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어스가 뽑은 금주의 패션 키워드 #옴니어스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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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워싱이란?
워크워싱이란 '깨어 있는(Woke)'과 '눈가림(Whitewashing)'의 합성어로, 기업이 사회적 문제나 가치에 대해 의식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실천하지 않거나 오히려 위배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들이 관심 있는 것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부조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 창출을 위해 소비자에게 표면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심는 거죠. 해외에서는 이러한 수법을 ‘수행적 행동주의(Performative Activism)’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린워싱과 워크워싱의 차이점
그린워싱에 대해서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린워싱은 실제로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친환경적인 것처럼 포장하여 홍보하는 일명 친환경 위장술이죠. 재활용, 친환경 소재 사용 등 일부 과정만 부각시켜 자사가 유발하는 환경오염 문제를 축소시키거나 감춥니다. 워크워싱은 사회의식이 강한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해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자세를 보여주기 식으로 취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사회적 문제란 성차별, 인종차별, 정신 건강, 성 소수자의 인권입니다.

패스트패션의 워크워싱
환경에 끼치는 패션계의 폐해가 지적되면서 패스트 패션 기업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이후 환경 보호에 초점을 맞춰 적극적인 ESG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최근 노동 착취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패스트 패션 브랜드 자라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주요 가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모회사 인디텍스는 2025년까지 전 브랜드의 생산품에 천연 또는 지속 가능한 소재만 사용한다는 목표를 발표했으며 2016년부터 환경 단체의 승인을 받은 소재를 사용한 ‘조인 라이프’ 라인도 전개하고 있죠. 하지만 ‘조인 라이프’를 론칭한 바로 다음 해에 터키 제조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 체불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공장 노동자들은 밀린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탄원 메시지를 제품 태그에 숨겼고, 쇼핑객이 그걸 발견하면서 해당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겁니다.
지난 6월에는 호주 내 자라 매장 직원의 체불 임금이 약 260만 달러에 이른다는 사실이 <시드니 모닝 헤럴드>를 통해 밝혀졌을 뿐 아니라 팬데믹 동안 미얀마 공장 노동자 약 500명이 마스크 지급을 요구했을 때 해고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겉으로는 친환경 전략을 내세우지만 노동자의 인권 유린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무시하는 행태는 자라뿐 아니라 H&M, 쉬인, 망고 등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워크워싱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패션계 워크워싱의 예시
워크워싱은 패스트 패션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뉴욕 럭셔리 브랜드 코치는 올 초 손상된 제품을 업사이클링한 리러브드 핸드백 컬렉션을 론칭하며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불과 6개월 후인 지난 10월, 미국의 환경 운동가 애나 삭스(Anna Sacks)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코치에서 판매되지 않은 재고를 의도적으로 훼손한다는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그녀는 한 쇼핑몰에서 새 제품임에도 칼자국이 선명한 코치 가방을 발견했고, 팔리지 않은 재고 상품을 고의로 망가트려 재고 가치를 낮추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한다고 주장했죠. 결국 코치의 지속 가능성 및 디지털 글로벌 헤드인 준 실버스타인(Joon Silverstein)은 “반품, 하자 등 판매 불가한 제품을 없애는 정책은 곧바로 중단하고 친환경 프로그램 리러브드 프로그램을 재정비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작년 여름 영국의 온라인 패션 기업 부후도 워크워싱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ESG 평가 기관으로부터 '공급망 노동 기준' 지표에서 10점 만점에 8.4점을 받으며 AA 등급을 받았으나 공장 직원들이 열악한 실제 근무 조건을 폭로했기 때문입니다. 최저 임금보다 적은 페이와 팬데믹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시한 근무 환경은 대중과 투자자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고 결국 최대 주주가 지분 대부분을 매각하며 부후의 주가는 반 토막 나고 말았습니다.
2020년에는 특히 더 공정해야 할 언론사 내의 워크워싱을 폭로하는 사례도 급증했습니다. 미국 미디어 대기업 콘데나스트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콘텐츠 제작 및 직원 채용에 평등을 추구할 것이라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지난 5월에 매거진 <틴 보그>의 편집장 임명에 있어서 이중적인 워크워싱 행보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틴 보그>의 새 편집장으로 선임한 흑인 에디터 알렉시 맥캐먼드(Alexi McCammond)가 대학 시절 트위터에 올린 아시아 비하 발언과 동성애자 혐오성 글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된거죠. 심지어 콘데나스트 측이 채용 과정에서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반발은 더욱 거세졌고 결국 2주 만에 임명을 철회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Teen Vogue/Liz Coulbourn
워크워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소비자의 사회의식이 높아질수록 ESG 경영에 대한 기대와 워크워싱에 대한 기준은 더욱 엄격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대다수 브랜드와 기업의 ESG 경영은 흉내 내기 수준에 그치고 있죠. 변화하는 사회의식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시스템 변화와 프로세스 교체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근시안적 경영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는 시대. 워크워싱으로 논란이 된 사례는 단순히 ESG 경영 트렌드에 합류하기 위한 가벼운 시도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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