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미 잘하고 싶어 합니다. 그 마음을 나를 더 심하게 혼내는 데만 쓰지는 않았으면 해요.
아이에게 짜증을 내고 나면, 아이보다 제 모습이 더 마음에 걸릴 때가 있어요.
왜 그렇게까지 화를 냈을까.
조금만 참으면 됐을 텐데.
나는 왜 내 감정 하나 조절하지 못할까.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했는데 비슷한 일이 또 생기면, 이번에는 자신에게 더 실망합니다. 아이에게 화낸 것도 미안한데, 달라지지 못하는 나까지 미워지는 거예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게 아닙니다. 그 마음은 이미 충분히 많아요. 그런데 후회를 거듭하다 보면 내가 한 말을 돌아보는 데서 시작해, 어느새 ‘나는 왜 이런 엄마일까’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마찬가지예요.
혜린이 친구들이 가끔 그런 말을 한대요.
“너희 엄마 진짜 좋으시다. 부럽다.”
그럼 혜린이가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답니다.
“너가 우리 엄마랑 살아봐라.”
저랑 살아봐야 안다는 거죠. ㅎㅎ

맞는 말이에요. 저도 짜증을 내고, 화를 내고, 그러고 나서 후회합니다. 아이 키우는 이야기를 쓴다고 해서 늘 그 말대로 사는 사람은 아니에요.
누구나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제가 그러고 나면 저를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저는 아이를 키우면서 세운 목표가 굉장히 단단했어요.
‘나처럼 키우지 않겠다.’
내가 자라면서 아쉬웠던 것들을 아이는 겪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내가 받지 못했다고 느꼈던 것은 충분히 주고 싶었고요.
그 마음으로 애쓰다 보니, 잘되지 않을 때의 실망도 컸어요. 이만큼 생각하고 노력하는데 왜 나는 여전히 아이에게 짜증을 내고 있을까 싶었죠.

그런데 제 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아이를 보면서 자꾸 그 안에서 저를 보고 있기도 합니다.
아이가 겪는 일에 제 기억이 겹치고, 아이에게 바라는 것에 제가 아쉬웠던 것들이 섞여 있어요. 아이는 아직 괜찮을 수 있는데 저는 벌써 걱정하고, 아이는 원하지 않을 수 있는데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솔직히 남편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마음이 복잡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
아이한테는 잘 키우고 싶은 마음도, 책임도, 제가 살아온 시간도 함께 걸려 있으니까요. 그래서 아이의 말 한마디가 유난히 섭섭하고,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 화가 날 때도 있는 거겠지요.

그런데 화를 낸 뒤에 ‘나는 왜 이런 엄마일까’만 생각하면, 정작 무엇을 고쳐야 할지는 잘 보이지 않아요.
예를 들어 아이에게 소리를 질렀다고 해볼게요.
‘또 소리를 질렀네. 나는 엄마가 될 자격도 없어.’
이렇게 생각하면 나를 혼내는 것으로 끝납니다. 다음에는 소리를 지르지 말아야지 다짐하지만, 무엇 때문에 그렇게 화가 났는지는 돌아보지 못해요.

같은 일을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아까 소리를 지른 건 잘못했어. 아이가 내 뜻대로 해주길 바랐는데, 그러지 않아서 화가 났구나.’
그러면 고칠 것이 조금 분명해져요. 아이가 잘못한 것만 보던 데서, 내 기대가 어긋나서 더 심하게 말한 건 아닌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다음에는 바로 다그치기 전에 아이가 왜 그렇게 했는지 먼저 물어보자고 정할 수도 있고요.

하나는 ‘나는 어떤 엄마인가’를 두고 나를 탓하는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아까 무엇을 잘못했나’를 살펴보는 생각입니다.

잘못한 말은 사과해야 해요. 내 마음이 그랬다는 이유로 아이가 다 이해해줘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잘못한 행동 하나로 나를 형편없는 엄마라고 단정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고치려는 건 아이에게 했던 말과 행동이잖아요. 그 일을 두고 나 자신을 계속 미워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잘못을 인정하고, 왜 그랬는지 알아보고, 다음에 바꿀 행동 하나를 정해보는 것. 거기까지 생각했다면, 계속 나를 혼내고 있지는 않았으면 해요.

저도 또 짜증을 내고 후회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그동안의 노력까지 전부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니겠지요.
그때도 ‘나는 역시 안 돼’라고 끝내기보다, 이번에 고칠 말과 행동이 무엇인지부터 보려고 합니다.
저는 그런 반성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이미 잘하고 싶어 합니다. 그 마음을 나를 더 심하게 혼내는 데만 쓰지는 않았으면 해요.
반성은 나를 미워하는 일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나를 조금 더 알고, 아이에게 하는 말과 행동을 조금씩 바꾸는 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늘 응원하겠습니다.
쿨한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