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델작가의 추구미
요새 유행어라는 추구미에 대해 새롭게 관심을 갖게되었다.
전혀 생각해 본적 없던 추구미란 단어는 나에게 지루하고 식상한 일상의 삶에 자극을 주었다. 잔잔한 호수 위에 날아든 조약돌이 물수제비를 몇 차례 뜨고 가라앉듯 울림과 파동이 있었다.
뇌리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기까지 할 줄이야….
추구미는 Z세대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한다. 2022년 하반기부터 Z세대 사이에서 확산하기 시작하였다는데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고자 하는 욕구가 커졌다고 한다.
나는 그동안 나를 위한 추구 미가 있었나? 하고 생각해 보니 추구했던 것들은 분명히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먹을 것, 입을 것, 입는 것, 여행지, 좋아하는 색상 등 취향에 적합한 것들을 나름 선택하며 살았다. 그렇다면 취향? 개성? 가치관? 성향?.
그런데 추구 미는 이런 단어와 뜻하는 게 비슷한 것 같지만 무엇인가 분명 다른 게 있다.
X세대의 시조격인 70년생인 나는 시대별 흐름에 맞는 획일화된 브랜드, 메이크업 등 유행 패턴의 흐름을 쫓아 구매하고 소비했던 세대이다. 물론 지금도 이 흐름은 여전히 남아있다. 좀 더 세분되고 있다는게 달라진 것일까? 개인의 특성을 살린 배려가 깔려있다. 예전엔 나를 모르고 유행을 좇았다면 지금은 나를 알고 그것에 맞는 그것을 확신하고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코드별 선택지가 많다. 미디어의 발달이 제품과 스타일 등 아주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적극적인 생활양식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기 때문에 추구 미는 사회적으로도 세분된 사업과 경쟁력의 모토가 되며 큰 영향력을 주고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젊은 세대들의 흥미와 재미를 겸한 삶을 나도 느끼며 살면좋겠다.
나도 나에게 맞는 추구미를 찾아야겠다. 설계하고 그것에 맞는 삶은 나에게 많은 삶의 활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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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라리 작가의 애쓰지 않으니 기다란 샐러리를 만났네
동내면 발바닥을 붙이고 다리를 벌렸다가 오므렸다가 무릎 사이 거리로 조절해보는 떨림 두 눈 옆을 감싸는 투명한 파동 애쓰지 않으니 시원하게 빠져나가-
오랫동안 편안해지고 싶었다
신곡리 지난가을 노란 춤을 췄던 곳 붉고 어두운 바닥 벽돌 사이사이 마른 풀잎이 짤따랗게 피어있다 꿋꿋한 생명-
공작 단풍나무 가지가 우산처럼 내 앞에 우두커니 한참을 요리조리 바라보았다 괜찮아 넌, 언제나 보호받고 있어 을사년 나무뱀이 굳건히 미소짓는다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니 초록과 주황으로 둘러싸인 곳 할 일이 뭔지 알고 있는 사람들 시작의 시작
매산로 13번 버스 발판 앞 연둣빛 봄 잎사귀 한 장 아-이제-
동교동 기다란 샐러리를 품에 안고 스르르 자전거를 주차하는 여자
오래도록 편안해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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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자 작가의 추구미
Book 살롱 모임에서 <추구미>란 단어를 처음 들었다. MZ들의 신조어란다. 모임에서 젊은 축에 속하는 X세대 이가 신 용어를 소개하였다.
집으로 돌아와 지식iN에서 찾아본 추구미(追求美)의 정의는 이러했다.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뜻하는 줄임말로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과 취향을 뜻함.’ 추구미가 취향일 수는 있으나, 취향이 추구미와 동일어는 아니라는 댓글이 달려있었다. MBTI 검사에 이어 최근에 유행한다는 추구미 테스트도 딸려왔다. 예전에는 혈액형만 가지고도 성격을 웬만큼 알 것 같았는데, 이제는 최소 16가지 유형 넘게 파악해야 사람 속이 좀 보이겠구나 싶었다. 그만큼 세상이 복잡해졌나 보다.
친절한 네*버씨는 내가 검색하지 않은 또 다른 신조어를 보여주었다. 이번에는 <도달가능미> 란다. ‘내가 도달할 수 있는 이미지’라는 의미로, 추구미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쓰는 말이란다. 추구미를 추구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것에 도달하는 일은 별개의 문제란 소리겠다.
갑자기 올라온 <추구미>란 화두 덕분에 평소라면 잘 생각하지 않을, 내가 원하는 스타일에 대한 물음이 생겼다. 생각을 끄집어 내보니, 나의 외적인 로망은 발레리나와 같은 하늘하늘함, 국민 첫사랑 수지와 같은 청순함, 꾸안꾸 스타일의 멋스러움 이런 것들이었다. 젊은 시절엔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도 해보고 싶었었다. 그러나 어울리지 않는 듯하여 수십 년간 짧은 커트머리를 N번 째 고수하고 있다. 본태적으로 다리가 짧고 두꺼워 발레리나의 하늘거림은 다음 생에서나 가능하지 싶다. 아! 이런 게 바로 <도달가능미>구나 ㅠ. 열망하는 것과 현실 사이에 놓인 간극이 결코 좁지 않음을 확인하는 현타의 시간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추구미>란 외적인 아름다움만을 뜻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타고난 것이야 바꾸기 쉽지 않다 해도, 내면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아름답고 성숙하게 가꿀 수 있으니 너무 상심하지 말란 위로의 말 같다. 앞으로는 어떻게, 누구처럼 살고 싶은가가 핵심이다.
나는 타샤 할머니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샤 튜더(1915.8~2008.6/미국)는 「비밀의 화원」과 「소공녀」, 백악관의 크리스마스 카드 삽화를 그린 베스트셀러 동화 삽화작가이자, 40년간 가꾼 아름다운 정원을 맨발로 거닐며, 전기와 수도도 없는 19세기식 농가에서 닭과 염소를 키우고 살던 자연주의자였다. 정식으로 배운 적 없는 그녀의 그림은 너무나 따뜻하고, 문명의 이기 없이 살아도 뭐하나 부족한 것 없이 행복해 보여 많은 사람에게 위안을 주었다.
“나는 정원을 무척 좋아해요. 나무나 꽃을 심고 키우며 돌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힘들지 않나요? 하고 묻는 분도 계시지만, 난 정원의 나무나 꽃들에게 특별한 걸 해주지는 않아요. 그저 좋아하니까, 나무나 꽃에게 좋으리라고 생각되는 것, 나무나 꽃이 기뻐하리라고 생각되는 것을 하고 있을 뿐이지요.”
개를 키우고, 정원을 가꾸고, 옷을 만들며, 그림을 그리는 조용한 삶이었다.
나는 전기 없는 집에서 염소를 키울 자신이 없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자신은 더 없지만, 생의 마지막 날까지 나무 그늘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고, 틈틈이 글을 쓸 수는 있을 것 같다. 삶이 늘상 아름답고 우아할 수는 없으나, 自足하며 산다면 그 끝이 아름다울 가능성은 꽤 높다. 이 <추구미>에는 도달하고픈 욕심이 든다. 거울에 비치는 나이든 내 모습이 美와는 거리가 멀지라도, 마음에는 주름살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기쁜 삶을 추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