 로드는 브릿 어워드에서 데이빗 보위(David Bowie) 트리뷰트 무대에 서는 영광을 안았어요. 나중에 밝혀진 사실인데, 데이빗 보위가 로드를 “음악의 미래”(The future of music)라고 칭했대요. 생전 데이빗 보위의 말을 기억하고 있던 유가족과 매니저가 그녀를 트리뷰트 무대에 설 아티스트로 선정하게 된 거죠.
또한 브루스 스프링스틴, 잭 화이트 같은 거물급 록 아티스트들도 공연 시 ‘Royals’를 커버하며 곡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후배 아티스트들이 자신에게 영향을 준 아티스트로 로드를 많이 꼽는데, 이렇듯 그녀는 대선배 뮤지션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인 것 같아요. 

☀ 𝗠𝗲𝗹𝗼𝗱𝗿𝗮𝗺𝗮
2017년, 로드는 많은 기대 속 두 번째 앨범 Melodrama로 컴백합니다. 앞서 공개된 싱글 ‘Green Light’로 기존과 다른 앨범이 될 것을 예고했죠. Melodrama는 프로듀싱에 있어 한층 더 섬세해진 앨범이었어요. 잭 안토노프(Jack Antonoff)와 작업하며 프로듀싱 면에서 폭넓은 시각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겠죠. 안토노프와 함께 한곡 한곡 많은 고민을 담아 꼼꼼하게 작업했다고 해요. 
(💡 여기서 잠깐! 프로듀서 잭 안토노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해 많은 여성 아티스트의 프로듀서로 활약한 그에 대해 본 뉴스레터 끝의 번외편을 확인해주세요!)

Melodrama는 이전 작 Pure Heroine의 ‘Royals’처럼 큰 히트곡은 남기지 못했지만,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하고 ‘Perfect Places’, ‘Homemade Dynamite’, ‘Liability’ 등의 곡들이 두루 사랑받습니다.
사운드 외에 한 가지 더 변화한 것은 가사인데요, 첫 앨범의 화자가 대부분 ‘우리’(We) 중심으로 무언가 변화하고 싶어 하는 공동체였다면, Melodrama에서는 ‘자기 자신’(I)의 개인적 이야기가 주를 이뤘어요. ‘나는 남에게 그저 짐 덩어리일 뿐. 오직 나 자신만이 나를 위로할 수 있는 베스트 프렌드’라는 내용의 ‘Liability’가 대표적일 것 같아요. 


로드는 시적인 가사를 쓰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시인인 어머니 덕분에 어릴 적부터 다양한 장르의 책을 접했고, 이는 개성 있으면서도 공감할 만한 가사를 쓰는 데 도움이 되었죠. 이 앨범은 그래미 ‘올해의 앨범’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어요. 데뷔 앨범만큼의 상업적 성공은 없었지만, 팬들과 평론가들로부터 음악적 확장성을 보여준 앨범이라는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그렇다면, Melodrama 발매 이후 로드는 다시 ‘Royals’ 같은 히트곡을 내고 싶어 했을까요? 아니면 좀 더 혁신적인 사운드로 인정받고 싶었을까요? 

☀ 𝗦𝗼𝗹𝗮𝗿 𝗣𝗼𝘄𝗲𝗿
세 번째 정규작은 4년 뒤인 올해 9월에 발매되었어요. 이 앨범이 더 늦어지게 된 건 2019년 그녀의 반려견 펄(Pearl)이 세상을 떠났고, 그녀는 슬픔을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보니 다시 4년 간격으로 찾아온 앨범 Solar Power에는 또 한 번의 변화가 담겨있어요. 이번 앨범 역시 든든한 조력자 잭 안토노프와 함께했지만, 전작에서 보여준 긴장감 팽팽한 사운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죠. 그녀는 다 훌훌 털어버린 듯 자연으로 향했고, 자연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앨범 제목처럼 태양의 에너지가 가득한 여름 해변을 그린 'Solar Power’, 맑은 어쿠스틱 기타와 백그라운드 보컬의 ‘Mood Ring’ 등 60년대 히피 문화의 영감이 가득한 몽환적이고 무공해한 사운드로 돌아왔어요. 단연 치유의 에너지를 담은 앨범입니다.

Solar Power 발매를 앞두고 로드는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Royals’와 같은 히트를 기대하지 않고, 그런 환상조차 없다”라고요. “이미 평생 먹을 것을 살 수 있을 돈과 집을 마련했기에 더 이상의 욕심은 없다”라고도 했죠. (20대 초반에 벌써 FIRE 족과 같은 생각을 하다니…!)  또한 이번 앨범은 환경을 고려해 CD 생산 대신 다운로드 카드를 넣은 친환경 뮤직 박스 형태로 발매되었습니다. 뮤직박스는 빌보드 차트 순위를 정하는 앨범 판매량에 반영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구요. (욕심이 없다는 말을 뒷받침하는 언행일치의 행보!)


☀...𝘁𝗵𝗲 𝘀𝘂𝗻 𝘄𝗶𝗹𝗹 𝘀𝗵𝗼𝘄 𝘂𝘀 𝘁𝗵𝗲 𝗽𝗮𝘁𝗵
독보적 개성의 Pure Heroine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 Melodrama를 거쳐 자연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Solar Power까지 - 그녀는 매번 새롭게 진화합니다.  16세에 등장해 현재 나이 24세. 여전히 젊은 나이임에도 로드는 스스로 중심을 잘 잡는 아티스트인 것 같아요.

로드는 소셜 미디어 활동을 최소한으로 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아티스트에게는 중요한 프로모션 수단이기도 한 인스타그램, 트위터 활동 대신 간간히 이 프레시필립과도 같은 “이메일 뉴스레터”형식으로 원하는 팬들에게만 하고 싶은 말을 전하기도 해요. 유명세에 흔들리거나 부를 따라가지 않고,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가장 우선시한다는 것이 느껴지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깊은 신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굉장히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로드의 음악적 변화와 그간의 행보를 비교하면서 음악을 들어보시면 더 많이 와닿으실 것 같아요. 오늘 등장한 음악과 주요 곡들을 아래 유튜브 재생목록에서 감상하세요. (한글 가사로 번역된 유튜브 영상도 포함했습니다. ) 
📍 알아두면 재밌는 로드 TMI 📍

  #영재: 어릴 적 그저 좀 똘똘한 아이였던 게 아니라, 영재 테스트를 거쳐 영재 교육원에 다닌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녀의 어머니가 아무래도 아이의 사회정서적 발달에는 좋지 않을 거라 판단하고 더이상 다니지 않았다고 하네요.

  #로맨스: 데뷔 앨범을 발매하고 갑작스럽게 스타가 되었을 시기, 약 4년 동안 로드는 아시아계 뉴질랜드인 포토그래퍼와 교제를 했었어요. Melodrama의 곡들은 실제로 그와의 이별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곡들이 있다고 해요. 여성 팝스타가 평범한 아시아계 남성을 사귄다는 건 드문 일이었기에 화제가 되었고 그렇기에 안타깝게도 두 사람의 심적 고통 역시 꽤 컸을 것 같아요.

  #사회적 기여: 최근 Solar Power 앨범 수록곡 일부를 뉴질랜드 원주민 언어인 마오리어(Te Reo Māori)로 불러 발매했어요. 해당 수익금은 뉴질랜드의 자연 보호 및 마오리 자선 단체에 기부하고요. 로드는 마오리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않지만, 뉴질랜드인으로서 그들의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받았기에, 그들의 문화를 지키는 것에 일조하고 싶었다고 하네요. 앞서 언급한 전 남자친구도 그렇고, 어린 나이에 스타가 되었음에도 편견 없고 인류애가 넘치는, 여러모로 영혼이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나요?

  #어니언링 감정사:  인스타그램 ‘어니언링즈 월드와이드’ 계정은 세계 각지에서 먹은 어니언링에 대한 시식평이 담겨있어요. 5점 만점 기준 점수까지 야무지게 실려있죠. 😋 근데 이 계정이 로드가 본인 임을 숨기고 운영하던 계정이었다는 사실! 팔로우하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로드가 있다는 걸 팬들이 알아채고 들켜버립니다. 지구 뿌술만큼 귀엽지 않나요?

  #영혼의 막춤: 로드의 라이브를 본 적 있다면 알겠지만, 그녀는 매우 독특한 춤사위로 유명합니다. 음악에 취한 나머지 다소 과하게 리듬에 몸을 맡기는 경향이 있는데요.😅  2017년 MTV VMA에서 독감으로 노래를 하지 못하게 된 그녀는 립싱크나 무대 불참 대신 아예 댄스 무대를 꾸며서 팬들을 감동케 했죠.

📍 번외편 - 프로듀서 잭 안토노프 📍

Jack Antonoff(잭 안토노프)는 밴드 FUN.의 멤버이자, 블리쳐스(Bleachers)라는 솔로 프로젝트로도 활동 중인 아티스트예요. 하지만 무엇보다 ‘프로듀서’로서 엄청난 자질을 발휘하는 인물이죠. 그가 프로듀서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2013년 테일러 스위프트 ‘Sweeter Than Fiction’과 사라 바렐리스 ‘Brave’ 등의 공동 작곡에 참여하면서부터 입니다. 이후 테일러 스위프트, 라나 델 레이, 세인트 빈센트, 클레어로 등을 프로듀싱하며 활약하고 있어요. 
안토노프를 프로듀서로 선택한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알록달록한 음악이 아닌, 시적인 가사로 자신의 감정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여성 아티스트들입니다. 잭 안토노프의 프로듀서로서의 활약은 멜로디 중심의 화려한 팝 위주의 음악 판도에 변화를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요.

그런데 요 몇 년 사이 너무 많은 여성 싱어송라이터가 그를 택했다는 점에서, 몇몇 언론과 팬들로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죠. 로드 역시 두 장의 앨범을 그와 함께 하며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하고, 로드의 음악이 아닌 잭 안토노프의 음악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낳기도 했어요. 두 사람 다 열애설을 정면으로 부인하며 남녀 사이 우정은 없다고 믿는 사람들의 착각일 뿐이라고 했죠.

아마도 잭 안토노프는 여성 아티스트가 원하는 방향성을 잘 이해하고 표현하는데 탁월하게 도움을 주는 프로듀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음악 실력도 출중하지만 특유의 수더분함과 독특한 위트를 가졌기에, 왠지 내성적인 아티스트도 내면을 거리낌 없이 털어놓을 법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음악으로 풀어내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는 인물이기에 많은 여성 아티스트가 그와 일하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나, 라고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참고로 잭 안토노프의 솔로 프로젝트 '블리쳐스'는 주로 80~90년대 분위기의 신스팝, 인디팝을 추구해요. 유튜브 재생목록에 추가한 블리쳐스의 ‘Don’t Take The Money’는 로드가 함께 작곡하고 백 보컬에도 참여한 곡이니 한번 들어봐 주시길. 🎧🎸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 여러분의 피드백을 언제나 환영해요. 😊
본 메일에 답장으로 주셔도 되고, 아래 버튼을 클릭해 '익명'으로 남겨주세요. 
⬇️ ⬇️ ⬇️

구독자님, 진짜 겨울인가봐요. ❄
아무쪼록 따듯한 연말을 보내시길 바라며, 다음 주에 뵐게요~!👋💙
스팸함에서 살아남기! editor@fresh-fillip.club 을 주소록에 추가해주세요.
뉴스레터가 취향에 안 맞으신가요?ㅠ 더 만나고 싶지 않다면 > 수신거부 Unsubscribe

© 𝟮𝟬𝟮𝟭 𝗳𝗿𝗲𝘀𝗵 𝗳𝗶𝗹𝗹𝗶𝗽 - 𝗮𝗹𝗹 𝗿𝗶𝗴𝗵𝘁𝘀 𝗿𝗲𝘀𝗲𝗿𝘃𝗲𝗱
뉴스레터 원문 링크 공유 외, 허가되지 않은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