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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피아니스트 이미래님과의 콜라보 작업을 공개합니다.

지난 저의 아티스트 레터에서 보여드렸던 이미래 재즈 피아니스트님의 새로운 곡 ‘White’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 12월 말에 완성되어 이번 달에는 앨범 커버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 장영은 | White, 광목에 채색 그리고 자수, 59x47.5cm, 2020 | Sold out ]
2020년의 마지막 작업이 된 작품이고, 이미래 재즈 피아니스트님께서 직접 소장하게 되셨습니다. 제 전시를 실제로 다녀오신 후, 함께하자고 손 내밀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어요! (함께해서 영광이었습니다 미래님🍀)

이처럼 음악을 기반으로 의뢰를 받아 작업을 하게 된 것은 처음이라 새롭기도 하고 조화로운 콜라보레이션 작업이 될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피아니스트님께서 좋아해 주셔서 한숨 돌리며 앨범 커버 디자인을 진행했습니다.

<WHAT’S YOUR COLOR ?>라는 새 앨범의 곡들은 곧 다가오는 2월 발매된다고 합니다. 다음 아티스트 레터에서는 이미래 재즈 피아니스트님의 아름다운 곡들을 드디어 소개해 드릴 수 있게 되었어요. 그동안 제가 먼저 듣게 되어 아쉬웠는데 어서 발매가 돼서 구독자분님들과도 함께 듣고 싶습니다. 곡이 발매되면 국내 음원사이트 및, 유튜브, 애플뮤직 등에서도 감상이 가능하다고 하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
Inspiration &
Love & Forever

혹시 구독자님들께서는 영원을 믿으시나요? 저는 어렸을 적에는 순수한 맘에 모든 것이 영원할 것 같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영원한 것은 존재하지 않다 믿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치열하고 상대적 성격을 지닌 무한 경쟁 사회에서, 내내 영원한 가치란 존재하기 어렵다고 느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가치를 판단하는 것 이상으로 누군가의 마음에 남아있는 것들은 그 안에서 영원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영원함을 다시 믿고 싶어졌습니다. 

[ 출처 : 핀터레스트 ]
저는 그럴 때마다 어렸을 적부터 좋아했던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을 한편씩 보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특유의 은은하고 아름다운 색감과 그림체는 지금 보아도 더욱더 아름답고 하나도 낡지 않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커다란 인형 눈을 한 세일러문이나 포켓몬스터 같은 만화를 즐겨 보지 않아서 그 당시 유행했던 만화들의 줄거리를 잘 모른답니다.

종종 친구들과 추억의 애니메이션에 관한 대화에 끼지는 못하지만 어릴 적부터 나름 취향이 확고했던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빨간 머리 앤>과 <플란다스의 개>를 보면 마음이 편해졌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엄청 좋아했거든요.

[ 출처 : 핀터레스트 ]
얼마 전엔 13살의 초보 마녀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지브리 스튜디오의 <마녀 배달부 키키> (1989)를 보았는데, 마음에 와닿았던 장면이 있어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주인공 키키는 마녀 집안에서 태어나서, 13살이 되면 집을 떠나 스스로 살 곳을 정해 마법 수련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렇게 바다가 보이는 마음에 쏙 드는 마을에 도착했지만, 복잡한 도시 속 사람들의 차가운 반응들에 어린 키키는 모든 것이 낯설기만 했어요. 

[ 출처 : 네이버 영화 ]
그러다 맘씨 고운 빵집 사장님을 만나 동네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일을 하며 빗자루를 타고 배달을 하는 일을 시작하게 되지만, 어느 순간 마법을 마음처럼 쓸 수 없게 되어 키키는 깊은 상심에 빠집니다.  

자신이 마법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 키키는 우연히 그림을 그리는 우르술라를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둘은 즐거운 시간을 함께하던 중 마법과 그림의 공통점을 찾게 되어 대화를 이어가는 내용이 저는 마음에 참 와닿았습니다.

[ 출처 : 네이버 영화 ]
그렇게 마법이 자신에게 전부였지만 수련을 고리타분한 관습이라 여겼던 키키는 우르술라의 대화에서 또다시 날 수 있는 깨달음을 얻게 되고, 바다가 보이는 마을에 정착한 뒤 키키에게 줄곧 따뜻한 관심을 주었던 친구 톰보가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접하고선 날고자 하는 진심을 담아 마법을 사용해보게 됩니다.

그렇게 톰보를 구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통했는지 키키는 다시 날 수 있게 되며 이야기가 마무리되는데요, 영화의 주인공은 13세의 어린 소녀이지만 어른이 되어도 성장통을 겪는 우리의 모습도 투영되어 보였습니다.

보통은 매일 같은 일상의 반복이라 생각하지만, 때로는 두렵고 낯설거나 권태로운 상황이 다가왔을 때 <마녀 배달부 키키>를 보며 힐링하시면 조금은 해답을 찾아가실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이든 진심을 담아 수련하듯 꾸준히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휴식하며 쉬어가는 법도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 같았어요.

[ 출처 : 네이버 영화 ]
특히나 히사이시 조의 OST를 정말 좋아해서 재작년에는 취미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어느 여름날(One Summer's Day)’ 곡을 배워보기도 했습니다. 6살 때부터 꽤 오래 피아노를 쳤었는데 지금은 잘 치지 못하지만 업이 아니기에 완벽히 잘 해야 한다는 강박이 없어 배우는 내내 즐거웠어요!

요즘 작업하는 내내 히사이시 조의 지브리 스튜디오 OST를 무한으로 반복해서 듣고 있는데, 아마 저의 동심 속에서도 앞으로도 쭉 히사이시 조의 음악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고, 또 동시대에 살아감에 행복을 느낍니다!

영화를 보거나 음원으로 들어도 참 좋지만, 히사이시 조의 지브리 스튜디오 25주년 기념 연주회 영상을 보고 더 감동을 받아 매일 아침과 잠들기 전에 실제로 연주하는 영상을 보며 힐링 중이에요. 💕

지브리의 수장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1984년부터 오랜 시간 함께하며 지브리 영화 대부분의 음악감독을 맡은 히사이시 조는 25주년 기념 공연에서 지휘와, 피아노 연주를 함께 하는 내내 정말 행복해 보여서 감상하다 보면 저 또한 덩달아 벅차오르게 됩니다. 특히나 작곡가 히사이시 조에게 긴 세월 모든 곡들이 흡수되어 지브리 그 자체인 ‘인간 지브리’로 보였습니다.

[ 출처 : 네이버 영화 ]
그중에서도 <마녀 배달부 키키> OST를 지휘하는 뒷모습과 표정에서는 집을 떠나 낯선 곳으로 향하는 13살 소녀의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느낌이 담겨 보이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OST인 ‘인생의 회전목마’를 연주할 때에는 전쟁에서 싸우고 돌아온 하울의 지치고 무거운 어깨와 겹쳐 보이는 듯했습니다.

어느샌가 팬데믹 상황이 찾아오고 나서, 버킷리스트에 새로운 일들을 추가하는 것이 무의미해졌다고 생각했는데 히사이시 조의 지브리 스튜디오 공연은 언젠간 꼭 실제로 가보고 싶어졌답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1985년에 지브리 스튜디오가 설립되었다고 하니 2-3년 뒤쯤에는 완전히 상황이 나아져서 꼭 4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음악이 우리에게 안겨주는 힘은 생각 외로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구독자분들도 유튜브를 통해 보석같은 25주년 콘서트를 함께 관람해보세요! 👍🏻💗

스튜디오 지브리 25주년 기념 히사이시 조 공연
<마녀 배달부 키키>, 바다가 보이는 마을




스튜디오 지브리 25주년 기념 히사이시 조 공연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 , 인생의 회전목마


글을 마무리하며,

[장영은 | Eternally Blue, 광목에 채색 그리고 바느질, 27x54cm, 2020]
2021년의 시작인 1월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간 듯합니다. 작업도 작업이지만, 새로운 작업실 공간에서 아동미술과 취미 수업을 하기 위해 이런저런 서류와 준비해서 관할 교육청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분명 근린생활시설(예능계 강습소)로 등록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계약했는데, 2020년 초부터 법이 바뀌어 건축물 용도를 변경해야 했답니다.

제2 근린생활시설로 변경을 해야만 교습소 신청이 가능했는데, 주인분께 구청 직원분께서 안내를 잘못해 주는 바람에 며칠간 마음을 졸였습니다. 지금은 정상적으로 용도 변경을 신청해두었는데, 문제없이 잘 해결되길 기도해 주세요! 🙏🏻

[ 2021. 1. 반려식물들 ]
요즘 제가 작업실에 출근하는 즐거움인 반려 식물들입니다. 특히 잎이 작고 옹기종기 귀여운 마오리 소포라를 가장 애정하고 있어요.

겨울철이라 난방 때문에 화분 몇 개는 말라버려 속상한데, 잘 버텨준 친구들에게는 시간마다 분무를 해주니 건강히 잘 자라고 있고 저도 그때마다 허리를 펴고 물을 마시고 있어요. 역시 모든 생명체들에게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

또 수업에 필요한 기본 재료들을 준비해두었는데 괜히 설레며, 예전에 지도했던 친구들처럼 예쁜 아이들이 많이 와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전에 수업 마치고 학부모님을 기다리는 동안 제게 매번 편지를 써주던 친구가 있었는데 또박또박 쓴 글씨도 너무 귀엽고 어디를 가도 사랑을 받을 줄도, 나눌 줄도 아는 아이라 정말 많이 예뻐했었어서 지금도 너무 보고 싶네요. 😭

[ 2018. 제자 소윤이의 편지 ]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그림 이외에도 연필을 바르게 쥐는 법은 물론이고 신발 끈을 묶는 법, 할머니 생신 때 편지 쓰는 법, 친구와 싸웠을 때 대처하는 방법과 같은 여러 가지 일들을 가르쳐주게 되는데 아이들과 지내며 가끔 어릴 적 제 모습이 궁금해지기도 했었습니다. 마침 최근에 정리를 하다 초등학생 때 생활 통지표를 발견했어요.

[ 2003. 장영은 학생의 생활통지표 ]
아마 제가 4학년 때의 생활 통지표인 것 같은데, 세월이 흐르고 보니 아이들과 부대끼며 지내던 시각에서는 최고의 칭찬을 받았었네요. 앞으로도 맑고 반짝이는 에너지로 스스로도 주변도 더 충만해질 수 있도록 삶을 가꿔나가고 싶습니다. 🍀

[ 좋은생각 2021년 2월호, p.53 ]
이번 달에는 작품에 대한 문의를 적지 않게 받게 되어 기분이 좋았던 달이었답니다. 그중에 판매로 이어지는 상황도 있고 그렇지 않은 상황도 있지만 그래도 그만큼 관심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꾸준히 진심을 담은 좋은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달에는, 진행하고 있는 작업들과 또 새로운 이야기들로 만나 뵈려 합니다, 언제든 궁금하신 점이나 작업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은 부분이 있으시다면 의견 남겨주세요! 종합해서 소식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참 눈이 많이 내리더니 요즘은 날이 조금씩 풀리고 있는 듯하지만 그래도 꼭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고 건강히 또 만나 뵙겠습니다. 저의 구독자님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

- 2021년 1월

[ 전시 | 협업 | 작품구입 : feelmycolor@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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