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멘터즈 매거진
ISSUE 004
FERMENTER.Z
🧑‍🌾퍼멘터즈 동문 이야기

180명이 넘는 퍼멘터즈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발효의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생물들이 서로 유익한 물질을 주고받으며 함께 발효를 완성하듯, 퍼멘터즈 역시 연결과 교류를 통해 더 건강한 발효 생태계를 만들어갑니다.

서로 다른 삶의 자리에서 발효를 이어가는 퍼멘터즈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탈리안 식탁에서 찾는 우리 맛

파르코무수막

발효학교 1기 황한샘 동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파르코무수막’입니다. 


파르코무수막은 이탈리아 요리의 문법 안에서 우리 재료와 계절의 맛을 풀어내기 위해 고민하는 섬세한 공간입니다. 제철 식재료와 발효의 맛을 담아내는 다정함이 있는 곳. 어쩌면 그것이 이 공간을 다시 찾는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터뷰어 전가람 (발효학기 4기)

인터뷰이 황한샘 (발효학교 1기)

   파르코무수막은 무슨 의미인가요?   

파르코(parco)는 이탈리아어로 ‘공원’을 뜻하고, 무수막은 금오동의 옛 지명이에요. 이곳은 예전부터 물이 많고 하수시설이 잘 되어 있어 철을 다루는 대장간이 많았어요. 그래서 ‘무쇠막’이라고 불렸고, 시간이 지나며 지금의 ‘무수막’이라는 이름이 되었죠. 쇠를 다루는 동네라는 의미예요. 이 지역의 어른들을 위한 공원같은 공간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파르코무수막’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이 공간을 운영하게 된 비하인드가 있다고 들었어요

제가 처음부터 이 공간을 창업한 건 아니에요. 처음 파르코무수막이 생길 때 메뉴 컨설팅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어요. 원래는 와인만 판매하는 공간으로 기획됐거든요. 


그런데 저녁 영업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웠어요. 홍대나 성수, 한남동처럼 유동인구 중심 상권이 아니다 보니, 결국 동네 주민들을 위한 운영이 필요해진 거죠. 점심 영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대표님도 공간을 자주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가 운영을 맡게 되었어요.


   어떻게 우리나라 식재료로 이탈리안 음식을 하게 되셨나요?

제가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웠어요. 이탈리아는 지역색이 굉장히 뚜렷한 나라예요. 예를 들어 ‘볼로네제 파스타'도 볼로냐 지역 이름이 붙은 음식이잖아요. 볼로냐 시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볼로네제식 파스타 소스를 어떻게 만드는지 설명이 있을 정도예요. 굉장히 지역적이고 구체적이죠.  


한동안은 “나는 이탈리안 요리를 해야 해”라는 생각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던 것 같아요. '내가 배운 걸 잘 활용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줘야지.'라는 마음이 강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정작 맛있는 맛을 내야 할 때 창의적인 생각을 못하고 제한이 생기더라고요. 어느 순간 현타가 온 거죠. 


처음에는 이탈리아 식재료가 없으면 이탈리아의 맛을 구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수입 식재료에 의존하게 됐고요. 그런데 국제 정세나 수급 상황에 따라 재료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레시피와 맛 자체가 흔들리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재료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한국에서 이탈리아의 지역성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없다면, 한국 식재료를 사용해 이탈리아 방식으로 담아내는 ‘한국식 이탈리안’이 오히려 저만의 색을 가진 음식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탈리아 음식은 뭔가를 과하게 가미하는 음식이 아니거든요. 좋은 재료를 신선하게 사용하고, 원물 그대로 잘 익히거나 간단히 조리해서 먹는 게 핵심이에요. 카프레제 샐러드도 결국 잘 익은 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 올리브오일 정도잖아요.


   결국 재료가 중요하다는 말이네요.

맞아요. 어쩌면 재료가 전부이기도 해요.  오히려 수입 식재료를 쓰는 것보다 제철 나물이나 한국에서 자란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게 훨씬 '나만의 이탈리안'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지금 내어 준 파스타에도 고추장 버터가 들어가 있더라고요. 발효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계신 것 같아요.

제주 푸른콩 간장이나 고추장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 이탈리안 음식을 재해석하고 있어요. 이탈리안이라는 본질은 잊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서 우리 맛을 찾을 수 있도록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요리를 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좋은 재료와 좋은 소스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우선되는 건 ‘‘맛’이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미식 경험을 원하는 분들도 많지만, 너무 낯설면 거부감이 생길 수 있어요. 익숙함을 기반으로 하되, 그 안에서 시그니처를 느낄 수 있는게 중요해요. 익숙함 80%에 색다름 20%정도로요. 거부감 없이 맛있게 즐기는 것이 중요해요. 


   파르코무수막의 목표가 있다면요?

한 켠에 소규모 양조장 면허를 받아서 ‘하우스 와인’ 개념을 전통주로 풀어낸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이탈리아 음식점에는 직접 만든 하우스 와인을 내는 문화가 있잖아요. 지금의 하우스 와인은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의 와인을 오픈해두고 계속 제공하는 형태가 많아요. 하지만 발효주는 시간이 지나면 변질이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직접 양조하고 숙성한 술을 바로 제공해, 손님들에게 가장 좋은 상태의 맛있는 술을 내어드리고 싶어요. 

주소 서울특별시 성동구 금호동1가 1767  
서울특별시 성동구 금호동1가 1767
퍼멘터즈 동문들과 함께 파르코무수막에 방문해 맛있는 음식과 황한샘 동문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답니다. 함께 한 분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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