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방송이란 말이죠
지금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야기, 어거스트
안녕하세요. 오늘의 에디터 구현모 입니다.

여러분은 쉬실 때 무엇을 틀어두시나요? 라디오로 '옥주현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듣던 저는 트위치로 주호민 작가의 개인방송인 '펄이 빛나는 밤에'를 보았고, 이젠 좋아하는 스트리머 울프의 개인방송을 틀어둡니다. TV와 유튜브요? 트위치를 보는 만큼 덜 봅니다. 


오늘은 제가 개인방송(트위치, 아프리카TV)에 빠지게 된 이유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에서 이들이 갖고 있는 위치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  오늘의 에디터 : 구현모
돈이 제일 좋습니다
오늘의 이야기
1. 개인방송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개인방송이란 말이죠
2. 그게 뭔데 열마리의 오리야
3.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주요 축입니다

👨‍🎨 개인방송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개인방송이란 말이죠

출처 : 나무위키

지금은 트위치를 많이 보지만, 제 원래 거주지는 아프리카TV였습니다. 2002년부터 스타리그를 보던 저는 집에서 본방사수를 못하면 온게임넷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를 찾곤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온게임넷의 인터넷 서비스 수준이 매우 나빴습니다. 수준이 낮다는 표현이 아까워서 나쁘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추후 온미디어가 CJ E&M에 인수되고, 티빙에서 스타리그를 송출할 때까지도 품질이 만족스럽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시 아프리카TV의 전신인 W플레이어를 통해 다시보기 등을 보곤 했습니다. 


그렇게 접하게 된 W플레이어는 아프리카TV가 됐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다음도 다음 팟플레이어를 통해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했습니다. 마리텔의 감초였던 ‘팟수’의 시초였습니다.


제가 접한 초기 인터넷 방송인들은 대개 프로게이머 내지 프로게임단 출신이었습니다. 이젠 악명이 더 큰 ‘철구’를 비롯해 ‘와꾸대장봉준’ 모두 스타크래프트 연습생 출신입니다. 팬들이 상금을 후원하는 소위 ‘스폰빵’ 이 제가 즐기던 콘텐츠였습니다. 이 시기의 아프리카는 저작권 의식이 없었습니다. 당시 유행하던 무한도전과 1박 2일을 비롯해 유명 애니메이션 나루토와 원피스가 불법으로 송출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 중계권이 판매되지 않은 스포츠리그의 불법 중계도 빈번했습니다. 그 이후 아프리카TV와 다음팟 생태계에서 풍월량 등 유명 스트리머 방송인들이 자연 발생합니다. 


당시 트위치는 국내 사용자들에게 익숙지 않은 플랫폼이었습니다. 해외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어의 개인 방송을 보거나, 해외 리그를 보는 골수 팬들이 아니고선 잘 알 수 없었습니다. 이미 아프리카TV와 다음팟이 있는데 굳이 해외 플랫폼을 시청할 이유는 없었죠.


그래서 트위치는 한국에 진출하면서 고정 월급제를 쓰며 다음팟 방송인들을 대거 영입하며 국내에 진출했습니다. 이후 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를 중계하고, T1 등 유명 게임단의 개인방송을 송출하고, 침착맨 등 유명 스트리머들이 트위치를 주 플랫폼으로 택하며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물론,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고화질 시청이 가능한 아프리카와 달리 별도 설치 없이 고화질 시청이 가능한 트위치의 강점도 있습니다.

🦆 그게 뭔데 열마리의 오리야
출처 : T1

개인방송을 즐겨본 지 어언 10년.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신기해하고, 궁금해합니다.


1. 대체 남이 게임하는 걸 왜 봐?

유튜브 브이로그가 흔해진 요즘에는 많지 않은 질문이지만, 초기엔 정말 많았습니다. 남들이 혼자 게임하고 떠들고 춤추는 걸 왜 보는지 모르겠다는 말이죠. 그런데, 게이머들은 알겠지만 남이 하는 걸 보는 게 재밌습니다. 잘하는 걸 보면 신기해서 재밌고, 못하는 걸 보면 그 자체가 하나의 희극이라 재밌습니다.


간접체험의 이점도 있습니다. 게임에도 체력과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학생 신분으로 게임하는 일은 정말 재밌지만, 직장인은 다릅니다. 지치고 병든 직장인에게 집중해서 게임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각 잡고 하려면 몇시간을 써야 하는데, 그게 힘드니까 게임 방송을 봅니다. 신작의 경우, 스트리머의 방송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게임 이외의 토크 방송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청자와 소통하며 발생하는 여러 드립을 보는 게 재밌습니다. 청취자와 대화 나누는 라디오를 즐겨 들었듯, 개인방송도 시청자와 대화나누는 걸 듣거나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2. 다 야하고 이상한 거 아냐?

정말 다양한 방송이 있습니다.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성인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음지의 서비스도 있고, 아프리카 및 트위치에서도 선정성이 높은 방송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 취향이 아니라 보지 않지만, 그분들이 버는 수입이 꽤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방송이 전부는 아닙니다. 막장드라마가 곧 한국 드라마의 전부는 아니듯, 인종차별 개그가 우리나라 예능 프로그램의 전부가 아니듯, 라이브 스트리머마다 방송이 다릅니다. TV 예능과 다른 날 것의 재미가 있는 방송도 여럿 있습니다. 


3. 별풍도 쏴? 

별풍은 안쏴봤지만, 트위치에서 도네이션과 구독은 해봤습니다. 트위치에서 시청자는 서드파티 서비스를 통해 스트리머에게 직접적으로 후원할 수 있습니다. 전 제가 좋아하는 스트리머 ‘해변킴'과 ‘좁쌀이' 그리고 ‘포니' 등에게 도네이션을 쐈고 스트리머 ‘울프'는 6개월 유료 구독을 했습니다. 구독을 하는 경우 스트리머 방송의 프리롤 광고와 미드롤 광고를 해지할 수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도네이션을 하면서 원하는 메시지를 써내려갈 수 있습니다. 과거 프로게이머이자 현재 방송인과 게임 해설을 겸하고 있는 해변킴에게 “형 방송 재밌어요", “추한 승부욕의 멋진 해변킴" 등의 메시지를 보내며 소통했습니다. 제게 잊지 못할 10대의 추억을 준 프로게이머이자, 하루의 낙을 주는 스트리머에게 도네이션은 별로 아깝지 않습니다. 


4. 근데 그 방송을 왜 켜둬?

전 항상 트위치를 켜둡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좋아하는 울프의 중계방을 찾습니다. 경기가 끝나면 해변킴의 방송을 켜둡니다. 우리가 어릴 때 식사자리에서 1박 2일과 무한도전을 켜두었듯 말입니다. 


왜 켜두냐면, 좋은 라디오 방송이기 때문입니다. 운전할 때 노래를 듣고, 식당에서 YTN을 켜두듯, 저는 트위치를 켜둡니다. 제가 좋아하는 방송인과 콘텐츠가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주요 축입니다

크리에이터 철면수심이 만든 차돌짬뽕 (출처 : 철면수심)

현재 언급되고 있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크리에이터가 여러 플랫폼을 통해 쌓은 콘텐츠를 레버리지 삼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생태계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콘텐츠가 일방향이 아닌 시청자와의 소통 그리고 몰입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최근 주호민의 ‘재즈란 말이죠' 영상이 밈으로 소비되고, 끊임없이 재생산되었듯 시청자가 해당 콘텐츠에 몰입할수록 파급력이 어마무시해집니다. 


라이브 스트리밍은 몰입과 관계성의 왕입니다. 시청자들은 매일 켜지는 스트리머 방송에 정기적으로 들어오고, 거기서 수없이 많은 채팅을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스트리머와 시청자의 관계를 만들어냅니다. 생방송 중 펼쳐지는 소통은 또다른 콘텐츠가 되어 유튜브 등을 통해 퍼져나갑니다. 유튜브가 영상 저장소이자 전 세계로 퍼뜨려주는 컨베이어벨트라면, 라이브 스트리밍은 그 제품을 주조하는 용광로와 같습니다. 


물론 트위치가 이 라이브 스트리밍의 전부는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유튜브도 생방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연예인의 경우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더 선호하기도 합니다. 아이돌 가수의 경우 위버스 등 자체 플랫폼을 통해 팬들과 만나기도 하죠. 1등 사업자가 누가 되든 라이브 스트리밍이 크리에이터의 주요 자산을 만들어내는 핵심 코어팬들을 만나는 창구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비즈니스 모델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해외 크리에이터는 본인의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어 F&B사업에 진출하고, 패트리온 등 서드 파티 플랫폼을 통해 매출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비극으로 끝났지만, 스트리머의 NFT 사업도 새로운 먹거리 중 하나입니다. 아마존도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드는 걸 보면, 생방송이라는 포맷은 마치 신비한 요술램프처럼 돈을 가져다주는 무엇인가 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비즈니스의 시작에 크리에이터라는 IP가 있으며, 그 IP와 팬의 관계성을 공고히 하는 데에 라이브 스트리밍은 필수요소라는 점입니다. 이 생방송이라는 포맷이 주는 매력은 어떤 형태의 방송도 대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줄 수 있는 더 큰 비즈니스 가능성은 아직까지 미개척지입니다. 라이브 플랫폼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업자가 될지 혹은 플랫폼 안의 크리에이터들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지 혹은 콘텐츠가 아닌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이 치고 나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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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구현모>의 코멘트
코로나에 걸렸을 때 할명수를 정주행했습니다. 날이 갈수록 재평가 받는 명수옹, 부디 오래오래 방송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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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 구운김 • 식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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