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장난이라고 부른다고 어른까지 장난으로 넘기면 안 되는 일이 있어요.
기절놀이를 하다가 한 아이가 정말 기절했대요. 얼마 전 아이에게 들은 학교 이야기예요. 기사에서나 보던 일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듣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6학년 2학기가 되니 아이들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게 느껴져요. 3, 4, 5학년 때도 이런저런 일은 있었지만 그때는 그래도 아직 어린아이들이었거든요. 요즘은 이야기를 듣고 나면 걱정이 남는 날이 많아졌어요.

수업 시간에 신음 소리를 내고, 여자아이들의 몸을 평가하고, 친구에게 성적인 말을 한대요. 물론 몇몇 아이들 이야기예요. 하지만 그 말을 듣는 건 같은 교실에 있는 아이들 모두예요. 말한 아이들만의 일로 끝나지 않아요.

선생님이 그냥 두시는 것도 아니에요. 당연히 지도하고 계세요. 그런데 아이 말로는 매일 혼나는데 매일 똑같대요.

그래서 제가 먼저 말했어요. 며칠이라도 학교 가지 말자고. 아이를 쉬게 하려는 것만은 아니었어요. 학교에 못 갈 만큼 아이들이 이 상황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는 걸 학교와 어른들이 알았으면 했어요. 아이들은 이걸 웃긴 장난으로 넘기고 있지 않다는 걸요.

그런데 아이가 거절했어요. 학교에서 할 일이 있대요. 엄마는 가지 말자고 하고, 아이는 가야 한다고 하고. 결국 아이는 학교에 갔습니다.

학교에 가는 아이를 보며 생각이 많아졌어요. 저는 듣기만 해도 충격인데, 아이는 그 친구들과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쉬는 시간을 보내야 하잖아요. 엄마가 불편하다고 아이의 하루를 통째로 멈출 수는 없는 거였어요.

집에서 설명도 했어요. 그런 말과 행동이 왜 잘못인지, 친구들이 웃는다고 괜찮아지는 게 아니라는 걸요. 하지만 제가 설명한다고 다음 날 교실에서 그 말이 사라지진 않잖아요.

문득 초등학생 때 기억 하나가 떠올랐어요. 어떤 언니가 흰 티에 검정 브라를 입고 다녔어요. 흰 티 위로 검은 브라가 그대로 비쳤죠. 어린 저는 그걸 보면서 한참 헷갈렸어요. 저게 패션인가? 저렇게 입어야 인기가 많나? 아니면 잘못된 건가?

지금 생각하면 누군가의 옷차림에 옳고 그름을 매길 일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그때는 그 구분이 안 됐어요. 뭐가 멋있는 건지, 뭘 따라 해도 되는 건지, 처음 보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몰랐으니까요.

지금 아이들도 그 헷갈리는 시기를 지나고 있을 거예요. 그래서 누군가는 분명하게 알려줘야 해요. 내 몸과 옷차림을 내가 고르는 것과, 다른 사람의 몸을 마음대로 평가하고 성적인 농담거리로 삼는 건 전혀 다른 일이라고요.

제가 제일 걱정하는 건 익숙해지는 거예요. 처음엔 불편했던 말도 매일 들리면 원래 하는 말처럼 느껴져요. 친구들이 웃으니까 나도 웃어야 할 것 같고, 장난이라니까 기분 나쁜 내가 이상한가 싶어지고요.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서 성교육을 많이 받아요. 그런데 실제로 더 많이 보고 듣는 건 유튜브예요. 거기서 본 말과 장면이 교실까지 그대로 들어오고요.

아이들은 그걸 보고 좀 이상하다고 느끼면서도 웃고 넘길 수 있어요. 그래서 "좀 이상한 것"에서 멈추면 안 돼요. "이건 잘못된 거야"라고 분명하게 말해줘야 해요. 그냥 넘길 일이 아니에요.

저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그건 장난이 아니라 잘못된 거야.
너는 따라 하지 마.
듣기 싫은 말을 계속 듣거나 위험한 걸 보면 어른한테 말해도 돼.

그 자리에서 친구들을 설득하고 바로잡는 일까지 아이에게 맡길 수는 없으니까요.

여러분도 아이에게 꼭 한 번 말해주세요. 교실에서는 정말 많은 일이, 많은 말이 오가고 있어요. 사실 여기 다 쓰지 못한 이야기도 있어요. 수위가 너무 높아서요.

그런데 집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저라도 그 나이엔 엄마한테 쉽게 말 못 했을 거예요. 들은 말을 입 밖에 꺼내는 것부터 어렵고, 기분은 나쁜데 왜 나쁜지 설명하기도 어려우니까요. 남자아이들도 친구들끼리 무슨 말을 하는지 부모에게 털어놓기 쉽지 않겠지요.

그러니 아이가 별말 없이 학교에 잘 다닌다고 아무 일 없는 건 아니에요. 친구가 있고 학교에 가겠다고 하는 아이도 불편한 말을 들으며 하루를 보내고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아이가 이야기를 꺼냈을 때 "애들끼리 그럴 수도 있지"로 끝내면 안 돼요. 우리 아이가 조금이라도 상처를 받았다면 꼭 학교에 이야기해야 해요. 기절놀이 같은 위험한 행동이나 성적인 말이 반복된다면 더더욱요. 선생님 혼자 매일 혼내는 일로 남겨둘 수는 없잖아요.

아이는 내일도 그 교실에 갑니다. 그러니 결국 달라져야 하는 건 그 교실이에요. 아이들이 장난이라고 부른다고 어른까지 장난으로 넘기면 안 되는 일이 있어요. 친구들이 얼마나 웃었든 멈춰야 하는 말과 행동이 있다는 것, 그 기준만큼은 분명히 알려줘야겠어요.

응원하겠습니다.
쿨한나 드림


이메일을 더 이상 받지 않으시려면 수신거부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