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세계에서 3번째로 컸던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가 몰락했습니다. 

*편의를 위해, 이하 '테라'라고 적겠습니다.

무슨 일이야?

스테이블 코인은 가치를 특정 국가 화폐와 연동시킨 암호화폐입니다. '테라'의 경우, 과거 1 테라=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고 있었죠.

아니 그럼 달러를 쓰지, 왜 스테이블 코인을 써?

암호 화폐 거래 플랫폼 중에는 달러 거래가 어려운 곳도 존재하거든요. 스테이블 코인은 이런 곳에서, 달러의 빈틈을 채우는 용도로 쓰이곤 했어요. 후술하겠지만, 예치(=스테이킹)를 해서 이자를 받는 용도로도 많이 쓰였구요.

오호. 유사 달러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거구나.

그렇습니다. 문제는, 이 유사 달러 중 하나가 그 값어치를 잃고 있다는 것. '테라'의 경우, 1 테라 = 1달러 였던 것이 최근 0.2 달러 밑으로 뚝 떨어졌어요. 

헉, 테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손해 많이 봤겠는데. 이유가 뭐래?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꼽히는데요.

1. 암호화폐 A(테라)의 부족한 신용도를 보증하기 위한 암호화폐 B(루나). 그런데 암호화폐 B(루나)의 신용도는 누가 보증해주지? : 많은 스테이블 코인들은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비슷한 가치의 현금 등 유동자산'을 보관하곤 합니다. 언제든지 코인과 1대1 교환 가능한 '달러 자산'이 코인 가치를 보증한다는 것. 반면, 이번에 폭락한 테라는 알고리즘을 중심으로 가격을 유지시켰죠. 또 다른 암호화폐, 루나와의 거래를 통한 가격 안정 알고리즘이 바로 그것. 이 알고리즘에는 2가지 법칙이 적용됩니다.

• 1. 루나의 가격은 자유롭게 변할 수 있다.
• 2. 테라스테이션에서는 1테라와 1달러 가치의 루나를 교환해준다.

즉, 아래의 과정을 통해 테라 가격이 1달러로 유지된다는 것.

• 1 테라가 0.9달러에 팔리는 경우 : 시장에서 1 테라룰 구매한 후에 -> 1달러 가치의 루나로 교환받아서 즉시 0.1달러 이득을 볼 수 있어요. 이 경우, 테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 시장 공급량은 감소하죠. 이에, 테라 가격은 1달러로 다시 올라가게 됩니다.
• 1 테라가 1.1달러에 팔리는 경우 : 시장에서 1달러 가치의 루나를 구매한 후에 -> 1 테라로 교환받아서 즉시 0.1 달러 이득을 볼 수 있어요. 이 경우, 테라의 시장 공급량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테라 가격은 1달러로 다시 내려가게 됩니다.

사람들이 루나의 가치를 믿는 동안에는 이러한 알고리즘이 굴러가며, 테라 가격을 개당 1달러로 유지시킵니다. 문제는, 루나의 가치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 생각하기에 따라, 루나는 가치가 0에 수렴하는 데이터 조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죠. 많은 투자자가 이러한 의문을 가지고 루나/테라를 한순간에 매도하면, 테라-루나 알고리즘은 무너지게 되는데요. 이에, 테라는 1테라 당 1달러를 유지하던 것이 최근 0.2달러 밑으로 떨어진 상황입니다. 루나는 더 심각해서, 1루나 당 10만원 하던 것이 현재 1원 밑으로 추락했죠. 

2. 연 이자 20%를 주는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을까? : 어떤 것이든 인기를 끌어야 규모를 키울 수 있잖아요? 이에, 테라폼랩스가 생각한 것은 20%에 달하는 높은 연 이자율이었어요. 쉽게 말해, 10 테라를 예치하면(=스테이킹) 매년 2 테라에 달하는 이자를 받아갈 수 있었다는 것. 이에, 많은 사람들이 테라를 사서 예치하고(=스테이킹) 그 결과 테라는 한 때 세계 3대 스테이블 코인이 되었었어요. 루나 또한 한때 수십조 원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했었구요. 다만, 이러한 구조가 지속 가능한 지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었대요. 코인 거래 수수료로 이자를 메꾸겠다는 것이 운영진 측의 설명이었지만, 20%에 달하는 이자를 채우기에는 부족해 보였다고. 테라 / 루나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데에 한몫한 부분입니다. #운영진의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