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은 무능의 결과다 Season 6 vol 7. 💡2025.06. 13. ~ 2025.06.19.
분열은 무능의 결과다
‘팩트폭격’과 ‘긁?’의 악한 영향력
“성별임금격차 시정은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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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님, 안녕하신가요? 2주 만에 돌아온 플랫 김서영 기자🍦입니다.
플랫레터가 한 주 쉬어간 사이 우리나라 대통령이 바뀌었어요. 가장 큰 국가 이벤트(?)가 끝나고 나니 우리에게 남은 것을 돌아보게 됩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입주자님과 저에게는 여러 사회적 공론장에 직접 뛰어들고, 광장의 외침을 듣고, 목소리를 낼 기회가 있었을 것 같아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마찬가지로요.
그러면서 아마 피로도 쌓이고 소위 ‘현타’가 올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나라의 여론이 사실상 둘로 쪼개지면서 온/오프라인에서 끊임없이 ‘나’와 ‘남’을 구분하고 선 긋게 되는 저 자신을 발견했어요. ‘1찍’, ‘2찍’을 숨 쉬듯 내뱉는 사회에서 공론장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에 대한 고민도 남았답니다.
이번 플랫레터는 더 건강한 공론장, 더 건설적인 논의의 터전을 함께 생각해보자는 마음으로 꾸렸습니다.
레터 말미의 공지도 확인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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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원 젠더데스크·플랫팀장의 🧵 칼럼입니다. 내란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이란 1순위 과제를 해결하면서 혐오·차별을 종식하는 일이 필수적이라는 내용이에요. 성소수자 혐오, 중국인 혐오, 여성혐오를 먹이 삼아 힘을 키운 내란 세력과 그 내란 세력이 만든 분열을 종식하는 길은 ‘혐오 확산 차단’이라는 것이죠.
“여성과 성소수자, 외국인을 혐오한 세력이 합작한 사태가 지난 겨울 불법 계엄과 6개월간의 혼란이었다. 소수자 집단에 대한 혐오 선동을 전방위적으로 차단할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내란과 내란이 만든 분열을 종식할 길이다.”
특히 최근엔 ‘리박스쿨’과 같은 댓글 부대가 언론 보도를 통해 정체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가 혐오가 퍼지는 주요 플랫폼이 된 지도 오래입니다. 제 경험을 나누자면, 취미용 커뮤니티를 들어가도 정치 이야기를 빙자한 혐오가 넘쳐나서 정신적으로 너무 피곤하더라고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에 널린 혐오 콘텐츠에 대한 법적 책임을 플랫폼 사업자에게 물리는 등 강력한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아울러 청소년들이 혐오를 장난이나 유머로 쉽게 소비하지 않도록 평등과 인권 교육을 강화하고, 모든 영역에서의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도입하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 빠르게 합의를 위한 절차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남지원 젠더데스크의 제안이에요.
“통합은 유능함의 지표이고 분열은 무능의 결과다”라고 천명한 이재명 대통령은 과연 통합으로 유능함을 증명할 수 있을까요? 이제 막 발을 뗀 새 정부를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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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서 ‘상대방의 말문을 막으면 토론에서 이긴 것으로 간주하는’ 태도 역시 고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진송 계간 홀로 발행인은 🧵 칼럼에서 “상대의 말문을 막히게 하는 기술이 미디어 등에서 반복적으로 송출된 결과 일상의 논쟁을 ‘팩트폭격’, ‘반박불가’, ‘인정? 어 인정!’으로 종결하려는 수많은 양산형 이준석이 등장했다”고 진단합니다.
요즘의 유행어는 “긁?”이지요. 이는 ‘긁혔다’ 혹은 ‘긁는다’라는 표현의 줄임말로 주로 핵심이나 약점을 찔린 상황에서 등장합니다. 사전적 의미에 더해 조롱과 멸시의 뉘앙스가 강한 편이죠.
이진송 발행인은 이러한 표현이 결국 “생산적인 논의를 차단하는 종결의 어휘이자 문제를 감정으로 환원하여 원인을 제공한 자의 책임을 덜어내고, 사과하거나 인정하는 대신 상대 탓을 하면서 조롱한다”고 분석해요. 나는 그냥 대꾸할 가치를 못 느껴서 대화를 종결하거나 상대방의 의견을 반박하는 것인데, 거기다 대고 “긁?”이라는 반응이 돌아오면 참 불쾌하죠. 제대로 ‘긁는’ 것이 토론의 필승 비법인 것마냥 굴었던 어떤 정치인이 생각납니다.
존중은 점점 귀한 태도가 되고 있습니다. 이진송 발행인은 “그럼에도 쉽게 비관하거나 냉소하고 싶지 않다”고 희망을 남겨요. “12·3 내란사태 이후 열린 광장에서 새로운 공론장의 탄생을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공론장의 퇴색은 분명 현존하지만 동시에 “온라인 공간에서 서로를 독려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고립된 시민들에게 물품과 응원을 보낸 일 또한 지금의 공론장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지요.
타인을 조롱하는 공론장, 서로 돌보고 연대하는 공론장 중 어디에 속해 힘을 보탤지는 각자의 선택입니다. 그렇지만 ‘더 나은 논쟁’이 둘 중 어디에서 가능할지는 명백해 보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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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호주 사례를 가져왔습니다. 지난 4월 호주 공정근로위원회(FWC)가 여성이 많은 일부 직종에서 임금을 인상하라고 결정했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보육, 의료, 사회복지 등의 분야의 임금이 “성별에 기반한 과소평가”를 받아왔다는 판단하에 임금을 단계적으로 올리게 됐다는 내용이에요. 호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데, 역시 회원국인 한국에 비하면 성별 임금 격차 지표가 훨씬 나은 편인데도 유권 기관에서 이러한 시정 조치를 내놨다는 것이 너무 부럽고 신기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결정이 나올 수 있었는지 궁금해서, 이 분야를 잘 아는 호주 연구자에게 연락해 해설을 부탁드렸습니다. 🧵 호주 시드니대 레이 쿠퍼 교수는 젠더와 노동 분야 전문가이면서 고등교육·직장 정책 등에 기여한 공로로 2019년 호주 훈장(Officer급)을 받은 분입니다.
쿠퍼 교수는 이번 결정이 “직업의 가치와 성별화된 노동을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평가했어요. 그동안 여성이 다수를 차지하는 일자리가 “그 일을 수행하는 주체가 여성이었다는 이유”로 저평가됐는데, 이번 결정은 이제 직업의 가치를 성별이 아닌 난이도 같은 것으로 바꾸는 시작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과소평가된 임금을 실질 가치에 맞게 바로잡는 과정에서 당연히 정부 재정과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겠지만 이는 “비용이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조언입니다.
현 노동당 정부가 2022년 공정근로법을 개정하며 ‘성평등’을 명시적으로 추가했고, 임금에 관한 기준(재정)에서 성별을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있더라고요. 정부의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느끼게 됩니다.
기사가 나가고 나서 ‘그러니까 능력대로 주면 되는 거 아니냐’, ‘하는 일이 다르니 임금이 달랐던 것이다’란 취지의 댓글이 어김없이 달렸어요. 그동안 여성이 다수인 일자리가 종사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능력대로’ 제값을 못 받았다는 내용의 기사인데, ‘능력대로 받자’는 건 여성 임금 인상에 동의한다는 뜻일까요? 가끔은 이런 분들이 적군인지 아군인지 헷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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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플랫한 문화생활도 이성현 인턴기자가 마련했습니다. 이번에는 사진의 영역으로 가봤어요. 한국 사진계에 족적을 남긴 박영숙 사진가(84)가 주인공입니다. 박영숙 사진가는 한국 1세대 여성 사진가인 동시에 페미니스트예요. 마침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올해 10월12일까지 관련 전시가 진행 중이라 이성현 인턴기자가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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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을 좇는 일 -《광채 光彩: 시작의 순간들》 박영숙 사진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의 ‘처음’이 궁금해지더라고요. 저는 배우에 빠지면 꼭 데뷔작부터 찾아봐요. 필모그래피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지금의 그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조각조각 퍼즐을 맞춰보죠. 흔히 “입덕의 첫 징후는 나무위키 검색”이라고 하잖아요. 누군가의 시작점을 찾고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일, 애정의 본능일지도 몰라요.
비슷한 마음으로 지난 화요일 박영숙 사진가의 ‘데뷔 초’ 작품들을 보고 왔습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의🧵《광채 光彩: 시작의 순간들》은 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5명(정해창, 임석제, 이형록, 조현두, 박영숙)의 작품을 통해 한국 사진사의 흐름을 되짚는 전시예요. 박영숙은 그중 유일한 여성 작가입니다.
“마침내 여자들은 그 ‘착한 여자 콤플렉스’를 ‘광기’로 바꾼다. 사람들은 그녀들을 ‘미친년들’이라고 부른다. 그렇다. 그녀들은 미쳤다.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미쳐 있는 것이다. 미쳐야만, 자유로울 수 있었다.”
<미친년들>(1999) 작가의 말
박영숙은 🧵<미친년 프로젝트>(1999~2005)로 잘 알려진 🧵여성주의 사진가예요. <미친년들>(1999)에는 베개를 아이처럼 끌어안은 여성, 치약을 들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여성이 등장합니다. 이 작품은 여성들을 ‘미친년’으로 낙인찍는 사회에 “그래, 나 미쳤다”고 되받아칩니다. (마치🧵 “너 페미야?”라는 질문에 “물론이다”로 응수하는 것처럼요.)
이번 전시는 <미친년 프로젝트>보다 앞선 1950~60년대, 박영숙의 ‘시작’에 주목합니다. 그가 사진가로서 첫발을 딛은 시절의 작품이에요. 이 시기 사진들은 여성주의 메시지를 전면에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여성 피사체를 향한 조용하고 섬세한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전시를 둘러보며 그의 시선이 어떤 시간을 지나 지금에 닿았는지를 상상해봤어요.
박영숙 사진가의 초기작을 감상하고 나니 그의 작품세계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간 기분이 들었어요. 입주자님도 누군가의 시작을 따라가 본 경험 있으신가요? 플랫과 함께 감상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뉴스레터 의견 남기기’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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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은 끝났지만 이준석 국회의원직 박탈 요청은 50만을 돌파(?)했네요.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여성의 신체를 도구 삼는 것, 그런 일이 심지어 대통령선거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아직도 그게 무슨 문제냐는 반응이 큰 것도 여성의제에 있어 우리 사회의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 같아 참 씁쓸합니다. 그럴수록 플랫에서 하는 문제 제기와 비판이 더욱 의미 있고 값진 것 같아요. 앞으로도 예리한 시선 부탁드립니다! 째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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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Flat
📣지난 10일 발행된 [에프워드] 레터와 인스타그램·X에서 공지드린 바와 같이, 플랫이 '운동'을 통해 입주자님을 만납니다. 이 달의 운동 요가를 시작으로 몇차례 더 입주자님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 예정이예요. 요가 클래스 자리가 남았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신청해주세요~ (스포츠 타올이 예뻐서 미리보기 투척😍)
- 일시: 6월 28일 (토) 오후 2시 - 장소: 서울숲 그린랩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서울숲2길 18-11)
- 프로그램: 초보자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어요.
- 강사: '성수동 요가 할머니' 영아쌤
- 참가자 전원에게 플랫 자체 제작 굿즈 ‘스포츠 타올’ 증정
📣입주자님은 요즘 MZ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교환독서'를 아시나요? 플랫은 '온라인 교환독서'처럼 [월요일의 문장]을 새로 시작할 예정이예요. 6월16일을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 플랫이 밑줄 친 문장을 인스타그램에 올릴 거예요. 소설, 영화 대사, 노래 가사… 무엇이든 마음을 붙잡은 문장이라면 괜찮아요. 입주자님들의 문장도 댓글로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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