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성평등
 Season 6  vol 25. 💡2025.10.31. ~ 2025.11.06.

그건 '남성 역차별'이 아니라 
성경 읽으면 저출생 인식 개선되나요
동성 가구원도 '배우자' 입력된다
입주자님 안녕하세요! 플랫팀 김서영 기자입니다. 한 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요즘 플랫팀은 각자 자신에게 맞는 러닝🏃‍♀️을 하고 있답니다. 팀장 남지원 젠더데스크는 하프마라톤에 계속해서 도전 중이고요. 이아름 기자는 슬로우 조깅을 하고 있어요. 

저는 최근 10km 대회에 다녀왔는데, 반년 전과 비교해 기록은 줄이지 못했지만(도중에 자연의 부름😊 프레스센터 화장실👍) ‘뛰고난 후’의 차이는 확연히 체감하고 있답니다. 지난 5월에는 뛰고 나서 한 3주 가까이 무릎이 아팠는데 이번에는 무릎 통증이 없거든요. 기력도 훨씬 덜 빨렸고요. 러닝 클래스에서 자세 점검도 받고, 약한 왼쪽 다리 근력을 나름 보강했던 것이 효과를 봤나 싶기도 해요. 평소에 거의 뛰지 않았던 몸으로 완주를 해냈다는 게 뿌듯하기도 하고요. 

입주자님의 가을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곳 저곳 행사가 많은 계절, 운동이든 나들이든 다치지 않고 가을을 보내 봐요! 🍂🍁

그럼, 이번 주 플랫 레터 시작합니다!

“이 대통령은 ‘구조적 성차별’과 ‘예외적인 남성 차별’을 따로 떼어 말한다. 언뜻 그렇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남성들이 겪는 고통의 상당수는 성차별적 구조를 극복하려다 생긴 부산물이 아니다. 오히려 성차별적 구조 그 자체의 결과물이다.”

🧵남지원 젠더데스크의 칼럼입니다. 성평등가족부에 ‘성형평성기획과’가 새로 생기며 청년들이 생각하는 성별 불평등과 인식 격차를 다룬다고 하는데요. 이번 칼럼은 그 방향이 자칫 극단적인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들어주는 쪽으로 흘러가선 안 된다는 우려를 담았습니다. 

청년 남성들이 겪는 어려움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청년 여성들의 그것과는 다른 맥락으로 청년 남성들 역시 고충을 겪겠지요. 그렇지만 그 어려움과 고충을 ‘역차별의 결과’로 부를 수 있을까요? 오히려 ‘성차별적 구조의 결과’에 가깝지 않나요? 칼럼은 이러한 문제를 던집니다. 

그러고 보면 ‘성평등이 남성에게도 좋다’는 명제가 언젠가부터 힘을 쓰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성평등과 남성은 마치 불구대천의 원수’라는 인식이 만연합니다. 청년 남성들이 가진 좌절감이나 박탈감의 근본 원인을 ‘역차별’로 지목하는 목소리, 그리고 그 목소리를 무분별하게 들어주고 확산시킨 정치권과 언론의 책임이 큽니다. 

성형평성기획과의 출범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청년 간 ‘인식 격차’를 시정하는 일이 성차별 그 자체를 시정하는 것보다 급할까요? 남지원 젠더데스크는 “근거 없는 극단적인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들어준다면 자칫 여성혐오를 정당화하는 쪽으로 흐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어요. 남성들이 성별화된 규범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 어떤 것이 가능할까요. 


보건복지부가 매년 12억원 상당의 예산을 들여 하고 있는 저출생 인식개선 사업이 ‘종교단체 예산 나눠주기식 사업’으로 변질됐다는 문제제기가 나왔습니다. 7개 종교단체가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예산으로 기독교 성경공부, 유교의 바람직한 시·처부모상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 사실이 확인됐어요.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본따 만든 청년 만남 프로그램도 저조한 참여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사업목적은 ‘지역 내 민간종교단체 등의 참여를 독려하고,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저출산 극복 캠페인 및 인식개선 활동 추진’인데요. 실상은 이와 달리 각 종교 교리를 설파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기독교 인구교육 프로그램’은 ‘하나님은 황폐하고 무너진 이스라엘을 회복하는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세요. 하나님의 회복계획표를 완성해 보세요’라는 내용에 답을 채워넣는 것이 교육과정이고요. 성균관(유교)은 유교적 관점에서의 긍정적인 결혼·가족관을 강연하는 ‘6070세대의 바람직한 시·처부모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원불교에서 청년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운영했던 캠프도 ‘자발적인 참가는 저조했다’고 자체 평가됐어요. 

‘저출생 극복에 얼마를 썼다’는 류의 집계에는 이런 정책도 포함됐던 것인가봅니다.

인구주택총조사를 관장하는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동성 가구원을 ‘배우자’, ‘비혼 동거’로 입력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동안엔 성별이 같으면 ‘오류’ 메시지가 뜨면서 입력이 아예 되지 않았던 문제를 바로잡았습니다. 성소수자의 존재가 국가 통계에 기록되는 첫 사례가 됐어요. 

이명희 논설위원은 이 소식에 2013년 9월7일의 한 장면을 소환했습니다. 당시 서울 청계천에서 김조광수·김승환씨의 동성 결혼식이 열렸는데요. 자칭 ‘한국기혼자협회’라는 이름으로 이런 현수막이 등장했습니다. 

‘주여! 동성커플에게도 우리와 같은 지옥을 맛보게 하소서.’ 

‘결혼은 지옥’이라는 흔한 우스개를 비틀어 풍자한 것이죠. 1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한국에서 동성혼 논의는 제자리걸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을 꾸린 성소수자에 관한 국가 기본 통계는 전무합니다. 실태 파악이 안 되니 정책 수립도 어려웠지요. 이번 조치가 어떤 시작점이 될지, 지켜볼 의이가 있겠습니다. 

한편 옆나라 일본에서는 동성혼 법제화의 전망을 밝히는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대만, 네팔, 태국에 이어 일본이 아시아 네번째 동성혼 허용국이 되리란 관측이 나와요. 경향신문과 만난 이시카와 다이가 전 일본 참의원은 🧵“이르면 2027년 일본에서도 동성혼 법제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일본에서 동성혼이 가능해진다면 불행해질 사람은 없어도 행복한 사람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급변하는 정치 상황과 보수적 종교계의 반응이 변수라고 하네요.


이번 주 [플랫한 문화생활]에는 김연서 인턴기자가 책 두 권을 가지고 왔습니다😘 한 권은 소설, 한 권은 사회과학 서적이네요. 


🍀🍀🍀🍀🍀


📚 김혜진, <오직 그녀의 것> 


인턴으로 근무한 지 3주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정말 시간이 빠릅니다. 출퇴근길에는 수많은 사람을 지나치는데요. 인파가 무색무취로 느껴질 때도 있지만, 가끔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한 권의 책처럼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이 거대한 사회가 여러 세계의 총합이라 생각하면 왠지 애틋한 마음이 듭니다.


오늘 소개할 🧵소설 <오직 그녀의 것>은 한 여성의 세계에 주목합니다. 고요하지만 치열한 인물 석주는 편집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섬세하게 그려온 김혜진 작가는 이 소설에서도 석주가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그 일과 엮이는 과정을 담담히 그려냈습니다.


“그날, 석주는 처음으로 자신의 삶을 냉정하게 돌아보았다. 그것은 닮은 꼴의 하루가 반복되는 진부한 이야기 같았다. 극적인 사건도, 놀라운 반전도 없는 서사. 개성도 매력도 없는 주인공이 완성해나가고 있는 그 스토리는 어떤 독자에게도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럼에도 먹먹함이 밀려왔다.”


수동적으로 살아가던 한 여성이 삶의 주도권을 잡는 과정은 화려하지도 극적이지도 않습니다. 변화는 자연스럽게, 우연한 계기로 전개됩니다. 그 중심에 있는 편집이라는 일은 석주에게 ‘가족보다 가깝고, 때로는 연인보다 내밀’했습니다. 소설을 읽으며 ‘그림자 노동’의 관점에서, 🧵묵묵히 사회를 지탱하는 수많은 여성들의 얼굴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여성들이 지닌 각자의 세계를 상상해보며, 소설 <오직 그녀의 것>을 입주자님께 추천드립니다.



📚 홍성수,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 


이 코너에서는 주로 소설과 시, 에세이를 추천해왔는데 오늘은 법학자 홍성수 교수의 신간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을 소개하러 왔습니다. 성평등가족부가 ‘역차별 문제’를 들여다보는 부서를 신설하는 등 차별에 대해 생각할 거리가 많은 시기라서요.


홍성수 교수는 “여성의 권리가 예전보다 향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성차별은 남녀에게 똑같은 문제’라고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합니다. 차별의 본질이 소수자의 문제라는 점에서 여성의 평등을 위한 적극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하고요. 여성 문제를 넘어 차별의 역학과 혐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 추천드립니다.




👤 운명이라고 해야할까요? 금요일 저녁 <세계의 주인>을 예매하였는데 플랫에서 다뤄주시다니..! 보고왔는데... 이젠 진짜 명장 윤가은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아요 ㅎㅎ

👤 와 이번주 봤던 <세계의 주인> 이야기라니! 아무것도 모르고 윤가은 감독님 작품이라 보러갔는데 정말 처음에 물음표가 가득했다가.. 마지막에 느낌표로 끝나는 영화였어요. 뭐라 설명할 수 없었는데 플랫의 깔끔한 설명에 감탄합니다. 제발제발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어요!

👤 <세계의 주인>을 극찬하는 후기를 너무 많이 봐서 영화관에 잘 가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당장이라도 보러가고 싶어지는 주간입니다. 플랫에서까지 후기를 마주하니 정말로 영화를 봐야만 할 것 같아요 ㅋㅋㅋ 참, 김연경 감독의 배구 예능은 여성 스포츠 리그 팬으로서 너무 반가운 기획입니다! 여자 농구를 소재로 했던 마녀체력 농구부의 경우에는, 당시 예능에 활발하게 출연하던 남자 농구인들이 감독/코치로 등장했거든요. 분명 여자 농구에도 레전드들이 있고, 방송 경험이 있는 분도 있는데 말이죠. 적으면서 생각해보니 팀 매니저 역할마저도 남자 예능인이 했군요. 저런 출연자 선택에 시청률, 화제성, 제작 투자 유치 등 다양한 이유가 영향을 미쳤겠지만, 여자농구 출신 인물을 함께 기용하면서도 충분히 그런 부분까지 챙길 수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새삼스레 듭니다.

👤 여성 백일장 가보려고요~~~

👀 From.Flat 

📣 <세계의 주인>이 입주자님들 사이에서도 화제작이군요! 게을러서 영화관에 잘 못 가는 편인데도 이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보니, 호평에 비해 상영관이 너무 적네요.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는 보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 말씀해주신 것처럼 <골 때리는 그녀들>, <무쇠소녀단> 등 여성이 선수로 등장하는 예능에서 지도자까지 여성인 경우는 드뭅니다. 그 분야 경력과 방송용 화제성을 동시에 갖춘 사람의 풀이 적기 때문일까요? 제작진이 짐작한 시청자층의 수요가 선반영된 걸까요? 앞으로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여성 지도자 캐릭터도 다양하게 만나보고 싶네요. 

📣 길었던 연휴 덕에 10월 한 달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다음 주 플랫 레터는 달력을 한 장 넘겨 돌아올게요. 11월 [플랫 온리] 발행 예정일도 아래 달력에서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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