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향은 경상남도 진주입니다. 서울에서 자그마치 버스로 5시간 걸리는 곳이죠. 겨울이면 버스를 타고 진주 로 가는 것이 그렇게도 힘겨웠습니다. 버스 안은 뜨거운 히터로 답답했고, 또 내려서 집으로 걸어갈 땐 너무도 추웠기 때문이죠.

그러나 무사히 고향 집에 도착하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어머니의 맛있는 김치찌개입니다. 푹 끓인 김치찌개. 그 따뜻한 요리를 부지런히 먹으면서 마음을 채우곤 합니다. 결국 추운 계절에 힘이 됐던 것은 정성과 마음이었습니다. 누군가를, 혹은 스스로를 향해 정성 쏟은 것들.

이불 속에서 어떻게든 빠져나가고 싶지 않은 계절입니다만, 조금만 나가면 누군가의 정성으로 꾸려진 공간과 음식이 있는 곳이 많습니다. 오늘 EGOZINE에서 소개하는 부암동의 공간 역시 저마다의 온기로 가득 차 있죠. 겨울이 존재하는 이유, 겨울의 아름다움을 설명해 줄 이들. 부디 이곳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이끌 수 있으면 좋겠네 요.