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가 2주간 여름휴가를 갖습니다.
8월 5일에 다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학부모 오픈테이블의 후원금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후원금은 11월까지 진행되는 행사를 기획하고 운용하는데 큰 힘이 됩니다. 많은 관심과 소개 부탁드립니다  
 초등학교 컴퓨터반 선생님 추억 

인터넷에서 우연히 초등학교 때 처음 컴퓨터를 배울 때 사용했던 삼성 SPC1000 모델의 사진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셨던 선생님도 생각이 났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까먹은 컴퓨터반 선생님이지만 기억나는 몇 가지 아련한 이미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선생님 책상 위에 놓여져 있던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잡지이고, 다른 하나는 ‘늘 어딘지 흥분되어 있는’ 선생님의 표정입니다. 선생님은 ‘아주 자주’ 흥분되고 상기된 표정으로 “얘들아! 오늘 진짜 재밌는거 해볼거다” 이런 말씀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아마 선생님도 80년대 초반 당시 신문물인 PC에 대해 공부를 해가면서 우리들을 가르치셨을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지금 돌이켜보니 선생님은 스스로가 컴퓨터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잡지에 소개된 코드를 입력해서 게임이 만들어지면 같이 신나게 놀면서 아이들만큼이나 신기해 하셨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전학을 가게 되면서 선생님과의 인연이 몇 달도 되지 않아 끝나게 되었습니다. 전학을 간 학교에도 컴퓨터반이 있어서 저는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학교의 컴퓨터반은 컴퓨터경진대회에 참가해서 수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선생님은 저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저의 컴퓨터 수준’에 대해 이것저것 물으셨습니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물어보던 선생님의 모습이 이상하게 또렷이 기억납니다. 공교롭게도 함께 전학을 와서 컴퓨터반에 오게 된 친구가 있어서 선생님은 저와 그 친구에게 번갈아 가며 물어보셨습니다. “너 이건 배웠니? 이건 알아?” 저는 대부분의 것들을 잘 모른다고 답했고 옆에 있던 친구는 저보다는 배운 것들이 많다고 대답했던 것 같습니다. 이전 학교와는 달리 컴퓨터 경진대회를 위한 공부를 하게 되면서 저의 컴퓨터에 대한 흥미는 이내 떨어졌습니다. 당시 컴퓨터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으려면 컴퓨터에 앉아 키보드는 만지는 시간보다 종이로 보는 시험준비가 중요했습니다. 경진대회에서 떨어지고 저는 컴퓨터 공부에서 손을 뗐습니다.

야구코치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언제나 저에게 즐거움입니다. 많은 코치님들에게서 좋은 선수를 만들고 싶다는 열정과 사명감이 느껴져서 마음 한구석이 뜨거워질 때도 있고,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운 걱정의 마음이 올라올 때도 있습니다.

저는 ‘선수를 만든다는 생각이 실제로 선수육성에 도움이 되는 생각일까?’ 하는 의문이 늘 있습니다. 가르치는 사람의 노력과 정성이 부정적으로 작용해 배우는 사람의 동기와 의욕을 떨어뜨리는 사례도 무수히 많기 때문입니다. 많은 부모들과 교사, 코치들이 억울해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최선을 다했는데 도대체 왜..”

저는 지도자분들이 선수를 지도하는 분위기가 조금더 가벼워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다소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지도자분들이 나름대로 오랜시간 탐험하며 만든 자신의 ‘야구세계’에 선수가 한 명씩 들어가 그냥 즐겁게 놀다 오는 방식이면 좋겠습니다. 좋은 선수를 만든다는 선명한 목적은 내려놓고 말이죠. 

컴퓨터반 선생님과 초등학생이었던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 잡지에 늘 한 꼭지 정도 채워져 있던 게임코드를 입력하면 게임이 실행된다는 사실과 오락실에 가지 않고도 게임을 할 수 있다는 현실에 함께 놀라며 기뻐하곤 했습니다. 그 공간에는 선생님도 학생도 없었습니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컴퓨터에 관한 이야기와 새로운 것의 등장을 목격하는 신비로움으로 가득했고 우리는 그렇게 배움 자체가 되었습니다. 야구를 배워나가는 과정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슬기로운 교사가 가르칠 때
학생들은 그가 있는 줄을 잘 모른다.
다음 가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사랑받는 교사다.
그다음 가는 교사는 학생들이 무서워하는 교사다.
가장 덜된 교사는 학생들이 미워하는 교사다.

교사가 학생들을 믿지 않으면
학생들도 그를 믿지 않는다.
배움의 싹이 틀 때 그것을 거들어주는 교사는
학생들로 하여금 그들이 진작부터 알던 바를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다.

교사가 일을 다 마쳤을 때 학생들은 말한다.
“대단하다! 우리가 해냈어.”

<배움의 도> 중에서..

최승표 코치라운드
 하루의 훈련계획을 짜기 위한 지도자의 준비 
- 오카자키 유스케 (다케다 고등학교)

'하루 50분 연습으로 프로야구 선수를 배출하는 팀'

지난 2021 청담리온정형외과 우리야구 컨벤션에서 일본 다케다 고등학교 오카자키 유스케 감독님께서 전해주신 내용입니다.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전체 강연 영상으로 연결됩니다. (48분)
 "연습을 많이 하는 게 마냥 좋지만은 않더라" 

시즌 중에 훈련시간을 줄이는 선택을 한 유강남 선수 관련 기사입니다. (스포티비뉴스)

"원래 훈련을 많이 하는 선수인데, 반대로 줄여 볼까 한다. 연습을 하면 생각도 많아지고, 체력도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연습을 많이 하는 게 마냥 좋지만은 않더라"

전체 기사 읽기 ☞ https://www.spotv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5891
 기본에 충실하는 것과 시키는 대로만 하는 건 다른 이야기 

축구 국가대표 이재성 선수의 글에서는 치열한 경험과 자기성찰의 시간을 통해 단련된 힘이 느껴집니다.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이재성 선수의 네이버 스토리텔러 글로 연결됩니다.

"기본에 충실하는 것과, 시키는 대로만 하는 건 조금 다른 이야기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렸던 나는 두 문장의 의미가 똑같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시키는 대로 해야 칭찬받고, 실수가 줄어들고, 혼이 덜 나기 때문이다. 서동원 감독님처럼 좋은 분도 계셨지만 나는 대체로 감독님과 코치님들을 무서워했다. 최대한 주눅 들지 않고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하는데 그럴 수 없던 시절이었다. 실수가 두려웠고, 혼이 날까봐 눈치를 많이 봤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던 창의적인 방법은 접어두고 시키는 대로만 했다. 마치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식의 축구를 했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같은 조언, 다른 반응 

21세기북스에서 발간한 <일의 99%는 피드백이다>에는 어느 아빠가 두 딸에게 배팅연습을 시키는 장면이 나옵니다. 코칭언어와 관련하여 의미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소개합니다. 

따사로운 봄날, 어느 토요일.

아빠는 배팅연습을 시켜줄 요량으로 쌍둥이 딸, 애니와 엘시를 야구장에 데려간다. 아빠는 아이들에게 자세를 어떻게 바로잡고 공에서 시선을 떼지 않으면서 스윙 높이는 유지하는지 보여준다. 

애니는 배팅연습이 매우 즐겁다. 애니는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 위에서 아빠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야구방망이를 한 차례 휘두를 때마다 실력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다. 반대로 엘시는 침울한 모습이다. 엘시는 야구장 울타리에 등을 기대고 주저않아, 야구방망이를 언제 휘둘러야 할지 적절한 타이밍을 알려줄 테니 타석에 서보라고 회유하는 아빠를 노려보며 불평한다.

"아빠는 내가 잘 못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아빠는 항상 나를 비난해요!"

아빠는 엘시의 말을 바로잡는다. "아빠는 널 비난하지 않아. 엘시, 네가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거야."

"지금도 그러잖아요." 엘시가 투덜거린다. "아빠는 내가 충분히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잖아요."

화가 잔뜩 난 엘시가 쿵쿵거리며 밖으로 걸어가자 야구방망이가 땅에 끌리며 달그락 소리를 낸다. 

아빠는 한 명, 반응은 두 가지

아빠는 당황스럽다. 아빠는 자신이 쌍둥이 딸들을 똑같이 대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똑같은 피드백을 받은 두 딸은 정반대의 반응을 보인다. 한 아이는 아빠의 조언을 토대로 기량을 닦고 자신감을 키우는 등 아빠가 의도한 대로 조언을 받아들인다. 반면 다른 아이는 좌절감에 빠진 채 시도 자체를 거부하고 심지어 아빠가 의견을 내놓기만 해도 화를 낸다.
사실 아빠는 두 아이를 '똑같이' 대하고 있다. 똑같은 말투로 똑같은 충고를 한다. 외야석에 앉아 아빠와 두 아이를 지켜본다면 차이를 전혀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두 아이가 타석에 서서 생각하는 방식에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두 아이의 귀에 아빠의 말은 다르게 들린다. 애니에게 아빠의 조언은 스트라이크 존 한가운데로 날아 들어오는 커다란 소프트볼 공과 같지만 엘시에게 아빠의 조언은 자신의 몸을 향해 인정사정없이 날아드는 공과 같다.

이것이 바로 피드백을 받는 사람이 경험하는 역설적인 측면 중 하나다. 우리는 이따금씩 애니와 같이 반응한다. 감사하고, 열망하고, 활력을 느낀다. 하지만 엘시처럼 반응할 때도 있다. 상처받고 방어하고 분개하는 것이다. 피드백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 피드백을 주는 사람의 전달 기술이나 피드백의 내용에 따라 항상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피드백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결정하는 것은 '상대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와 '상대가 지금 내게 어떤 유형의 피드백을 주고 있는 것처럼 느끼는가'다. 

(중략)

아빠는 쌍둥이 딸들에게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빠는 조언을 하고자 하는 자신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애니는 아빠가 의도한 대로 아빠의 말을 조언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엘시는 아빠의 말을 평가로 받아들였다. 

"아빠는 내가 잘 못한다고 생각하잖아요. 내가 충분히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엘시는 아빠가 자신이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할까봐 걱정했다.

(중략)

엘시는 왜 조언을 평가로 받아들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어쩌면 아빠가 자신과 애니를 은연중에 비교한다고 느낄 수도 있고, 자신의 운동능력에 자신감이 없어서일 수도 있으며, 아빠가 항상 공정하지는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쩌면 일주일 내내 아빠와 함께할 시간을 고대하긴 했으나 엘시가 진심으로 원한 것은 야구가 아닌 다른 것이었을지 모른다. 혹은 단순히 잠을 잘 자지 못했거나 아침식사를 제대로 못했을 수도 있다.

엘시와 아빠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건, 의사 전달이 이처럼 잘못되는 데는 구조적인 원인도 있다. 즉 모든 조언에는 어느 정도 평가가 포함돼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개선에 도움이 될거야'라는 조언의 메시지에는 '지금까지는 네가 해낼 수 있는 최대치만큼 잘해내지 못했어'라는 평가의 메시지가 들어있는 것이다.

아빠는 평가의 말을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아빠는 "나는 너희 둘 다 평가하고 있어. 애니, 너는 몸을 잘 움직이고 있구나. 엘시, 넌 그렇지 않아"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런 식의 표현은 명백한 평가다. 그런데도 조언에는 항상 평가의 의미가 내포돼 있기 때문에 평가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애니에게는 이 사실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애니는 아빠의 말을 조언으로 여길 뿐 평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 엘시는 아빠의 말 속에 오직 자신을 평가하는 내용만이 담겨있다고 생각할 뿐 다른 의미로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어려운 조건이 그들을 더 스마트하게 만들었다 
- 신동윤 (데이터인플레이)

맷 케인(Matt Kane)은 야구 통계에 매료된 흔한 야구팬이었다. 어려서부터 야구 기록에 관심이 많았고, 빌 제임스와 마이클 루이스의 책을 읽으며 세이버메트릭스, 머니볼의 아이디어를 접했다. 그가 경제학, 통계학, 수학 3중 전공으로 미주리대학에 입학한 것이 2016년이었다. 미주리대학은 NCAA 디비전1에 속하는 스포츠 명문이고 당연히 야구팀도 있다. 그해 사이영상 수상자 맥스 슈어져가 미주리대 출신이다. 하지만 2012년 Big 12를 떠난 후 성적은 대체로 부진했다.

미주리대 야구팀의 극적인 변화

같은 해 헤드코치 스티브 비저가 부임했다. 메이저리거 출신이지만 메츠에서 47경기, 피츠버그에서 13경기를 뛴 정도다. 선수 경력보다는 은퇴 후 수학교사를 겸하며 고교야구팀 감독을 맡아 2번의 주 챔피언을 따낸 경력이 더 의미있다.

새로운 헤드코치의 최우선 목표는 팀의 공격력 향상이었고 그것을 위해 선택한 수단은 트랙맨 레이더 도입이었다. 2015년부터 메이저리그 전 경기를 커버하기 시작한 투구/타구 추적 테크놀러지였고 대학야구에서는 UCLA가 가장 먼저 사용하고 있었다. 새로운 기술은 당연히 유용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미국이라도) 대학야구팀은 메이저리그팀이 당연히 갖고 있는 데이터 분석인력을 갖고 있지 않았다. 숫자쟁이 야구팬 맷 케인이 야구팀에 합류한 배경은 이러하다.

맷 케인은 매주 25시간을 야구팀 일에 쏟았다. 경기가 있을 때는 야구장에서 실시간 데이터 수집을 맡았고 선수, 코치들과 토론했다. 집에 돌아와서는 밤늦게까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팀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보수는 없었다. 케인은 그 일을 별난 취미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야구를 좋아했고 미국의 평범한 소년들처럼 리틀팀에서 야구를 했었다. 다만 그의 재능과 비전은 데이터에 관한 것이었고 그것을 스포츠에 연결시키고 싶었다. 학교 야구팀에서 그가 하려던 일이 정확히 그랬다.

미국의 대학스포츠는 프로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예산도 많다. 다만 미주리대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그들이 속한 South Eastern Conference(SEC)는 디비전1에서도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 그리고 미주리대학은 SEC 대학 중 가장 북쪽에 있었는데 이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플로리다 대학팀은 1월에도 야구를 하지만 미주리는 3월까지 눈이 온다. 이런 환경은 선수들 훈련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좋은 신입생 을 유치하는 데도 치명적 핸디캡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도전을 시작했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The MVP Machine》의 표현을 빌자면

“어려운 환경은 그들을 스마트하게 만들었다.”
코치의 아이디어에 맞게 데이터를 뒤지고 가공

타격코치 딜런 로손(Dillon Lawson)은 맷 케인의 도움을 받아 인상적인 훈련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복잡하지 않다. 타석에 선 타자가 로케이션, 볼 카운트에 따라 어떻게 플레이하는지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존 안쪽의 공에 배트를 내면 플러스, 존 밖의 공에 배트를 내면 마이너스다. 배팅결과가 좋거나 나쁜 것을 상관없다. 공의 위치와 볼카운트에 따라 플러스 마이너스 점수가 달리지고 결과는 매 경기마다 업데이트 되어 공개된다. 코치는 선수들의 변화를 모니터했고 도움과 개입이 필요한 선수가 누구인지 지켜볼 수 있었다.

트레이 해리스(Trey Harris)는 새로운 미주리대 야구 팀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경험한 선수다.

“제 목표는 매 게임에서 그린 존(플러스점수를 얻을 수 있는 구역)을 잡는 것입니다. 그린 존에 집중하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더 좋은 타격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새로운 시스템 덕분에 내가 어떤 공을 때렸는지 내가 어떤 공을 놓쳤는지 비로소 알 수 있었습니다. 이건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게임 안에서 또 다른 게임을 하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는 178cm의 다소 작은 체격이었지만 강하게 때리는 데는 자신이 있었던 타자였고 고교 시절 평가 역시 굉장히 좋았다. 하지만 대학야구 에 와서는 제대로 된 타격을 하지 못했다. (1학년 0.263/0.307/0.376 4홈런, 2학년 .213 /.299/.290 홈런1개) 특히 삼진이 너무 많았다. 팀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서 성적은 완전히 달라졌다. (3학년 0.268/0.388 /0.508 12홈런, 4학년 0.316/0.418 /0.500 11홈런)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른 맷 케인들이 팀에 합류 했다. 5명 규모의 분석팀이 만들어졌고 첫 번째 맷 케인이 이끌었다. 트랙맨 뿐만 아니라 Blast Motion, KVest, Rapsodo, Diamond Kinetics, Game Sense Sports, HitTrax 같은 새로운 기술을 선수 육성에 활용했다. 다만 변화를 주도한 것은 이들보다는 코치들이었다.

“모든 아이디어는 이미 코치 머릿속에 있었습니다. 저는 그에 맞게 숫자들을 뽑아냅니다. 마치 태엽인형 같았는데 코치들의 아이디어가 태엽을 감으면 저는 데이터를 뒤지고 그걸 가공해서 코치와 선수에게 전달했습니다.”

팀 전체 공격력 역시 향상되었다. 2016 시즌의 최상위 타자 3명이 라인업에서 빠졌음에도 팀타율은 0.249에서 0.262, 출루율은 0.345에서 0.360, 장타율은 0.363에서 0.406로 올랐다. 특히 장타는 30%, 홈런은 70% 가까이 늘어났다.

메이저리그팀의 관심 “맷 케인은 언제 졸업합니까?”

미주리대학의 새로운 육성프로그램의 효과는 기존 선수들의 실력 향상에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메이저리그팀에게는 당연하지만) 대학 야구팀에서 찾아보기 힘든 ‘너드’(Nerds, 숫자와 컴퓨터에 빠진 야구 오타쿠) 보유팀이 되었기 때문이다. 고교선수들 대부분은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미주리대학의 혁신적인 육성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졌다.

트레이 해리스는 대학 2학년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얼리드래프트에 참여하지 못했다. 부진했던 1, 2학년 성적으로는 가망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졸업 후 2018년 여름의 드래프트를 기다렸다. 그리고 고향 팀인 브레이브스로부터 32 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다소 늦은 순번이었지만 대학 첫 2년 동안의 성적으로는 꿈도 꾸지 못했던 기회다. (그는 2018/2019 2시즌 동안 브레이브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뛰면서 0.317/0.395/0.480 ops.874를 기록 중이고 2020년 스프링 트레이닝에 논로스터 선수로 초청받았다.)

타격코치 딜런 로손는 2018년부터 뉴욕 양키즈의 타격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으며 투구인식(Pitch-Recognition) 훈련 분야에서 가장 인정받는 타격코치다.

맷 케인은 변화를 함께 만들었던 미주리대 야구팀 멤버 중 가장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재학 중에 여러 메이저리그 팀으로부터 “이봐요, 맷 케인은 언제 졸업합니까?”라는 질문에 둘러 쌓였던 그는 2018년 1월부터 피츠버그 파일릿 츠의 데이터분석 인턴으로 일했고 2020년 졸업과 함께 정식 직원이 되어 데이터분석가로 활동 중이다. 스티브 비저는 여전히 미주리대 야구팀을 이끌고 있다.

한국에도 맷 케인 같은 ‘너드’들이 분명 있다

물론 미국은 미국이고 한국은 한국이다. 한국의 어떤 아마추어팀도 NCAA 레벨의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한다. 야구선수 저변은 비교조차 어렵다. 언뜻 보기에 미주리대 야구팀과 한국의 아마추 어팀 사이의 공통점이란 3월에도 날씨가 춥다는 것 말고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많은 예산과 좋은 장비는 당연히 유용하고 일을 쉽게 만들어주지만 변화를 만든 진짜 차이는 예산이나 환경에서 오지 않았다. 조건으로만 본다면 경쟁팀이 더 앞서 있었다. 하지만 뭔가를 이룬 것은 미주리대학 야구팀이었다.

수천만 원대의 트랙맨 레이더는 한국의 아마추어 팀에게 꿈도 못 꿀 장비다. 하지만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프로팀들도 핵심장비로 활용하고 있는 포터블 투구추적시스템은 5000달러 수준 이다. 미주리대학에 사용했던 장비와 기술 중 어떤 것은 100만 원 이하이고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 앱도 있다. 만만하지 않겠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미 몇몇 고교 야구팀에서는 이런 장비들을 사용하고 있으며 선수와 코치 모두 빠른 속도로 이에 적응하고 있다.

몇몇 대학 스포츠팀들은 재학생으로 구성된 ‘프런트 동아리’와 협력하고 있다. 홍보와 미디어 분야가 주류다. 여기에 데이터분석이나 바이오 메카닉 분야가 포함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지난 가을 한 대학야구 감독님과 투구인식 같은 새로운 훈련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자원봉사 형식의 학생들이 팀의 데이터분석과 최신기술 기반의 훈련장비 운용을 돕는 시도에 대해 의논한 적 있다. 그야말로 ‘대환영’이라는 대답이었다.

2016년 미국의 돈 많은 대학야구팀이라도 분석 인력이 없었던 것은 한국의 대학팀과 다를 게 없었다. 새로운 시도가 낯설고 부담스러웠던 것도 같다. 한국의 대학에도 맷 케인만큼의 재능과 열정을 가진 ‘너드’들이 있다. 한국의 아마추어 야구팀에도 스티브 비저나 딜런 로손과 같은 비전을 가진 코치들이 있다.

한국 아마추어 야구의 조건은 미주리대학의 그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그런데 “(미주리대학의) 어려운 조건이 그들을 더 스마트하게 만들었다.” 그런 관점이라면 우리 야구와 미주리대학 야구의 공통점은 생각보다 훨씬 많다.
 첼시 토마스 투헬 감독의 '차이를 통한 연습법differential learning' 

메프리미어리그 첼시의 토마스 투헬 감독의 독특한 연습법을 소개하는 기사와 글 두 꼭지입니다. 투헬 감독이 연습을 설계할 때 적용하고 있는 개념은 '차이를 통한 연습법differential learning'이라고 불립니다. '차이학습', '차등학습' 여러 비슷한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부릅니다. 아직 용어가 통일되지 않은 것을 보면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지는 않은 듯 합니다. 독일 마인츠대학의 볼프강 숄혼 박사가 창안한 운동기술 학습법으로,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은 물론 유럽의 많은 스포츠훈련에, 특히 유소년 스포츠에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차이를 통한 연습법'이 내세우고 있는 핵심원리는 운동기술은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고 해서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문제들에 직면해 계속 움직임에 변화를 주는 과정 속에서 발전한다는 것입니다. 

(인터풋볼 기사) '세모 훈련장+테니스공 사용'...결승 이끈 투헬 감독의 독특한 훈련법 https://www.interfootball.co.kr/news/articleView.html?idxno=528999

(전술과 통계, 그리고 축구 블로그) 투헬의 훈련이론 https://arsenalsway.blogspot.com/2021/02/blog-post_15.html
 실수 없이 완벽하게 하기 보다 마음이 시키는 공부했으면 

지난주에도 허준이 교수 관련 기사를 전해드렸는데요. 유소년스포츠에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느껴져서 인터뷰 기사와 영상을 추가로 더 소개해 드립니다.  

"아무래도 소중한 학창시절을 공부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 받는 데 사용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참 적성이 있는 학생들이 실수 없이 빠르게 풀어내야 된다 그런 걱정 없이 자기 마음이 가고 흥미가 가는 대로 거침없이 배울 수 있는 환경, 그리고 또 특히 20대 학생들은 추후에 대학에 진학해서 전공 과목을 배우기 시작할 때 탄탄한 준비가 이미 돼 있을 수 있는 그런 환경이 잘 준비가 돼 있었으면 해요.

학생분들의 경우 아무래도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입시라는 부담감이 크겠지만 그래도 주눅들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실수 안 하는 공부가 아니라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공부를 거침없이 과감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또 사회 어른들은 이제 그러한 학생들의 용기가 배신당하지 않도록 좋은 제도를 잘 마련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KBS 인터뷰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를 만나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06733
 선수가 코치의 말에 귀를 닫게 되는 순간 

선수가 코치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 하는 최고의 방법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선수가 코치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 언성을 높이게 됩니다. 코치, 부모, 상사 모두 그렇습니다. 그럴수록 코치의 말은 선수에게 다다르지 않는다고 톰 하우스 코치가 말하고 있습니다. 말을 듣는 것과 그것을 마음 깊숙히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이야기니까요. 두려운 마음은 학습능력이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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