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구바이둘리나 #샤콘느 ©️unplash 에디터는 어릴 적 동요 <작은별>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반짝반짝 작은별~이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선율이 정말 별이 빛나는 것처럼 아름답게 느껴졌거든요✨ 머리가 크고 난 뒤에는 <작은별>의 원곡인 모차르트의 변주곡(Ah, vous dirai-je, maman K.265)을 연주했는데, 내가 흥얼거린 선율이 멋진 피아노곡으로 변주된다는 것에 감격하기도 했답니다. 오늘은 여러분에게 색다른 변주곡을 하나 소개할게요. 비록 ‘작은별 변주곡’처럼 반짝거리는 멜로디는 아니지만, 엄숙하면서도 색다른 매력이 있답니다😉 러시아 현대음악계를 대표하는 작곡가 소피아 구바이둘리나와 <샤콘느>를 함께 만나볼까요? 소피아 구바이둘리나(Sofia Gubaidulina) ©️The Newyork Times 소피아 구바이둘리나는 1931년 러시아의 자치 공화국 중 하나인 타타르스탄 공화국에서 태어난 작곡가예요. 타타르족은 러시아를 구성하는 민족 중 슬라브족 다음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민족인데요🇷🇺 그는 슬라브족인 어머니와 타타르족인 아버지 사이에서 자라 어릴 적부터 두 문화를 흡수하였습니다. 구바이둘리나는 부모님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의 영향도 많이 받았어요. 한때 피아노 선생님의 영향으로 러시아 정교에 푹 빠져있었고, 두 번째 아버지라고 부를 만큼 존경하던 음악학교 교장 선생님의 영향으로 유대 문화에도 관심을 가졌죠. 심지어 괴테와 헤겔, 베토벤 등 독일의 문학과 음악을 사랑했기에 소피아 구바이둘리나는 자신을 “네 가지 혈통의 혼합”이라고 정의 내리기도 했답니다👋🏻 그가 경험한 다양한 문화와 철학은 음악으로 잘 나타나는데요, 특히 종교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음계? 선법?! ©️Music theory academy “선법”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많은 분이 음계는 아는데, 선법은 낯설어 할 것 같아요. 먼저 음계는 “한 옥타브 내에 존재하는 3개 이상의 음을 일정한 방향으로 배열한 것”으로, 장음계와 단음계도 음계 중 하나죠. 선법은 음계의 선조 격이에요. 고대 그리스에는 음악을 우주의 원리로 이해했는데요. 중세 시대에 들어 고대 그리스의 음악 이론을 가져와 정리한 것이 교회 선법이 되었고, 10가지였던 것에 2개가 추가되어 총 12가지가 되었죠. 흥미로운 것은 선법마다 역할이 있다는 건이에요! 일례로 리디아 선법은 '도시적이고 밝은 느낌😃'을, 도리아는 '생각에 잠긴 듯한 느낌🧐', 그리고 가장 어두운 로크리아는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두려운 느낌😥'을 준다고 하죠. 물론 이것은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르기에 절대적인 것은 아니에요. 구체적인 느낌과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재미있네요. ©️interlude. hk 그럼 곡 안에서 살펴볼까요? 서양 작곡가들은 곡에 동양의 색채를 넣기 위해 옛 선법들을 사용했어요. 그중 천일야화를 배경으로 한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의 메인 테마는 도리아 선법을 사용한 것이랍니다! 음악을 듣다가 ‘어? 장조도 아니고 단조도 아니고, 조금 특이하네?’ 싶으면 선법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아요:) 샤콘느(Chaconne) 아마 샤콘느 중에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바흐의 샤콘느일 거예요. 마음을 울리는 가슴 절절한 선율 탓에 많은 분들이 샤콘느를 처절한 고통과 슬픔의 음악으로 생각하는데요. 사실 샤콘느는 3박 계열의 느린 변주곡을 이르는 말입니다🤓 멕시코의 춤곡이었던 샤콘느는 17세기 무렵 제국주의 강국이었던 스페인으로 넘어오게 되었고, 스페인과 국경이 인접한 프랑스 남부에까지 전해진 후 큰 인기를 얻게 되었죠. 이 과정에서 작곡가들이 사랑하는 음악 형식으로 굳어지게 되었고요!
구바이둘리나의 샤콘느는 하나의 주제와 5개의 변주로 구성되어있어요. 그래서 처음에 등장한 음악 재료가 이후에도 계속 변주되어 등장하죠. 첫 8마디의 선율은 약 5번의 변주를 거쳐 발전됩니다. 1962년에 쓰인 구바이둘리나의 샤콘느는 저번 주 그리그의 서정소곡집 음반으로 만나 봤던 피아니스트 에밀 길레스의 제자, 마리나 므디바니의 요청으로 쓰였는데요. 이후 많은 소련 피아니스트들의 고정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답니다👏🏻 하나 더! 소피아 구바이둘리나가 샤콘느에서 보여준 변주 중에는 ‘선법’을 활용한 것도 있어요. 제1변주에서 도리아 선법과 로크리아 선법을 사용했는데요. 어때요, 생각에 잠긴 듯한 느낌과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두려운 느낌이 드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