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로얄 테넌바움 #다즐링 주식회사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지난주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것까지 구독해야 할까 망설이다 어플을 실행했는데 웬걸, 왓챠와 넷플릭스에서 사라진 영화들이 모두 여기 와 있더군요. 그중에 단연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제부터 그의 신작 『프렌치 디스패치』가 영화관에서 상영 중이기도 하고요. 앤더슨 감독은 독특한 미장센과 톡톡 튀는 캐릭터, 재기 발랄한 설정으로 유명하죠. 특히 좌우 대칭과 정사각형에 꼭 들어맞는 화면 구성은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입니다. 그럼 저와 함께 '웨스 앤더슨 세상'으로 떠나 보실까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2014) 저는 이 영화로 웨스 앤더슨 감독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영화관에 갔다가 우연히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브로셔를 보았습니다. 브로셔 가장자리가 배우 얼굴로 가득했는데 그 배우가 각자 주연으로 영화를 하나씩 찍어도 이상하지 않을 캐스팅이었죠. 이렇게 어마어마한 캐스팅을 만들어낸 감독은 대체 누구일까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이 정도 영향력이 있는 감독을 어떻게 여태 모를 수 있었는지 놀라기도 했고요. 개봉 당시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에 밀려 상당히 적은 수의 상영관에서 상영했지만 점점 입소문을 타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보기만 해도 단내가 퍼져 나올 것 같은 핑크색 가득한 영상과 한번 들으면 머리에 박혀 떠나지 않는 멜로디로 여러 매체에서 패러디되기도 했습니다. 영화 속 시대 배경에 따라 화면 비가 직사각형과 정사각형을 오가서 마치 동화책을 보는 느낌을 주기도 하죠. 정확히는 호텔 지배인이 작가를 만나는 현재 시점에서는 2.39 : 1, 지배인의 과거 회상 장면에서는 1.37 : 1, 그리고 중간중간 1.85 : 1 비율의 화면이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마담 D.(틸다 스윈튼 분)'의 의문 가득한 살인 사건과 그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전설적인 호텔 지배인 '구스타브(랄프 파인즈 분)'의 모험담. 함께 하시겠어요? 감독 : 웨스 앤더슨 러닝타임 : 1시간 40분 Stream on Disney+ 로얄 테넌바움 (2001)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웨스 앤더슨 감독에 푹 빠져서 그의 작품을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영화 『로얄 테넌바움』은 앤더슨 감독의 초기 작품입니다. 분홍이 가득한 색감과 여러 배우가 와글와글 등장해 각자 개성을 뽐내는 본새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무척 닮았죠. 영화는 비틀스의 노래 "Hey Jude"를 배경 음악으로 테넌바움 가족을 소개합니다. 로얄 테넌바움(진 해크먼 분)은 자식이 셋 있는데 모두 천재입니다. 첫째 차스(벤 스틸러 분)는 탁월한 금융 감각으로, 입양된 딸 마고(기네스 펠트로 분)는 극작가로, 막내 리치(루크 윌슨 분)는 테니스 선수로 어릴 때 이름을 떨쳤지요. 엄마 에슬린 테넌바움(안젤리카 휴스턴 분)은 테넌바움 아이들의 이야기로 책까지 냈어요. 시간은 훌쩍 흘러 어른이 된 테넌바움 가의 아이들은 예전처럼 빛나지 않습니다.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인생을 낭비 중이죠. 이런 가운데 로얄 테넌바움은 가족 재결합을 꿈꿉니다. 시작부터 순탄치 않아 보이는데요, 과연 테넌바움가 사람들은 가족 대화합의 결말에 다다를 수 있을까요? 감독 : 웨스 앤더슨 러닝타임 : 1시간 49분 Stream on Disney+ 다즐링 주식회사 (2007) 맏형 프랜시스(오웬 윌슨 분)의 호출로 동생 피터(애드리언 브로디 분)와 잭(제이슨 슈왈츠먼 분)은 인도 기차 "다즐링 주식회사"에 탑승합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인도에 있는 엄마에게 아버지의 부고를 전하기 위해서지만 첫째 프랜시스는 이번 여행으로 그간 소원했던 형제 사이를 회복하고 싶어 합니다. 영화는 웨스 앤더슨 감독 특유의 알록달록함과 왁자지껄함으로 가득합니다. 거기에 인도라는 배경이 더해져서 영화 내내 기묘한 에너지가 흘러넘쳐요. 세 형제의 묘하게 엇갈린 대화와 종잡을 수 없는 스토리 진행으로 영화 초반에는 "대체 이게 무슨 내용인가", "저 사람은 갑자기 왜 나오는가"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다즐링 주식회사에 탑승한 바로 그 순간부터 마음을 푹 놓고 그저 세 형제의 요절복통 인도 기차 여행을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오늘 소개드린 영화 세 편 모두에 오웬 윌슨이 출연했네요. 이번에 개봉한 『프렌치 디스패치』에도 참여했던데, 그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오랜 페르소나인가 봅니다. 감독 : 웨스 앤더슨 러닝타임 : 1시간 44분 Stream on Disney+ 덧붙이는 이야기 우연히, 웨스 앤더슨 좌우대칭으로 반듯하고 알록달록한 색감의 건물을 보고 마치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속 한 장면 같다고 생각하신 적이 있나요? 여기, 그 생각을 프로젝트로 만든 사람이 있습니다. 월리와 아마다 부부는 2017년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웨스 앤더슨(Accidentally Wes Anderson"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웨스 앤더슨 영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장소들의 사진을 수집했죠. 전 세계 사람들이 저마다 수집하고 포착한 '웨스 앤더슨스러운' 장면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했는데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금도 인스타그램에 방문하면 웨스 앤더슨의 소울이 가득한, 그러나 웨스 앤더슨 감독은 전혀 관여하지 않은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같은 프로젝트 제목으로 책도 나오고 다음 주 토요일부터 그라운드시소 성수에서 사진 전시회도 열린다고 하네요. 전시는 내년 6월 6일까지 열리니까 근처에 가신다면 한번 들려보는 것도 영화를 즐기는 색다른 방법이 될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 @accidentallywesanderson 처음 본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어서 인지 저는 그의 영화를 떠올리면 달콤한 설탕 냄새와 폭신폭신한 솜사탕이 생각납니다. 님은요? 이번 주말 님의 시간이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처럼 달달하고 포근하면 좋겠습니다. 다음 편지에서 또 만나요. 당신의 큐레이터Q 📬 금요알람 구독하기 || 친구에게 소개하기 https://url.kr/4aycxm 금요알람은 언제나 당신의 이야기를 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