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레터는 콘텐츠 기획자로 일하는

🎈철딱선희와 🕯️아세틸렌 램프가 만드는 문화예술 뉴스레터입니다.

기획자로서의 시선 반🦕, 사적인 취향 반🦖이 반영된 도서, 영화, 음악, 공연전시 등의

콘텐츠 소개와 이슈 들을 매주 목요일 아침에🌞배달 드려요🏇

지난 3월 문학 5단체가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의 내용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및 문화예술진흥기금운용계획에서 문학 분야가 소외되고 있다는 것으로, 문학에 대한 지원과 정부의 관심을 요구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꾸준히 글 쓰는 일만은 결코 포기할 수 없어요. 창작활동 없이는 ‘나의 존재 의미’도 없으니까요. 저는 무슨 이유로든 지구 종말이 오더라도 그 순간을 기록하고 싶어요. 그 어떤 힘든 상황 속에서도 견디면서 나아갈 수 있었던 건 앞으로 내가 써야 할 무언가가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한 아빠가 있었다. 정말 평범한 아빠였다. 12월 첫째 주의 그 사건만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아빠는 아마도 여전히 평범했을 것이다.

주인공 ‘아빠’는 평범한 아빠입니다. 밥을 차리는 것도, 식사를 하고 치우는 것도, 빨래를 개는 것도 하지 않는 회사 일밖에 모르는 아주 평범한 아빠 말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아빠’의 가족은 교외에 있는 신축 주택 단지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그러려면 누군가는 이삿짐 센터 사람들에게 새 집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고, 문도 열어주고, 가구를 어디에 놓을지도 일러주어야 하죠.

“내일 우리 중 한 사람은 회사에 갈 수 없어요.” 엄마가 말했다.

“내 일은 중요해.” 아빠가 말했다.

“내 일도 그래요.” 엄마가 말했다.

그 때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엄마 아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빠는 혼란에 빠집니다. 아이는 돈을 버는 것도, 자동차를 모는 것도, 페인트 칠을 하는 것도, 고장난 것을 고치는 것까지 전부 엄마도 할 수 있다고 했거든요!

‘엄마는 할 수 없고 아빠들만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생각에 빠져버린 아빠는 그만 이사 간 집의 주소를 잊어버리고 맙니다.

어디서 내려야 할지 몰라 27번 버스를 타고 빙글빙글 돌던 아빠는 매일 밤 탐험가, 행글라이더, 카 레이서, 카우보이를 만나게 돼요. 그들과 짧은 모험을 하며 용감하게 탐험하고 높은 곳을 나는 것, 누구보다 빠르게 달리는 것, 고독하게 지내는 것 즉 아빠가 생각한 '남자다움'은 모두 자신이 찾던 것(‘아버지’의 정체성)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죠.

이 책을 처음 읽었던 초등학교 3학년(우와) 때는 책 속 인물들이 상징하는 바를 이해하는 게 어려워 이 책을 엄청 싫어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 다시 읽으니 1998년에 이런 책이 국내에 번역되어 많은 어린이들이 읽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은 2003년에 인쇄된 17쇄이고, 검색해 보니 최근까지도 책을 읽고 찾은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점점 수척해지고 더러워지는 아빠의 일러스트가 무척 귀엽기까지 한 이 책은 아쉽게도 지금은 절판으로 보이는데요.(한 달째 새 책을 구입하려고 온라인 서점에 검색하고 있는데 업데이트가 안 되네요😭) 절판이라면 꼭 어디선가 개정판을 내주었으면! +_+ 하는 마음을 담아 오늘 레터를 보냅니다. 💌

“난 정말 바보였어! 난 이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아빠일 거야!”

안녕하세요, 아세틸렌 램프입니다.

2021년 4월의 마지막 예스레터도 잘 부탁드립니다🌊

원서와 국내 출판사 서평에는 새봄과 늘봄이 같은 남자아이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쓰여져 있지만, 책 어디서도 늘봄이 한결을 좋아한다는 말은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결은 얼굴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아니면 늘봄 자신도 이성애 규범성에 짓눌려 새봄에 대한 애정을 한결에 대한 것으로 왜곡해서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요. 어찌됐든 고뇌에 빠진 늘봄의 머리카락이 점점 옅어져 가는 연출은 벚꽃이 휘날리는 아름다운 풍경과 대조되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