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뭉클한 레터 7호가 도착했어요

2021.07.20 뭉클한 레터 7호 
※ 안녕하세요. 북클럽문학동네 운영진 '뭉클'입니다. 뭉클한 레터는 북클럽문학동네가 매월 2회 발행하는 프리미엄 독서 정보 뉴스레터입니다. 현재 보고 계시는 뭉클한 레터는 라이트 버전이며, 북클럽문학동네 회원께 제공되는 뭉클한 레터 일부 내용만을 담고 있습니다. 

뭉클한 레터는 본래 북클럽문학동네 4기 모집 종료 후 오직 회원 대상으로만 발행하고자 계획하였으나 많은 분들의 성원으로 뉴스레터 일부를 비회원 분들께도 계속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메일 수신을 원치 않으신다면 메일 최하단의 수신거부 버튼을 눌러주세요. 하지만... 정말 떠나실 건가요? 뭉클한 레터는 출판그룹 문학동네의 신간 소식부터 북클럽문학동네만의 다양한 도서 큐레이션으로 여러분을 만나뵐 예정입니다. 그럼 뭉클한 레터 7호 시작합니다! 

휴가는 '인생'이란 큰 덩어리에 갈라진 틈, 어떤 '사이'에 도착하는 것이다. '사이'에서 우리는 목적에서 놓여나 자연스럽게 머물거나 스밀 수 있다. 쉬자. 주먹을 펴고, 욕심과 걱정에서 놓여나자. 나는 가벼워지고 내 삶은 더 말랑하고 행복해지리라. (박연준 산문집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중에서)

여전히 코로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2021년 여름.  님은 어디로 떠나시나요? <뭉클한 레터> 7호는 실내에 머무르며 읽기 좋은 여름과 여행 책 특집입니다. 마케터, 편집자, 북디자이너가 전하는 여름 책 소개. 우리는 여름엔 책 속으로 떠나요!
 
뭉클한 레터 7호에서는?
  1. 7월의 책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
  2. 여름엔 _____에 갑니다 📚
  3. 서점으로 떠나는 시인의 이야기 (편집 비하인드)

7월의 책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

이번 여름, 우리는 북극으로 떠납니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버리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요즘. 지구에 살고 있지만 가장 가기 힘든 곳 중 하나인 바로 그곳! 북클럽문학동네는 올 여름 여러분과 떠날 곳으로 <북극>을 선택했습니다.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
인간이 한 번도 거주한 적 없는 땅,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찾은 그린란드 난센란에서 써내려간
40여 일의 생태 탐사 일기 

 "북극 갈 때 저도 좀 끼워주실 수 있을까요?" 
 그렇게 비행기를 다섯 번이나 갈아 타고 드디어 그린란드 북쪽, 북극해와 맞닿은 난센란에 발을 디디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북극 하면 떠올리는 풍경은 온통 흰 눈으로 뒤덮인 아찔한 빙하의 설경. 그러나 내가 만난 북극은 푸른색도 녹색도 흙색도 보이는 생명의 빛깔이었다. 북극에도 여름이 있다. 낮 기온이 10도까지 오르고 태양도 하루 종일 떠 있는. 그곳의 짧은 여름을 기다리는 건 나뿐만이 아니다! 아주 잠깐 북극이 따뜻해지는 틈을 타 수많은 생명이 번식을 한다! 부지런히 먹을 것을 찾아 헤매고 새끼들은 통통하게 살이 오른다. 저마다 바쁘게 짧은 여름을 살아낸다. 북극의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운 동식물의 경이로운 일상. 청량하고 장엄한 얼음 땅의 풍경과 개성 넘치는 과학자들의 북극 생태 관찰기. 

여름, 이 책을 읽는 이유
이 책에서 만나는 북극의 풍경은 그간 봐온 다큐멘터리나 도감의 것과 같은 듯하면서도 조금씩 다릅니다. 그 차이는 우리로 하여금 자연을 직접 만나는 경험의 흥미로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극적으로 각색된 다큐멘터리로만 만나던 대상을 실제로 마주했을 때, 태어남과 죽음이 아닌 그 사이의 일상을 만날 때, 딱 그만큼의 간극이 이 책의 재미라고 생각해요.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북극의 풍경과 동식물 사진들도 그 재미를 더해줍니다. 

북극의 동식물들은 짧디짧은 그곳의 여름을 그저 흘려보내기만 하지 않습니다. 그 순간이 생명의 시간임을 잊지 않고, 모든 여름을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처럼 정성을 다해 보내죠. 차가운 바람에 찢어질 듯 꽃잎을 흩날리는 스발바르양귀비도, 난생처음 보는 인간의 텐트에 찾아와 잔뜩
굶주린 얼굴로 쓰레기봉투를 물어뜯어놓은 회색늑대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래서 이 책은 ‘북극의 여름’에 관한 책이면서, 한편으로 삶을 대하는 자세에 관한 책이기도 합니다. 

여행은 일상과 동떨어진 곳으로 떠나 새로운 것들을 접하면서 새로운 감각과 시각을 얻게 되는 과정인데요. 올 여름 뭉클은 북극으로 떠나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했던 새로운 동식물을 만나고, 무더운 여름과 대비되는 시원한 풍경으로 떠나보려 합니다. 책장을 덮은 뒤 우리에게 새롭게 와닿은 북극은 어떤 풍경으로 남을까요? 그리고 우리가 책을 통해 북극 여행을 끝낸 뒤, 일상이 조금 달라지게 된다면 그건 어떤 잔상으로 남을까요? 

지금, 여러분을 북극행 열차로 초대합니다. 😊😊

여름엔 ____에 갑니다

장마와 함께 시작된 무더운 여름, 여러분을 미지의 세계로 데리고 가 줄 여행 책과 여름 책을 소개합니다. 각 책의 가장 매력적인 문장을 뽑아봤습니다. 꽂히는 문장으로 떠나볼까요?  

📚 여행 책 🚋🚢
  • 여행준비의 기술박재영, 에세이 ˝여행 준비 과정에서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되는 이유는 여행 준비가 선택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선택이란 포기의 다른 이름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더 많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는 덜 원하는 것을 버려야 한다.˝ 
  •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마스다 미리, 만화에세이 "같은 투어의 사람들과 딱 마주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웃는 얼굴로 인사. 혼자 참가한 나는 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해서인지 불쌍하게 보는 것 같기도 했지만, 나만 즐거우면 그만이다. 나는 나의 한 번뿐인 인생에서 아름다운 것을 만나러 온 것이다."
  •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그런 풍경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쓸모가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결국은 대단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한낱 추억으로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원래 여행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인생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 나의 드로잉 아이슬란드엄유정, 미술에세이 "고독하지만 한편으론 아주 자유로웠다. 수많은 것들에서 떨어져 나온 이 거리감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 이런 나라도 즐겁고 싶다 오지은, 유럽 기차 여행기 "여행자에게는 단편적인 인상 몇으로 결론을 내릴 특권이 있다. 그리고 동시에 그 편견이 깨지길 바라는 모순적인 마음도 있다. 역시 가보지 않으면 몰라.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하고 깨닫고 싶은 욕심."
  • 여행하는 집, 밴라이프 김모아, 허남훈, 캠핑카 라이프 "문을 열면 딴 세상. 그것을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건, 결국 우리 자신이었다."
  • 그 좋았던 시간에』 김소연, 세계일주여행 에세이 "시인 정지용은 여행을 ‘이가락離家樂’이라 했다. 집 떠나는 즐거움.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우선 근사한 여행지를 전제하지 않아서 좋다. 그저 집을 떠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그 뜻이 좋다. 집을 떠나면 우선 나는 달라진다. 낯선 내가 된다. 낯설지만 나를 되찾은 것 같아진다. 내가 달라진다는 게 좋다. 달라질 수 있는 내 모습을 확인하는 일이 무엇보다 좋다."

📚 여름 책 🚣‍♀️🌊⛱ 
  • 바닷마을 다이어리』 요시다 아키미, 가족만화 "맑은 날은 하늘이 푸르고 푸르다. 우리의 기분이 어떻든 간에 그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것만큼은 신에게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여름 안에서 성률, 그래픽노블  “제가 하고 있는 작업은 언젠가 사라질, 혹은 이미 사라진 일상의 풍경을 최대한 정확히 종이에 기록하는 것입니다.” "물이 너무 맑아서 하늘이 바닷속으로 쏟아진 것 같아"
  • 여름의 빌라백수린, 소설집 "우리의 맨종아리를 간지럽히던 싱그러운 연초록빛의 풀들. 햇살에 투명하게 반짝이던 나비들. 유속이 느린 수면 가까이에서 천천히 날다가 순식간에 저만치 솟구치던 작은 새들. 다미의 말에 얼마만큼의 진실과 거짓이 섞여 있는지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다미가 들려주는 것은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일들로 이루어진 매혹적인 서사였으니까."
  • 바깥은 여름』 김애란, 소설집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 "풍경이, 계절이, 세상이 우리만 빼고 자전하는 듯"
  • 5번 레인 은소홀, 어린이소설 "나루가 레인 끝에 섰다. 앞으로 몇 번이고 왕복해야 할 길이 보였다. 어떤 날은 쏜살같이 지나가고 어떤 날은 영 지루할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지금 나루가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들은 전부 물속에 있었다."
  • 날마다 만우절 윤성희, 소설집 "나는 오늘이 방학 첫날이라고 생각해보았다. 나는 맨바닥에 누웠다. 여름방학이라고 생각하니 마루에 누워 구름이 지나가는 것을 구경해야만 할 것 같았다. 구름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구름이 하늘에 있다고 상상해보았다. 그만 뒹굴거려. 누군가 내게 그런 잔소리를 해주었으면. 방학이 끝날 때까지만 이대로 있고 싶어. 나는 부러 투정을 부리는 말투로 말해보았다. 늦잠을 자는 나를 깨우던 어머니에게 하던 것처럼."
  • 너에게 여름을 보낸다 윤진서, 에세이 "선글라스를 끼고, 창문을 열고, 머리카락이 헝클어지든 아니든 상관없이 숲길을 달려 바다로 나갈 때 코끝에 느껴지는 비릿한 향은 매번 일정한 양의 행복을 선사한다. 내가 이곳에 있다는 안도감과 바다가 내 옆에 있다는 그 말할 수 없는 평온함이 자질구레한 걱정과 불안을 잡아채 거센 바람 속으로 던져버려 바스러뜨린다. 그래서일까, 한여름의 바다는 바다 그 이상이다."
  • 여름철 한정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요네자와 호노부, 일본 추리소설 "겉보기는 깜찍하지만 오사나이의 특기는 카운터펀치다. 보다 강력하게 반격하기 위해 누가 때려주기를 기다린다. 오사나이는 그런 자신의 성격, ‘늑대’의 본모습을 가둬두려 한다. 그런 이유로 소시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점으로 떠나는 시인의 이야기 『세상 어딘가에 하나쯤』 편집 비하인드

 유희경 시인의 원고를 받으러 위트 앤 시니컬에 방문했다. 위트 앤 시니컬은 평소 내가 좋아하는 공간이다. 단골은 못 되지만 한 번 방문하는 것으로도 오랜 아늑함을 얻어오는 곳. 시인은 편집자에게 완성된 원고를 건네는 대신 자신이 아끼는 키보드들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여러 대 있었는데, 들뜬 마음으로 그것들을 가져오다가 바닥에 와장창 떨구기도 했다. 레트로한 키보드부터 반짝반짝 불이 들어오는 현란한 키보드까지 아주 다양해서 깜짝 놀랐다. 나는 잠시, 키보드마다의 기분에 맞춰 집필하는 시인의 춤사위를 그려보았다. 마침 좋은 키보드를 하나 장만하고자 했던 나도 흥미롭게 시인의 키보드를 두드려보았다. 시인은 마니아답게 갈축, 적축, 오레오축 등 키보드 용어를 내게 세세히 설명해주셨고, 타이핑스타일을 함께 살폈다. 우리는 신이 나서 오랜 시간 키보드를 그저 두드려보았다. 세상만사가 재미있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편집자는 원고도 받지 못한 채 퇴근을 해버렸다. 그치만 그날의 아늑한 기운으로 나는 오랜 시간을 지낼 수 있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키보드를 나도 따라 샀고, 위트 앤 시니컬에서 한아름 사 온 시집을 곁에 두어 기분이 좋았다. 그곳은 역시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하다는 확신이 든다. 

 그리고 7월 1일, 어느덧 이렇게 유희경 시인의 산문집 『세상 어딘가에 하나쯤』을 출간한다. 이 책엔 내가 그날 그곳에서 얻은 좋은 기운 같은 것들이 담겨 있다. 아늑함 또는 멋진 날들이 필요한 독자분에게 이 산문집이 좋은 힘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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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메일은 출판그룹 문학동네에서 운영하는 연간 유료 멤버십 북클럽문학동네에서 보내드리는 뭉클한 레터의 라이트 버전입니다. 아쉽지만 북클럽문학동네 4기는 모집이 끝났으며, 5기는 내년 상반기 모집 예정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회원용 뭉클한 레터에는 북디자이너, 북마케터, 편집자의 비하인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 북클럽문학동네는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를 함께, 출간 전 일본 소설 『버터』, 에세이 『나의 복숭아』, 최은영 첫 장편소설을 미리 읽고 있습니다. 뭉클한 레터는 매월 2회 보내드립니다. 뭉클한 레터와 함께 책을 더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알찬 내용으로 채워보내드리겠습니다. 미스터리 스릴러 특집 8호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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