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하나
AI로 소송을 진행해도 될까요?
요즘 AI에게 상황을 설명하면 소장이나 준비서면의 초안을 꽤 그럴듯하게 만들어줍니다. 법률을 물으면 관련 조문을 정리하고, 판례까지 제시합니다.
실제로 AI를 활용해 혼자 소송을 진행하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그런 사례를 보면 법률가로서 조금 두렵다가도, 조금 다른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 그 사람에게는 AI를 이용해 직접 진행하면서 아끼는 비용과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혹시 잘못됐을 때 감수해야 할 위험보다 컸던 것 아닐까요.
그런데 사건의 크기가 커지면 계산은 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몇십만 원, 몇백만 원이 걸린 비교적 단순한 사건이라면 “한번 직접 해볼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거액의 재산이 걸려 있거나, 회사의 운명이나 형사책임처럼 한 번의 판단이 큰 결과를 가져오는 사건이라면 비용을 들여서라도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AI로 소송해도 될까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저는 먼저 몇 가지를 되묻게 됩니다.
- 틀렸을 때 감당할 수 있는 사건인지
- AI가 내놓은 답이 맞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지
- 사실관계와 증거를 내가 제대로 정리할 수 있는지
- 어디까지 AI에게 맡길 생각인지
저도 AI를 꽤 많이 사용합니다. 생각을 정리하거나 빠뜨린 관점이 없는지 확인하고, 초안을 만들어보는 데에는 정말 유용합니다.
그런데 많이 사용할수록 오히려 검증이 더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AI가 알려준 판례는 원문을 다시 찾고, 법조문은 현재 법령을 확인합니다. 그럴듯하게 말하는 것과 맞는 말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앞으로 AI는 소송에서 점점 더 많이 사용될 겁니다.
다만 AI에게 판단을 맡기는 것과, 내 판단을 돕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아직은)
AI가 대신해줄 수 있는 일은 계속 늘어날 겁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정말 맞는가?”라고 한번 더 묻는 사람까지 없어져서는 안 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