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익혀나가자. 사랑해.”
❤️‍🩹 혐오 섞인 불투명한 사랑을 말해요

누군가를 혐오하며 어떤 고통은 철저히 외면하더라도, 우린 사랑을 합니다. 불투명한 사랑으로 혐오에 맞서고 다양한 존재들과 지내며 서로를 변화시키고 일상을 살도록 돌봐줍니다. 뗄 수 없는 혐오와 사랑. ‘혐오’라는 불순물 섞인 불투명한 사랑. 한 달에 한 번은 구독자인 당신의 사랑 이야기를 전합니다.


한 달 동안 아래 질문을 전하고 이야기를 받았어요.

“'혐오'라는 불순물 섞인 불투명한 사랑을 나눈 적이 있나요? 그 사랑의 한순간을 전해주세요.”

어떤 사랑을 나누었을까요? 찬찬히 읽어주세요.


사랑만이 내 삶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는 lovelifedance(러브라이프댄스)입니다. ‘불투명한 사랑’ 지금 현재 진행 중인 거 같아요. 애인과는 1년 정도 만나고 있어요. 서로 1년 넘게 마음을 숨긴 채 티도 안 내고 짝사랑만 하다가 제가 먼저 다가가게 되어 빠른 속도로 서로에게 흘러 들어갔어요. 처음에는 운명과도 같은 사랑에 서로가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라고 느꼈고 불같이 사랑했어요. 그런데 모든 연인이 그렇듯이 서로 알아가다 보니 가치관, 성격 등 안 맞는 부분이 아주 많아서 부딪히는 일이 잦아졌어요.


예를 들면 저는 미래지향적이지만 애인은 현재만 바라보는 타입이라던가, 성별에 따른 감수성의 차이 등이요. 점점 싸우는 횟수가 잦아지면서 헤어지기도 열댓 번, 서로 막말을 주고받은 적도 적지 않은 거 같아요. 그러면서 서로 상처를 많이 주고받았죠. 사실 아직도 그를 미워하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고 제 마음 한켠에 남아 있어요. 그래서 며칠 전에 이별을 고했었죠. 하지만 3일도 채 안되서 결국 재회해 버리고 말았답니다.


알아요. 남들 눈에는 이게 우스워 보일 거라는 거! 하지만 저는 그저 제 마음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순간적인 마음이 아닌 그와 나 사이에 있었던 일들에 의한 상처와 혐오로 인해 멀리하고 싶었지만, 결코 멀리하기 힘든 감정이요. 처음에는 우리 왜 이럴까 싶었는데요. 여러 번 반복하다 보니 이것도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서로 많이 다르기에 서로 혐오하지만 그거와 별개로 어쩔 수 없이 사랑하는 면이 있다는걸요. 이번 재회에서는 그런 말을 했어요.


“우리 이제 노력하지 말자. 그냥 미워하는 감정도 좋아하는 감정도 받아들이자.”


사실 혐오 섞인 사랑은 가족들 사이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빈번했는데 이 친구를 통해서 더 뼈저리게 깨달은 거 같아요. 인간이기에 모자라고 완벽하지 않기에 서로 혐오하고 부족하기에 서로 끌림을 느끼고 사랑한다는걸요.



안녕하세요. ‘이소'라고 해요. 전 애인과 밥을 먹다가 크게 싸운 순간이 떠올라요.


이소 "마치 동네 전체가 우리에게 여기 있지 말라고 하는 것 같았어.”

전 연인 "아냐. 그런 말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


휠체어를 타는 아버지와 인사동에 다녀온 경험을 말하던 도중이었죠. 전시회 구경을 하고 아버지와 식사할 곳을 찾았어요.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을 찾아갔지만 번번이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식당 입구의 높은 턱 때문에요. 휠체어를 탄 아버지는 들어갈 수 없었던 거예요. 저 혼자라면 다리를 슬쩍 올리는 걸로 충분할 텐데. 그날은 아버지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 제게도 갈 수 없는 곳이 되었어요. "이곳에 들어오지 마시오." 저희 두 사람에게 실제로 그렇게 말한 사람은 없었어요. 하지만 인사동이라는 동네 전체가 우리에게 그렇게 말하는 듯한, 거부당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막막함을 그에게 말한 건데. 그는 "그렇게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한 거지요. "식당들 입장에서는 장애인들의 휠체어 진입을 위한 장치를 설치할 의무가 없다는 말도 함께요. 


저도 알아요. 선의는 스스로 해야 하지, 누군가가 강제할 수 없다는걸요. 하지만 저는 그의 말에 여유를 잃고 순식간에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이 사람에게 나와 내 아버지가 느낀 배제의 감각을 전할 수 없다는 좌절감. 그의 눈에는 식당들의 입장은 보여도, 정작 사랑한다고 하는, 저와 제 가족의 장애는 보이지 않았던 걸까요. 단순히 제가 기분조절에 실패한 것인지, 사랑하는 사람의 편에 서주길 바라는 투정이었는지. 아니면 저와 제 가족의 일로 배제의 경험을 드러냈을 때조차, 어떤 소외는 영영 눈에 띄지 않을 거라는 절망이 섞인 분노였을지. 그렇다면 정말 그는 나의 무엇을 사랑했는지. 헤어진 지금도 혼란한 감정의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이유를 묻지 않는 마음을 가지려는 그냥입니다. 사연처럼 적으려다가 결국 편지를 택했어요. 애인에게 직접 전달하긴 어려운데 마음속에서 일렁이는 것들을 정리하고 싶었거든요. 무수님 덕분에 좋은 계기가 됐어요.

...


사랑하는 애인에게


영화 '파묘'를 보고 다툼이 좀 있었잖아. 나는 영화에서 일본인들이 의식을 치르는 장면이 미개하게 그려진 거 같아 일본인이 보면 불편할 수 있겠다고 했고, 너는 당시 일본인들이 그렇게 한 건데 왜 가해자의 편에서 이야기 하냐고 그랬지. 


너는 나와 얘기하면 자신이 누군갈 혐오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얘기했어. 스스로를 TERF(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급진적 페미니스트)라 얘기하며 인권 활동에 함께할 자신이 없다고도 했지. 그동안 퀴어를 지지한 나로선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어. 하지만 왜 네가 TERF가 됐는지 이야기했을 때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지.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우리가 다양한 얘기들을 나누며 난 너를 통해 정말 많이 배웠어. 내가 정상적인 남자에 속하기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라고 했던 거를 되돌아보기도 하고. 나는 혐오는 나쁜 거고, 사랑이 좋은 거라며 실제로 벌어지는 문제를 덮으려고 했던 걸지도 몰라.


너는 내가 자기 편이 되길 바랬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나는 한쪽 편을 택하기엔 자신이 없었어. 다른 한쪽만 문제라고 하기엔 난 아직 그만큼 당한 게 없어서 그런 걸지도 몰라. 그럼에도 우린 서로를 꼭 끌어안았어. 헤어지고 싶지 않으니까. 


지금도 여전히 서로의 입장이 다르다고 느낄 때면 난 우리가 함께 그리는 미래를 상상해. 자연 속에서 무해한 사람이 되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미래. 결국 우린 같은 방향을 보고 있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끌림이 있기에 계속해서 함께인 거 같아.


너가 처음부터 그런 사람은 없다고 했지. 나도 사람은 변한다고 생각해. 우리가 완전히 똑같은 사람은 될 순 없지만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차근차근 익혀나가자.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자. 사랑해.


‘불투명한 사랑’이라는 어려운 질문에 사랑의 순간을 나눠줘서 정말 고마워요. 제 질문은 어쩌면 ‘혐오와 사랑이 공존할 수 있나?’라는 물음이었던 거 같은데요. 전해준 이야기에 정말로 공존할 수 있구나 깨달았어요. 모든 사랑엔 혐오의 흔적이 있고, 또 어떤 혐오에는 사랑의 모양이 담겨있는 거 아닌가 싶어요. 


러브라이프댄스님과 이소님이 “알아요”라는 말을 사용하며 여러 혼란을 드러내는 모습이 용기 있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그냥님이 적은 마지막 “사랑해"라는 말이 커다랗게 다가와요. 이 ‘사랑해'는 ‘그럼에도 사랑해. 그래도 사랑해' 이구나 싶어서요. 솔직한 마음으로 그럼에도 서로를 붙잡는 러브라이프댄스님과 그냥님이 마냥 부러웠어요. 나눠준 귀한 이야기를 마음에 심고 저도 불투명한 사랑을 감당해 볼게요. 혐오로 누군가를 쉽게 놓지 않도록 애써볼게요.


사랑을 말하고픈 당신에게 전하는 두 번째 질문,

“혐오와 사랑이 공존하는 순간, 그럼에도 사랑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준 책・영화가 있나요?”


당신에게 사랑을 믿게 해준 이야기는 우리가 사랑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사랑은 연인뿐 아니라 가족, 친구 등 가까운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에요. 당신의 불투명한 사랑 이야기 기다릴게요.

🏡 라이츠 빛이 켜졌어요!

혐오문제를 말하는 일이 어렵지 않기를 바라며, 서로 만나 답답했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기를 바라며 만들었어요.

문제를 문제라고 말하는 일,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일. 그걸 라이츠에서 안전하게 자유롭게 다정하게 해볼 수 있어요. 못해도 되고, 실수해도 괜찮아요. 라이츠에선 서로가 서로에게 작은 울타리가 되어줄 거예요✨
🏢 ‹머니맨숀›
➰ 모어데즈 X 들불

계급을 말하는 곳 ‹머니맨숀›을 만들고 알리며 제 가난에 대해 적어봤어요. 아빠의 실직으로 더 작은 집으로 이사하며 새벽 등교를 했던 순간을 떠올렸는데요. 이 이야기를 쓸때도 다시 읽을 때도 공유할때도, 이게 뭐라고 마음이 웅장해지는 거예요. 말하지 못했던 걸 이야기한다는 건, 엄청난 일이라 느꼈습니다.

과거 제가 여성으로 겪은 차별을 이야기할 때처럼 요즘 계급에 대해 말할 때 마음이 벅차요. 이 경험을 당신과 함께 해보고 싶어요. 침묵했던 계급에 대해 말한다면, 우린 어떻게 달라질까요? ❤️‍🔥
💌 모보이스 필요하다면 후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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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3249200220 카카오뱅크 홍슬기(모어데즈)

✨ 혐오를 마주하는 당사자 목소리 전해요

'모보이스'는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당사자의 목소리로 혐오이슈를 전하며 매달 두 번째 금요일엔 ‘무수의 편지'를, 네 번째 금요일엔 ‘불투명한 사랑' 구독자 이야기를 담아요. 금요일이 휴일이라면 모보이스도 쉬어갑니다. 여기서 우리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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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데즈ㅣMORE D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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