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까지만 살고 싶다던, 전민재 2021.08.30, 뉴스투데이, MBC 1977년, 전북 시골마을에서 6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난 전민재 선수는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는 삶을 살던 한 소녀였습니다. 하지만 5살이 되던 해 갑자기 원인모를 뇌염으로 인한 뇌성마비 1급 진단을 받았는데요. 당시 근처에 전민재 선수를 받아줄 학교는 어디에도 없었고, 그저 집에서 유일한 낙인 TV를 보며 고통스러운 사춘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전민재 선수는 죽음을 앞두고 있는 백혈병 소녀를 다룬 영화인 '스무 살까지만 살고 싶어요'를 보고 "엄마 나 20살까지만 살고 싶어"라는 편지를 자기 손으로 서툴게 적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인생의 첫번째 전환점이 찾아옵니다. "엄마, 나 20살까지만 살고 싶어" 2021.08.16, KBS, 어머니께 메달을 드리는 전민재 선수, 인천 아시안게임 제대로 된 외출이라곤 교회를 다니는 것이 전부인 전민재 선수에게 당시 교회의 목사님은 늦었지만 학교를 보낼 것을 권유했습니다. 기숙사를 갖춘 전주의 특수 초등학교를 알려주며 월요일이면 학교에 데려다 주고, 토요일에 집으로 데려오는 일을 자처했습니다. 그렇게 1996년, 19살의 나이에 늦깎이 초등학생이 되며 처음으로 원하던 것을 배우고, 발로 그림도 그리며 후에 '구족화가'로도 활동하며 아름다운 그림과 편지들을 발로 남겼습니다. 그 후 중-고교 과정이 함께 있는 전주 동암 재활학교에 진학하면서, 2003년 26살, 중학교 2학년 때 체육선생님이 육상을 권유하며 두 번째 전환점이 찾아옵니다. "달릴 때 가슴이 뻥 뚫리는 게 좋았죠" 2021.08.30, 뉴스투데이, 리우 패럴림픽의 전민재 선수 그해 충남 천안에서 열린 장애인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해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며 '육상선수'로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됩니다. 이듬해부터 각종 전국체전에 출전해 15년 연속 3관왕🏅을 달성하며 국내엔 적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태극마크도 달며 2006년 말레이시아 아태장애인경기 100m, 200m🏅 에 출전해 각각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2021.08.30, MBC 내친 김에 2008년 베이징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 출전했지만 200m에서 4위, 100m에서는 6위에 그쳤습니다. 세계의 벽은 높았고, 이에 대한 해결법은 혹독한 훈련뿐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식사, 훈련장도 없이 홀로 발에 피가 나면서 집 근처 골목길을 뛰고, 고물상의 폐타이어를 매도 논두렁을 달리며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하지만 기록은 나아지지 않았고, 육상을 포기하고 '구족화가'로 전향하는 마음까지 먹게되었습니다. 그러다 성희준 감독을 만나고 제대로된 곳에서 제대로된 훈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2010년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에선 은메달과 동메달🏅 을 따며 바라던 금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2012년 런던에선 육상 여자 200m(T36등급·뇌성마비 장애)에서 은메달🏅 을 따냈습니다. 2021.08.16, KBS 146cm 작은 거인의 질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고, 2013 리옹 세계선수권 대회🏅 , 2014 인천🏅 ,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을 휩쓸며 2016 리우 올림픽에서도 은메달🏅 을 따냈습니다. 그리고 2021년 44살의 나이가 된 그녀는 휴대폰 편지로 어머니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였습니다. 전민재는 대한장애인체육회를 통해 "3등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며 도쿄로 향하였습니다. 2021.08.30, MBC 이번 도쿄 올림픽 100m, 200m 모두 결선에 올랐지만 4위와 8위로 경기를 마감하게 되자 자신의 목표에 미치지 못해 다소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44살의 나이로 20년동안 육상을 포기하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왔고, 어린 나이의 선수와도 대등하게 경기를 치뤘던 것을 보면 인생이라는 마라톤 경기의 승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2021.08.30, MBC 2018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전민재는 "이번 대회가 마지막 아시안게임 무대여서 절실했다"며 현역 생활의 '끝'을 암시하는 듯한 말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파리 올림픽의 출전여부는 아직 알 수 없으며, 그녀의 레이스가 언제 끝날지는 모르지만 한국의 패럴림픽 육상계의 별과 같은 선수였습니다. "연습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선수들을 위해 실업팀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관계자 여러분, 부탁드립니다." [방금 들어온 소식] 전민재, 육상 전종목 입상! 2021.10.22, KBS, 패럴림픽 미소천사, 전민재 도쿄에서 돌아온 전민재 선수는 이번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모든 육상종목에서 입상을 했다고 합니다. 패럴림픽 메달을 따면 발로 쓴 인터뷰를 멋지게 보여주려 했지만 못 따서 혼자서 울었다는 전민재 선수의 이야기 들어보실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