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더운 날씨에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가요? 긴긴 장마철이 지나가고 찜질방 같은 무더위가 찾아왔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이기도 하네요.
저는 지난주에 2박 3일로 조금 빠르게 여름휴가를 다녀왔어요. 기간이 짧아 멀리는 못가고 강원도 속초에 갔는데 예상보다 더 신나게 잘 놀고 왔답니다.
이번엔 휴가가 짧은 대신 여행 준비를 하면서 휴가 분위기를 즐겼는데요. 필요한 물건도 사고 여행 계획도 꼼꼼하게 세워보기도 했어요. 보통은 즉흥적으로 갑작스럽게 여행을 떠나는 편인데 미리 준비를 하다 보니, 여름휴가 떠나길 손꼽아 기다리던 초등학생 시절로 되돌아 간 느낌이더라고요. ㅎㅎㅎ 😋
그러던 중 저도 정리하기가 쉽지 않은 물건을 두 번이나 마주하게 되었는데요. 그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 볼게요.
난감 No 1. 예쁜 쇼핑백과 빈 상자
2박 3일 국내 여행이니 사실은 준비할 게 크게 없긴 합니다. 하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자유로운 영혼이 이번 휴가는 짧은 대신 '바캉스'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하길래 쇼핑을 했지요. (미니멀리스트니까 항상 비우는 이야기를 해야만 할 것 같지만 사실은 이게 현실입니다. 남들보다 덜 살뿐, 전혀 안 사는 건 아녜요. 🤣)
여행지에서 편하게 입을 옷은 두 벌에 5만 원에 구입하고 기분 전환용으로 메이크업 제품도 구매했어요. 평소에 화장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 여행 땐 왠지 변신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쇼핑하는 날 2년 만에 펌도 했습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제일 젊은 날~ 😘 ㅎㅎㅎ)
여름용으로 독특한 색상의 섀도와 립제품, 그리고 매니큐어까지 세트로 나온 상품이 있었는데 눈길이 가더라고요. 가격대가 있는 명품 화장품이라 조금 망설였지만 테스터를 해보고 생각보다 잘 어울리길래 새로운 도전을 위해 과감히 질렀습니다.
집에 와서 포장을 풀었는데 포장용 상자랑 쇼핑백이 너무 튼튼하고 예뻐서 그냥 버리려고 하니 아깝게 느껴집니다.
'음... 튼튼하고 여닫는 것도 잘 되니까 물건을 담아서 수납함으로 써볼까?'
'쇼핑백은 큼지막하니까 다음에 써도 될 것 같은데?' 🤔
물건을 구매했을 때 혹은 선물 받았을 때 포장되어 오는 상자가 예쁘고 튼튼한 경우에 버리기 아까워서 어떻게든 활용해 보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지금은 당장 쓸 데가 없어도 나중에 쓸 데가 있을지도 몰라' 혹은 '나중에 혹시 중고로 판매할 수도 있으니까 보관해야지'하는 생각도 하게 되죠.
하지만 십수 년 간의 비움 경험으로 비춰보면 사실 의미가 없다는 걸 알고 있어요.
예전에 한창 사진을 취미로 하던 시절엔 디지털카메라와 렌즈 등 상자를 보관해 두곤 했었어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등 전자기기 박스를 모아두기도 했었고요. 선물 받은 예쁜 상자 중 수납하기 좋은 건 그 안에 물건을 넣어서 보관해두기도 했고요. 딱히 수납을 안 해도 버리기 아까워서 가지고 있던 상자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안 쓰던 물건들을 정리하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쇼핑백과 상자는 바깥에서 집까지 물건을 안전하게 가지고 오기 위한 목적으로 쓰는 물건이지 보관해야 할 이유는 없더라고요. 장바구니를 활용하면 딱히 쇼핑백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고요. 중고로 물건을 판매할 때도 박스가 꼭 있을 필요도 없고요.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걸 알면서도, 명품 쇼핑백과 상자는 저도 여전히 버리기 어려운 품목 중 하나입니다. 명품을 자주 사는 게 아니라 어쩌다 한 번씩 구입하니까 쇼핑백마저도 버리기 아까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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