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AI로 소송해도 될까요?  

고민 하나

AI로 소송을 진행해도 될까요?


요즘 AI에게 상황을 설명하면 소장이나 준비서면의 초안을 꽤 그럴듯하게 만들어줍니다. 법률을 물으면 관련 조문을 정리하고, 판례까지 제시합니다. 

실제로 AI를 활용해 혼자 소송을 진행하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그런 사례를 보면 법률가로서 조금 두렵다가도, 조금 다른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 그 사람에게는 AI를 이용해 직접 진행하면서 아끼는 비용과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혹시 잘못됐을 때 감수해야 할 위험보다 컸던 것 아닐까요.

그런데 사건의 크기가 커지면 계산은 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몇십만 원, 몇백만 원이 걸린 비교적 단순한 사건이라면 “한번 직접 해볼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거액의 재산이 걸려 있거나, 회사의 운명이나 형사책임처럼 한 번의 판단이 큰 결과를 가져오는 사건이라면 비용을 들여서라도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AI로 소송해도 될까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저는 먼저 몇 가지를 되묻게 됩니다. 

  • 틀렸을 때 감당할 수 있는 사건인지 
  • AI가 내놓은 답이 맞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지 
  • 사실관계와 증거를 내가 제대로 정리할 수 있는지 
  • 어디까지 AI에게 맡길 생각인지 


저도 AI를 꽤 많이 사용합니다. 생각을 정리하거나 빠뜨린 관점이 없는지 확인하고, 초안을 만들어보는 데에는 정말 유용합니다.

그런데 많이 사용할수록 오히려 검증이 더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AI가 알려준 판례는 원문을 다시 찾고, 법조문은 현재 법령을 확인합니다. 그럴듯하게 말하는 것과 맞는 말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앞으로 AI는 소송에서 점점 더 많이 사용될 겁니다.

다만 AI에게 판단을 맡기는 것과, 내 판단을 돕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아직은) 

AI가 대신해줄 수 있는 일은 계속 늘어날 겁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정말 맞는가?”라고 한번 더 묻는 사람까지 없어져서는 안 되지 않을까요.

이번 주, 이런 생각


달력을 보다가 조금, 아니 많이 놀랐습니다.

벌써 10월입니다.

분명 얼마 전까지 올해가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어느새 달력이 몇 장 남지 않았습니다.

이맘때가 되면 묘하게 마음이 급해집니다. 사실 법원의 시계는 11월 말이 통계마감일이라 더 그런지도 모릅니다. 

올해를 돌아보니, 처음 세웠던 계획과 실제로 제가 한 일은 꽤 달랐지만, 

여럿 해냈던 것 같기도 한데, 또 아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요즘은 제가 어떻게 지냈는지를 가만히 평가하려다 보니, 계획보다 내가 실제로 어디에 시간을 쓰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 나를 더 잘 설명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제 올해가 석 달도 남지 않았으니, 새로운 것을 자꾸 더 얹기보다,
올해가 끝났을 때 “그래도 이것 하나는 계속하고 있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려 합니다.

잠깐, 이것만

AI에게 사건자료를 통째로 넣어도 될까요?

조금 조심하는 편이 좋습니다.

소장이나 준비서면, 판결문, 녹취록에는 이름과 연락처뿐 아니라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사적인 대화, 회사의 내부정보처럼 다른 사람에게 공개되면 곤란한 내용이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AI가 문서를 잘 읽어준다고 해서 파일을 그대로 넣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가능하다면 사람이나 사건을 특정할 필요가 없는 정보는 지우거나 바꾸고, 정말 필요한 부분만 입력하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까지 포함되어 있다면 한 번 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생성형 AI 이용 시 개인정보나 제3자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입력 내용의 학습 활용 여부와 대화기록의 저장·삭제 정책을 살펴보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업무자료라면 소속 기관의 지침과 승인된 서비스를 확인할 것도 권고하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AI를 잘 쓰는 데에는 질문을 잘 만드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입력하지 말아야 하는지 판단하는 능력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동네, 조금 특별한 사람들 
비 오는 날 카페에서 우산이 사라졌다고 생각한 손님이 남의 우산을 그냥 가져가도 되는지 묻게 됩니다. 이에 누군가의 물건을 허락 없이 가져가면 절도나 점유이탈물횡령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차분히 논의됩니다.
결국 먼저 확인하고 필요하면 공용 우산을 빌리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라는 따뜻한 결말...이라는 점
(하지만 이 카툰을 처음 만들다 보니, 너무 단순해지는데요, 차근차근 좀더 발전시킬 수 있게 고민을 더 해보겠습니다ㅎㅎ)
지난 주 제가 만든 것들 
홈페이지 개편했습니다. 만든 지 한참 되었는데, 이제 좀 볼만한 정도가 되었네요
회사의 대표자는 언제나 처벌되는가? 양벌규정에 대한 간략한 논의 강의 영상 유튜브 영상은 여기. 
독립은 고립이 아니라는 칼럼 내용 NASA의 교훈관리와 법률가의 조직기억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