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켈리 - 데이비드 베일린 - 레이 달리오
 본 콘텐츠는 2월 15일 16시에 작성되었습니다.
💬 무난한 1월 CPI,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뭐라고 했을까?

데이비드 켈리 / JP모간 글로벌 수석 전략가

We don’t think this report changes the Fed’s plans to hike rates by another 0.25% in both March and May, bringing the risk-free rate to a range of 5.00-5.25%. However, a bullish stock market amidst heightened recession risks warns against complacency.


번역하면?

이번 CPI 지수 발표가 3월과 5월에 0.25%p씩 금리를 인상해 무위험수익률이 5.0-5.25%까지 도달하도록 하겠다는 연준의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recession) 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 상승장 분위기에 따라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주목하는 물가지수 중 하나인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5일(현지시간) 발표됐습니다. 1월 CPI는 6.4%, 근원 CPI는 5.6% 올랐는데요. 이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1%p씩 하락한 수치입니다. 다만 계절 조정 이후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5%p, 근원 CPI는 0.4%p 상승했습니다. 


우리는 이번 CPI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월가가 주목하는 이코노미스트인 JP모간의 데이비드 켈리 글로벌 수석 전략가(Ph.D)의 해석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그는 계절 조정 이후 CPI가 6.3%, 근원 CPI는 5.5%대로 연준 목표치보다 높은 상황임을 주목했습니다. 그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거예요.  그는 CPI 상승을 견인한 항목들도 짚었는데요. 우선 에너지가 전월 대비 2% 상승했고, 식료품 가격은 0.5% 올랐습니다. 또 의류와 가구 가격 상승 또한 CPI 상승에 일조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단기적으로 CPI 지수가 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습니다. 에너지 가격의 변동성이 높아졌고, 중고차를 포함한 자동차 가격이 단기에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켈리 박사는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의중을 내비쳤습니다. 이번 CPI 지수 발표가 향후 두 차례에 걸쳐 0.25%p씩 금리를 인상해 연방기금금리(FFR)가 5.0-5.25%까지 도달하도록 하겠다는 연준의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무엇보다 근원 CPI와 임금 상승분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폭 축소)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죠.


근원 CPI부터 자세히 살펴볼까요? 그는 주거비 상승이 근원 CPI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고 봤습니다. CPI를 산정할 때 사용되는 주거비 지수는 약 12개월 지연돼 반영되는데요. 이 덕에 CPI 지수에서 식료품, 에너지, 주거비를 제외한 수치는 이 지수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2월 7.6%(전년 동월 대비)에서 3.9%까지 하락했습니다.


임금 상승의 경우, 아직 연준의 기대보다는 높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 하지만 켈리 박사는 재화와 서비스 가격 상승폭이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에 임금 상승 또한 점차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그는 2023년과 2024년 두 해에 걸쳐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3%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리하면, 켈리 박사는 단기적으로는 지수에 변동성이 생길 수 있지만 장기에는 물가 지수가 안정화될 것이라고 본 것인데요. 이에 그는 최근의 상승장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주식에 대한 익스포저(투자 비중)를 높였을 수 있지만, 일단은 방어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그는 안정적인 고품질 채권과 미국보다 가격이 하락한 해외 주식에 대한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어요.

💬 고용보고서에 속지 마세요
뭐라고 했을까?

데이비드 베일린 / 시티 글로벌웰스 최고투자책임자

Investors should not think the labor market is invulnerable; the fastest and biggest interest rate hikes in Fed history, in addition to quantitative tightening, will come with a cost.


번역하면?
투자자들은 노동시장이 무적이라 생각하면 안 됩니다; 양적 긴축과 더불어 연준 역사상 가장 빠르고 큰 폭으로 진행된 기준금리 인상은 비용을 요구할 겁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경기 침체를 우려했지만, 연초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S&P 500 지수는 8.16%,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는 15.15%,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88% 올랐죠(현지시간 14일 장마감 기준).  현재 투자자들은 경기침체가 아닌 경제 연착륙 시나리오를 더욱 믿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지난 3일(현지시간)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강한 고용보고서 결과까지 나오면서 증시 낙관론은 더욱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상황도 양호하게 유지되니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는 희석되고 있는 셈이죠. 


그럼 고용보고서 내용이 어떻길래 투자자들은 증시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는 걸까요. 이번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월 동안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무려 51만 7000개 증가했고, 실업률도 3.4%를 기록하며 53년 만의 최저치를 보였습니다. 고금리 상황에도 노동시장은 견조했음이 나타난 건데요. 고용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소비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노동시장이 굳건한 만큼 소비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고, 소비가 버틴다면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는 거예요.


그러나 모두가 여기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티 글로벌웰스의 데이비드 베일린 최고투자책임자(CIO)도 그 중 한 명인데요. 그는 지금 상황을 ‘대 양극화’라고 표현하며 시장 상황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긍정적인 지표만큼이나 침체를 가리키는 부정적인 지표도 많은 만큼 시장의 한쪽 면만 보고 섣불리 낙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는 것이죠.


먼저 베일린은 고용보고서 결과를 마냥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높은 고용률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행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연준 파월 의장도 7일(현지시간) 워싱턴 이코노믹클럽 대담에서 “고용 시장이 이렇게 강할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추가 조치 가능성도 암시했죠.


더 나아가 노동시장 강세 자체가 잘못된 집계에서 비롯한 오류일 가능성도 존재하는데요. 베일린은 “1월과 7월 고용보고서는 언제나 눈에 띄게 부정확했다”며 “역사적으로 오차가 -30만 6000에서 +32만 3000까지 이른 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투자자들이 낙관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있는 셈이죠.


추가적으로 노동시장 지표에 대한 희망적 해석을 사실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여전히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주택, 제조업 등 시장의 펀더멘털을 대표하는 지표들은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죠. 먼저 주택 착공은 지난해 22% 감소했습니다. 신규 주택의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재고율이 19%까지 올라갔기 때문이죠. 1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2.5를 기록하며 업황이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는데요. 이는 2020년 2분기 코로나 경제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베일린은 “이와 같은 추세가 4개월만 더 지속되어도 우리는 코로나 침체 혹은 2008~2009 글로벌 금융 위기 때와 같은 수준의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시장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베일린은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마켓타이밍을 믿지 않는다”며 “지금은 경기방어주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할 때”라고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바이오 및 생명과학, 에너지, 방산 등을 꼽았죠. 이와 더불어 우선주(preferred stocks)와 중국 주식도 투자 매력이 높은 분야로 제시했습니다.

💬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뭐라고 했을까?

레이 달리오 /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전 CEO

Regarding where exactly we are in the short-term debt cycle, it appears to me that we are now approaching the end of the tightening phase but not approaching the easing phase that is priced into the markets.


번역하면?

단기 부채 사이클을 보면, 긴축 단계의 끝자락에 다다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재 주식 시장에 선반영되어 있는 정책 전환으로는 다가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대중을 위한 인사이트를 담은 글을 집필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월스트리트의 대가, 레이 달리오가 부채 사이클(debt cycle)에 대한 자신의 분석을 공유했습니다. 그는 제로 금리 시대에서 고금리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는데요. 이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2022년 3월을 기점으로 금리 인상기가 시작됐습니다. 돈을 빌리려는 이들에게 유리했던 제로 금리 패러다임이 종말을 고한 거죠. 달리오는 새로운 금리 패러다임에서는 중앙은행이 채권자(creditors)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채무자들(debtors)에게는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로 실질 금리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그는 중앙은행의 이러한 목표는 달성하기 매우 어려우며, 이 과정에서 이상적인 수준보다 낮은 성장률과 높은 물가 상승을 불러올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달리오는 이로 인해 대부분의 자산군에서 실질 기대 수익률 또한 투자자들의 눈높이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또한 연준의 향방에 대해 달리오는 현재 긴축 기조는 끝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정책 전환은 아직 멀었다고 전망했습니다. 때문에 빚이 많고, 현금이 적어 금리 변화에 민감한 기업, 특히 ‘거품이 낀 기업'에 투자한 이들은 주머니 사정이 악화되는 상황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달리오는 이와 같은 상황들이 자신이 고안한 사회 변화의 ‘거대한 사이클'의 5단계에서 6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징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6단계는 금융 위기를 의미하는데요. 그는 금융위기에 도달하기 이전인 5단계, 바로 지금이 높은 재무 레버리지(높은 부채 비중)를 활용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이들이 다른 투자처를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로 금리 패러다임이 종말을 맞았다는 분석을 내놓은 대가는 달리오 뿐만이 아닙니다. 워런 버핏도 투자 인사이트를 얻는 또다른 투자 대가, 하워드 막스 또한 고금리로의 ‘대격변'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요. 이들의 통찰력을 빌어 새로운 투자 방향을 설정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글: 김나연 · 우세현
번역: 김나연 · 우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