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주와 조주빈은 왜 신청했을까
 Season 6  vol 68. 💡2026.9.4.~9.10.
 
대홍수 덮친 네팔, 더 취약한 임신부·노약자
여성폭력 보도, ‘몹쓸 짓’ 안 된다
입주자님 안녕하세요! 돌아온 김서영 기자입니다. 제가 레터를 맡지 않은 근 한 달 동안...잘 지내셨나요?😉 저는 휴가에서 돌아왔답니다(😭). 

9월에 접어들어서인지 피부에 와닿는 바람이 왠지 좀 시원해진 것 같습니다. 입주자님 계신 곳도 날씨 요정이 따라다니고 있길 바라고요. 이번 플랫 레터는 가을 기운과 함께 이벤트 소식을 담아 왔으니, 레터에서 확인해 주세요! 

그럼 이번 주 플랫 레터 시작합니다.


여성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뮤지컬 배우 남경주씨의 국민참여재판이 허용된 것을 두고 큰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피해자 측이 반대했음에도 재판부는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국민참여재판을 받아들였습니다. 

논란을 불러 일으킨 부분은 다음과 같은 재판부의 설명입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는 본인 일생의 결정이라는 측면이 있다”며 “극단적으로는 전공을 살려 뮤지컬을 하더라도 충분히 허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는데요. 

피고인 나름대로 배심원을 자유롭게 설득해도 된다는 취지지만, 다른 것도 아닌 위계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서 피고인의 유명세나 공연 형식이 개입할 여지를 남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재판부는 양측에 “방송사 촬영이 될 수도 있는데 괜찮겠느냐”며 의사를 묻기도 했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은 형사재판에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해 피고인의 유·무죄와 양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제도입니다. 피고인이 신청해야만 가능합니다.

이러한 제도 자체는 필요하지만, 성범죄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무죄를 노리고 ‘전략적’으로 국민참여재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08~2025년 접수된 국민참여재판 1만1588건 가운데 2761건(23.8%)이 성범죄 사건이었는데요. 

성범죄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 건 일반 형사재판에서보다 무죄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역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성범죄 사건의 무죄율은 약 25.5%로, 일반 형사재판 4~5% 과 비교하면 5배 이상 높습니다. 다른 범죄와 비교해보면, 같은 기간 국민참여재판에서 살인 등 범죄의 무죄율(1.9%), 강도 등 범죄의 무죄율(7.8%)과 비교해도 성범죄 무죄율이 유독 높습니다. 

국민참여재판에 집착한 대표적인 성범죄 피고인으로 텔레그램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조주빈을 꼽을 수 있습니다. 조주빈은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반대 의사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국민참여재판에서 성범죄의 무죄율이 다른 범죄, 그리고 일반 형사재판에서보다 높게 나오는 배경으로는 배심원으로 들어가는 일반 국민들의 인식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배심원 평결 과정에 성 고정관념이나 가부장적 사회통념, ‘피해자다움’ 같은 편견이 개입할 수 있는 것이죠. “왜 바로 신고하지 않았나”, “왜 그 장소에 갔나”, “왜 술을 마셨나” 같은 피해자 책임론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평결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역대 국민참여재판 1심에서 배심원 평결과 재판부 판결의 일치율은 90% 이상이었습니다. 

김정희원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재판부는 이런 사고방식이 작용하지 않는 법정 환경을 조성할 의무가 있는데도 뮤지컬 형식의 진술이나 방송 촬영 등을 제안한 것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재판부의 이해가 전무함을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네팔 바그마티주 일대를 덮친 대홍수에서 임신한 여성과 아동, 장애인 등이 한층 더 취약한 처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재난 속에서 약자가 자신을 돌보기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임신부 A씨는 7개월 된 배 속의 아기와 함께 이번 대홍수에서 살아남았습니다. 문제는 두 사람 외에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점인데요. 석 달 후 태어날 아기의 아빠, 다른 가족, 집과 세간살이가 전부 휩쓸려 갔기 때문입니다. A씨는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 소식을 소셜미디어에 전한 현지 구호활동가 프라카시 파우델은 “모든 임산부를 즉시 카트만두로 옮겨 적절한 의료 지원과 숙소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어요. 

유엔인구기금(UNFPA)·유니세프 등의 통계를 종합하면 이번 홍수가 휩쓸고 간 피해 지역에 약 4430명의 임산부가 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중 한 달 내 출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임신부는 약 490명, 이 중 74명은 응급 처치가 필요할 가능성이 큰 경우로 파악됐고요. 이번 홍수에서 살아남은 임산부가 몇 명인지는 아직 조사되지 않았습니다. 

현지 의료·교통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안전한 출산에도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출산이 임박한 여성이 간신히 헬기를 타고 임시 대피소에서 카트만두로 이동한 사례도 있고요. 돌발 상황에 즉각적 의료 대응이 절실한 임산부는 말 그대로 목숨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네팔은 성인 남성이 노동 이주 등으로 떠나며 인구 유출이 많습니다. 과거 자료를 보면, 2018~2024년 네팔에서 재난으로 숨진 2996명 중 여성은 1678명, 남성은 1278명이었습니다. 

아동도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유니세프는 최소 1만7000명의 아동이 이번 재난 피해를 봤다고 추산했습니다. 학교 38개교 이상에 홍수가 덮쳤고 이 중 18개교는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아동은 영양실조, 질병, 착취, 폭력 등의 위협에 전방위적으로 노출됐어요. 가족과 친구들의 실종·사망을 겪은 아동의 정신적 충격도 앞으로 네팔이 보듬어야 할 과제로 대두했습니다. 

네팔이 겪는 재난을 네팔만의 탓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의 청구서가 가장 취약한 국가를 먼저 찾아간 것 아닐까요. 네팔의 회복과 재건을 빕니다. 


“몹쓸 짓 해놓고도…80대 노인 ‘손녀 같아 그랬다’”
“유명 배우 아내, 필리핀서 지인에 성폭행 …피해…가해자 실형”

어디서 많이 보셨을 기사 제목입니다. 그동안 여성폭력 사건을 가십처럼 표현하거나 ‘몹쓸 짓’ 등으로 부정확하게 전달하는 언론 보도를 흔히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여성폭력 사건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2차 가해를 막고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보도 기준이 처음 마련됐습니다. 성평등가족부가 한국기자협회와 공동으로 ‘여성폭력 사건보도 권고기준 1.0’을 만들었는데요. 지난해 여성폭력방지기본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언론이 여성폭력 사건을 보도할 때 피해자를 보호하고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 지켜야 할 기본 원칙과 권고 사항을 담았습니다.

권고기준에는 5가지 보도 원칙과 행동강령이 포함됐습니다. 1) 여성폭력의 구조적 원인을 조명하는 보도의 원칙, 2) 정보의 정확성 확인 및 신속한 사후 조치의 원칙, 3) 선정적·자극적 보도 금지의 원칙, 4) 피해자 보호 및 2차 피해 방지 책임의 원칙, 5) 디지털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관리 책임 준수의 원칙 등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여성폭력을 개인의 일탈로만 다루지 않고 사건의 사실관계를 철저히 검증하며, 인권침해가 발생했을 때 재발 방지를 위한 사후 대응 절차를 마련하는 등의 행동강령이 있어요. 

이러한 권고기준은 향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수습·경력 기자 대상 교육에 반영될 계획입니다. 언론계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려면 교육이 필수적입니다. 

사실 경향신문은 일찍이 <젠더 보도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습니다. 그보다 앞서 <성범죄 보도준칙>이 있었고요. 사내에서 나오는 기사가 이 가이드라인을 잘 따르는지 감독하는 역할을 플랫팀 팀장인 남지원 젠더데스크가 맡고 있어요. 가이드라인을 시행한지 수년이 흐르면서, 구성원들이 가이드라인의 권고사항을 큰 무리 없이 따르는 데까지 왔다고 저 개인적으로는 체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가 될 예정입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살펴보세요~


이번 주에는 이아름 기자가 신간 <인생은 길고 투쟁은 진행 중>(현암사) 증정 이벤트를 소개합니다! 표지가 눈길을 끄네요👀


📚변정정희, <인생은 길고 투쟁은 진행 중> 


‘여성’과 ‘노동운동’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쉽게 붙지 않을 때가 많은 것 많습니다. 대다수의 사람이 자신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하는 노동자이지만, 거기에 ‘운동’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머리에 띠를 두르거나, 조끼를 입거나, 피켓을 든 남성 활동가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 같아요.


몇 해 전, 저는 플랫에 🧵<노조에 휘둘린다고? ‘중년 여성 노동자’의 투쟁에 덧씌워진 낡은 편견>이라는 기사를 퍼블리싱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 사회 저변에 흐르는 반노조 정서와 저임금·중년·비정규직·여성 노동자에 대한 낡은 고정관념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꼬집은 기사였어요. 남성 노동자의 투쟁은 과욕에서 비롯된 이기적인 행동으로, 여성 노동자의 투쟁은 세상 물정 모르는 여자들이 노조에 휘둘렸다는 식으로 쉽게 폄훼되고 있다는 기사였습니다.


<인생은 길고 투쟁은 진행 중>은 지금보다 더 가부장제가 공고했고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만연했던 1970년대 ‘운동 좀 했던’ 언니들의 ‘노동운동’을 돌아봅니다.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를 흔히 ‘공순이’로 폄훼하던 시절, 이 언니들은 남자보다 적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결혼하면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꿋꿋하게 일하며 질문해 갑니다.


왜 밥먹을 시간도 없이 일해야 하는지, 왜 같은 일을 하고도 남자보다 돈을 적게 받는지, 왜 결혼과 출산이 일을 그만두어야 할 이유가 되는지에 대해서요. 이들은 생리휴가와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해고와 폐업에 맞서 싸웁니다.


노동운동이 쉬웠던 건 아닙니다. 성차별이 뿌리 깊었던 시절 ‘언니들’과 같은 학력을 갖고 같은 시기에 입사한 남성들은 회사 간부가 되기도 하는데요. 이들은 노조활동을 하는 여성을 방해하거나 집단 폭력을 행사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동일방직이라는 회사에서는 여성 노동자들에게 똥물을 뿌리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지요. 그러나 그 시절, 피해자임에도 대개 책임을 지고 제명되거나 물러섰던 것은 결국 여성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책은 당시의 힘겨웠던 노동운동만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이들은 공장이 쉬는 날이면 한껏 꾸미고 명동에 나가 놀고, 함께 소모임을 결성해 공부하고, 야유회에서 함께 좋아하는 나훈아 노래를 부르는 스무살 전후의 여성들이기도 했습니다. 책에는 노조 활동을 하며 이들이 느꼈던 연대감, 열정, 즐거움도 담겨있습니다. 사진이 귀하던 시절, ‘공순이’라는 이름에 붙은 편견을 깨기 위해 오히려 한껏 꾸민 모습으로 요즘의 ‘인생네컷’과는 다른 무게감을 가진 ‘스튜디오 사진’을 찍은 언니들을 보면 조금은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50년 전 노동자였던 언니들은 여전히 요가를 가르치거나, 미싱을 돌리거나, 청소하거나, 자녀와 손주를 돌보는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책은 ‘투쟁’을 말하긴 하지만 그 투쟁이 노동운동만의 투쟁을 말하지는 않습니다.


새벽잠을 이기고 일어나 일터로 향하는 것, 지친 몸을 움직이는 것, 타인의 시선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믿는 것, 망설이면서도 가보지 않은 길로 한 걸음 내딛는 것, 일상을 살아가며 노동하는 일 자체가 모두의 작은 투쟁이라고 말합니다. 저자 변정정희가 노동조합 활동을 한 적 없는 자신의 어머니 정수자의 삶까지 책의 마지막에 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투쟁’ 이라는 단어를 ‘출근’ 과 동일선상에 놓아보면 어떨까 싶어요. 그시절, 언니들이 출근했기에 지금의 내가 일터에서 일하고 있으니까요. ‘오늘도 투쟁!’은 ‘오늘도 출근!’과 다름 없을지도 모릅니다.  


<인생은 길고 투쟁은 진행 중>이 궁금하시다면, 플랫 인스타그램에서 진행 중인 도서 증정 이벤트에 댓글을 남겨주세요!😉 아래를 누르시면 링크로 이동합니다😋


💖<인생은 길고 투쟁은 진행 중> 이벤트 참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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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트위터에 제주해녀 플로우가 돌았는데, 해녀의 공간을 딸도 아닌 (대를 잇는) 며느리에게만 물려주기 때문에 일반인은 자격증을 따도 해녀로 인정받거나 그 해당 바다 공간을 접할 수 없다고 들었는데 썰이었나보네요. 외국인 해녀라니 신선하고 흥미로웠어요. 따수움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경주기행 영화도 기대중이었는데 우선 소개가 너무 좋아서 영혼보내기만 했어요! 꼭 보러가야지 플랫 최고!   

👤 최민서 인턴기자님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저는 예술 작품이나 전시에는 문외한인데 덕분에 다양한 예술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플랫팀 새기획 너무너무 기대돼요 ㅎㅎ 늘 응원합니다 😎

👤 민서 기자님 그동안 고생많으셨습니다! 언젠가 어디선가 또 만날 수 있겠죠?

📣 최민서 인턴기자를 향해 입주자님들이 따뜻한 응원과 인사를 보내주셨네요. 언젠가 다시 플랫팀의 일원으로 만나게 되길 저희도 바라고 있답니다. 이번 주부터는 류현서 인턴기자가 합류했습니다. 아마 레터로도 조만간 인사를 드리게 될 것 같아요.  새로 온 류현서 인턴기자에게도 많은 격려 부탁드려요~ 

📣 플랫은 곧 새로운 기획으로 입주자님과 만날 예정입니다😎 다음주에 뵙지요...후훗😎... 
🌹9월에도 플랫과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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