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빼고 다 있는 보호소
구독자님은 외국인보호소라고 하면 뭐가 제일 먼저 떠오르나요? 혹시 ‘보호’라는 단어가 주는 어떤 안전함과 안락함 같은 느낌이 들지는 않나요? 사실 한국의 외국인보호소는 ‘보호’에서 세상에서 가장 먼 곳 중의 하나에요.
외국인보호소가 뭐야?
영화나 뉴스에서 외국인들이 가둬져 있는 감옥 같은 시설을 본 적 있죠? 한국의 외국인보호소는 바로 그런 곳이에요. 작은 철장 속에 갇혀서 생활하고 모두가 똑같은 옷을 입고 있죠. 물론 구금 시설이기 때문에 외출, 외박 등도 당연히 안되고 휴대폰 등도 자유롭게 쓸 수 없어요. 그렇다면 감옥이랑 대체 뭐가 달라요? 라는 생각이 든다면.. 맞아요! 사실 감옥과 그리 큰 차이가 없어요. 실제로 예전에는 보호소 대신에 외국인수용소라고 불렀는데요. 그 어감이 너무 안 좋다고 해서 이름만 외국인보호소로 바뀌었어요.
음.. 범죄를 저질렀으니 들어가는거 아니야?
그렇지 않아요. 보호소는 사실상 감옥과 같은 곳인데,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외국인들도 잔뜩 잡혀있다는 점이 문제에요.
그럼 누가 보호소에 갇혀있는거야?
법에 따르면 외국인보호소는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외국인들이 가는 곳이에요. 이름도 어마무시한 이 ‘강제퇴거명령’을 받았다는 말만 들으면 ‘아 뭔가 잘못했으니까 퇴거명령을 받았겠고 그래서 추방해야 하니까 잡아간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어요. 하지만 실상은 이 강제퇴거명령 자체가 어떤 명확한 발급 기준 없이 출입국청 공무원이 보기에 ‘추방되어야할 사람이다’ 싶으면 발급돼요. 그러니까 담당 공무원이 생각하기에 이 사람은 구금해야겠다! 싶으면 구금되는 것이죠. 실제로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단순히 체류 자격을 부여받지 못하거나, 연장받지 못한 사람들도 단 하루만 지나도 구금되기도 해요.
다른 문제점도 많아?
많은 문제가 있지만 그 중에 몇가지만 소개하자면:
어필은 뭘 하고 있어?
어필은 수년 전부터 보호소 제도의 위헌성, 또 그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인권유린의 현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발해 왔어요:
- 위헌제청🏛️: 어필은 외국인에 대한 무기한 구금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보았고, 그래서 2013년, 2017, 2020년 총 세 번에 걸쳐서 헌법재판소에 이 법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는 위헌제청을 했어요. 어떤 법이 위헌이라고 결론이 나려면 재판관 9명 중 6명이 위헌이다! 라고 해야 하는데 마지막 시도에서 드디어 6명의 재판장이 위헌이다고 판결을 해서 올해 3월에 위헌 결정을 받았어요.
- 추적탐사🕵️ : 위에서 소개해 드린 화성보호소 외국인 아동구금 사태는 사실 어필이 추적 끝에 밝혀낸 사안이에요. 보호실 CCTV 영상을 확보해서 수십 시간 분량의 영상을 일일 확인하면서 증거를 확보했죠. 그리고 여러 시민단체와 협력하고 사태를 이슈화하고 언론에까지 타면서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어요.
- 법률조력⚖️ : 그 외에도 어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억울하게 보호소에 구금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외국인에게 법적인 조력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너무 오래 구금되어있는 외국인이 풀려날 수 있도록 임시보호해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어떤 과제가 남았어?
외국인보호소의 이러한 문제점은 사실 한국의 왜곡된 이민정책에서 기인해요. 외국인을 한 명의 이웃, 존중받아야 하는 인격체로 대하기보다는, 체류자격이라는 유통기한이 있는, 노동시장에 공급되는 한 명의 저임금 노동력으로 보는 거죠. 월 100만원 가사도우미 논란이 일었던 것도 이런 같은 맥락에서 일어난 일이에요. 그렇다 보니 일선에 있는 출입국당국 공무원, 실무자들도 같은 맥락과 시선에서 외국인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어요. 노동력이 필요할 땐 소중한 손님이지만 필요가 없어지면 추방과 단속의 대상이 되는 현실. 궁극적으론 이러한 왜곡된 이민정책이 바뀌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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