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265번째 책편지(2026. 10. 22.(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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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 전쟁, 잠자리 전쟁을 끝내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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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아를 하다 보면 매일 세 가지 전쟁이 일어납니다. 양치 전쟁, 밥 전쟁, 잠자리 전쟁! 밥 한 숟가락 먹이려다 실랑이가 벌어지고, 칫솔을 들고 추격전을 벌이다 보면 어느새 잘 시간이 다가옵니다. 그런데 전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죠. 내일도, 모레도 같은 전쟁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저의 조카는 아직 밥 전쟁만큼은 무사히 피해 가고 있습니다.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편식도 거의 없거든요. 하지만 양치 전쟁과 잠자리 전쟁은 예외가 없습니다. 칫솔만 들면 도망가고, 자자고 하면 갑자기 세상에서 가장 할 말이 많은 어린이가 됩니다. 어쩌면 아이들에게 양치와 잠자기는 하루 중 가장 만만치 않은 미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칫솔이 로켓이 된다면 어떨까요?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흥미진진한 추리극으로 바뀐다면요?
   이번에는 아이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상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바꾸는 그림책 두 권을 소개합니다. 잔소리에는 꿈쩍도 않던 아이가 이야기 속 모험에는 눈을 반짝이고, 도망 다니던 칫솔을 스스로 집어 드는 기적(?)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림책 한 권이 이 모든 전쟁을 단번에 끝내 주지는 못할 겁니다. 어쩌면 책을 다 읽고도 양치를 거부하거나, 마지막 장을 덮자마자 “안 잘 거야!”를 외칠 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매일 반복되는 실랑이 속에서 잠시 웃을 수 있다면, 아이가 스스로 움직일 작은 계기를 만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그림책을 펼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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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 로켓

기노시타 유키 지음 | 이아소 |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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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아이들이라면 자동차, 로봇, 탱크, 우주선 같은 것에 한 번쯤 푹 빠지곤 하지요. 움직이는 탈것이라면 눈이 반짝이고, 로켓이라면 직접 발사라도 해 보고 싶은 아이들! 그런데 칫솔과 로켓이 만났습니다. 이보다 더 솔깃한 조합이 있을까요? 
  그런데 칫솔 로켓, 출발부터 만만치 않습니다. 입속으로 곧장 날아가면 좋으련만 볼에도 툭, 턱에도 툭, 배에도 툭! 엉뚱한 곳으로 튕겨 다니느라 입속에 도착하기까지 한바탕 소동이 벌어집니다. 양치 한 번 시키는 것도 이렇게 험난한데, 로켓 발사까지 쉽지 않다니요!

  마침내 입속으로 진입한 칫솔 로켓.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건 바로 세균 외계인들입니다. 하지만 입속에 얌전히 숨어 있기만 하는 게 아닙니다. 비밀 기지를 만들어 놓고 부채춤을 추고, 탬버린을 치고, 사우나까지 즐깁니다. 이 녀석들 빨리 혼내줘야 하는데.. 그런데.. 어찌나 표정이 익살스럽고 귀여운지 무찌르기가 미안할 정도입니다. 세균이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 건가요? 

  하지만 귀여움에 넘어가 세균들을 마냥 봐줄 수는 없는 법! 드디어 칫솔 로켓이 빨간 불꽃을 내뿜으며 출동합니다. 세균 외계인들을 향해 거침없이 솟아오르는 모습에 속이 다 시원해집니다. 평소 양치시키느라 진을 빼던 어른도 이 순간 만큼은 칫솔 로켓의 활약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질 겁니다.  

  여기에 '슈웅!', '푸슝~!' 하고 터지는 실감 나는 의성어까지 더해지니 책을 읽는 재미가 배가됩니다. 한 번 읽고 나면 아이가 직접 로켓을 발사하겠다며 책을 다시 펼쳐 달라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모든 아이가 하루아침에 양치 모범생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래도 매일 도망 다니던 칫솔이 신나는 로켓으로 변한다면, 양치 시간이 조금은 기다려지는 모험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은 아이와 함께 칫솔 로켓을 손에 들고 입속 세균 외계인을 찾아 떠나 보세요. 자, 발사 준비! 슈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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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도둑 맞은 잠

글,그림 아네테 멜레세 | 미래아이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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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왜 이렇게 잠이 안 와요?”
 침대에서 무려 아홉 권이나 책을 읽었는데도 말똥말똥한 스텔라가 아빠를 쳐다봅니다. 그러자 아빠는 심각한 얼굴로 ‘단잠’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지요.
“여보세요. 혹시 단잠 배송이 어떻게 되었나요?”
“네, 고객님. 주문하신 상품은 이미 발송되었어요. 
그런데 다른 분이 받으신 걸로 나오네요.”
 
  이런! 누군가 스텔라의 단잠을 훔쳐 갔어요.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까요? 스텔라의 귀여운 인형 친구들인 하마와 플라밍고가 수사에 나섭니다. 방 안에 있는 장난감 친구들을 모조리 조사하고, 온 집 안을 샅샅이 뒤져 보지만 단잠의 행방은 묘연하기만 합니다.
 장난감들을 심문하는 과정이 어찌나 재미있는지요.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펭귄은 원래부터 잠꾸러기였고, 창고에서 조용히 잠자고 있던 청소기는 눈을 감고 사색 중이었다고 합니다. 텔레비전 채널까지 샅샅이 뒤져 보지만 단잠을 훔쳐 간 범인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아요.
 
 결국 일하고 있는 엄마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엄마의 서재까지 뒤지기로 합니다. 범인은 분명 아직 이 집 어딘가에 있을 텐데… 도대체 누가 스텔라의 잠을 훔쳐 간 걸까요?
 
  이 책은 무엇보다 ‘잠을 도둑맞았다’라는 설정이 참 신선합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은 어른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경험이라 저절로 감정이입이 되더라고요. 여기에 장난감들이 살아 움직이며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은 영화 《토이 스토리》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엉뚱한 상상력에 추리하는 재미까지 더해지니, 범인이 누구일지 함께 짐작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책을 읽고 나서는 아이와 함께 잠자리에서 추리 놀이를 해 봐도 좋겠습니다. “오늘 밤에는 누가 우리 ○○의 잠을 훔쳐 간 걸까?” 하고요. 아이가 아끼는 인형과 장난감들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저마다 알리바이를 만들어 가며 범인을 찾아보는 거예요. 어쩌면 오늘 밤, 아이의 잠을 훔쳐 간 범인을 찾다 보면 어느새 아이도 스르르 잠들어 있을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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