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방송을 즐겨본 지 어언 10년.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신기해하고, 궁금해합니다.
1. 대체 남이 게임하는 걸 왜 봐?
유튜브 브이로그가 흔해진 요즘에는 많지 않은 질문이지만, 초기엔 정말 많았습니다. 남들이 혼자 게임하고 떠들고 춤추는 걸 왜 보는지 모르겠다는 말이죠. 그런데, 게이머들은 알겠지만 남이 하는 걸 보는 게 재밌습니다. 잘하는 걸 보면 신기해서 재밌고, 못하는 걸 보면 그 자체가 하나의 희극이라 재밌습니다.
간접체험의 이점도 있습니다. 게임에도 체력과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학생 신분으로 게임하는 일은 정말 재밌지만, 직장인은 다릅니다. 지치고 병든 직장인에게 집중해서 게임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각 잡고 하려면 몇시간을 써야 하는데, 그게 힘드니까 게임 방송을 봅니다. 신작의 경우, 스트리머의 방송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게임 이외의 토크 방송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청자와 소통하며 발생하는 여러 드립을 보는 게 재밌습니다. 청취자와 대화 나누는 라디오를 즐겨 들었듯, 개인방송도 시청자와 대화나누는 걸 듣거나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2. 다 야하고 이상한 거 아냐?
정말 다양한 방송이 있습니다.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성인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음지의 서비스도 있고, 아프리카 및 트위치에서도 선정성이 높은 방송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 취향이 아니라 보지 않지만, 그분들이 버는 수입이 꽤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방송이 전부는 아닙니다. 막장드라마가 곧 한국 드라마의 전부는 아니듯, 인종차별 개그가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의 전부가 아니듯, 라이브 스트리머마다 방송이 다릅니다. TV 예능과 다른 날 것의 재미가 있는 방송도 여럿 있습니다.
3. 별풍도 쏴?
별풍은 안쏴봤지만, 트위치에서 도네이션과 구독은 해봤습니다. 트위치에서 시청자는 서드파티 서비스를 통해 스트리머에게 직접적으로 후원할 수 있습니다. 전 제가 좋아하는 스트리머 ‘해변킴'과 ‘좁쌀이' 그리고 ‘포니' 등에게 도네이션을 쐈고 스트리머 ‘울프'는 6개월 유료 구독을 했습니다. 구독을 하는 경우 스트리머 방송의 프리롤 광고와 미드롤 광고를 해지할 수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도네이션을 하면서 원하는 메시지를 써내려갈 수 있습니다. 과거 프로게이머이자 현재 방송인과 게임 해설을 겸하고 있는 해변킴에게 “형 방송 재밌어요", “추한 승부욕의 멋진 해변킴" 등의 메시지를 보내며 소통했습니다. 제게 잊지 못할 10대의 추억을 준 프로게이머이자, 하루의 낙을 주는 스트리머에게 도네이션은 별로 아깝지 않습니다.
4. 근데 그 방송을 왜 켜둬?
전 항상 트위치를 켜둡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좋아하는 울프의 중계방을 찾습니다. 경기가 끝나면 해변킴의 방송을 켜둡니다. 우리가 어릴 때 식사자리에서 1박 2일과 무한도전을 켜두었듯 말입니다.
왜 켜두냐면, 좋은 라디오 방송이기 때문입니다. 운전할 때 노래를 듣고, 식당에서 YTN을 켜두듯, 저는 트위치를 켜둡니다. 제가 좋아하는 방송인과 콘텐츠가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