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214번째 책편지(2025. 8. 28.(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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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달려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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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본 SF 영화 속 미래 도시는 이런 모습이었다.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번쩍이는 초고층 빌딩 숲에 자동차가 날아다닌다. 거대 기업에서는 홀로그램을 띄워 화상 회의를 하고, 오너가 명령만 하면 인공지능 비서가 알아서 척척 업무를 처리한다. 각 가정에는 가사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있고, 때로는 인간과 로봇이 우정을 나누기도 한다. 그뿐이랴, 가상 세계에 접속해, 또 다른 내가 되어 떠나는 모험도 펼쳐진다. 나는 언젠가 이 장면의 주인공이 되기를 상상하며 미래를 손꼽아 기다렸다.

  💻오늘날, 어른이 된 내가 머릿속으로 그 풍경을 그려본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시작부터 고개가 갸우뚱 기운다.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으나, 도심항공교통(UAM)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즘. 그렇다면 화상 회의…는 일상이 된 지 오래다. 그러고 보니 내가 원하면 언제, 어디서든 상냥하게 응답하는 AI가 있고, 콘서트 관객으로 수만 명을 동원하는 버추얼 아이돌도 있다. 눈을 반짝이며 꿈꿨던 미래가 어느새 오늘의 일부가 된 것이다.

  🤔현재는 미래를 향해 초고속으로 달리고 있다. 그 잔상을 따라가면 우리가 맞이할 내일이 어렴풋이 그려진다. AI와 로봇 기술은 우리와 더 밀접해질 것이다. 인간의 노동을 많은 부분 로봇이 대체할 테고, 사회적 관계 또한 예외가 아니다. 미처 다 실현되지 못한 영화 속 기술이 차례차례 현실이 될지 모른다. 새로운 즐거움과 극도의 편의를 추구하는 세상. 그러나 그 화려함 이면에는 수많은 질문이 남는다. 인간의 형태를 띠고, 감정을 따라 하는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인간적인 건 뭘까? 우리는 인간과 비인간을 구분할 수 있을까? 비인간과 깊은 정서적 관계를 맺어도 괜찮은가?

  👩‍🦳👨‍🦳한편, SF 영화에서는 보지 못했던 미래의 숨은 모습도 있다. 기술적으로 고도화된 사회를 살아갈 인류는 점점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 저출생 고령화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고, 한국은 그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나이 들어가고 있다. 2025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들어갔고, 지금의 10대가 사회에 진입할 즈음엔 청년 인구보다 고령 인구가 더 많은 구조가 된다. 인간과 비인간이 한데 섞여 있는 삶. 그리고 청년보다 노인이 많은 삶. 이미 현실이자, 반드시 살아갈 우리의 미래다.

  🤔희망과 우려를 동시에 싣고 우리는 앞으로 달려가는 중이다. 예고된 미래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떤 모습으로, 무슨 선택을 해야 할지 질문하며 그럼에도 지켜야 하는 마음에 대하여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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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미래가 도착했다

우숙영 지음 | 창비 |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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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도착해 버린 미래, AI시대. 인공지능은 어느새 일상이 되어,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과제를 내놓는다. 인간 같은 챗봇과 대화하고, 정서적 교류를 쌓는 일이 오히려 실제 사람과 관계 맺는 걸 어렵게 만든다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던 알고리즘이 사실은 누군가의 의도로 움직이고 있다면? AI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깊이 삶에 뿌리내리고 있다. 앞으로 그 영역을 무한히 확장해 갈 미래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저자는 총 열 개의 질문을 통해, 답을 찾아간다.

  이 책은 흥미롭고, 풍부한 사례로 인공지능 기술을 소개하고, 그로 인한 명암을 조명한다. 죽은 사람을 디지털로 재현하고, 살아있는 '나'조차 또 다른 '나'로 구현하는 AI. 이 혼란 속에서 인간의 고유함은 무엇인지, 우리가 지켜야 할 인간다움은 무엇인지 각자의 정의를 내려야 한다.

  저자가 던지는 질문을 따라 본질을 향해 파고들면 결국 도달하는 곳은 '인간'이다.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미래를 그리는 건, 그를 사용하는 인간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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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나라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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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이 인구 대다수가 된 어느 미래를 살아가는 스물아홉 '유나라'의 이야기. 많은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되고, 인간이 AI의 관리를 받는 곳. 노인 복지를 위해 월급에서 세금을 숭덩 떼어가고, 소수가 된 젊은이는 노인을 혐오하는 세상이 소설의 배경이다. 주인공 나라의 꿈은 유토피아 같은 인공섬 '시카모어'에 들어가는 것. 그 자격을 갖추기 위해, 나라는 노인 복지 시설 '유카시엘'에서 상담사로 일한다.

  유카시엘은 재력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는 곳이다. 지난 삶이 성적처럼 꼬리표로 남아, 노인의 여생을 결정한다. 나라는 A~F 등급 시설을 두루 거치며 그 경험을 일기에 쓴다. 청년이 노인을 돌보며 사유하는 삶과 죽음을 나라의 내면을 따라 읽어간다. 젊은이는 당연한 사실을 마치 모르는 일처럼 잊곤 한다. 나에게 그런 미래는 없을 것 같지만, 누구나 늙는다.

  이 소설은 저출생 고령화뿐만 아니라, AI 기술의 발전, 혐오와 차별을 다룬다. 미래이지만 지금과 닮아있고, 소설이지만 현실 같다. 노인과 죽음을 다루면서 저자가 말하는 건 삶이다. 그리고 미래가 빠르게 달려 나가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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