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역 주민 불안은 어떡하라는 거야?
💬접경지역 경계 태세를 더 튼튼히 해서 북한이 도발하지 못하게 억제하겠다, 만약 북한이 도발하면 바로 응징하겠다. 이게 공식 입장이야. 주민의 불안은 어쩔 수 없다는 태도지.
🎙️️이러다 뭔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해?
💬실제 전례들이 있었어. 2014년 10월엔 탈북민단체가 풍선을 날리니까 북한에서 쏴버렸고. 한국군은 북한 초소에 기관총을 쏘고. 초비상이었지. 2015년엔 목함 지뢰로 한국군 두 명이 다치니까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고. 북한은 확성기에 대포를 쐈고. 삐라나 확성기 같은 수단을 이용한 심리전이 일순간에 무력 충돌로 번질 수 있는 불씨라는 걸 보여주는 사례들이지.
🎙️️문재인 정부 때 남북공동연락소 폭파도 그런 거지?
💬응. 그때도 탈북민단체가 뿌린 삐라가 빌미가 됐어. 북한이 연락소를 폭파시킨 건 어처구니가 없는 행위인데, 빌미를 제공한 건 남쪽 단체들이었어.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거일 수도 있고. 불안한 상황에선 불씨 하나가 확 번질 수 있거든.
🎙️️진짜 위험하네.
💬매우. 상황이 아주 안 좋을 땐 불을 기는 셈이 된다니깐? 우발적 충돌이 크게 확전될 수 있고. 결국 삐라 보내는 게 남북 관계 전반을 흔들고 국민의 일상을 불안하게 만드는 건 정말 과도한 상황인 거야. 그런 권한을 일부 단체들이 행사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고. 국가가 왜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마찬가지고.
🎙️️우발적 충돌?
💬지금 남북이 휴전선에서 기관총을 장전해 서로의 초소 방향으로 조준하고 있잖아. 이게 가끔 실수로 발사되는 경우가 몇 년에 한 번씩 있어. 그런데 상대방 입장에서는 총알이 날아오면 실수인지 아닌지 모르겠지? 그럴 때 상대를 향해 총을 쏘거나, 포탄이 서로 오갈 수 있는 거고.
🎙️️아찔한데?
💬응. 또 NLL(북방한계선)에서 지금 북한의 꽃게철이 한창인데. 북한 어선이 너무 근접하면 북한 경비정이 단속하려고 내려오거든. 그때 한국 해군 입장에서는 이게 잠깐 내려온 건지 침투 목적인지 알 수가 없잖아. 그래서 경비정에 사격하면? 교전이 벌어지는 거지.
🎙️️땅도, 바다도 위험하네?
💬응. 현장에서의 우발적 충돌 상황이 늘 상존하니까, 이게 어떤 불씨로 인해 번지느냐가 지금 제일 큰 관건이라고 볼 수 있어.
🎙️️남북이 이야기 나눌 순 없어? 좀 서로 자제하자고.
💬지금은 소통 채널이 없지. 전처럼 있었으면 이건 오발이다, 예를 들면 총기를 점검하다가 실수로 발사된 거다, 이런 식으로 전화든 팩스든 보내서 뜻을 전달하면 종결될 수 있는데. 지금은 상대 의도를 전혀 알 수가 없어. 또 소통 채널도 없으니까 일이 벌어지면 우당탕 번질 가능성이 크니까, 위태위태한 거야.
🎙️️한국군이 재개한 확성기 방송도 북한엔 위협적이야?
💬삐라와 마찬가지로 확성기 역시 남북 관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과거 우리는 북한 군대를 향해서 ‘남쪽으로 넘어와라, 그 지옥에서 고생하지 말고 넘어와서 잘살아 보자’ 이런 내용으로 틀었어. 북한은 우릴 향해 ‘미제 식민지에서 고생하지 말고 북으로 넘어와 새 삶을 살라’고 했고.
🎙️️서로 자기네가 잘 산다고 한 거네.
💬응. 그런데 1990년대 이후 북한 경제가 망가졌잖아. 누가 봐도 북한이 남한보다 못 사는 게 명백하지? 북한의 대남 논리가 무너졌어. 잘사는 북한으로 넘어오라고 못 하는 거야.
🎙️️이젠 안 해?
💬확성기를 틀려면 전력도 필요하고 장비도 있어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까 출력도 잘 안 나오고 계속 틀 수가 없었지. 북한이 확성기 싸움에선 소프트웨어로나 하드웨어로나 모두 수세에 몰린 거야.
🎙️️확성기 싸움에선 한국이 유리하네.
💬그렇지. 근데 풍선은 북한이 유리하잖아. 나라 차원에서 보내니까 한꺼번에 많이 보낼 수 있고. 우리는 민간 단체에서 간헐적으로 하니까 그에 비해 부족하고. 풍선에서는 우리가 불리한데, 확성기에서는 우리가 원사이드하게 유리하니까 북한도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거고. 우리가 이번에 방송을 재개하니, 그만하라고 하는 거지.
🎙️️우린 한 번 틀고 말았는데, 오물 풍선이 또 오면 또 틀겠다는 건가?
💬응. 언제든 작동할 수 있게 준비해놓고 북한에서 다시 풍선을 날리면 하겠다는 것. 정규방송하듯 계속 틀진 않고 일종의 대응 조치가 필요하면 하겠다는 거야.
🎙️️계속 이렇게 갈까? 남북 관계가 다시 좋아질 순 없어?
💬그러기 위해선 서로가 가진 불신과 위협이 줄어들어야 하는데…. 지금 서로를 못 믿고 위협하고 있잖아. 상대에게만 문제가 있고 ‘네가 그만해라’ 하는 거니까. 당분간 문제는 풀리지 않을 거야.
🎙️️양쪽이 서로 그러고 있는 거니까.
💬분단 이후 남북은 알게 모르게 서로를 비추는 거울 같은 관계인 건데. 상대 탓만 할 게 아니야. 위협 감소는 상호적이어야 하잖아. 동구권과 서구권이 맞서던 냉전 때도 모든 군사적 신뢰구축은 일방의 조치가 아닌 쌍방의 조치로 이뤄져 왔어.
🎙️️당장 긴장을 완화시킬 방법은?
💬지금 가장 간단한 방법은 윤석열 정부에서 탈북민단체의 삐라 살포를 제어해주는 거야. 어쨌든 이번 상황의 발단은 삐라 살포 때문이었으니까. 남북 관계 전체를 일부 개인들의 돌출적 신념이 좌우하지 않게 적극 관리할 책임이 정부에게 있어. 개인들에게만 맡겨 놓고 ‘알아서 해라’하며 손 놓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
🎙정부가 마음을 바꿀까? 💬지금은 그럴 생각이 없다는 입장. 남북 관계는 당분간은 이 상태로 이어질 거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