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선언하다: 난제를 풀어가는 우리의 자세
SSIR 한국어판 신간이 발간되었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여름이 가고, 선선한 가을과 함께 SSIR 한국어판 신간이 찾아왔습니다.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듯 변화를 마주하며, 한 발 앞으로 내디뎌야 할 땐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곤 합니다. 이번 호는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우리의 생각과 실천을 돌아보게 하는 지식을 담았습니다. SSIR 한국어판과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는 여정의 새로운 이정표를 발견해 보시면 어떨까요? 뉴스레터에서 이번 호를 작업한 에디터들의 생각과 추천하는 아티클을 만나보세요.
Editor’s Note
실패를 선언하다:
난제를 풀어가는 우리의 자세

“디자인씽킹은 가장 어려운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이번 호를 읽어 내려가다, 이 문장 앞에서 숨이 멎었다. SSIR 아티클에서는 내가 기대치 못한 강도의 솔직함을 마주한다.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대담한 비전이 실패했음을, 희망차게 시도된 창의적인 해결책이 변화를 만들지 못했음을 선언하는 목소리는 명징하면서도 담담하게 전달된다. 이러한 선언에 흠칫 놀라지만, 마음이 후련해지기도 하는 것은 그동안 내가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복잡한 경험들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간의 시도가 실패했음을 선언하고 시작하는 필자들의 성찰과 분석은 좌절스럽지도, 무기력하지도 않기에 그들의 실패 경험과 새로운 설계는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이번 호의 대표 아티클인 <디자인씽킹, 과녁을 빗나가다>가 주는 시사점은 변화를 만들어가는 여정에서는 명료한 가정이나 방법론보다, 현실을 예민하게 관찰하는 열린 관점이 유용하다는 것이다. 열린 관점을 위해서는 실패의 가능성을 넓게 열어두고, 정직하게 이를 직면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실패를 학습의 일부로 수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답이 아닌 질문을 설계하는 것이 방법론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는 겸손이며, 우리가 서로에게 질문한다는 것은 함께해야 이 난제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인정이다. 


학교를 혁신하는 힘은 관계에 있다
The Power of Relationships to Transform Systems
캘리포니아 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활동하는 캘리포니안 포 저스티스(CFJ)는 소외되어온 지역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들의 주요한 전략은 정치권력에 맞서 싸우며, 단체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CFJ는 교육 시스템의 중요한 변화를 이끌었지만, 단체가 추구하는 진정한 변화로까지 이어졌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CFJ는 ‘제도와의 투쟁’에서 ‘제도와의 협력’으로 전략을 바꾸며, 학생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강력한 연합을 결성했고, 미국 교육 시스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조직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관계라는 가치는 학교를 변화시키는 CFJ의 활동에서도 핵심적입니다. 단순히 학생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대변하는 것 이상으로, 학교 구성원들 간의 깊이 있고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성은 ‘관계 중심 학교’라는 모델로 자리 잡았고,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하고 결정하며, 그들이 바라는 교육 시스템을 제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 아티클을 통해 변화를 만드는 조직의 전략에 대해 관점을 넓혀볼 수 있지 않을까요?


누구에게나 집은 필요하다
Housing First and for All

캐나다의 홈리스 문제에 대응하고 있는 빌트 포 제로 캐나다(Built for Zero Canada)는 주거우선 철학을 바탕으로, 홈리스 문제 해결에 있어 다른 어떤 필요보다 주거의 필요가 최우선이라는 믿음을 갖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캐나다에서 영구주택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며, 한 지역사회에서 3개월 이상 만성 노숙을 경험하는 사람의 수가 3명 미만인 ‘펑서녈 제로’라는 담대한 목표를 실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빌트 포 제로 캐나다는 현재 캐나다 전역의 58개 커뮤니티와 협력하고 있으며, 이 중 3개 커뮤니티에서 퇴역군인 노숙자가 존재하지 않는 ‘제로’ 상태를 달성했습니다. 이 아티클은 홈리스 문제가 지역사회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발생하더라도 단기간에 그치며 재발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한 빌트 포 제로 캐나다의 혁신적인 시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빌트 포 제로 캐나다 사례를 통해 우리는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목표를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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