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역사에 길이 남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부동산 정책 폭망으로 기억될 정부 지난달 3일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했을 때의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은 "솔직히 부동산 빼고는 다른 건 성공적으로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저희 정부가 정책에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제일 큰 게 부동산입니다. 거꾸로 얘기하면 부동산 말고는 꿀릴 것이 없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2006년 12월 27일 부산 방문 행사에서. “참여정부는 여러 차례 부동산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효과적인 정책 수단을 투입하지는 못했다.” “어쨌든 부동산 정책에서 실수를 한 것은 사실이다.”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이렇게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책임은 다른 곳으로 돌렸습니다. “우선 종부세는 국회가 제대로 도와주지 않고 심의를 지연시켰다. 과세 기준과 과세 대상을 자꾸만 낮추고 줄이려고 했다.” “당시 언론보도는 부동산 뉴스밖에 없었다. 아파트 분양 사무소 앞에 밤새 장사진을 쳤다. (중략) 국민들은 정부를 믿지 않았다.” 『운명이다』에 있는 회고입니다. 2007년 6월 한겨레 인터뷰에서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하면 한 방에 다 잡았을 것이다. 당정 협의하는 동안에 깎이고 국회에 가면 한나라당이 있어 또 깎인다”고 말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책임을 전가한 곳은 여당, 야당, 언론입니다. 여당이 협조하지 않아 정책을 제대로 펼칠 수가 없었고, 야당이 국회에서 발목을 잡았고, 언론이 투기 심리를 자극했다는 겁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시절에 서울 아파트값이 83% 올랐습니다. 이 단체는 문재인 정부에서는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값이 93% 인상됐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내놓았습니다. 이미 노무현 정부 인상 폭을 뛰어넘었습니다. 비율이 아니라 가격으로 따지면 문재인 정부의 성적표는 더 처참합니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 때는 서울 강남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고, 현 정부에서는 전국적 상승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노무현 정부의 후반기에는 서울 아파트값이 안정세로 돌아섰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어디에 돌릴 수 있을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노 전 대통령과 달리 문 대통령은 여당과의 갈등 상황에 놓인 적이 없습니다. 청와대나 정부의 방침에 여당이 반기를 든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야당이 반대해서 못한 일이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을 때는 범여권 정당들이 합심해 청와대가 원하는 법을 만들어줬습니다. 지금은 청와대와 민주당이 원하는 것은 다 법이 됩니다. 언론의 지형도 달라졌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보수 언론 탓을 했는데 미디어의 다변화로 보수 언론의 사회적 영향력은 크게 줄었습니다. 주요 방송은 전적으로 정부 편입니다. 언론이 투기를 조장했다고 싸잡아 비난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국민을 부화뇌동하는 존재로 여기는 게 됩니다. 아무리 봐도 탓할 곳이 마땅치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전 정권에 책임에 있다고 주장하거나 시민을 투기꾼으로 몰기도 하는데 맹목적 정부 지지자 말고는 이를 수긍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남은 10개월 동안 획기적 변화가 없다면(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만) 문재인 정부 5년은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대다수 국민이 고통을 겪은 때'로 역사책에 기록될 것 같습니다. 이 실패를 상쇄할 다른 훌륭한 업적이 있어 보이지도 않습니다. 수십 년 뒤에 코로나19와 부동산 정책 폭망의 암흑기로만 이 시절이 기억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역사적 평가는 대체로 냉정합니다. ps. 문재인 대통령의 회고록 『운명』에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서는 어떻게 쓰여 있는지를 살펴 봤습니다. 노 전 대통령 자서전 『운명이다』와 짝을 이루는 이 책에는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주요 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운명』에 단 한 차례도 ‘부동산’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에 청와대에 있었습니다. ‘아파트’라는 단어는 8회 등장하는데 정책과는 무관한, 개인사와 관련된 일에 언급됩니다. 노무현 정부 때 문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검찰'이라는 단어는 192회 나옵니다. 폭증한 전세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직업 군인들이 관사로 돌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갈 곳이 있으니 좋겠다”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리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기사가 알려줍니다. 더 모닝's Pick 1. 재난지원금 20% 제외에 드는 42억원 5차 재난지원금 80% 선별 지급에 42억원 이상의 예산이 든다고 합니다. 건강보험공단에 민원 상담 인력을 추가로 배치하고 접속자 폭주에 대비해 서버 용량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라네요. 이 정부의 씀씀이에 비하면 그리 큰 액수가 아니긴 한데요, 배가 자꾸 산으로 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2. "최재형 출마 의사 밝혔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대선 출마 의사를 주변 사람들에게 밝혔다고 합니다. 국민의힘 입당 시기 등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으나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겁니다. 최 전 원장은 강원도 머물다가 부친 최영섭 예비역 대령의 건강이 크게 나빠져 급히 상경했습니다. 3. 3차 때보다 더 위험한 4차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1000명대 상황이 다시 발생했습니다. 💣 이번 4차 유행은 지난해 말의 3차 유행 때보다 더 위험하다고 합니다.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고, 감염자 중에 젊은층이 많아 감염 경로 추적이 어렵습니다. 백신 보릿고개 형편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각자가 스스로를 보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 중앙일보 이상언 논설위원 매일(월~금) 아침 뉴스레터에 새 소식을 담아 새 날을 알립니다. 세상으로 향한 작은 창을 열어 보세요. 빛과 바람과 풍경을 전합니다. 이상언의 '더 모닝' 뉴스레터를 놓치셨나요?😭 지난 뉴스레터는 아카이브 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어요. 😊 아래 버튼을 누르시면 👇 이상언의 '더 모닝' 목록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